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P 단일화 주역 / 입 무거워 '자크' 별명
국민대통합위원회 한광옥 위원장(71)은 전주시 효자동에서 태어났다. 부친의 고향이 임실군 청웅면이고 지금도 그 곳에 선산이 있다. 전주사범 부속초, 전주북중을 졸업한 그는 서울 중동고로 유학을 떠났다. 이후 서울대 문리과대학 영어영문학과에 진학했으나 학생운동으로 인해 중퇴했다.
제11, 13, 14, 15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민주화 운동과 정치활동을 하면서 3번이나 투옥됐다. 국회노동위원장, 범야권 대통령후보 단일화(DJP)추진위원장, 제1기 노사정위원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초대 상임의장, 대통령 비서실장, 새천년민주당 대표 최고위원을 지냈다.
한 위원장이 정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하나의 사건이 계기가 됐다. 제11대 국회의원이던 1982년 10월 7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을 통해 그는 김대중 선생 석방, 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 대통령 직선제, 전두환 민정당 총재직 사퇴, 언론자유 보장, 지방자치제 실시를 외쳤다. 그의 나이 39세 때의 일이었다. 야당이라고는 하지만 민한당은 집권 민정당의 2중대로 일컬어지던 상황에서 그의 발언은 커다란 회오리가 됐다. 당시 언론엔 '한광옥 의원이 정치 현안에 대해 언급했다'고 단 한줄만 실렸다. 청주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DJ는 한광옥을 눈여겨봤고, 결국 그를 중용하는 계기가 됐다. DJ는 훗날 한광옥을 민추협 대변인으로 추천했고 고비고비마다 정치권 중심에 불러냈다.
지난해 10월 5일 한광옥은 새누리당에 입당과 동시에 박근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민주당 대표를 지내고 국민의 정부 때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이력에 비추어볼 때 의외의 결단이었다.
한 위원장은 "나보다는 당,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지도자가 돼야 하는데, 우리나라를 어려운 시기에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은 박근혜 후보라고 생각한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0년 7월, 한 위원장은 아내가 서울대병원에서 폐암 3기에서 말기 사이라는 청천병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그는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병 수발에 나섰다. 폐암 수술을 마친 아내를 부축해 항암치료와 요양생활을 하면서 건강을 되찾은 게 가장 기쁜 일이라고 한다. 입이 무겁고 화를 내지않은 그의 별명은 '생불(生佛)'과 '자크(Jipper)'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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