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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립국악원 동학 2주갑 기념 창극 '꽃불' 연습현장을 가다

출연진 130여명 구슬땀 / 봄부터 준비 완성도 높아 / "주인공 씻김굿 장면 백미" / 20일 두 차례 무료 공연

   
▲ 16일 한국소리문화전당 모악당에서 도립국악원 ‘꽃불-꺼지지 않은 함성’ 창극 출연진들이 공연 연습을 하고 있다. 추성수기자 chss78@
 

“움직여 움직여 선희는 손 바우 어깨 위로!”

 

지난 16일 오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있는 연습실에서는 전북도립국악원의 창극 ‘꽃불-꺼지지 않은 함성(이하 꽃불)’의 두 주인공 바우(이충헌 도립국악원 단원)와 선희(박영순 도립국악원 단원)가 서로를 안위를 걱정하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들이 대사와 노래를 하는 동안 연출을 맡은 박병도 전주대 교수는 마이크로 세부사항을 지시했다. 가난 때문에 병들고 늙은 남자에게 시집가야 하는 선희와 이를 보고만 있어야 하는 바우의 안타까운 심경이 뒤를 이었다.

 

연출석 뒤편에는 유장영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의 지휘로 단원들의 연주가 슬픔을 극대화했다. 다른 편에서는 단원간 연기 지도가 오고 갔다.

 

“‘엄니~’할 때 손을 더 벌리고 표정을 더 크게”

 

다른 단원들은 노래의 박자를 맞추고 따라 부르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바우의 동생 ‘달래’ 역을 맡은 최삼순 도립국악원 단원은 “처음에는 각 부분별로 부족한 모습이 보이기도 했지만 점점 마음이 모이면서 의기투합하고 있다”며 “실제 공연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병도 연출은 “연결 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지고, 관현악 반주와 연기 등이 통일된 리듬감을 이루도록 점검하고 있다”며 “지난 3월부터 준비한 만큼 연습기간이 길고 작품의 완성도도 높다”고 강조했다.

 

첫 총연습이 이뤄진 이날 130여명의 출연진은 구슬땀을 흘리며 그동안 갈고 닦았던 몸짓과 가락을 선보였다. 도립국악원의 관현악단, 창극단, 무용단을 비롯해 보조 출연하는 전주대 엔터테인먼트학과 학생들까지 모두 모여 합을 맞췄다. 연습실의 에어컨 가동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출연자들은 연습 열기에 연신 부채질을 했다.

 

도립국악원의 올해 초대형 창극인 꽃불이 오는 20일 오후 4시와 오후 7시30분 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관객을 맞는다. 대본 김정수 전주대 교수, 원작 시 문병학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사무처장, 각색 박병도 전주대 교수, 작창 송재영 도립국악원 창극단장, 작곡 유장영 도립국악원 관현악단장, 안무 김수현 도립국악원 무용단장.

 

창극단의 제47회 정기공연이지만 동학 2주갑을 기념해 도립국악원의 역량을 결집했다는 소개다. 애초 지난 5월29일 동학군의 전주성 입성일을 전후해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세월호 참사로 2달가량 늦춰졌다. 특히 그동안 동학을 그려낸 작품 대부분이 역사적 의미와 사건 전개, 특정 인물에 초점을 뒀지만 이번에는 두 주인공을 내세워 이름 없이 죽은 민초를 전면에 부각했다. 동학농민혁명을 다루기보다는 이를 배경으로 당시 사람들의 삶에 방점을 찍었다.

 

공연은 2시간 동안 동짓날 대사습 잔치로 시작해 동학군의 전주성 입성으로 마무리한다. 선자청 관비 바우와 청상과부 선희, 사당패 달래가 중심 인물로 등장한다.

 

바우는 소리꾼 박선달(고양곤 도립국악원 단원)로부터 전주부 성내가 그려진 부채를 주문받지만 사양한다. 그 부채가 만민이 평등한 새 세상을 여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말에 선희의 안타까운 처지를 떠올린 바우는 결국 주문을 수락하면서 전개가 이뤄진다. 전주대사습이 열리던 날, 바우는 박선달에게 부채를 전하기 위해 기다리지만 결국 군관에게 잡힌다.

 

이 사이 동학군이 봉기해 황토현 전투를 승리로 이끌고, 이들은 원평에 집결해 전주성 입성을 준비한다. 바우는 탈옥해 동학군과 함께 전주성에 입성하지만 선희와 함께 군관에게 죽임을 당한다. 달래는 바우와 선희를 위해 저승 혼사굿을 펼치고, 막이 내린다.

 

송재영 단장은 “근래에 보기드문 초대형 창극이다”며 “군중이 봉기하고 전투하는 장면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나타내는데 중점을 뒀고 두 주인공의 죽음 뒤 씻김굿을 하는 장면이 백미다”고 말했다.

 

‘불’은 무료 공연이며, 애초 1차례 공연이었지만 예약을 하지 못한 관객을 위해 오후 4시 공연을 추가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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