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13 21:15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스포츠 chevron_right 축구
일반기사

6강 플레이오프 사령탑 '깔깔 토크쇼'

프로축구 가을잔치인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17일 축구회관에 한데 모인 4개팀 사령탑들은 출사표 내걸기로 몸을 풀더니 이내 입담 경연을 펼치며 본격적으로 맞붙었다.

 

각자 출사표를 밝히는 자리인 만큼 초반 분위기는 팽팽한 긴장감이 흘렀지만 비장함이 감돌던 축구회관 5층 대회의실 공기는 이내 웃음꽃으로 물들었다.

 

선공은 가을잔치의 단골손님인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이 날렸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1위할 때에는 이 플레이오프 제도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와보니 꽤 괜찮은 제도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본인이 생각해도 겸연쩍은 발언이었지만 오히려 굳은 표정으로 진지하게 앞을 바라보는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좌중의 배꼽을 잡게 했다.

 

또 누가 준우승팀이 될 것 같냐는 팬의 질문엔 "기다려라 빙가다"를 외치더니 "1위에 혼자 올라가 있는 서울이 준우승할 것 같습니다"라는 재치있는 대답으로 받았다.

 

최 감독은 이어 경남FC의 김귀화 감독이 전북 홈 구장에서 최근 5경기 연속 승리를 못 해 20일 경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고 말하자 "계속 못 이길 것"이라고 잘라 말하는 냉정함으로 이날 '최강희 어록'의 마무리를 장식했다.

 

입담에선 얼마 전에 아시아를 제패하고 돌아온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도 만만치 않았다.

 

자신의 스타일이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를 이끄는 조제 무리뉴 감독과 비교되는 데 대해 신 감독은 "일단 기분은 좋다. 나이가 젊은 만큼 운동장에서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기보다는 말끔히 차려입는 게 선수들 보기에도 좋은 것 같다. 감독도 일종의 상품이다. 자신만의 값어치를 높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라며 앞으로도 '가꾸기'에 신경 쓸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코치와 선수 관계로 신태용 감독과 연을 맺었다는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아시아클럽 정상을 차지한 신 감독이 매우 대견하다"며 제자가 무럭무럭 자라나 K-리그를 대표하는 감독이 된 데 뿌듯해했다.

 

올 시즌 컵대회를 포함해 성남에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는 김호곤 감독은 갑자기 마이크에 입을 가져가고선 크게 외쳤다.

 

"태용아 최선을 다해라! 그래도 좀 봐줘"라고 말하고는 이내 깔깔 웃으며 제자 신태용에게 스스럼없이 어깨동무를 했다. 비록 며칠 후면 공방을 펼칠 상대팀 수장이었지만 사제지간의 끈끈한 애정을 과시하고 싶었던 것.

 

이날 화제로 떠오른 '한국축구 지도자 세대교체론'과 관련해 신태용 감독은 "나처럼 어린 감독은 스킨십, 선배 감독들은 노하우에 강점을 보인다"며 알기 쉽게 교통정리를 했다.

 

연배가 있는 선배 감독들이 중심을 잡아줘야 후배 지도자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신태용 감독은 며칠 전 일화를 소개하며 40대 감독 신태용만의 '형님 리더십'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도쿄에서 ACL 우승하고 바로 라커룸 들어가서 선수들한테 말했습니다. '이틀 동안 하고 싶은 거 다하고 놀아라. 단 사고만 치지 말고'라고요. 그랬더니 (최)성국이가 와서는 정말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다른 감독들 같았으면 K-리그 안 끝났으니 긴장 풀지 말라고 단속했을 거라더군요"

 

2일간 정신없이 놀다 돌아온 선수들이 이젠 하나같이 진지한 표정으로 묵묵히 훈련 중이라는 신태용 감독은 "당연히 목표는 1등, 우승입니다. 하지만 절대 세리머니는 안 합니다"라고 말해 큰 웃음바다를 몰아쳤다.

 

지난 4월 레슬링 세리머니 약속을 지켰다가 민망한 사진에 혼쭐 난 기억이 크게 자리한 모양이었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스포츠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