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약 가격, 기존약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건보 적용시 ‘고가약’ 강제 우려 청년들, 약 구매 방식과 모발이식 지원 필요···의료계 “탈모 유형 간 원인 달라 논의 필요”
정부가 청년 탈모 치료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논의를 시작한 가운데, 탈모를 앓고 있는 도내 청년들 사이에서는 현실을 모르는 ‘탁상공론’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청년 탈모 치료의 맹점을 모른 채 단순 치료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 이유인데, 적용 대상과 방식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탈모 건강보험을 적용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할지, 어느 정도 재정이 들어갈지 실무 검토를 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는 긍정적인 답변이 많았다”며 탈모 건강보험 적용 논의에 불씨를 당겼다.
정부는 공론화 과정을 진행한다. 행정안전부는 다음 달 4일 ‘탈모 치료제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주제로 국민 참여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청년층인 만 19~34세를 중심으로 한 적용 방안이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원 방식이다.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국내 ‘M자 탈모약’ 시장은 복제약, 이른바 ‘카피약’의 등장으로 비용 부담이 크게 낮아진 상황이다. 카피약의 경우 한 달 기준 약값이 6000원~1만 원 정도로 파악됐는데, 최저 하루 200원꼴까지 부담이 내려간 셈이다. 다만 ‘프로페시아’ 등 기존 오리지널 약을 사용할 경우 가격은 이보다 4~5배가량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건강보험 적용 과정에서 급여 대상 약제가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현재 저가 복제약을 이용하는 환자들의 체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주에서 10년째 탈모 치료를 받고 있는 김모(31)씨는 “탈모약이라는 것이 탈모를 낫게 하는 것이 아니라 탈모 진행을 늦추고 후에 모발이식 등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3개월 기준 2만 원꼴이 된 약값이 부담되는 것보다 약을 처방받는 방식과 모발이식에 대한 비용이 수백에서 수천만 원을 호가해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청년 탈모의 가장 큰 문제는 아직 취업을 하지 못해 경제적 능력이 없는 상황에서 한 번에 큰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지 매달 1만 원도 안 되는 약값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최근 탈모약 ‘모나스타정’을 복용하기 시작한 이모(20대)씨는 “탈모약은 모발이식을 받기 전까지 반영구적으로 먹어야 해 처방전을 받기 위한 진료 비용도 부담인데, 기존에는 비대면진료를 통해 3개월 치의 약을 처방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 일주일치의 약만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와 비용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며 “시간적 여유가 안 돼 병원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데, 건강보험 적용을 논의하는 것보다 정말 탈모인들이 필요로 하는 정책들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형탈모 등 질환성 탈모와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를 구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원형탈모는 면역질환과 연관된 질환으로 보는 반면, 청년층 당사자들이 주로 호소하는 M자 탈모는 남성형 탈모에 해당해 원인과 치료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형 탈모 치료제는 이미 카피약 보급으로 약값 부담이 크게 낮아진 만큼,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할 우선순위와 정책 방향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면 질환성 탈모의 경우 치료 과정에서 고가 약제나 장기 치료가 필요한 사례가 있어 적용 대상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의료계 안팎에서도 탈모 치료의 건강보험 적용 필요성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모습이다. 탈모가 청년층의 심리적 위축과 사회생활에 영향을 주는 만큼 질환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고려하면 중증 질환과 필수의료 영역과의 우선순위도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의료계 관계자는 “아직 어떤 식으로 의견을 낼지 학계에서도 정확히 정해진 바가 없다”며 “M자 탈모와 원형탈모는 원인이 아예 다른 질병인 만큼 논의 자체도 다른 방식으로 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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