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 협회 옮겨 다음달 2일까지 대학로서 '오래전愛'
지난해 창단 10년 만에 극단 재인촌 우듬지(대표 김영오)가 전북연극협회에서 서울연극협회로 옮긴 이유다. 정찬호(48)씨는 자신의 고향인 정읍에 극단'友里 아트 컴퍼니'를, 김영오(48)씨는 전주에서 재인촌 우듬지 소극장(전주 경기전 돌담길 인근)을 꾸리면서 건강한 연극판을 일궈왔다. '서울 공연이 과연 가능할까' 반신반의하던 이들에게 보란 듯이 해보겠다는 오기가 발동한 듯 이들 부부는 지난 10월 출사표를 내고 40일 간 공연을 진행 중이다. 선택한 작품은 지역에서 보기 드물게 장기 공연으로 시도했던 '아주 치명적인 두 여자'에 이은 '오래전 愛'.
정씨는 "지역의 극단이 서울에서 공연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아마 전라도 쪽에서는 우리가 처음일 것이다. 이번 공연은 공연예술단체 공연장 대관료 지원사업에 선정돼 가능했던 일."이라고 했다. 그간 지역의 단체가 서울에서 드문드문 공연을 올리긴 했으나, 거의 단발성 행사에 가까웠다. 우듬지도 지난 2007년과 2010년 잠깐 서울을 찾았으나, 벽에 부딪쳐 지속되진 못했다.
"전북의 우수한 연극을 알리고 싶었어요.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싶어 서울로 본적을 옮기게 됐습니다."
우듬지의 최초 로맨틱 코미디'오래전 愛'는 싱글밤 우경이 주인공이다. 상처 받은 우경을 따뜻하게 안아준 것은 결국은 아버지. 아이의 아빠 경준이 갑작스레 등장하고, 이들을 갈라놓았던 오해가 풀어지면서 사랑의 의미를 묻는 과정을 보여준다.
김씨는 "이미 지역에서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면서 "대학로 연극의 유행이 로맨틱 코미디로 가고 있어서 잘 어울린다고 봤다"고 했다.
공연을 마친 뒤 이들은 대학로에 우듬지가 적(籍)을 둘 수 있는 소극장을 마련할 계획. 많은 지역 단체들이 단발성 공연으로 끝내는 이유가 공간이 없어서였다.
"극장을 빌리게 되면 '뜨내기'로 끝나더라구요. 이번 공연이 끝나고 나면 '내 극장'을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왕 도전한 거 흔적은 남겨야죠."
이들 부부의 당찬 각오가 서울의 연극판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을까. '오래전 愛'는 12월2일까지 서울 까망소극장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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