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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쌍발통’과 ‘양날개’

Second alt text‘참다래 아저씨' 정운천 전 국회의원이 전북에 남긴 정치적 여운은 여전히 인상적이다. 고려대에서 농경제학을 공부한 청년 정운천은 전남 해남으로 내려가 농사꾼이 됐다. 지금 처럼 신발에 흙을 묻히지 않고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팜도 없었던 시절에 명문대를 나온 낯선 청년이 농사를 지어보겠다고 나타났으니 동네 주민들에게는 매우 놀랄 일이었을 것이다.

‘가장 낙후된 곳에서 기회를 찾으라’는 신념으로 농사를 시작했다는 그는 30여 년간 전업 농부의 외길을 걸었다. 수입 키위에 맞서 국산 재래종 ‘참다래’를 보급하고, 1991년 한국 최초의 농민 주주 회사 ‘한국참다래유통사업단’을 설립해 농업의 기업화를 이끌었다.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 ‘참다래 아저씨’로 소개된 그는 우리나라 신지식 농업인의 상징이 됐다.

농업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8년 이명박 정부 초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 임명됐지만 광우병 촛불 집회가 일어나면서 취임 5개월 만에 사퇴했다. 고향 전북에 돌아와 지역주의 타파를 부르짖으며 ‘쌍발통’을 외쳤다. 지성이면 감천,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면서도 “외발 자전거는 쓰러지지만, 여야라는 두 개의 바퀴(쌍발통)가 있어야 전북이 전진한다”는 그의 외침에 지역 유권자들이 화답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전주시을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되며 전북에서 20년 만에 탄생한 보수 정당 국회의원이란 기록을 세웠고,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재선에 성공했다. 20대 국회 4년 연속 예결위원 기록을 세웠고, 21대 국회에서도 예결위 활동을 이어가며 7년 연속 예결위원을 맡아 전북 예산 확보에 기여했다. 그러나 ‘쌍발통의 꿈’은 윤석열의 내란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쌍발통에 이어 전북에 ‘양날개’란 새로운 구호가 등장했다. 진보당의 6.3 지방선거 캐치프레이즈다. 진보당의 ‘양날개’는 주민이 주인이 되는 정치, 노동자와 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정치를 상징한다. 지역에서는 주민들과 호흡하는 정치, 중앙에서는 진보적 대안을 제시하는 선명 야당이 되겠다는 전략적 구호다. 

정운천의 ‘쌍발통’이 여당과 야당의 ‘협치와 소통’을 강조했다면, 진보당의 '양날개'는 주민의 삶과 진보적 가치를 강조한다. 정운천의 ‘쌍발통’이 중앙 정부의 예산을 전북으로 가져오는 ‘상향식 통로’를 강조했다면, 진보당의 ‘양날개’는 주민의 목소리를 정치로 밀어 올리는 ‘하향식 뿌리 정치’에 가깝다.

‘쌍발통’과 ‘양날개’의 형태는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독점은 정체를 낳고, 경쟁은 혁신을 낳는다’는 시장의 진리다. 특정 정당의 독점으로 인한 폐해는 곳곳에서 확인된다. ‘공천은 곧 당선’이란 인식으로 검증은 느슨해지고, 정책 경쟁은 실종된다. 경쟁자가 없는 시장에서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듯, 경쟁 없는 정치판에서는 선거가 끝나면 머슴이 주인이 된다. 유권자가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강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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