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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프랑스 '비타고라' 회원사들

이종분야 연계 부가가치 창출

▲ 곡물의 재료를 연구하는 세레랩 직원들이 노인층을 대상으로 영양소 함량이 높고 소화력이 높은 재료를 개발, 이를 이용한 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식품클러스터인 F2C(French Food Cluster) Innovation(이노베이션, 혁신) 가운데 디종(Dijon) 지역의 비타고라(Vitagora)는 클러스터를 주도하고 있다. 2005년 만들어진 비타고라는 당시 프랑스에서 처음 시도되는 '경쟁력 클러스터'였다. 현재는 지역의 식품 관련 회사와 연구소 등을 연계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비타고라의 회원사인 세레랩(CERELAP), 살래종 사바티에(SALAISONS SABATIER), 넥시디아(nexidia)의 공동 프로젝트 운영 사례를 통해 식품클러스터의 협업 체계를 살펴봤다.

 

-이종분야 연계 부가가치 창출

 

세레랩은 당초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위해 농산물 가공 연구회사와 제빵제과의 재료를 만드는 회사가 합작한 업체다. 시장에 맞춘 기능성 곡물을 만들에 부가가치를 만들고 있다. 식물성 단백질을 조합해 특정한 영양성분을 강화한다.

 

노인층을 대상으로 한 빵의 경우 영양소 함량이 높고 소화되기 쉬운 재료를 개발한 사례다. 비타고라가 곡물가공업 분야와 의료업 분야를 연결해 공동프로젝트를 기획해 세레랩이 의사, 영양사, 노인요양원 관계자와 같이 노인에게 필요한 성분을 연구한 결과다. 이 제품은 유럽 지역의 노인 은퇴 요양소와 병원 등으로 상품화해서 공급될 예정이다. 세레랩 제라드 밀리옹(Gerard Million) 대표(60)는 "건강과 영양 연구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우리의 제빵 연구와 함께 풀어간 윈윈(win-win) 프로젝트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공동연구를 위해서는 과정과 시간이 필요했다.

 

밀리옹 대표는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공동연구가 가능한 파트너들을 만나보면서 시작했고, 점점 연구의 목적이 명확해짐에 따라 어떠어떠한 능력과 강점이 있는 회사인지, 우리 연구의 문제에 해답을 줄 수 있는지 등을 파악하며 진행했다"며 "다른 모든 프로젝트처럼 이 공동프로젝트 또한 중간에 위험한 때가 있었고 3년을 목표로 시작한 연구가 5년 가까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은 사람에게 달렸다. 중간에 누군가는 나가고 새로 들어오겠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려는 사람들이 결국 프로젝트를 움직이고 이를 실행하려는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병원, 요양소과 등 함께 일하는 것이 마지막까지 결코 쉽지만은 않않지만 정책 전략이 확고하고 목적의식이 뚜렷해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세레랩은 밀 알에 포함된 수분, 단백질 등의 양과 성질, 품질 등을 검사해 새로운 품종을 연구해 이를 공식화하는 작업을 한다.

-공동연구로 수출기반 마련

 

육가공회사인 살래종 사바티에는 50명의 직원이 일하는 중소기업으로 포장기술을 향상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햄을 생산해 프랑스 전역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신선한 상태로 보관기간을 늘리는 게 과제였다.

 

살래종 사바티에는 연구에 부담을 느끼던 중 비티고라가 에막(EMAC, 활성포장기술 프로젝트)의 참여를 제안해 클러스터의 회원사가 됐다.

 

미생물학과 분자학에 근거한 방법으로 가스를 주입해 상품의 보존기간을 8일 늘려 수출이 가능케 됐다. 에막은 지난 2008년 시작해 지난해 말 완결됐고 현재는 마지막 단계를 수행 중이며, 내년에 유럽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방 공동체, 프랑스 정부, 유럽 정부의 지원금 50%와 참여회사 50% 등 모두 550만 유로가 투입됐다.

 

아르노 사바티에(Arnaud Sabatier) 대표(42)는 "혼자서는 불가능했던 프로젝트였다. 연구부분은 연구소가 했고 우리는 그것을 제품에 시도하고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검사했다"며 "대기업, 중소기업, 연구소, 포장지 제작사 등 여러 주체가 함께 했다"고 말했다.

 

사바티에 대표는 "우리회사는 이 프로젝트를 따라가는 입장으로 다른 회사가 기획하고 수행했다"며 "처음으로 프랑스 식품가공업 관련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일하는 기회였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프로젝트 관련 자료·서류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작업하는 인력이 따로 없어 힘들었다"면서 "중소기업이 다른 회사와 공동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담당자를 새로 고용하거나 기존 직원을 대상으로 추가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미생물을 연구하는 넥시디아의 연구원이 유제품 박테리아의 스트레스 효과를 검사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공동작업, 새로운 시장 개척

 

박테리아를 연구하는 넥시디아는 식품가공업체가 연구개발을 하거나 새로운 제품을 창조하거나 공정을 최적화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제공한다.

 

지난 2007년 식품미생물학 관련 전문가들이 디종의 브루고뉴(Bourgogne)대학 공대 연구실에 회사를 설립했으며, 미생물을 통제·관리하고 기능을 최적화하는 기술이 경쟁력이다.

 

넥시디아는 비타고라를 통해 쌀의 발아를 연구하는 뉴트라이스(Nutric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작업은 작은 회사지만 전문분야에서의 역량를 가진 회사가 대기업과 협업한 사례다. 이 프로젝트는 주방제품 테팔(Tefal)을 만드는 세브(SEB)그룹이 기획했다. 지난 2008년부터 발아와 밥짓기에 관한 자동시스템을 연구·개발했다. 아시아시장에 판매할 전기밥솥을 개발하기 위해서다. 쌀의 분자구성을 변화시켜 비타민 등 영양을 강화한 뒤 밥을 짓게 하는 방식이다. 넥시디아의 창립 중 한 명이자 브루고뉴 대학의 부학장인 장 귀조(Jesn Guzzo) 씨(49)는 우리나라와의 협업 가능성도 시사했다. "발효식품이 많은 한국음식을 유럽시장에 맞도록 개발하는 작업을 도울 수 있다"며 "한국의 식품관련 업체는 아직 유럽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만큼 한국 업체와 협력해 유럽에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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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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