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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북5도위원회 전북지구 표정] "북녘 고향 갈 희망 커진 것 같아"

도내 실향민 13만5000여명…이탈주민은 500여명 정착
학도병·인민군 포로까지 제각각 사연…아픔 지녀
“세번째 회담 분위기 달라 판문점 선언 꿈 같기만 해”

“잠이 안 왔어, 가슴이 두근거려서 잠이 안 왔어. 이제는 아이들이 더 좋아해, 아버지께서 이제 고향에 가실 수 있겠다고 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을 텔레비전으로 바라보던 이북5도위원회 전북지구의 이제생 평안북도 연합회장은 텔레비전 화면을 흘깃 바라보더니 이내 숨을 가다듬고 말했다.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한창이던 지난 27일 오전 10시. 전북도청 내 이북5도위원회 전북사무소에서 이북5도위원회 김기식 전북지구 회장(85)과 이제생 평안북도 연합회장(81), 정재화 전 황해도 연합회 총무(87)가 한껏 상기된 얼굴로 텔레비전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김 회장은 6·25 직후 18살 때 학도병으로, 이 회장은 1·4 후퇴 때 육로로 40일을 걸어서, 정 총무는 19세 때 인민군으로 끌려갔다가 남쪽에 있는 포로수용소로. 사연은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그 이후 고향을 한 번도 찾지 못한 실향민이다.

덤덤하게 화면을 바라보던 김 회장은 “이거 잘 되면 고향 소식이라도 들을 수 있을까”라고 기자에게 되물었다. 그러면서 “회담이 꼭 잘 진행돼서 서신이라도 주고받고, 이산가족 상봉도 정기적으로 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했다.

화면 속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맞잡고 얼굴에 환한 미소를 보이자 그제야 이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사라지고 희망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이번이 남북 정상이 세 번째 만나는 것인데, 이번 만큼은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면서 “국제 정세나 남북의 상황을 볼 때 희망을 가져도 될 것 같다”고 고무돼 말했다.

이들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통일이 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었지만, “마음 한켠에는 그래도 큰 희망이 한 줄기 다시 생긴것 같다”고 했다.

정 총무는 “앞선 두 번의 정상회담에서도 서로 만났을 때 분위기는 좋았지만 회담이 끝나고 나서는 별다른 성과가 나오지 못했다”며 “이번에는 합의한 내용이 잘 이행돼서 실향민들이 원하고, 국민들이 원하는 평화가 찾아오길 소망한다”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날 오후 남북 정상이 함께 발표한 ‘판문점 선언’에 대해 이들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 선언 전까지는 의구심이 더 컸는데 이제는 희망이 더 커진 것 같다”며 “판문점 선언할 때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청했는데 ‘아버지 이제 고향땅 다시 밟아보시는 거예요?’ 라며 아이들이 더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북5도위원회 전북지구에 따르면 전북지역에만 북한에서 떠나온 실향민이 13만5000여 명, 북한이탈주민은 500여 명이 살고 있다. 다시 한 번 고향 땅을 밟아볼 수 있길 염원하는 이들의 꿈이 이번 회담을 통해 현실로 크게 다가왔다.

관련기사 [한반도의 봄이 시작됐다] 남북 정상 판문점 선언 '완전한 비핵화' 실현 본격화 "더 이상 전쟁은 없다"…연내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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