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영(전주대 교수)
▲ 꾸림정보
최근 들어 '콘텐츠'란 말이 널리 애용되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를 비롯하여 축제 콘텐츠, 영상 콘텐츠, 새만금 콘텐츠, 문화 콘텐츠, 음식 콘텐츠 등 거의 일상의 모든 것들에 '콘텐츠'라는 말이 붙는다. '콘텐츠'라는 말이 전방위적으로 쓰이고 있으나 정작 일반인들은 '콘텐츠'가 정확히 무슨 뜻인지를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사람이 많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콘텐츠'를 대신할 우리말로 '꾸림정보'를 선정하고 이 말이 널리 퍼지도록 홍보를 권장하고 있다.
▲ 콘텐츠의 확산
'콘텐츠(contents)'란 본래 문서나 연설, 책, 논문 등의 내용 또는 목차 혹은 요지를 뜻하는 말이었다. 영어권에서는 '콘텐츠'가 '내용물'이라는 의미로 통용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더 구체적으로 각종 디지털 정보나 자료를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 '콘텐츠'가 사용됐다.
초기의 '콘텐츠'는 인터넷이나 컴퓨터 통신 등을 통해 제공되는 각종 프로그램이나 정보, 시디롬(CD-ROM) 등에 담긴 영화나 음악, 게임 소프트웨어 등을 일컬는 '디지털 콘텐츠'의 줄인 말로 통용된다. 인터넷과 영상매체의 발전으로 디지털과의 접목이 쉬워지면서 '콘텐츠'는 영화나 음악, 게임 등의 오락으로부터 교육, 비즈니스, 백과사전에 이르는 디지털 정보를 뜻하게 됐다. 콘텐츠는 유·무선 전기 통신망에서 사용하기 위해 문자·부호·음성·음향·이미지·영상 등을 디지털 방식으로 제작, 처리·유통하는 각종 정보 또는 그 내용물을 통틀어 이르는 개념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콘텐츠'는 디지털 콘텐츠와 일반 콘텐츠를 모두 아울러 '콘텐츠'라는 용어가 무차별적으로 쓰이고 있는 추세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영어권에서 사용하는 것처럼, '콘텐츠'가 '내용물'이라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다.
▲ IT산업과'꾸림정보'
IT(정보기술)분야는 진화 속도가 빠르다. IT분야에서는 모국어로 정확하게 설명하기 힘든 용어들이, '쏟아져 나온다'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외래어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현재 '꾸림정보'라는 국어 순화어는 '콘텐츠'라는 용어의 본질을 제대로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이유로 한국어 화자들로부터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 외래어를 포함하여 신조어가 많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국어의 미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은 줄기차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 장미영(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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