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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火病증후군



한방에서 말하는 화병(火病)은‘억울한 감정을 발산하지 못하고 가슴속에 쌓아 놓았다가 어느 순간 폭발하는 증후군’을 말한다.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가정이나 직장일, 친구간에 다툼으로 억울한 꼴을 보기도 하고 때로 분노를 느낄때도 있다.

 

그럴때면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며 뭔가 치밀어 오르는 느낌을 받는다. 얼굴이나 가슴이 달아 오르기도 하고 두통이나 입마름, 어지러움, 불면증등이 동반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를 통틀어 한방에서는 화병이라는 소견을 내놓는 것이다. (경희의료원 한방병원 김종우 교수)

 

한마디로 심리적인 갈등으로 몸속에 흐르는 기(氣)가 막혀서 일시적으로 생기는 증상이 화병이라는게 한의학적 설명이다. 흔히‘기가 막혀 죽겠다’든지‘열 받는다’‘울화통이 터진다’는 말들은 바로 이 화병의 초기 단계라고 보면 틀림이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화병은 그저‘속앓이’정도로 가볍게 여겨온게 우리의 문화적 정서다. 웬만한 일 가지고는 그저‘그럴수도 있지’‘그 정도 가지고 뭘’하면서 대부분 속으로 삭이거나 감정표현을 자제하는것이 미덕으로 통해왔다.

 

그렇지만 화병을 그렇게 간단히 볼 일은 아니다. 그냥 적당히 방치했다간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으로 발전할수도 있다는게 의학계의 경고다. 결국 인내와 절제, 양보를 미덕으로 삼는 우리의 전통적 가치관이 심리적 갈등을 화병으로 키우게 하는일은 사회 건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하긴 요즘 세상사를 보면 우리가‘화병 양산국’이 될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만도 하다. 지난해 여름이래 지겹게 계속되는 각종 게이트 비리에 국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거기다가 최근 몫 좋다는 주산복합상가 분양을 둘러싸고 권력실세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특혜 시비가 또 도마위에 올라 있다.

 

카드빚 몇백만원 때문에 젊은 여자 여섯명의 목숨을 빼앗은 악마같은 범행이 목격되기도 했다. 빈부격차의 심화, 실업단, 물가불안등 하나같이 서민들의 화를 돋굴 일들이 념쳐 나고 있다.

 

정치 사회적 환경이 불특정 다수 서민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고 그래서 치밀어 오르는 울화통을 자제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면 그것은 우리 모두의 불행이다.‘화병증후군’의 사회적 치유책이 그래서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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