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의원도 사퇴 않고 기초단체장 도전…선거법개정안 국회 통과 전북도의원 사퇴 4명…“법 바뀐 줄 몰랐다”출마자들 사이에 혼선
오는 6월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뒤늦게 바꾼 공직선거법이 현장에서 극심한 혼선을 빚고 있다. 법 개정으로 현직을 유지한 채 선거운동이 가능해졌음에도 이를 제때 인지하지 못하고 이미 의원직을 내려놓은 출마자들 사이에서 “정보 격차로 인한 불이익”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0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회는 지난 12일 본회의를 열어 지방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이 동일 시·도 내에서 다른 선거에 출마할 경우 현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기존 선거법 제53조는 지방의원 등이 다른 선거에 입후보하려면 선거일 30일 전까지 반드시 사퇴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은 사퇴 요건을 ‘해당 자치단체’에서 ‘해당 자치단체를 관할하는 시·도’로 대폭 완화했다. 이에 따라 전북도의원이 전북 지역 내 시장·군수 선거에 나갈 경우 의원직을 유지하며 선거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선거를 불과 70여 일 앞두고 기습적으로 이뤄지면서 현장의 ‘정보 사각지대’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전북도의회에서는 국주영은(전주), 박정희(군산), 나인권(김제), 이정린(남원) 등 4명이 이미 사직서를 제출하고 기초단체장 선거전에 뛰어든 상태다. 단체장 출마를 위해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윤정훈(무주), 김정기(부안), 오은미(순창) 의원은 아직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뒤늦게 법 개정 소식을 접한 이들은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법 통과를 며칠만 더 기다렸다면 ‘도의원’이라는 현직 프리미엄을 유지한 채 선거를 치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현직 배지를 단 후보와 ‘무직’ 상태로 뛰는 후보 사이의 ‘현직 프레임’ 차이는 선거 전략상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광역의원에 출마하는 한 김제시의원은 “선거법이 이렇게 갑자기 바뀔 줄 알았더라면 의원직을 던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선관위 등 관련 기관의 사전 안내가 너무나 부족했다”고 토로했다.
전주시장에 도전하는 국주영은 전 의원 역시 “본회의장에서 도민들께 마지막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는데, 캠프 분위기에 밀려 서둘러 사퇴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법적 구제책도 전무하다. 개정법은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이미 수리된 사직서를 되돌릴 방법은 없다. 이번 개정안이 지방행정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로 추진됐지만, 결과적으로 정보에 어두웠던 후보들에게만 독이 된 셈이다.
전북도선관위 관계자는 “법안 통과와 공포 시점은 국회의 고유 권한이라 선관위가 사전에 예측해 공지하기는 불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역 정치권에서는 국회와 선거 당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게임의 룰을 경기 도중에 바꾸면서 충분한 공지조차 없었던 격”이라며 “결과적으로 정보력이 곧 경쟁력이 되어버린 불공정한 선거판이 됐다”고 꼬집었다.
지방자치의 근간을 세우겠다며 내놓은 법 개정이, 정작 현장에서는 준비 부족과 소통 부재로 인해 후보자들의 허탈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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