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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재의 세상보기] “전북 정치권은 지금까지 뭐 했느냐”고 묻는다

객원논설위원

“왜 대통령 선거때마다 새만금계획이 달라지는가” “전북도민들에게 희망고문하지 말라” “15조원을 쏟아 붓고도 매립실적이 40% 밖에 안된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가려 추진해야 하지 않겠는가”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국정보고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새만금 추진계획을 보고 받고 언급한 내용이다. 정곡을 찌르는 발언이다. 전북의 정치인들은 지금까지 뭐 했느냐는 질책으로 들린다. 장밋빛 립서비스를 날리며 문제의식을 갖지 못했던 정치권에 던지는 비수다.

  ‘3중 소외’는 전북의 상징어가 됐다. 수도권 집중에 따른 지방소외, 영남권 중심의 국가 개발정책에 따른 호남소외, 호남에서도 광주전남에 사업과 예산이 집중된 데 따른 전북소외를 이르는 표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월 대선 때 전북을 방문해 “전북이 ‘3중 소외’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며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3중 소외’ 현상을 전북인들마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는 것 같아 안타깝다. 단기간에 벗어나긴 어렵지만 그렇다고 패배주의에 젖어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대통령이 책임지고 해결하겠다고 하지 않는가. 정치권은 실행 가능한 계획, 방법론을 제시해야 마땅하다. 전북도민들이 묻는다. “전북의 정치인들, 당신들은 지금 뭐하고 있는가”

 전북은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았다. 내각과 대통령실, 민주당 내 위상 강화 등 우호적인 동력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물 들어올 때 배 띄워야 한다’는 주문도 잇따랐다. 하지만 최근의 상황은 기대 이하다. 

 전북이 국가 정책사업에서 전남에 연거푸 패배한 것은 뼈 아프다. 1조2000억 규모의 ‘인공태양’(핵융합연구센터)은 전남 나주에, 2조5000억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는 전남 해남 솔라시도에 낙점됐다. 삼성SDS, 네이버클라우드,카카오,KT 등 주요 IT · 클라우드기업이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다. AI(인공지능)와 에너지산업의 거점이 전남으로 굳어지고 있다. 내년 상반기 RE100(재생에너지 100%)산단 유치와 하반기 농협중앙회 등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전남과 경쟁해야 한다. 

 전북이 국가예산 사상 첫 10조원 시대를 열었다고 자찬 하지만 강원 전남 모두 10조원을 넘겼다. 특별자치도라는 행정적 지위가 같은 강원은 10조 2600억, 전북은 10조 834억원이다. 전북은 3선인 익산 출신의 한병도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리한 여건인데도, 예결소위에 지역구 의원 한명 없는 강원에 뒤진 것은 실망스럽다. 

 전북도민들이 또 묻는다. “새만금이 최적화된 조건을 갖추고 있다면서 전남과의 경쟁에서 왜 자꾸 탈락하는가” “정치적으로 유리한 여건인 데도 전북의 국가예산은 왜 강원보다 적은가” 

 전북 정치권을 두고 각자도생에 강하고 디테일에 약하다는 지적이 있다. 자기 앞일에는 강하고 전북이라는 공동체, 지역의 고민과 현안에 대해서는 리더십도, 역동성도 보이지 못하는 속성을 꼬집는 비판이다. 

 올해 전북이 받아 든 화두는 ‘3중소외’ ‘희망고문’ 이었다. 전북은 이같은 위로의 말로 얼르고 달래는 대상일 뿐인가. 전북도민들이 다시 묻는다. “호남속의 전북은 어떤 존재인가”. “3중소외는 과연 극복될 수 있는가”  “물 들어올 때 배 띄워야 한다는데 배는 띄우고 있는가”

 병오년 새해는 붉은 말의 해다. 새해엔 전북 정치권의 DNA도 적토마의 기질로 변환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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