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농업인의 날 행사장서 만난 유한기 전북새농민회장
"농업인들은 열심히 농사만 짓고, 농산물 홍보와 판매 등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앞장서는 환경이 조성돼야 합니다"
11일 '제14회 전주 농업인의 날'행사가 한창인 전주 화산체육관에서 만난 (사)전북새농민회 유한기 회장(64·청원농장 대표)은 "농민들이 제아무리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해도 제값 받고 소비자에게 판매하기는 어려운 점이 너무 많다"며 "정부가 농산물 판매 홍보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농업정책을 펴야 한다"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일본 여행을 갔을 때 경험을 예로 들었다. "TV 아침뉴스, 저녁뉴스 전에 꼭 농산물 홍보를 하더군요. 정부가 시청률이 좋은 시간대에 농산물 홍보전을 펼쳐 농민들에게 실질적인 지원을 하고 있는 겁니다"라며 정부 지원을 촉구했다.
전주시 원동에서 40여년간 배농사를 짓고 있는 유 회장은 농민들에게도 중요한 주문을 했다.
유 회장은 "농산물을 생산해 판매하는 농민들도 소비자 입맛 등 선호도를 맞추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소비자들이 내가 생산한 농산물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소비자 신뢰'를 확보해야 힘들게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받고 모두 판매할 수 있는 겁니다"라며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고, 생산과 판매 활동에 투자하고, 대도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농사를 지으면서 재투자를 게을리 하지 말고, 판매 전략을 세워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
실제로 유 회장은 지난 40여년간 친환경농법을 적극 실천해 생산한 고품질의 배를 수출하고, 국제 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항상 앞서가는 농업인으로 유명하다.
지난 1995년 태국에서 열린 세계과일콘테스트에서 '신고배'를 출품, 대상을 수상하며 '전주 원동배'의 위상을 세계에 알린 유 회장은 이듬해인 1996년에는 수출 공적 등이 인정돼 대통령으로부터 산업훈장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는 1994년 전주시 산업장, 1995년 새농민상 등 장관, 도지사 표창 등 별도의 진열장을 둘 정도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이는 끊임없는 연구 노력의 소산물이었다. 유 회장은 미네랄 성분이 풍부한 바닷물과 지하수를 섞어 살포하고, 막걸리(맥주)에 소독 효과가 있는 은행이나 장녹뿌리, 쑥 등을 섞어 자체적으로 개발한 소독액을 쓰는 등 농약을 적게 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같은 노력 덕분에 청원농장에서 생산된 배는 모양과 착색이 좋은 것은 물론 영양과 당도가 우수한 고품질을 유지, 전주 원동배의 브랜드를 굳히는데 중심적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요즘은 과거보다 농사짓는 재미가 떨어진다고 토로한다. 유 회장은 "예전에는 단가가 높아 수입이 좋았지만, 최근에는 인건비와 농자재값 등이 많이 올라 수입이 많이 줄었다. 농사짓는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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