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강물이 만든 빼어난 풍광과 강가에 어우러진 마을과 사람들이 빚어낸 삶의 문화가 숨쉬는 섬진강.
그 섬진강을 물로 잠재울 적성댐 건설계획이 발표되면서 지역주민들은 물론, 문화계를 비롯한 시민운동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술인들이 적성댐 건설을 저지하는 ‘섬진강 지킴이’로 나섰다.
전북민족미술인협의회(회장 지용출) 회원들이 ‘Dam-age’를 주제로 30일부터 12월 6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여는 제6회 정기전이 그 자리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댐 개발논리가 담고 있는 폐해를 사전적 의미로 제시한다. ‘Dam’(댐)과 ‘age’(상태, 집합)가 결합하면 ‘Damage’, 바로 댐 자체가 손해·손상을 가져온다는 것.
참여작가는 강현화 김미경 김용련 박진희 서용인 송만규 이근수 임승한 전정권 지용출 진창윤 허길영씨 등 열두명.
이들은 한국화와 서양화 설치작품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섬진강을 형상화한 작품들을 통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드러내지 않고서도 섬진강은 ‘있는 그대로’보존해야 할 대상임을 절절하게 이야기한다.
섬진강의 풍광을 화폭에 담거나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의 현장을 담은 이들 작품은 ‘강물은 흘러야 하는’이유를 관객들의 이성과 감성에 호소한다.
민미협 회원들은 이 작업을 위해 올해 초부터 섬진강 유역 답사에 나섰다. 강과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 적성댐 건설 반대운동을 벌이고 있는 지역 주민이나 관련단체들과 만나면서 의기투합했다. 그 과정에서 얻은 스케치 여행 또한 이들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됐다.
그렇게 얻어진 작품들에는 산과 들을 휘돌아 흐르는 섬진강과 눈부시게 푸른 주변 풍경과 동화된 작가들의 작품세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화폭으로, 혹은 조형물로 만나는 섬진강의 풍경은 더욱 아름답다. 이 아름다움 속에서 관객들은 자연에 대한 겸허함을 배우게 된다.
‘생물이 사라지는 땅에는 인간도 사라지고 문화도 사라진다’는 젊은 작가들의 주장은 절절하다.
지용출 회장은 “댐건설로 얻게 되는 이익보다는 자연과 생태계 파괴라는 손실이 더 큰 것을 알기 때문에 우리들이 나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섬진강 보전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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