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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헐리우드 액션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성격을 구분하는 한 표현이다. 실제 상황보다 과장해서 표현되는 영화들이 주로 헐리우드에서 제작되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런데 이런 과장된 표현이 영화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제프 블래터 국제축구연맹(FIFA)회장이 지난 해 11월 8일(한국시간) 스위스 로잔에서“내년 월드컵에서 경기 중 고의로 넘어지거나 상대 선수와의 접촉 과정에서 부상당한 척 하는 등 속임수를 부리는 모든 행동에 대해서‘레드 카드’등 엄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힐 정도이고 보면 축구경기도 영화 못지 않은 모양이다.

 

그런데 이번엔 쇼트트랙, 그것도 올림픽 무대에서 그런 일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헐리우드 액션의 주연배우는 미국선수 아폴로 안톤 오노. 그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열심히 달렸을 뿐 아니라 헐리우드 액션을 취하는 성의(?)를 보였다. 이 노력이 가상해 보였는지 제임스 휴이시(호주)와 제임스 샤핀(미국), 조셉 뉴(영국)등 심판들은 오노의 편을 들어 주었다.

 

금메달에 대한 선수들의 열망은 대단하다. 그 열망에 대한 달콤한 유혹이 바로 반칙이다. 한 번만 반칙을 어기면 이길 수 있다는 유혹 앞에 자유로울 수 있는 선수는 없다. 그래서 많은 선수들이 반칙을 하게 되고 또 그러기에 심판이 필요한 것이다. 공정한 경기운영은 심판의 존재이유이다. 그런 심판들이 특정 국가의 편을 들었다는 것, 그것도 올림픽 경기에서 그런 형편 없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

 

사실 이번 대회는 어느 기자의 말대로 가장 추악한 동계 올림픽으로 기록될 지도 모르겠다. 부정 스캔들과 미국의 애국심 표현을 위한 안방잔치로 전락한 개막식, 그리고 부정한 판정들 때문이다.

 

특히 스포츠를 위해서 모인 자리에 9.11 테러에 찢긴 성조기를 들고 나오는 행위는 자국 이기주의의 압권이었다. 이런 행태들이 미국민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헐리우드에서 만든 영화의 액션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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