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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 화백의 미술 이야기] 미술과 사회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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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원주민/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길을 묻는 사람에게 약도를 그려 줄 수 있는 능력은 그 지역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나 상식, 또는 경험 없이는 안 되는 이치와 같이 ‘나타난 것과 나타나게 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생각해 보자. 무엇이 어떻게 제시되었는가에 따라 ‘나타내게 하는 힘’은 무엇이고 ‘나타내어진 것’과의 관계는 어떠한 것인가를 알아보는 것이 곧 미술의 사회적인 역할에 접근하는 길이다.

우리나라의 단청이나 솟대, 혹은 지구 전역에 걸쳐 있는 이 지역의 수호상들 역시 어떠한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그 상징성은 또한 그 사회의 생태와 정신을 통일하는 절대적인 것이었을 것이다.

집단을 이루는 사회는 향상 변한다. 무엇을 어떻게 원하느냐에 따라 비단 미술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변한다. 

이에 대하여 칸딘스키는 [예술에 있어서 정신적인 것에 대하여]에서 “모든 예술작품은 그 시대의 아이이며, 우리 감정의 어머니다. 말하자면 문화의 각 시대는 그 시대 고유의 예술을 만들어 내며 이것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거의 예술 원리를 되살리려는 노력은 기껏 사산아死産兒를 닮은 예술 작품을 만들어낼 뿐이다. 우리가 고대 그리스인들처럼 살고 느낀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그리스 조각의 원리를 따르는 사람은 형식의 유사성에 도달할 수는 있을 뿐이며 그런 작품은 언제까지나 자신의 영혼 없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런 모방은 원숭이의 흉내일 뿐이다. 겉보기에 원숭이는 사람을 닮았다. 원숭이도 코 앞에 책을 펴고 앉아 생각에 잠긴 듯 책장을 넘길 수 있다. 그러나 그 행동은 아무 의미도 없는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집트의 영혼불멸 사상은 아직도 불가사의한 피라미드를 남겼고 그리스의 수학적 합리적인 이성 미는 파르테논 신전을 남겼다. 세계 1차 대전 발발 전후의 세기말적 현상은 다다이즘을 남겼고, 과학만능주의는 미래주의를 남겼으며 역반응으로 초현실주의를 낳았다. 

미국의 대중적 상황은 팝 아트를 잉태했고, 십자군 원정의 실패는 시민 계급을 형성시켰으며 급기야는 르네상스의 기운을 낳았다. 예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는 항상 시대가 요구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시대를 무시하고 아직도 구태의연한 표현으로 일관하는 화가나 그것을 요구하는 구매자가 많은 세상이다. 화가를 한낱 장인丈人으로 전락시키는 데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행인의 옷소매를 잡아당기는 행위는 분명 비굴 이상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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