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상(지리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장)
몇 해 전 "환경 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라는 책에서 헬리오트롭(Heliotrop : 태양을 향하다)이라는 회전형 태양광 주택을 보고 내가 사는 집도 저런 건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환경에 대한 우려와 관심이 높아지면서 태양광, 풍력 등 기후변화에 따른 친환경에너지사업이 언론에 이슈가 된 것도 새삼스러울 게 없는 일인 듯싶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친환경에너지산업이 과연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가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과 함께 국립공원 태양광에너지 도입·운영으로 그 동안 내 기억 한편에 자리잡고 있던 헬리오트롭이라는 태양광 주택이 머지않아 내 눈앞에서 실현되리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정부의'저탄소 녹색성장'의 정책에 발맞춰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을 국민과 함께 인식하고자 지리산국립공원 뱀사골탐방안내소에도 태양광 발전시설을 적극 도입·시행하고 나섰다.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전기, 가스 등 에너지소비를 줄이기 위해 절전형 전구인 LED를 사무소에 도입한 것은 물론이고, 총 사업비 172,000천원(국비, 도비, 시비 지원)의 예산으로 태양광 에너지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소규모 20kw급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운영하는 에너지 효율화 정책의 의미 있는 시도를 추진한 것이다.
2010. 5. 10일에 설치되어 가동되고 있는 뱀사골 태양광발전시설은 지난 한달 2,545kw의 전력을 생산하여 탐방안내소에 공급되고 있으며, 이는 사무소 전년 대비 전체 전력사용량의 약 15%를 충당하고 있다. 아울러 금번 설치된 동 시설에서 연간 약 23,360kw의 전력 생산으로 온실가스를 연간 14톤 정도를 저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작은 규모에서 이 정도의 전력을 생산해내는 것을 보면 친환경에너지의 시도가 그저 대체에너지 시도라는 작은 의미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시도는 국가를 대표하는 자연, 문화자원을 관리하는 전문기관으로 『자원보전, 고객중심, 창의미래』라는 경영이념과 함께 "범지구적으로 생각 하고, 지역적으로 실천하자"는 환경 슬로건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과 더불어 국립공원을 찾는 수많은 탐방객의 환경의식 변화에도 큰 힘을 실어 줄 것으로 생각된다. 태양광 발전시설은 지렁이를 이용한 음식물 쓰레기 처리 시설과 함께 환경 해설프로그램의 중요한 소재가 되어 많은 탐방객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 수도 있으니 이것이야말로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일조할 뿐만아니라 국민들의 환경의식을 고취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아니겠는가?
국립공원의 친환경에너지 도입 시도는 이제 작은 첫발을 내딛었다고 할 수 있다. 비록 그 시작은 미미하지만, 책에서나 보았던 헬리오트롭과 같은 환경을 생각하는 시도가 국립공원에도 지속적이고 다양하게 도입되어 친환경에너지 선도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해 본다.
/정용상(지리산국립공원북부사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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