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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장님] 정읍 정우면 대정마을 이덕의씨

 

 

대정리 5인방
김갑두·이덕의·김철수·노임선·정진수
내외간이 동기간처럼 품앗이도 서로 하고
별미 음식 차릴라치면
서로 불러 같이 먹고
평생을 어울려 변치 말자 하였다네

 

이 시는 전 정우면장을 지낸 오세순 시인이 지은 ‘大井’중 한 대목이다.

 

5인방중 이덕의라는 사람이 바로 올해 45세의 대정마을 이장이다. 이 이장은 친구간에 의리가 있고 인심이 후덕한 사람으로 평이 나있다.

 

올해로 3년째 마을일을 맡고있는 이 이장은 마을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력을 다한다.지난해 시로부터 5천8백만원을 지원받아 마을안길 구석구석을 포장하고 6천만원을 들여 상수도를 개통한 것은 이 이장의 고향사랑이 어느정도 인지를 잘 말해준다.이 이장의 노력 덕분에 주민들은 물부족으로부터 해방돼 어느때나 맑은 섬진물을 마음껏 마실수 있게 됐다.

 

정읍시내에서 20여분 거리의 대정마을은 동진강옆 들판 가운데 구릉에 63가구가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사시사철 넉넉히 흐르는 동진강 덕분에 기름진 곡창지대중 한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정우면 관내 38개마을중 쌀단위생산량이 5백30㎏로 최고인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부자마을 답게 이곳은 인심이 넉넉하다.그래서 도둑이 없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이 때문에 이 마을은 지난해 전주지검으로부터 범죄없는 마을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 이장은 “마을사람들의 넉넉한 인심과 따뜻한 이웃간의 정으로 얼굴을 붉히는 사례가 한번도 없었다”며 서로 믿고 사는 것을 자랑스러워 했다.

 

이 마을은 애경사가 발생하면 이장을 중심으로 1백80여명에 달하는 주민들이 모두 나설만큼 끈끈한 정으로  맺어져 있다.

 

배정숙씨등 34명의 부녀회원들은 시장보기와 음식만들기를 전담하고 젊은이들은 천막을 치고 상여를 매는 궂은 일을 도맡아 한다. 연로한 할아버지들도 뒷전에 있지않고 짚으로 상주방석을 만들거나 부고를 직접 쓴다.50∼60대 중장년층은 산일을 전담한다.

 

부녀회를 중심으로 매년 마을노인들과 야유회를 다녀오는 것도 자랑거리로 통한다. 8년전 마을사람들이 도수로변에 심은 5백60주의 매실나무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야유회같은 대소사에 사용한다.

 

▣ 정읍 정우면 대정마을 유래

 

옛부터 이곳은 고부군 벌미면으로 지칭되다 1914년 행정구역 개편때 정읍군 정토면에 속했다가 정읍시 정우면 산북리 대정마을로 변경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곳에는 크고 좋은 샘이 있어 大井 마을로 불리고 있으나 전설과는 달리 최근까지만해도 가뭄철에 식수가 달려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다.다행히 지난해 상수도가 들어와 깨끗한 섬진댐물을 마실수 있게 됐다.

 

여느마을과 달리 이곳에는 이씨와 노·정·,김 등 여러씨족 두루 섞여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그래서 그런지 텃세도 전혀 찾아볼수가 없다. 이 마을은 평야지대에 위치해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잘사는 마을로 통하지만 인구가 1백80여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전체주민중 초·중·고·대에 다니는 학생이 23명에 그치고 20∼40대가 8명,50대 이상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다. 인구가 적은 것은 해방이후 부터 6·25를 거치면서 말못할 고난의 세월을 겪어왔기 때문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이같은 아픔을 딛고 70년대 새마을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비좁고 꼬불꼬불한 마을길을 반듯하게 만들고 초가지붕을 기와와 스레트로 전면 교체했다.

 

또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가운데서도 너나할것 없이 주머니를 털어 새마을회관과 창고를 직접 짖고 창고에는 정부수매벼를 보관해 마을공동적립금을 늘려갔다. 이같은 각고의 노력은 오늘날 대정마을을 살기좋은 부자마을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 정우면 대정마을 경로당

 

대정마을 노인들의 유일한 쉼터인 경로당.

 

원래 이곳은 동진농조 정우면출장소였으나 노인회가 경로당으로 임대사용하다 불이 나는 바람에 지난 94년 시보조를 받고 출향인사·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보태 새로 지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방에는 출향인사들이 기증한 냉장고와 TV가 놓여져 있으나 왠지 썰렁한 느낌을 지을수 없다.
복지시설이라곤 시가 기부했다는 안마기 한대가 전부다. 목욕시설도 없는데다 재래식화장실이 마당밖 출입문옆에 있어 노인들의 불편이 눈에 훤하다.그러나 노인들은 이러한 불편에도 불구 농번기를 제외하고 연중 6개월간은 이곳에서 농사와 자식얘기를 주고받으며 때로는 밥도 지어먹고 술잔도 기울이며 노년의 쓸쓸함을 달래고 있다.

 

시가 경로당에 약간의 운영비와 연료비·간식비를 지원해주지만 매번 모자라 어려움을 겪고 있단다.모자라는 운영비는 출향인사와 주민들의 협조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당 한켠에는 이덕의 이장의 아버지인 초대 노인회장 이판부씨(81)의 공적비가 서있어 눈길을 끈다.

 

경로당살림을 도맡은 김일오회장(70)은 “시가 화장실과 목욕시설을 새로 개축해주면 좋겠다”며 소박한 바람을 드러냈다.현재 회원은 26명으로 윤성곤씨(58)가 총무를 맡고 있다.

 

▣ 유명인사

 

대정마을에는 큰인물은 없지만 교사와 공무원·경찰직에 진출한 사람이 적지않다. 공무원으로는 국정원 서기관을 지낸 손성국씨(57)가 가장 눈에 띈다.

 

유일하게 행정고시에 합격해 정보통신부에서 서기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재형씨(42)도 걸출한 인물로 꼽힌다.재형씨의 형 재수씨(55)는 경기도 안성에서 초등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이기오 전이장(57) 4남매는 이력이 다채롭다. 장형 기두씨(65)가 농업기술센터와 시청 축산과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정년퇴임하고 신태인읍에서 가축병원을 운영하고 있다.동아일보기자로 있다 70년 언론인강제해직으로 필봉을 꺽어야만 했던 둘째형 기중씨(58)는 한겨레신문 창립멤버로 활동하다 현재는 전자일보 부사장으로 있다.

 

여동생 향순씨(49)는 전주 초등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사촌 인백씨(52)는 전북체신청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주민 배필재씨(58)의 동생 완재씨(56)는 윤재·덕재씨 등 동생들과 함께 서울에서 28년째 종합건설업체인 성완건설을 운영,이 마을 자부심으로 통한다.

 

동생 만재씨(48)는 서울 송파파출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한학에 조예가 깊은 최구범씨(72)가 고부향교전교와 성균관 전의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치연씨(64)의 동생 보성씨(43)도 종로경찰서 형사로 근무하고 있다.

 

조유복씨(79)는 정우면 호적계장으로 근무하다 행정서사로 직업을 바꿔  종사하고 김진묵씨(74)는 정우면 회룡초등학교장을 지냈다.

 

 

 

손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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