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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화가 김충순의 뜻, 동료 후배들이 잇다

故 김충순 32회 개인전, 18~23일 교동미술관 본관서
“고인의 화업 기리고자 생전에 못 마친 전시 준비해“

故 김충순 화가
故 김충순 화가

‘미나리 화가’ 김충순의 오랜 꿈이 고향땅 전주에 남았다.

故 김충순 화가의 32번째 개인전이 오는 18일부터 23일까지 전주 교동미술관 본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서울에서 치를 예정이었던 전시를 한달여 앞두고 유명을 달리한 김충순의 서른 두 번째 개인전이다. 그의 안타까운 사연을 잘 알고 있는 동료와 후배들이 나서서 이번 전시를 개최했고 고향인 전주에 그의 마지막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작업실에 가득 쌓인 그의 작품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정성들여 정리한 결과다.

김충순 화가의 유작을 정리하고 이번 전시를 준비하는 일에는 많은 동료 작가들이 참여했다.

그 중 조각가 채우승 씨는 “전시 개최와 동시에 수많은 작품들을 분류, 기록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추후 화가 김충순의 새로운 발견과 지역 화단에 소박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생전 김충순 화가가 열정을 쏟아 부었던 신작을 중심으로 화려하고 다채로운 작품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지난 2016년 이후 그려진 신작 20여점을 중심으로 재료와 기법,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분방한 예술혼을 담아냈다. 특히, 김충순만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미나리-작가의 방’을 꾸미기도 했다.

김충순의 작품세계는 다양하며 거침없고 화려하다는 수식어로 통한다. 주로 과슈와 먹을 사용한 평면회화부터 도자조형, 목조, 일러스트, 각종 포스터와 만평 등 다루지 않은 영역이 없을 정도다.

슬픔과 고통을 뒤로 감춘 ‘보통 사람’의 얼굴, 적당히 양식화된 화려한 꽃문양과 여인의 모습, 성경과 신화 이야기를 통해 변화무쌍하면서도 일관된 ‘상상의 평화’와 ‘지극한 사랑’을 노래했다.

 

전시 작품 ‘Widmung(헌정)’.
전시 작품 ‘Widmung(헌정)’.

‘Widmung(헌정)’은 김충순 작가에게 ‘마지막 그림’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화가가 그려놓은 도형 위에 아내의 바느질이 더해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조심 꿰매어 나간 아내의 손길을 기록하고자 화가는 이 작품을 이용해 그림을 완성했다.

가족과 동료들의 말에 의하면 김충순 화가는 평생 화가로 살다간 ‘천생 화가’로 남았다. 지난한 투병기간 중에도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을 만큼 그림에 큰 애정과 열정을 가지고 있었다고.

김충순 화가의 부인 국정아 씨는 “남편은 투병 중에도 친구와 가족, 동료 작가들에게 다가올 자신의 전시의 마무리를 부탁했었는데 당시엔 그저 농담이려니 했다”면서 “그래서 이번 전시는 고인의 화업을 기리는 유작전이라기보다 미처 마치지 못한 개인전을 대신 치러준다는 뜻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아 씨는 “그는 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그래서 그림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많다”며 “특히 남편이 세상과 할 이야기를 많이 남겨주고 떠나 너무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김충순은 1956년 전주에서 태어나 중앙국민학교, 서중학교, 전주고등학교를 거쳐 원광대학교에서 미술교육학을 전공하고 파리8대학에서 수학했다. 전북미술협회, 작업실사람들, 전주이야기회 등에서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1981년 예루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연 이후 서울, 전주, 프랑스 파리 등에서 31회의 개인전을 선보였다.

김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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