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공연] 21세기 춘향다룬 전주시립극단 '춘향은 울지 않는다'

권력만능주의 비틀어 보기…극 전체 몽환·이질적 분위기

만약 '춘향'이 21세기를 살았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전주시립극단(상임연출 조민철)의 '춘향은 울지 않는다'는 '춘향'의 선택에 있어 다양한 경우의 수를 두고 그 결말을 도출해 보는 '지적 유희'에 다름 아니다.

 

'춘향'은 '몽룡'과의 재회를 크게 기대하지 않고, '월매' 일행과 함께 유랑극단의 배우 노릇을 하며 지낸다. 그래도 사랑을 받아달라는 '학도'의 간청은 거절하고, 마침내 펼쳐지는 '학도'의 생일잔치에는 '몽룡'이 어사가 돼 나타난다.

 

얼핏 보면 원작 '춘향전'과 같은 내용 같지만, 전체적으로 원작의 시간과 공간을 트는 작업에서 출발한다. 권력을 얻으면 모든 것이 한꺼번에 해결된다는 권력만능주의에 대한 일종의 '비틀어 보기'. '춘향은 울지 않는다'는 내용과 형식 두 측면에서 모두 낯설고 불편한 시도다.

 

극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이질적이며 몽환적. 등장인물의 화술, 움직임은 물론 무대배경이나 대소도구, 인형이나 가면의 제작과 운용, 분장 등의 영역에서도 가면극이나 인형극 등의 비사실적인 과장과 단순함을 참고했다. 현실과 회상을 쉽게 오가고 무대를 전환하는 데 있어 단절감을 줄이기 위해 여러 형태의 '탈 것'들을 이용하기도 한다.

 

시립극단 레퍼토리 중 관객 호응으로는 최고작인 '광대들의 학교'의 뒤를 잇는 작품. 조민철 상임연출은 "굳이 말하자면 리메이크 범주에 속하는데, 문제가 쉽지 않고 다소 무거운 느낌이 들어 블랙코미디와 버라이어티쇼란 도마 위에 비약과 함축, 과장, 형식과 시점에 갇히지 않는 분방함, 재미라는 재료를 올려놓고 난타한 모양이 됐다"며 "진화와 보완을 거듭하며 시립극단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희곡 곽병창 우석대 교수, 작곡 허귀행씨, 안무 김자낭, 검술지도 김윤정씨 등이 참여했다. 16일 오후 3시·7시, 17일 오후 3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

 

도휘정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사회일반[수능 이모저모] “사대부고 아닌가요?”⋯ 시험장 착각한 수험생들

대학[수능] '여기가 아닌가벼' 학교명 비슷해 시험장 착각한 수험생들

대학수능 출제위원장 “적정 난이도 출제…사탐런 유불리 없을 것”

군산군산 배달의명수, 50억 원 매출 ‘초읽기’

사람들한국신문협회 디지털협의회 ‘AI와 뉴스의 미래’ 세미나 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