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이 정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장관 4명(정동영 통일, 안규백 국방, 조현 외교, 김윤덕 국토교통)에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한병도)와 최고위원 2명(이성윤, 박지원)이 전북 출신이다. 전북 타운홀미팅 때 이재명 대통령도 “전북 인사들이 정부에 많죠?”라고 운을 뗄 정도다.
이쯤 되면 전북 낙후와 소외를 반전시킬 여러 제도적 장치들을 구축하고 지역 현안을 추동시킬 해법들을 만들어 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이와 딴 판이다. 동력도 없고 기회를 살리지도 못한다. 미래는 더 암울할 것 같다. 왜 그런가. 인접한 전남의 사례를 보자.
새만금이 최적지라고 자평했던 1조2000억원 규모의 인공태양(핵 연구시설)은 지난해 12월3일 전남 나주로 결정됐다. 대한민국의 미래 에너지를 좌우할 초대형 국책사업이다. 공모 심사에 앞서 광주전남 국회의원 전원은 ‘나주 입지 최적 결의문’까지 발표했다. 반면 전북 국회의원들은 공모에서 탈락한 뒤에서야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앞서 2조 5000억원 규모의 국가AI컴퓨팅센터 역시 전남 해남솔라시도에 유치됐다.
또 RE100산단은 어떤가. 전남 무안군이 일찌감치 RE100 최적지라며 유치활동에 나섰다. 목포 출신의 김원이 국회의원(2선)은 전남 서남권발전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한 RE100산단 특별법을 대표 발의해 놓고 있다. 산업․재생에너지․전력망․정주여건 등을 뒷받침할 법적 장치, 이른바 지산지소(地産地消)형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이다. 그는 관련 업무 상임위인 국회 산자위 간사다.
전북은 이런 인프라 구축 노력도 없이 ‘RE100산단=새만금’을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전남 강세를 의식한 탓인지 이젠 전남 전북 두곳 지정하면 안되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광주전남통합특별시 추진은 전광석화였다. 4년간 20조원, 2차 공공기관 이전 및 산업 배치 등의 정부 지원책이 나오자 통합선언-TF구성-의회의결-특별법 공포-시행령 제정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시켰다.
지금이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절박감 때문에 수많은 기득권을 포기하고 미래 경쟁력의 가치를 선택했다. 주목되는 건 박지원 국회의원(해남‧완도‧진도)의 리더십이다. 일부 정치권의 통합 반발이 일자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며 분위기를 다잡았다. 지방선거를 앞둔 ‘대가’는 공천 페널티다. 광주전남 정치권은 마치 매처럼 재빠르게 ‘먹이’를 나꿔챘다.
완주전주 통합 과정은 어떤가. 도지사의 완주군청 방문을 물리력으로 막고, 완주군의회는 민주적 의사결정의 기회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전북의 정치인 어느 누구도 호령하는 이가 없었다. 올해 여든 네살인 박지원 의원의 역동적인 결기와는 너무 대조적이다.
올해 하반기 최대 관심은 2차 공공기관 이전이다. 전남과 광주는 이미 노른자위 10개 공공기관을 콕 집어 요구했다. 전남과 중복기관이 많은 전북에겐 고전이 예상된다. 대비책은 있는가.
이재명 대통령은 ‘5극3특’ ‘3중소외’를 수도 없이 강조해 왔다. 그런데도 정작 당사자인 전북은 정책 과제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행정통합을 놓고도 새만금권, 김제전주, 완주전주익산 등 그야말로 중구난방이다.
정치 전성기라는 전북. 숙제 풀기에는 나태하고 기회가 주어져도 성과로 연결하지 못하는 정치권. 화려한 립서비스만 날리며 자기정치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제부터라도 전북이 처한 상황과 각종 현안에 대해 해법을 제시하고 성과를 내야 마땅하다. 이재명처럼.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