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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암 송성용 선생 삶과 정신세계 부활

전북도립미술관, 탄생 101주년 특별전 / 서예·문인화 등 작품 135점 전시 / 18일부터 의복 등 유품도 선보여

▲ 강암 송성용 선생 생전 모습.

강암(剛菴) 송성용(宋成鏞, 1913-1999)의 탄생 101주년을 맞아 그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생활과 작품 세계가 일치해 삶이 예술을 더욱 빛나게 하는 서예가의 면모를 엿보는 장이 마련된다.

 

전북도립미술관은 오는 18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완주군 구이면 모악산길에 있는 전시장에서 ‘101주년의 새로운 탄생-강암은 정신(精神)이다’를 주제로 특별전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숫자 단위를 꽉 채운 100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101에 무게 중심을 두고 강암이 추구했던 정신의 부활에 의미를 담았다. 도립미술관의 4개 전시실을 5개 부분으로 나눠 서예, 문인화 등 135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먼저 제1전시실은 의복, 붓, 벼루, 서신 등 강암의 유품으로 구성한 아카이브 전시로 꾸몄다.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 근본이 서야 방법이 생긴다)’을 좌우명으로 삼아 평생 선비로 살았던 강암의 인품을 펼쳐보인다. 상투를 틀고 갓을 쓰고 한복만을 입으며, 배운 대로 실천했던 성품에서 ‘안분(安分, 처지에 맞게 편안함)’과 ‘법고창신(法古創新, 옛 것을 바탕으로 새 것을 창조한다)’의 뜻을 되새긴다.

 

이어 제2전시실은 강암의 서예 작품을 볼 수 있다. ‘쓰기’와 ‘감상’으로 나눠 각각의 특성이 살아있는 글씨로 구성했다. ‘서사(書寫)와 서예(書藝) 사이’라는 소주제로 실용적인 서사를 위한 서예와 예술적 표현을 위한 서예의 관계를 가늠하도록 했다. 

 

광복 이후 강암의 작품 가운데 예서, 해서, 행서 등 비교적 가독성이 높은 작품과 역작의 초석을 다진 20~30대 작품을 더했다. 예술성이 부각된 초서도 따로 모아 고품격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강암의 전서체와 서양미술의 원시주의·추상주의를 연계한 해석도 흥미롭다. 

 

강암의 인간적인 풍모도 살펴볼 수 있다. 제3전시실에서는 그가 작품으로 교감·교류했던 흔적을 들춘다. 제자나 가족 등 지인에게 송축 또는 위로를 보낼 때 자신과 상대방의 이름까지 써서 낙관을 찍은 ‘쌍낙관(雙落款)’작품이 전시된다.

 

‘석란도(石蘭圖)-유차견석(惟此堅石)’의 경우 결혼을 축하하는 그림이다. 남편을 돌에, 부인을 난초에 비유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잘 살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화제 문장에는 ‘오직 이 굳센 돌이 그윽히 핀 난초와 짝하여 강함과 부드러움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 영원히 백년 동안 기쁨을 누리기를’이라고 적었다.

 

마지막 제4전시실은 글씨뿐 아니라 대나무 그림에도 능했던 강암의 문인화로 채웠다.

▲ 강암 선생 作 ‘석란도’

강암은 김제군 백산면 상정리 요교마을에서 태어나 부친 유재(裕齋) 송기면(宋基冕, 1882-1956)으로부터 한학과 서예를 배웠다. 일제시대에는 창씨개명과 단발을 거부하며 선비정신을 지켰다. 광복 이후 전서, 예서, 해서, 행서, 초서 등 서예의 5체와 사군자, 소나무, 연, 파초 등을 소재로 한 문인화의 대가로 꼽힌다.   

 

장석원 도립미술관장은 “강암은 추사체뿐 아니라 중국, 대만 등의 서예를 참고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며 늘 새로움을 추구했다”며 “유학을 기본으로 삼아 서예로 표출한 뒤 자연스럽게 문인화까지 섭렵하는 전통적인 선비의 풍모를 지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유명세에도 평생 검소하게 작품 활동에 매진한 그의 정신이 디지털시대에 더욱 주목해야 할 가치로 여겨져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덧붙였다.

 

전시의 개막식은 18일 오후 3시다. 이날 ‘강암 한·중·일 삼국서예의 화이부동(和而不同)과 강암서예의 정신’을 주제로 김병기 전북대 교수(중어중문학과)의 특강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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