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1 10:04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학·출판
일반기사

[시가 있는 아침]허소라 시인의 '이 풍진 세상'

 

우리가 굳이 떠밀지 않아도

 

겨울이 떠나고

 

우리가 굳이 손짓하지 않아도

 

봄은 이렇게 절룩이며 오는데

 

개나리 진달래 흐드러지게 피는데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구경꾼은 없더라

 

팔장 낀 구경꾼은 없더라

 

지난 폭설이나 산불에도

 

온전히 죽지 못하고 썩지 못한 것들

 

마침표 없이 출렁이는 저 파도 속에

 

비로소 그 큰 눈을 감는데

 

아무도 구경꾼은 없더라

 

그때 우리 모두는 증언장에 갔으므로.

 

/허소라(시인·군산대 명예교수)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