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일화가 울산 현대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프로축구 K-리그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성남은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챔피언십 6강 플레이오프 원정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3인방' 사샤-라돈치치-몰리나가 차례로 터뜨린 골로 울산을 3-1로 이겼다.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성남은 단판 승부로 치러진 이날 경기에서 승리해 통산 8번째 K-리그 우승 도전을 이어갔다.
반면 2005년 11월 6일 이후 홈에서 한번도 성남을 이기지 못한 울산은 이번에도 안방에서 '성남 징크스'에 덜미를 잡혀 5년 만의 우승꿈을 날려 보냈다.
성남은 전날 경남 FC를 2-0으로 제압한 전북 현대와 24일 플레이오프 진출을 다툰다.
성남은 조동건을 최전방에 둔채 라돈치치와 최성국을 좌우 날개로 삼았고, 이에 울산은 김신욱-오르티고사-에스티벤 삼각편대 공격라인으로 맞섰다.
경기 시작 후 10분간은 양팀은 서로 탐색전을 펼치느라 다소 정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 15분이 지나면서 본색을 드러냈다.
선공을 펼친 것은 울산이었다.
김치곤은 전반 15분 고창현이 감아올려준 프리킥을 껑충 뛰어 머리로 받아 성남 골문을 긴장시켰고, 17분에는 콜롬비아 용병 에스티벤이 오른쪽 측면에서 페널티 지역안으로 날카로운 패스를 연결하는 등 울산은 양쪽 측면 돌파에 이은 위협적인 크로스로 성남의 골문을 계속 두드렸다.
소나기 공격을 퍼붓던 울산은 결국 전반 22분 성남의 골문을 열어 제꼈다.
오르티고사는 수비수와 몸싸움하며 드리블하다 왼편에서 고창현이 폭풍처럼 달려오는 것을 감지했고 수비수 다리 사이로 스루패스를 찔러 넣었다.
이미 스피드가 한껏 붙은 고창현은 폭풍같은 속도로 질주해 앞에 서 있던 수비수 3명보다 먼저 공을 낚아채 바로 성남의 왼쪽 골망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성남도 이내 반격의 시동을 걸었다.
성남은 전반 27분 최성국이 얻어낸 페널티 킥을 사샤가 골로 연결해 울산의 선제골을 5분만의 만회골로 되받았다.
최성국은 전반 26분 울산 수비수 김치곤이 돌리다 실수로 놓친 공을 빼앗아 골문으로 돌진했고 당황한 김치곤은 하는 수 없이 뒤에서 최성국의 유니폼을 잡아 끌어 페널티 파울을 범했다.
이어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성남의 주장 사샤는 강하고 정확한 슈팅으로 동점골을 넣었다.
1-1 원점으로 돌아간 경기는 이후에도 치열한 접전으로 전개됐지만 양팀 모두 추가 득점은 하지 못하고 후반전을 맞았다.
성남은 전반 내내 공을 제대로 만져보지 못했던 라돈치치를 후반에도 계속 기용했고 결국 라돈치치는 원샷원킬 역전골로 기대에 부응했다.
라돈치치는 후반 21분 페널티 지역 경계 부근에서 조동건에 이어 최성국이 떨구어 준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차 넣어 울산의 골문을 갈랐다.
예상치 못한 역전골을 내줘 당황한 울산 수비는 금세 대오가 흐트러졌다.
역전의 주인공 라돈치치는 후반 26분 울산 수비의 실책을 틈타 왼쪽을 돌파했고 바로 중앙으로 돌진하던 몰리나에게 정확히 공을 건네줬다. 빠른 스피드로 달려오던 몰리나는 지체없이 슈팅으로 연결해 쐐기골을 박아 승리를 확정했다.
후반에만 1골1도움을 올리며 팀을 준플레이오프로 이끈 라돈치치는 경기 최우수선수인 '빕스 맨 오브 더 매치'에 뽑혔다.
성남 신태용 감독은 "(라돈치치도 잘했지만) 오늘 수훈 선수는 단연 최성국이었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이 뚜렷이 보였다. 그 희생 플레이 때문에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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