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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뒤숭숭한 뉴스로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있다. 계모가 의붓아들을 굶기고 폭행하여 죽인 사건, 경제적 어려움을 겪던 가장이 일가족을 살해한 후 자살을 한 사건, 의붓아버지에게 수십 년간 성폭력을 당한 사건 등. 너무 비참한 뉴스여서 차라리 채널을 돌리고 외면하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외면하는 것은 비겁한 변명이라고 말하는 책이 있다. 그들을, 그 사건을, 더 깊이, 더 가까이하려는 눈과 귀와 마음이 필요하다고 조용하게 부르짖는 책이 나왔다. 오복이 작가의 청소년 논픽션, '꽃들의 흉터(청동거울)'이다. 오복이 작가는 청소년 쉼터에서 상담사, 케이로 활동하고 있다. 2011년부터 청소년 쉼터에서 만난 아픈 꽃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고민하며 그들의 자립을 돕고 있다. 작가는 상처투성이인 그들의 아픔을 대면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막막한 그들의 내일을 바꾸고 싶어서, 깊은 상처가 아물고 꽃자리가 되어 튼실한 열매가 열리기를 기대하면서 아픈 오늘을 기록으로 남겼다. 쉼터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가까운 사람들로부터 버림받고 폭력과 사기, 착취와 질병, 임신으로까지 삶이 얼룩졌다. 불신의 늪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그들은 케이의 염려와 관심을 위선과 간섭으로 받아들일 때도 있다. 케이는 권면이 통하지 않는 그들을 보면서 올바른 관계 맺기와 인생 덕목을 가르쳐 주지 못한 어른들의 무책임에 대하여 부끄러워한다. 이 부끄러움은 케이만의 몫이 아니라 이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모든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 앞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나와 내 가족만이 아닌 이웃들, 특히 소외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갖고 선한 관계를 맺어야 한다. 그 관계란 단지 생리적 욕구 충족만이 아니라 나와 너 사이에 전해져야 할 따뜻함과 든든함, 위로와 지지를 전해 주는 통로여야 할 것이다. 쉼터에는 뚜렷한 목표가 있으나 경제적으로 홀로 설 수 없는 청소년들이 많다. 자립을 위해 기술을 배우고 돈을 벌면서 밤에만 검정고시 준비를 할 수 있는 이들은 "이렇게 돈만 벌다가 죽을 것 같아요"라며 절망한다. 케이는 그들이 살아갈 방향을 모색하면서 독자에게 묻는다. "수많은 아이가 죽음을 생각할 때 당신은 무엇을 하시나요?" (본문 중) 이 책은 열세 명의 기록이지만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 " 2021년 전체 가정 밖 청소년은 약 12만 명으로 추정되고 쉼터 이용자는 27%로 추산된다"(서문 중)고 한다. 장차 이 나라를 이끌어 갈 많은 청소년들이 홀로 아픈 꽃이 되어 시들어 가고 있다. 가난과 폭력과 무시와 조롱 앞에서 통곡조차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사각지대에 무방비로 놓여 있다. 피폐한 그들이 쾌활한 자가 되도록,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제도와 시설에도 마음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우리의 작은 관심으로 인하여 어둡고 캄캄한 동굴에 갇힌 청소년들이 고난을 이겨내게 된다면 그들의 어려움은 행복의 씨앗이 될 것이다. "심부재언心不在焉 시이불견視而不見 청이불문聽而不聞 (대학)", 마음에 있지 않으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는다 했다. 오늘도 시린 눈물을 닦고 삶을 헤쳐 나가는 소년소녀들에게 따스한 마음 한편 내어주는 이웃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국어교사로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또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글 좀 깨나 쓰는 10대들이 잇달아 책을 써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 신흥고 학생들은 영화를 찍고 현장을 기록한 후 신간 <영화야 놀자>(북컬쳐)를 새롭게 선보였다. 김도현, 배준빈, 송영인, 최선웅, 한명호, 홍호영 학생은 영화에 얽힌 추억과 촬영 현장에서 느꼈던 영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지난해 봄부터 학생들은 구설연 영화감독과 함께 영화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제작을 준비해왔다. 이 책에서는 미흡한 실력이지만 학생들 스스로가 시나리오를 쓰고 콘티를 짜고 영화 제작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소감과 경험담을 담담하게 풀어 놓고 있다. 한 장면을 건지기 위해 수십 번의 NG를 겪으면서 포기에 대한 유혹과 싸웠던 고뇌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정읍여고 학생들은 자신만의 시선을 담아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디카 시집 <날고 싶은 물고기>(북컬쳐)를 출간했다. 이번에 시집을 낸 김진하, 손다정, 방서영 학생은 시를 배우거나 쓴 적이 없다. 학생들은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면 정리되지 않은 대로 거칠면 거친 대로 그들이 느낀 세상을 풀어놓았다. 시집에는 그들이 느낀 10대 여고생의 감성과 고민,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불안과 미래에 대한 기대가 빼곡하게 담겨 있다. 지나고 보면 소중한 10대 시절의 추억이 시집에 그대로 반영됐다. 군산서해초 5학년 4반 학생들과 담임을 맡은 송숙 교사는 지난 한 해 동안 생활하며 겪은 일을 글과 그림으로 엮은 어린이 시집 <우리반이 터지겠다>(학이사어린이)를 펴냈다. 시집엔 같은 반 친구들과 선생님, 자연과 함께한 일상, 삶의 지혜를 깨닫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 나가는 소중한 순간들이 솔직하고 엉뚱한 아이들의 문체 그대로 담겨 있다. 송 교사는 “아이들과 꽃을 심을 뿐 아니라 조그만 연못도 가꾸고 밭도 일궜다”며 “아이들과 함께하는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의 모든 것들이 시가 되는 이야기라는 걸 경험했다”고 밝혔다.
‘2023 전주 올해의 책’의 어린이 (글) 부문에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이경옥 작가의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별숲)이 선정됐다. 전주시는 시민 선호도 조사를 거쳐 ‘전주 올해의 책’으로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이경옥 저, 별숲)을 비롯해 내가 예쁘다고?(황인찬 글·이명애 그림, 봄볕), 소리를 보는 소년(김은영 저, 서해문집), 나의 아름다운 할머니(심윤경 저, 사계절) 등 4권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선정된 도서는 올해 독서릴레이, 저자 초청 강연, 100일 필사, 가족 독서 골든벨 등 ‘2023 전주독서대전’과 연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에서 주제도서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 긴장 녹인 녹차 파르페, 중국-북한 혈맹 복원시킨 2억 원짜리 마오타이, 일본 총리에게 내놓은 신발 디저트, 중국을 벌벌 떨게 한 스테이크. 안문석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식탁 위의 외교>(인물과 사상사)를 펴내 독자들이 어려워하는 세계 외교와 현대사라는 흥미로운 식사를 차려냈다. 책에는 ‘달콤한 외교’, ‘깊은 풍미의 외교’, ‘스토리가 있는 음식 외교’, ‘역발상 음식 외교’, ‘씁쓸한 외교’, ‘독한 맛 외교’ 등 총 6개의 코스로 준비돼 있다. 총 27개의 메뉴 중 단연 눈길을 끄는 메뉴는 지난 2018년 평화의 상징이 된 ‘한반도에 훈풍 몰고 온 옥류관 냉면’이었다. 책 속에는 그동안의 남북 정상회담 음식의 역사와 평양냉면이 지난 2018년 남북 정상회담 만찬의 메뉴가 된 이유, 평양 옥류관의 역사 등에 대한 내용을 담아 글의 풍미를 더했다. 이 밖에도 안 교수는 음식이 실제 외교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세계사의 27가지 풍경을 통해 설명한다. 또 윈스턴 처칠, 이오시프 스탈린, 로널드 레이건, 시진핑, 버락 오바마 등 각국의 정상들이 실제 주요 협상에서 식탁을 어떻게 활용했는지 그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특히 외교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음식과 식탁이 어떤 대목에서 어떤 맥락으로 외교의 윤활유가 되는지 등에 대해 현장감 있게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황에 맞지 않은 음식을 내놓는 것 등 부정적인 역할에 대한 역동적 묘사도 있어 독자들의 흥미를 더욱 끌고 있다. 안 교수는 “마음을 사로잡는 외교로 우리의 매력을 더 키우고, 자연스럽게 우군을 더 늘려나가는 것에 중점을 둬야한다”며 “적시에 상대의 호감도 사고 상황을 진전시켜 나가기 위해 우리가 자랑하는 한국 문화, K-팝 등 우리 정서가 담긴 음식 등이 다양하게 활용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을 잘 써서 주변국 외교가 조금이라도 더 원활하게 진행되고, 거기에 쓰이는 음식 가운데 우리 음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확대되고, 나아가 우리의 좋은 음식이 세계에 알려지면서 우리의 매력이 한층 커지기를 기대해본다”고 덧붙였다. 안문석 교수는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해 영국 요크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아 전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그는 <북한 민중사>, <무정 평전> 등 다수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꽃을 보려면 가시를 껴안으라고/ 눈을 감을 때까지/ 가시연꽃이 피면/ 잎은 넓어지고 물결에 사랑을 펼친다/ 가시연잎도 심장 깊이 하트를 그린다”(시 ‘가시연꽃’ 중 일부) 소소한 슬픔의 미학을 아름다운 언어로 은율에 맞춰 은은하게 표현했다. 김은유 시인이 자신의 두 번째 시집 <가시연꽃>(이랑과이삭)을 문단에 새로 선보였다. 인생살이에서 뾰족한 가시에도 찔려본 아픔을 경험한 이는 너그러움이란 향기를 풍기듯 꽃을 보기 전에 가시를 껴안으란 시인의 인내야말로 참고 견디면 마침내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게 한다. 시인은 “1996년부터 시 창작에 몰두하고 시인이 되기를 꿈꿀 때 가장 행복했다”며 “요양병원에 근무하면서 고통의 체험을 틈틈이 시로 승화시키며 힘든 육체가 꽃으로 피어나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완전하고 휘청거리는 삶을 견뎌온 시인은 한 걸음씩 나아갈 때마다 가슴 속에 담은 시를 썼다. “고목을 쓰다듬을 때/ 내가 나무처럼 굳어지고/ 고목에 지쳐 뒤돌아설 때/ 나를 등 뒤에서 잡아당기는 힘/ 그 힘에 끌려 고요한 병실 지킨다/ 발소리를 죽여 아침은 빛으로 온다”(시 ‘고목과 함께 산다’ 중 일부) 시인이 펴낸 시집 속에는 자연 사물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인 굴레인 존재에 대한 의미를 은밀하게 형상화한 시들이 유독 눈에 띈다. 이소애 시인(문학평론가)은 “그의 시는 청보리밭 바람 소리처럼 슬프게 스며든 초록이지만 요란하게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면서 “시인 이운룡 박사로부터 지도받아 시가 심오한 사물의 그림자까지 터득했다”고 평했다. 장수에서 나고 자라며 시심을 키워온 시인은 지난 2004년 월간문학 11월호에 등단하며 문단에 발을 들였다. 제1회 국제해운문학상 본상, 열린시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첫 시집 <화려한탱고>를 펴내기도 했다.
김이담 시인이 첫 시집<그 벽을 껴안았다>(애지)를 발간했다. “튀어 오르겠어/어떤 목적도 방향도 애초 필요 없어/부딪히는 거야 넘어지면 어때/무릎 깨져 찌그러지면 잠시/주저앉았다가 바람 불어가는 쪽으로/날아가는 거야 낭떠러지 만나면/뛰어내리고 바위는 뛰어넘는 거야/상처는 상처로 동여매고/튕겨져 보는 거야/우리에게 변방은 없어/뿌리 닿는 곳이 나의 제국/몸의 알람브라 궁전을 세우는 거야” (시‘민들레처럼’ 전문) 시집은 ‘제1부 뜬 눈의 수천 손들’, ‘제2부 푸른 그늘을 펼쳐드는’, ‘제3부 햇살이 쓸고 가는’, ‘제4부 귀 낮은 풀벌레 소리’, 등 총 4부로 구성됐으며, 60편의 시가 담겨 있다. 시집은 김 시인의 언어 감각과 밀도 깊은 상상력이 담겨 있는 동시에 설움과 눈물 등 인간의 삶에 드리워진 아픔까지 녹여내고 있다. 시인은 “나는 배가 고파 노동 현장에 뛰어들어야 했지만 돌고 돌아 ‘첫’이란 말과 마주 앉아 눈물겹다”라며 늦깎이로 첫 시집을 출간하는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가난하고 쓸쓸한 우리 사회의 변두리 사람들, 그러나 결코 기죽지 않고 살아가는 이 땅의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다”며 “자본이 아닌 자연에서 그들의 삶을 투영해 때로는 의미를 배제한 자연 그 자체의 그림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것을 독자들과 함께 다시 자연에서 배우고 복원해 옛사람들처럼 서로 기대 사는 삶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흥진 평론가는 해설을 통해 “김이담 시인의 시는 사물 속에서 자연의 오롯한 이치를 발견하는 시심과 그것을 가로막는 삶의 비애 사이에서 끊임없이 요동치고 있다”며 “시인의 자본을 사유하는 시 정신과 약자들을 발견하는 사랑의 시 정신에 주목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 시인은 충북 보은 출신으로 지난 2019년 계간 <가온문학> 봄호에 ‘그 바다의 뒷모습’ 등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해 <동맥문학> 시대를 지나 <그릴문학>, <천수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호남과 관련해 한자로 기록된 산문 등을 최초로 풀어써 전통문화를 접하기 쉬운 문장으로 소개한 책이 발간됐다. 이종근 작가의 <호남문화 인문여행>(한국학 호남진흥원)이 그것이다. 작가의 36번째 저서인 이 책은 이정직의 ‘농악’ 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한문 농악 시임을 밝혀냈다. 아울러 송세림(宋世琳)의 어면순(禦眠楯)에 ‘거시기’란 말이 처음 나왔다는 사실과 화순 환산정의 주인 백천(百泉) 류함(柳涵)이 1637년 의병들과 전주에서 숙식을 한 것을 풀어썼다. 류함은 병자호란에 화순 의병과 함께 청주까지 진군했으나 청나라 태종에게 항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통곡하며 돌아와 비통함을 달래려고 1637년 화순에 ‘백천재(百泉齋, 화순군 화순읍)’와 ‘환산정’을 짓고 은거한 곳이다. 염재(念齎) 송태회(宋泰會)는 고창고보 교사로 있으면서 고창고보 그림과 아산 ‘호암실경도’를 그렸다는 사실도 책에 소개됐다. 작가는 “임실 가랏수시, 전주 승금정의 문학 작품 등 대부분의 원고가 오랜 공부를 통해 만들었다”며 “지면 사정이 여의치 않아 독창적인 원고들 일부만 소개했다”고 말했다. 전북에서 30여 년간 지역 일간지 기자로 활동 중인 그는 1994년 문예연구 신인상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했다. 2010년 제1회 대한민국 신화창조 스토리 공모대전에서 우수상을 받으면서 다큐멘터리 작가로 데뷔, 2011년 KBS-1TV ‘꽃담의 유혹’ 2부작이 추석 특집으로 방영됐고 꽃담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한국을 빛낸 100대 킬러 콘텐츠에 뽑혔다. 수상 경력으로 제34회 전북대상(학술부문 본상, 전북일보)과 제7회 전북해양문학상(본상, 국제해운), 제33회 전국향토 문화공모(한국문화원연합회) 콘텐츠부문에 창극 대본 ‘서예가 이삼만의 산광수색’을 출품해 최우수상 등을 받았다. 주요 저서로 <온고을의 맛, 한국의 맛>, <전북문학기행>, <전주한옥마을 다시보기 1, 2> 등 다수를 펴냈다. 이 가운데 <한국의 옛집과 꽃담>과 <이 땅의 다리 산책>이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이달에 읽을 만한 책'에 선정됐으며, <전주 한옥마을 다시보기2>는 세종도서(옛 문화체육관광부 우수 도서)에 선정됐다.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지부(회장 김정길)는 지난 25일 전주백송회관 3층에서 제3회 찾아주는 완산벌문학상과 제6회 완산벌문학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영 전북문학관장, 소재호 전북예총 회장, 안도 전 전북문인협회장, 김경희 전북문학관 수필창작 교수, 김형중 전라시조협회장, 백봉기 전북수필 회장, 박귀덕 전북여류문학회장, 김진명 전북소설가협회장, 김종윤 장수문협 회장, 장교철 전 순창문협회장, 양영아 행촌수필회장, 정석곤 은빛수필 회장 등 문학단체장과 회원이 참석했다. 행사 진행은 박갑순 편집국장이 맡았다. 제3회 찾아주는 문학상 수상자인 양규창 혼불문학관장, 제6회 완산벌문학상 수상자인 신팔복 진안문협회장, 김금례 수필가에 대한 시상과 표순복 전 고창문협 회장의 수필낭송이 있었다. 소재호 심사위원장은 심사평을 통해 “올해 수상 작품들은 하나같이 높은 문학적 성취가 돋보이고 작품 속에서 반짝이는 사유의 심오함이 독자들의 공명을 자아낸다”고 평가했다. 수상자 3명은 수상소감을 통해 수상의 감회를 피력했다. 양규창 작가는 “수상을 계기로 향촌의 세시 미풍이면서 아름다운 우리네 정서를 담아내는 글을 쓰는 데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신팔복 수필가는 “수필을 쓰는 마중물 삼아 문학상 취지에 걸맞는 수필을 쓰겠다”고 말했다. 김금례 수필가는 “선인들의 뜻을 받들어 독자들이 무릎을 ‘탁’치는 그런 수필을 쓰고 싶다”고 전했다. 시상식에 앞서 김영 전북문학관장의 “수필이 지향하는 세계”라는 주제의 문학특강도 있었다. 김영 강사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이므로 옛 문장을 읽어서 새 문장으로 만드는데 힘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길 회장은 “수필 문학 발전과 본회의 위상 제고에 이바지한 회원에게 찾아주는 문학상과 우수한 작품을 발표한 수필가를 선정해서 완산벌문학상을 시상하고 있다”며 “동서화합과 문화 융성시대를 선도하고 예향 전북을 수필 문학의 메카로 만드는데 앞장 서 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 출판진흥원)은 ‘2023년 전자책 제작 지원’ 사업의 신청서를 29일까지 접수한다. 올해 전자책 제작 지원으로 연 2회에 걸쳐 총 840종을 선정할 예정이다. 제작비는 PDF 30만원, EPUB2.0 40만원을 제작 난이도에 상관없이 정액 지원하며, 장애인 접근성 요소가 들어간 EPUB3.0은 제작 난이도에 따라 10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차등 지원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출판사는 출판진흥원 누리집(www.kpipa.or.kr)을 참조하면 된다.
동화책 속의 신비한 세계에서 주인공인 돼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본다. 하송(61) 동화작가가 창작동화 <이슬이와 코코>(도서출판 고글)를 문단에 새롭게 내놨다. 이 책은 동물과 인간 관계,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어린이들이 느낄 수 있는 감정 변화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창작동화다. 작가가 지향하는 동화의 세계는 단순한 이야기의 구성이 아니라 역동적이면서도 교육적인 가치를 담아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번 동화는 총 6편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 표제 동화인 제1편 '이슬이와 코코'를 비롯해 2편 '똘이 개미', 3편 '현이 친구', 4편 '약속', 5편 '민서에게 생긴 일', 6편 '펭귄 살리기' 등 총 200쪽 분량의 컬러판으로 제작됐다. 작가는 동화 <모래성>에 이어 이번 동화에서 어린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예쁜 마음으로 꿈을 키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의 시작과 끝을 엮었다. 그는 이번 창작동화를 출간하면서 "어릴 때부터 책 읽기를 좋아한 나머지 자연스럽게 동화작가의 꿈을 키워 나갔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동심어린 동화를 보고 주변 문인들은 애정어린 감상평을 남겼다. 연규석 시인(도서출판 고글 대표)은 "작가의 동화는 한 번 읽을 때와 여러 번 읽을 때의 느낌과 울림의 파장이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동화작가 홍종의는 "동화적 상상력이 어린이 세계를 꿰뚫는 통찰력으로 여운을 준다"고 소감을 남겼다. 작가의 동화를 본 후 평단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김관식 평론가는 "하송의 동화적 사물은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 있을 뿐 아니라 상상의 날개를 달아 이야기들이 흥미로움을 담고 있다"고 평했다. 작가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정성수 향촌문학회장(시인, 명예문학박사)은 "교직 생활과 함께 부지런하게 장르를 섭렵하는 창작 활동으로 다른 문인들의 귀감이 된다"고 치켜세웠다. 아동문학가이자 시인인 작가는 2013년 대한문예신문 신춘문예 동시 부문과 2016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에 매진 중이다. 저서로는 동시집 <내 마음의 별나무>, <엄마의 구두>를 포함해 동요집 <맑은 별>, <밝은 별>과 건강교육서 <담배와 폐암 그리고 금연> 등이 있다. 이밖에 서울지하철 스크린도어 시민 창작시 공모에 당선돼 ‘섬’이란 시와 ‘우린 친구’란 동시를 선보였고 남원시 산동면 벽화마을에는 동시 ‘방울토마토’가 소개돼 있다. 작가의 주요 수상 경력으로는 국제문화가이아문학대상, 한국문학신문대상, 소월문학대상, 대한민국사회봉사대상, 대한민국환경창조문화대상, 대한민국중견시인문학대상 등이 있다. 현재 그는 전북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 중이며 전북아동문학 사무국장 겸 편집국장, 미당문학 편집위원, 전라정신연구원 사무국장, 향촌문학회 사무국장 등으로 문단에서 활약 중이다.
어렸을 때 나는 방학을 손꼽아 기다렸다. 방학이 되면 외갓집에 갈 수 있어서였다. 외갓집에서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며 신나게 노는 것도 좋았지만, 가장 기다렸던 시간은 할머니한테 옛날이야기를 듣는 순간이었다. 밤에 소죽 끓이던 방으로 가서 이불 속에 누우면 할머니는 이야기보따리를 꺼냈다. 나는 귀신 이야기에 덜덜 떨다가, 욕심쟁이가 골탕먹는 이야기를 들으며 깔깔 웃다가, 저승으로 길 떠나는 아이 이야기에는 주르르 눈물 흘리곤 했다. 할머니가 어서 자라며 억지로 불을 껐지만, 방금 들었던 이야기에 꼬리를 무는 상상을 하느라 쉽게 잠들지 못했다. 그런데 점점 나이가 들면서 옛이야기와 멀어졌고 까마득하게 잊고 살았다. 작가가 되고 나서야 어렸을 때 그렇게 좋아하던 옛이야기와 다시 만났다. 할머니가 들려주던 이야기는 꺼지지 않은 불꽃처럼 내 마음속에 살고 있었고, 힘들고 외로울 때,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 때 나침반이 되어 주었다. 그리고 내가 동화를 쓰는 바탕에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씨앗이 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경험을 발판 삼아 요즘 아이들도 옛이야기를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하지만 옛이야기를 새롭게 고치고 창작하는 일은 만만치 않았다. 그런데 그동안 자연에 깃들어 사는 생명에 관한 동화를 써왔던 이상권 작가가 옛이야기에 바탕을 둔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특서주니어)라는 멋진 작품을 펴냈다. 미래의 산신령님으로 촉망받는 아기호랑이 백호는 경쟁자인 검은 늑대 때문에 어미를 잃는다. 농부 허절구 집에서 누렁이 의붓어미의 젖을 먹고 살다가 역병 귀신을 물리쳐 마을 사람들을 구해 내고, 황천돌을 부사가 되게 하고, 수성 대사를 왕이 되게 한다. 백호가 이 모든 걸 가능하게 만든 비법은,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당신 마음이 가는 대로 하세요”라고 진심을 담아 답을 해주는 것이다. 이야기 속의 인물들은 백호에게 속마음을 털어놓으면 마음이 후련하고, 엄청난 위로를 받은 느낌이 들고, 이 세상이 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줄 것 같다고 생각한다. 다른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면서 그들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 주던 백호는 결국 세상 모든 신들에 의해 산신령으로 추대된다. 하지만 백호는 산신령 대신 봉래산으로 들어가 한 마리 호랑이로 살아가는 길을 선택한다. “저는 제 마음속 목소리를 따라가는 것이 가장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야만 제가 행복하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을 꿈꾸지만 수만 가지 이유로 불행하다. 우리의 시선은 타인을 향해있고 그래서 결코 만족할 줄 모른다. 『호랑이의 끝없는 이야기』는 불안하고 외로운 우리에게 거울을 닦듯 내 마음을 들여다보라고 말하고 있다. 장은영 동화작가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통일 동화 공모전에서 상을 받고, 전북아동문학상과 불꽃문학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는 <책 깎는 소년>, <으랏차차 조선 실록 수호대>, <열 살 사기열전을 만나다> 등이 있다. 2022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을 받았다.
브랜드 기업 속 직장인이 될 것인가, '나'라는 브랜드의 CEO가 될 것인가. 장기민 교수가 자기계발서 <플랫폼씽킹>(플랜비디자인)을 새롭게 펴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어떤 플랫폼으로 구성돼 있는 사람인지 플랫폼의 종류와 이를 분석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책의 저자는 우리가 생각하고, 그 생각대로 말하고, 자기가 말한 대로 행동하는 그 모든 과정이 '나'라는 플랫폼 위에서 작동하며 우리는 그것이 '내 씽킹'임을 분명히 자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플랫폼씽킹은 '나'라는 캐릭터의 능력이 100%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다. 나 자신을 개인이 아닌 차별화된 내 브랜드의 CEO로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이를 잘 따라가다 보면, 개인이 회사에 취직하는 개념이 아니라 내 브랜드가 회사와 제휴를 맺고 나의 연봉은 회사를 위해 내 브랜드에서 처리해 낸 일들에 대한 금액이 회사로부터 지급되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저자는 씽킹을 달리하면 자신의 포지션이 달라질 수 있다는 방법을 제안한다. 저자는 우리 각자 자신의 플랫폼을 알지 못하면, 지금의 '나'를 100% 활용하지 못하며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해 내기 어렵다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의 능력을 어떻게 발휘하고 있는지를 깨달아 자신이 어떤 플랫폼의 사람인지를 먼저 알고, 그에 맞는 능력을 발휘하면 취업준비생으로 머물던 사람도 CEO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책의 저자는 경희대 외래교수이며 대학에서 창업·브랜딩·자기계발 등의 강의를 하고 있다. 매일경제 등 언론매체 칼럼니스트이자 창업 평론가로도 활동 중이다. 서울창업연구소와 디자인경제연구소, 도시디자인연구소 대표를 역임했으며, 현재 스타트업팩토리 대표로 재직하며 2030 진로상담과 스타트업 창업컨설팅을 맡고 있다. 대표 저서로 <하버드씽킹>, <10대의 진로를 위한 디자인경제>, <홍대 앞은 왜 홍대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로 가득할까> 등이 있다.
폭력은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압박하는가. 문서정 작가의 두 번째 소설집 <핀셋과 물고기>(도서출판 강)가 새로 나왔다. 이 책에는 폭력에 대한 맹렬한 증오에 사로잡혀 있으면서도 이를 감히 상대를 향해 드러내지 못하는 인물들이 함께 등장한다. 작품 속 유주와 소정은 남성에 의한 폭력 피해 여성이란 공통점 외에도 많은 유사성을 공유한다. 이들은 비슷한 나이에 하필이면 같은 빌라에 살며, 우연히도 모두 귀를 다쳐 같은 병원을 다닌다. 차이점이 있다면 유주는 데이트폭력을 일삼던 전 남자친구의 환청에 시달린다는 것이고, 소정은 학교 선배로부터 극심한 폭행을 당한 이후 심리적 외상이 치유되지 않아 자신이 정말 회복된 게 맞는지 확인하고픈 강박에 시달린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유주는 핀셋에, 소정은 물고기에 강한 애착을 갖게 된다. 핀셋과 물고기는 폭력으로부터 상처 받은 인물들의 강박적인 내면 심리를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이철주 문학평론가는 작품 해설을 통해 "작가의 소설엔 유독 버려지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한다"며 "이들은 상처를 이겨내려 하기보다는 상처 자체를 스스로 지키기 위한 무기로 삼는다"고 밝혔다. 작가는 부산에서 태어나 경주에서 자랐다. 영남대 국어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오랫동안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로 일했다. 문학의 고향은 전북으로 지난 2010년 전북일보와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수필로 당선됐고 2015년에는 불교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밤의 소리’가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소설집으로 <눈물은 어떻게 존재하는가>가 있으며 공동소설집으로 <나, 거기 살아>, <여행시절>, <당신의 가장 중심>, <작은 것들>을 펴냈다. 작가의 수상 경력으로 에스콰이어몽블랑문학상 대상, 천강문학상 소설 부문 대상, 스마트소설박인성문학상이 있고 2018년과 2022년에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받았다.
구국의 여인 논개는 우리가 피운 꽃이었고, 우리가 건져야 할 여인이다. 논개의 순국은 어떻게 이뤄졌는가. 정이담 작가가 <논개 애기씨>(도서출판 제이비)란 제목으로 총 10권 분량의 대하평전소설을 냈다. 이 작품은 전적으로 상상에 의해 서술해 나가면서 사적 자료에 기반을 뒀다. 조선조 영조대왕 시기 경상좌병사 최진한의 상소로 시작되는 작품의 내용은 임진년(1592년)과 계사년(1593년)에 촉석성(진주성)에서 있었던 논개 순국이 어떻게 이뤄졌는가를 추적하고 있다. 평범한 반가의 규수가 왜? 그리고 어떻게 순국하게 됐는가? 애련한 내용으로 쓰여져 있다. 여기에 가장 큰 정치적 파장이며 전주와 슬프도록 아픈 기억으로 남은 정여립과 기축옥사(1589년) 등 전라도가 지리적 배경이 돼 전라우도(임계영), 전라좌도(최경회) 등 의병활동도 함께 다뤄져 있다. 이야기의 방식은 액자식 구조와 삽화식 구조를 이룬 것으로 당시의 사회적 인식을 엿보게 하는 효과를 주며 특히, 구국 선열에 대한 보훈적 가치와 역사적인 교훈에 관한 생각을 하게 한다. 전주와 장수를 비롯해 채계산, 동계(순창) 등 도내 곳곳이 언급돼 있고 능주(화순), 나주, 담양이 공간적인 무대로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다. 작가는 "대하평전소설을 준비하며 2년여 넘게 퇴고를 하다 보니 건강도 그렇고 눈도 많이 침침해졌다"며 "보람과 함께 책임감의 무게도 따라와 작품의 산고라는 말을 새삼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한국시산책문인협회장을 역임하고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펜(PEN)클럽 회원으로 작품 활동에 나서면서 <홀로사랑> 등 20여 권의 단행본과 수십 편의 논문, 언론 등에 써온 기고문 및 칼럼이 있다.
김어준은 정권의 탄압을 받은 순교자인가 아니면, 자기편에 유리한 선동을 하는 진영 스피커인가.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가 <정치 무당 김어준>(인물과사상사)를 새롭게 펴냈다. 김어준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3년 6개월 후에 다시 돌아온다”며 떠났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016년 첫 방송 이후 6년 넘게 숱한 논란을 만들었다. 그래서 김어준이 TBS를 떠나자 박수를 치며 기뻐한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분노하면서 슬퍼한 사람들도 있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가장 막강한 권력을 누린 정치평론가는 김어준이라고 말한다. 김어준이 전형적인 정치평론가는 아니지만 새로운 유형의 정치 담론을 통해 자신의 기반을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정치평론가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김어준이 지명도와 정치적 영향력에서 거물로 성장했지만, 그로 인해 온갖 음모론이 판을 치는 정치 무속의 세계가 열렸다는 점에서 정치가 김어준을 타락시켰고 김어준은 정치를 타락시켰다고 말한다. 저자는 김어준을 ‘정치 무당’이라 부를 수 있는 재능과 역할로 팬덤 정치를 극단으로 밀어붙여 사실상 한국 정치를 타락시켰다고 강조한다. 전공인 커뮤니케이션학을 토대로 사회를 통찰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김어준이란 인물을 통해 또 다른 의제를 공론화하고 있다.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는 인물 비평과 한국학 연구로 반향을 일으켰다. 정치, 사회, 언론, 역사, 문화 등 분야와 경계를 뛰어넘는 저술 활동을 해온 그는 2005년 제4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했고 2011년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한국의 저자 300인’, 2014년 경향신문 ‘올해의 저자’에 선정됐다. 그동안 <퇴마 정치>, <반지성주의>, <좀비 정치> 등 한국 사회의 이슈를 분석한 다수의 책을 펴낸 바 있다.
제15회 ‘불꽃문학상’에 정동철 시인, 제13회 ‘작가의눈’ 작품상에 김헌수 시인이 각각 선정됐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 아동문학가)가 주관하는 불꽃문학상은 2006년 제정됐으며, 어둠과 혹한 속에서 빛을 발하는 불꽃처럼 문학의 길을 걸어가는 문인을 격려하는 상이다. 제15회 불꽃문학상은 2022년 한 해 작품집을 출간한 모든 전북작가회의 작품집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심사 결과 미얀마 민주화 항쟁 시집인 <붉은 꽃을 내 무덤에 놓지 마세요>가 선정됐다. 미얀마 민주화 항쟁 시집인 <붉은 꽃을 내 무덤에 놓지 마세요>는 전북작가회의 회원 39명이 미얀마 군부 독재에 항거하는 시를 모은 시집으로 대표 저자인 정동철 시인이 수상하게 됐다. 전북작가회의는 전북작가회의 회원의 성금과 책 판매 수익금 전부를 미얀마 현지에 전액 기부했다. 심사위원단은 “우리의 몸부림이 불로 피어나 꽃이 되길 바랐으며, 무덤 위의 붉은 꽃이 불길로 일어나길 희망했다”며 미얀마의 평화를 간구했다. 또 13회를 맞는 ‘작가의눈’ 작품상은 김헌수 시인에게 안겨졌다. 작가의눈 작품상은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전북작가회의 회원을 격려하고자 2011년에 마련됐다. 올해 심사 대상은 통권 28호 작가의눈에 실린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의 작품을 대상으로 선정했으며 김헌수 시인의 시 ‘조금씩 당신을 생각하는 시간’이 선정의 영예를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김헌수 시인의 시는 “회상을 통해 과거와 현실적 일상을 뒤섞으면서 새로운 현실적 자아를 그려낸다”며 작가의눈 작품상을 통해 “보다 구체적이고 보다 함의적인 세계로 가는 길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평했다. 불꽃문학상은 상금 300만원과 상패 그리고 작가의눈 작품상은 상금 100만원과 함께 상패가 주어진다.
“수구초심(首丘初心)이란 말이 있지요. 출향인으로 바쁜 객지 생활을 하면서도, 바람개비를 들고 달리던 고향 산야를 잊어본 적이 없습니다.” 이길여(91) 가천대 총장은 입지전적의 삶과 뚜렷한 목표를 세우고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살아왔다. 최근 이 총장은 김충식 가천대 교수와 2년간 대담을 거쳐 엮어낸 회고록 <길을 묻다>(샘터)를 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에는 일제강점기 군산에서 태어나 미국 유학을 다녀온 뒤 국내 여의사 최초로 의료법인을 세우고 의료·교육·문화·봉사 등을 아우르는 가천길재단을 설립하는 과정이 담겼다. 이 총장은 “근현대사의 맥락에서 걸어온 길을 기록으로 남기자는 제안이 있었다”며 “6.25 전쟁 중에 의과대학을 다녔는데 빈곤의 시대 한국 의료 현실, 가천대와 길병원이 성장해온 경과도 책에 담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 총장은 모교인 대야초등학교 내에 과학실, 탁구부 훈련장뿐 아니라 도서관 등을 짓기도 했다. 평소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 총장은 “인문학은 죽었다는 말이 있지만 문사철(文史哲)은 인류 문명과 문화의 에센스이자 자양분이므로 경시해서는 안 된다”며 “고등학교 단짝 친구는 문학소녀였고 그 영향을 받아 친구를 그리워하는 심정으로 문학과 역사, 철학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역사는 발전하고 세상은 진화해 간다고 믿는 이 총장. 그는 “반세기 전에 세계 최빈국이던 대한민국이 10대 교역대국이 됐는데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겪고 꿈같은 일이 현실이 된 것”이라며 “이런 꿈같은 시대에 전북인 모두가 희망을 품고 용기를 내서 앞으로 도전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옥구군 대야면(현재 군산시 대야면)에서 태어나 대야초와 이리여고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의대를 나와 뉴욕 퀸스종합병원 레지던트, 일본 니혼대학에서 의학박사를 취득한 후 인천 길병원을 개원했다. 세계 최초로 길병원 산하 연구소를 통해 뇌 신경 지도를 제작하는 등 국내 의료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이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국민훈장 무궁화장, 대통령표창, 자랑스러운 전북인 대상,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한국과학기자협회 우남과학진흥상, 인촌상 공공봉사부문, 서재필의학상 등을 받기도 했다.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자연 아동문학가)는 17일 오후 6시 30분 전주 최명희문학관에서 ‘작가와 함께 걷는 문학 산책’을 개최한다. 이달의 문학 산책은 어린이와 청소년 문학의 다양한 장르를 골고루 감상할 수 있는 풍성한 자리이다. 참여 작가와 작품으로는 박월선 아동문학가의 첫 그림책 <VR로 만난 오샛별>(시와동화), 이경옥 아동문학가의 장편동화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별숲), 오복이 아동문학가의 청소년 에세이 <꽃들의 흉터>(청동거울) 등이다. 이번 문학 산책의 사회는 김영주 아동문학가 맡아 진행한다. 그림책 <VR로 만난 오샛별>은 요즘 어린이들에게 익숙한 가상현실이란 접근법을 택해 거부감 없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동화 <집고양이 꼭지의 우연한 외출>은 집고양이와 길고양이의 각자 다른 삶의 방식을 통해 서로를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알려준다. 청소년 에세이 <꽃들의 흉터>는 청소년 쉼터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인 작가의 생생한 체험담과 청소년들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쉼터에 오고 어떻게 떠나는지 접할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문학예술에 관심 있는 시민이라면 이번 문학 산책에 참여할 수 있다.
전북문인협회(회장 김영)는 베트남 동나이성 문학예술협회(회장 짱만하)와 친선 및 문화 예술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지난 11일 베트남 현지에서 열린 이번 협약식은 협회 간 문화, 예술 교류 활동을 위한 협력 관계 수립을 목적으로 했다. 문화 예술 교류의 첫 시작은 전북 문인들의 시화전과 시 낭송이었다. 전북 문인 작품 30여 편을 베트남어로 번역해 현장에 전시하고 김영 시인의 '꽃이 그랬다', 소재호 시인 '억새꽃', 정군수 시인 '들'을 고순복, 고민경, 김진순 작가의 베트남어 낭송으로 동나이성 문학예술협회 회원들에게 들려줬다. 김영 회장은 베트남 동나이성 방송국의 인터뷰에서 "모든 문화의 정신 토대가 되는 문학의 교류가 활발하면 다른 분야의 문화 영역도 저절로 확대될 것"이라며 "전북과 동나이성을 넘어 세계적인 새로운 문화가 양산되는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똥푸맨이 뭐냐고? 똥푸는 우주 최고의 무술이야. 아, 쿵푸랑 헷갈리면 안 돼.” 최기우(50) 극작가가 어린이 희곡 <쿵푸 아니고 똥푸>(문학동네)를 펴냈다. 그는 2017년 발간 이후 독자와 평단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차영아 작가의 동화집을 어린이 희곡으로 각색했다. 작고 서툰 어린이들이 뜻밖의 어려움에 부닥치지만 씩씩하고 바르게 성장해나간다는 세 편의 단편이 담긴 동화집에서 작가가 희곡으로 각색한 작품은 ‘쿵푸 아니고 똥푸’와 ‘라면 한 줄’ 등 두 편이다. 교실에서 바지에 똥을 싼 탄이가 우주 최고의 무술 똥푸를 하는 똥푸맨을 만나는 이색 경험. 시궁쥐 ‘라면한줄’이 외눈박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하는 책임을 맡으면서 당당한 삶과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깨닫는 줄거리. 이처럼 흥미진진하고 풍성한 이야기들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져 역동적인 파노라마를 연출한다. 동화가 희곡으로 장르가 바뀌었어도 원작의 의미는 결코 퇴색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읽는 몰입감과 느끼는 생동감은 한층 더 고조됐다. 남녀노소 누구라도 배우처럼 몰입해 읽다 보면 등장인물들의 말소리와 몸동작까지 어느새 따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평소 삶과 유희를 소재로 한 집필 활동에 몰두해온 작가는 “희곡 문학을 알리는 데 이 작품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원작이 좋으니 행간마다 채우고 싶은 욕심이 많았고 희곡 특성에 맞춰 이야기와 인물들을 넣어 살도 찌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책의 주요 독자층은 초등학생으로 돼 있지만 여러 사람을 타고 세상 곳곳으로 날아다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0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소설)로 등단한 작가는 희곡집 <상봉>, <춘향꽃이 피었습니다>, <은행나무꽃>, <달릉개>를 비롯해 어린이희곡 <뽕뽕뽕 방귀쟁이 뽕 함마니>, <노잣돈 갚기 프로젝트> 등을 썼다. 인문서 <꽃심 전주>, <전주, 느리게 걷기> 등을 펴냈고 전주교대 대학원에서 교육연극을 강의하며 최명희문학관 관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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