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오페라단 제52회 정기공연 '리골레토'
지난 3, 4일 호남오페라단 제52회 정기공연 '리골레토'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관람했다. 이번 공연은 대한민국 오페라 어워즈 대상 수상과 베르디 탄생 210주년을 기념하는 부제를 달은 특별한 무대였다.
G. Verdi 오페라 '리골레토'는 전북출신의 세계적인 바리톤 고성현(리골레토 역)과 이탈리아 초청가수 소프라노 Gesua Gallifoco (질다 역),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 그리고 전북출신의 연출가 이범로가 맡았다.
리골레토는 호남 오페라단이 제작, 전북에서 두 번째로 올려진 무대이다. 이틀에 걸쳐 공연된 리골레토는 최상의 캐스팅에 날짜별, 팀별로 전 출연진이 오랜 기간 준비한 수준 높은 무대였다.
첫 날은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전북이 배출한 바리톤 고성현의 완벽한 노래와 연기로 유수의 유럽극장 무대가 아닌가라는 착각을 갖게했고, 테너 이재식(공작 역)은 리릭 테너의 청아하면서도 열정적인 고음으로 관객을 매료시켰다.
소프라노 Gallifoco(질다 역)의 매력적인 목소리와 연기는 오페라에서만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했다.
주·조역들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하모니 그리고 이러한 출연진의 노고에 보답하듯 끊임없는 박수와 브라보를 외치는 소리가 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둘째 날에도 오페라의 본 고장인 이태리에서 초청된 가수답게 바리톤 Giacomo Medici(리골레토 역)의 설득력 있고 정확한 발음과 호소력 있는 표현으로 관중들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다. 특히 전북출신으로 세계적인 테너인 신상근(공작 역)의 힘 있고 열정적인 노래는 관객들을 열광시켰다.
신인발굴의 오디션에 캐스팅된 소프라노 최세정(질다 역)은 정확한 음악 해석과 맑고 탄력있는 소리를 선사, 신인답지 않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막달레나 역을 맡은 메조소프라노 최승현은 중진의 완숙미를 보여줬으며, 전북 발레시어터 단원들의 발레는 박진서의 안무로 관객의 많은 관심을 갖게 했다.
이번 ‘'리골레토‘' 공연은 오랜 기간 잘 다듬어진 제작 능력을 보여주었다. 세계 어느 극장에서 올려지는 작품과도 비견할 수 있는 훌륭한 무대였다.
1막에서의 남성합창과 3막에서 보여준 4중창은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 보았던 리골레토 공연 중 가장 정확하고 감동적인 남성 합창과 중창이었다.
만토바 성 근처의 강가에 있는 허름한 주막 안에서 두카 공작과 막달레나가 서로를 탐익하고, 문밖에서는 두카 공작의 배신을 바라보는 질다와 딸을 능멸한 두카 공작에 대한 리골레토가 복수를 다짐하며 부르는 4중창은 리골레토의 전내용이 함축된 가장 극적인 명장면으로 감동을 주었다.
성기선 전주시향 지휘자와 김철 전주시립합창단 지휘자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도 호남 오페라단과 시립 음악단체의 지속적인 협연으로 더 좋은 작품들이 올려 지기를 기대한다.
이는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민관의 예술단체가 매년 협업하여 만드는 작품이기에 그렇고, 이는 우리나라 오페라계 전반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주기에 그렇다.
내년에 개최될 오페라를 기대하며, 예향 전주에서 종합예술인 오페라가 더욱 활성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이 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오페라 '리골레토'에 취한 필자는 막이 내린 무대를 바라보며, 한참을 일어설 수 없었다. ‘38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전북의 오페라는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해 있구나’ 라는 생각에 잠기며⋯.
/유영수 전 전주시립교향악단 초대 상임지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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