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사랑 그려…아이와 보기엔 민망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전주시립극단이 ‘봄 정기공연(제103회)’ 작품으로 준비한 ‘허삼관 매혈기’를 본 공연(13일과 14일)에 앞서 10일 전주 덕진예술회관에서 시연했다.
허삼관 매혈기 ‘는 중국 작가 위화가 1960~70년대를 그린 시대작으로, 평범한 사내가 한평생 매혈(賣血)을 통해 가족을 부양하는 이야기다.
전주시립극단 관계자는 “2015년의 주제를 ‘삶과 시대’로 정했는데, 평범하지만 위대한 속 깊은 아버지 허삼관이 삶의 고단함과 슬픔을 능청스럽게 껴안는 휴머니즘을 그렸다”며 “공교롭게도 최근 개봉한 ‘허삼관’이란 영화는 원작과 달리 오락적이어서 연극을 자신 있게 선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연이기 때문인지 이날 무대에 오른 ‘허삼관 매혈기’는 거슬리는 부분도 있었다.
극 중 타자(他子)를 양육하는 허삼관을 사람들이 놀릴 때 비중 있게 사용되는 ‘자라 대가리’라는 중국 속어는 사실 한국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는 말이다. 전주시립극단이 제작한 팸플릿에는 ‘자라 대가리’가 어떤 유래를 갖고, 어떤 경우에 쓰이는지에 대한 안내가 없다.
또 덕진예술회관 공연장의 음향도 문제됐다. 객석 중앙에서 고작 10여명의 관객과 함께 관람했는데도 불구하고, 소리가 모이지 않고 퍼져 귀에 꽂히지 않아 많은 대사를 집중해 찾아 들어야 했다. 조명의 이동이 원활치 못했다. 2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역시 지적됐다.
일부 선정적인 대사들도 거슬렸다. 가령 ‘남자가 가슴을 쥐니 온몸에 힘이 쫙 빠졌다’라든지, 백설탕을 젊은 처녀의 피부에 빗댄 점, ‘정자’나 ‘월경’을 비유적으로 둘러 표현하지 않고 배우들이 노골적으로 ‘외치게’ 한 점 등은 가족들간 관람 시 불편함을 줄 것 같다. 이 작품은 ‘가족사랑’을 그린 이유로 8세 이상이면 관람 가능하다. 예약문의 063)273-1044.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