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웅 시인(군산문화원장)
찻집 안으로 파도소리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고급스런 슈베르트 소리에서 소박한 육자배기 소리까지 모두 밀려오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진눈깨비가 내리던 찻집은 온통 소리의 축제였습니다. 소리만 아니라 낮 같은 초승달 하나가 더 떠있었습니다.
착하고 순하고 이루어지리라 믿으며 어리석으리만치 착하게 살아도 몇 년, 몇 십 년을 참고 살아도 햇빛 한 가닥 와 닿지 않는 야박스런 세상에 용케도 살아남은 아픔은 언제나 아물 것인지 모릅니다.
날아가는 새를 보고 날아가고 싶어서 날아가 마음대로 하늘의 들녘을 돌아다니고 싶어서 하늘 저쪽으로 날아가고 싶었던 실이.
활자만큼이나 어수선한 세상의 내용으로 산하 곳곳에 넘치는 사람들 사이에서 투명한 생활을 찾는 것으로 되풀이 하는 일상의 모습으로 돌아와 날개도 없이 새 모양으로 날아가 무너진 폐허에 떨어져 파편이 되었습니다.
부질없는 세상에서 어둠에 박힌 답답한 숨소리를 덜고 자유를 얻으러 하루안의 그림자를 깨워 그 그림자만으로 훌쩍 떠나려 합니다. 진눈깨비가 몹시 내리던 어느 겨울날에.
이복웅 시인(군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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