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헌(익산시 황등면)
그 말 많고 탈 많던 6·2 지방선거가 마침내 지나갔다. 당선자에게는 축하할 일이고 낙선자에게는 우선 위로한다.
그러나 문제는 앞으로 과연 이들 당선자들이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선거 유세때 공약처럼 오직 주민만을 위해 봉사할 것인가이다. 지금까지 20여년 지방자치가 도입되면서 평균 30% 가까이가 부정과 비리에 연루돼 사법처리 받거나 중도 탈락했다. 그런데도 지방자치단체장 및 의원들은 처음 무보수 봉사제도에서 슬그머니 유급으로 전환하고서 일을 잘하든 못하든 비리에 연루되든 꼬박 세비는 받아 챙겼다. 이런 다람쥐 쳇바퀴 도는 지방자치제를 그대로 언제까지나 두고 볼 것인가. 중앙 정치권과 국민 모두는 이번 선거를 계기로 새롭고 건전한 정착 제도를 진지하게 토론하고 마련해야 한다.
우선 필자는 최소한 지방의원만큼은 무보수 봉사체제 및 방과 후 활동으로 개선할 것을 건의한다. 지방자치제의 선진국인 대다수 국가들에 있어 지방의원들은 무보수로 야간에 활동한다. 일과 중에는 각자 생업에 종사하고서 야간시간을 이용해 토론과 표결정도의 역할을 할 따름이다. 허나 우리나라는 매일 출근하다시피 해서 집행부 업무를 오히려 방해하는 현상까지 나오는가 하면 그들과 유착되고 업자들의 창구 역할 및 비리에 연루되고 만다. 지방의원들의 인건비로 들어가는 돈은 아마 전국적으로 수조원에 이를 것이다. 이를 생계가 어려운 서민복지 행정에 쏟는다면 얼마나 아름다운 행정이 되겠는가?
또 정당 공천문제다. 원래 이 제도를 도입한건 책임정치를 한다는 취지였으나 비리가 연루되어도 중앙당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또 지방의원들은 주민들 보다는 당의 눈치를 보기 일쑤이고 정당에 따라 잘해나가자고 한 지방무대에 중앙정치가 활개를 치니 발전할 리가 없다. 이런 제도를 도입한 정치권은 분명 그 폐단을 잘 알면서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계속 고집하고 있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죄악이니 하루 빨리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정치에서 해방시켜 줘야 한다.
이런 문제를 개혁하지 않고 계속 비리와 무책임 사태가 터져 나온다면 지방자치 무용론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안재헌(익산시 황등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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