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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지동물에 투영한 인간

홍세웅 개인전 14~20일 우진문화공간

▲ 홍세웅 作‘현대남성상-장수풍뎅이’

그레고르 잠자는 어느 날 아침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자신이 흉측한 해충으로 변한 것을 발견한다. 가족은 그를 가두고 급기야 없어지길 바란다. 결국 그는 아버지가 던진 사과를 등에 맞아 상처가 깊어지고 죽음을 맞는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은 외판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지만 하루 아침에 불필요한 존재가 되자 혐오되고 버려진다. 카프카는 소설적 상상력으로 현대인의 소외와 불안을 나타냈다.

 

미술에서도 곤충과 인간을 형태적으로 결합하는 시도는 있어 왔다. 곤충의 몸통을 인간의 뇌로 형상화하거나 절지동물과 사람을 합성한 재치 어린 작품이 선보였다.

 

첫 개인전을 여는 홍세웅 작가(25)는 후자다. 그는 14~20일 전주시 덕진구 전주천동로에 있는 우진문화공간에서‘절지인간(Arthropod man, 아스러파드 맨)’을 주제로 이제껏 만든 작품을 한데 모았다.

 

‘현대 남성상-장수풍뎅이’의 경우 남자의 몸을 굵은 팔다리를 한 로보트처럼 나타냈다. 갈색 몸의 어깨와 머리 위에는 뿔이 돋아났다. 투구 속 비장한 표정에는 강한 남성상에 대한 소원이 엿보인다. 사람의 얼굴과 팔·다리를 했지만 몸통은 곤충인 ‘소원-반딧불이’, 표피를 돌돌 말아 그 속에 얼굴을 숨긴 ‘도피-공벌레’, 가재 인간의 왼쪽 집게를 못쓰게 묶어 놓은 ‘구속-가재’ 등의 작품이 전시된다.

 

홍 작가는 “어렸을 적 동물에 관심이 많았고 그마다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었다”며 “삶과 경험, 사회적 시점을 각 동물과 접목해 이미지의 탈바꿈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관계에서 빚어지는 사건, 그로 인한 경험, 이 안에서 생기는 감정을 공유하도록 관람객이 작품을 보며 자신의 경험을 회상하고 공감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홍세웅 작가는 남원 출신으로 전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을 다니고 있다. 지난해 제27회 춘향미술대전 장려상과 평찰비엔날레 국민공모전 최우수상, 올해 제28회 춘향미술대전 우수상을 수상했다.

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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