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는 엄마 보고 싶지 않니, 엄마가 이 렇게 기다리는데… 왜 거기에 있니." 세월호 침몰 19일째인 4일 오후 전남 진도 팽목항 선착장. 실종된 안산 단원고생의 한 어머니가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 목놓아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불러도, 불러도 대답없는 아들에게…. 절망보다 더 힘든 것은 아들을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 얼굴을 감싼 어머니의 오열은 한동안 계속됐다.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해 옆을 지키던 여경에게도 이 순간은 어머니의 마음과 다를 수가 없다.
고개를 돌려 애써 눈물을 삼켜보지만, 눈가를 타고 흘러내리는 눈물은 어쩔 수 없다.
행여 바닷물 속으로 뛰어들지나 않을까, 저러다 쓰러지지나 않을까, 아내 곁을 지키는 남편은 연방 담뱃불만 붙였다.
사고 19일이 지나도록 생사조차 알 수 없는 답답함이 팽목항을 짓누르고 있다.
한 실종자 아버지는 망부석처럼 바다만 바라보며 충혈된 눈을 매만졌다.
팽목항에 남은 가족들은 더딘 수색작업에 대한 격한 감정을 그대로 쏟아냈다.
이날 낮 박근혜 대통령이 팽목항을 다녀갔지만,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은 여전히 깊었다.
한 아버지는 "대통령이 온다고 뭐가 달라지느냐"며 대통령과의 면담에 불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학부모는 "도대체 우리가 기다린 시간이 얼마인가"라며 반문하고 "제발 끝까지 구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고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실종자 가족 사이에는 시신도 못 찾는 것 아닐까 하는 우려도 커져만 갔다.
40대 남성은 "우리 딸이 저 깊은 바다에 있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긴 한숨을 토해냈다.
한 학부모는 새로 붙은 사망자 수습 명단을 보고 '아들을 찾은 것 같다'며 고개를 떨군 채 서둘러 발걸음을 돌렸다.
가족들이 절망의 끝으로 내몰리는 가운데 단원고 교사들이 연휴기간에 진도를 찾아 아픔을 나누고 있다.
현재 진도 팽목항에는 단원고 교장, 부장급 교사 등 2명이 상주해 있다.
교사 40여명이 이번 연휴에 진도에서 가족을 돕거나 도울 예정이다.
김진명 단원고 교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가족을 돕는 일 뿐"이라면서 배를 타고 사고 현장으로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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