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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남원에 새 바람 일으키고 있는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대표적인 지자체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 활성화 등 문화시설 벤치마킹 대상
그러나 개인 기증에 의존 한계
자체 예산 확충해 세계적 명소로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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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전경.

“미술관이 자리 잡고 있는 함파우 아트밸리를 전국적인 미술 명소로 가꾸겠습니다. 내년 5월에 교육관 형식의 씨(See, 씨앗)가 개관하면 남원은 물론 전북지역의 유·청소년을 위한 영상전시와 함께 도서, 사진, 한지, 설치 등의 다양한 전시를 선보임으로써 문화적 씨앗을 뿌리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월 취임과 함께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최경식 남원시장의 말이다. 최 시장은 “흩어진 역사‧문화‧예술자원을 테마별 관광벨트로 묶어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글로벌 아트도시로 조성해 남원관광 1000만 시대를 만들겠다”면서 “그 중심에 미술관이 있다”고 강조했다.

미술관이 문을 연 것은 5년 전.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미술관이 지역을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국내외에서 그림 마니아를 비롯해 다양한 사람들이 미술관을 찾으면서 지자체가 운영하는 문화사업의 대표적인 성공모델로 꼽히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의 쇠락한 공업도시 빌바오를 일으켜 세운 ‘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이나 쓰레기로 뒤덮인 죽음의 섬을 예술의 섬으로 바꾼 일본 나오시마(直島) 미술관처럼 다른 지역으로부터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다.

변화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올해 10만명(추산) 등 개관 이후 30만 명의 관람객이 찾으면서 비롯되었다. 인접한 남원 관광단지내 음식점과 카페, 숙박업소 등이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이다. 몇 년 전만해도 군데군데 보였던 빈 상가가 채워지고 땅값도 꽤 올랐다고 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카페와 서당도 들어섰다. 해마다 남원시 인구 8만명을 웃도는 관람객이 찾아와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 미국 등에서 젊은이들이 인스타그램 등 SNS를 보고 찾는 발걸음이 잦아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 증거가 한국관광공사가 해마다 선정하는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연속 뽑힌 것이다. 100선에 들어간 미술관은 남원미술관을 비롯해 서울시립미술관과 원주 뮤지엄산(세계적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 등 3군데에 그치고 있다. 불과 43억원(국비 19억, 시비 24억원)의 적은 예산을 들여 엄청난 부수효과를 거둔 셈이다.

또 미술관이 들어서면서 남원에 대한 이미지도 크게 바뀌고 있다. 유치석 관장(학예사)에 따르면 “남원하면 광한루원이나 판소리 등 고전적 이미지가 떠올랐으나 (관광단지) 언덕 하나 넘어 미술관이 생기면서 아주 현대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바뀌었다”고 조심스럽게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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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화백이 작업을 하는 과정과 그의 방. 

2018년 3월에 개관한 이 미술관은 당초 남원출신 김병종 화백이 291점의 작품과 그가 아끼던 책과 도록 3000권 등을 기증하면서 닻을 올렸다. 여기에 국립현대미술관 정형민 전 관장과 전영백 홍익대 미대 교수 등이 전문 미술서적 2000여 권을 보탰다.

이 미술관은 김병종 화백의 그림뿐 아니라 지역 미술인들을 위한 다양한 기획전도 갖는다. 남원 미협전, 전국 옷칠목공예대전, 심수관과 남현도(남원현대도예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한계도 없지 않다. 미술관의 성공이 전국적으로 지명도가 높은 김병종이라는 브랜드 효과에만 의지하고 있어서다. 미술관에 국내외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기 위해선 예산과 인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올해 처음으로 작품구입비 4000만원이 책정됐지만 이것으로 좋은 작가의 작품을 구입하기는 역부족이다. 또 인력도 전문 학예사는 관장 1명뿐이어서 내실 있는 프로그램 기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장고도 여의치 않아 1∼3 전시실에 50여점의 작품을 전시하고 나면, 남은 기증작품 390점과 지역작가 작품 등 450점을 보관하기가 마땅치 않다. 다행히 내년에 수장고 증축을 위한 설계비가 세워져 한숨을 돌렸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이애선 전북도립미술관장은 “김병종미술관의 장점은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고가의 작품을 다량 가지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타이틀 매치전 등 과감하게 다른 미술관과 교류전을 갖고, 나아가 세계적인 규모로 가꾸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체 예산 확충과 학예사 보강이 필수적”이라고 주문했다.

조상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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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종 40년, 붓은 잠들지 않는다'는 제목의 기획전시를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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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김병종
조상진 chosj@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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