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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서동오페라단 '리골레토']무대·조명·가창·연기 조화 몰입도 높여

전북교향악단·스칼라합창단 극 빛내 / 갑작스런 무용극 작품 연계성 떨어져

▲ 지난 4일 군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서동오페라단 ‘리골레토’ 공연 모습.

“그대여, 즐감(즐겁게 감상)하셔요.”

 

뒷좌석의 여성 관객이 속삭인다. 135분이라는 시간 여행을 앞둔 관객의 마음은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설렘과도 흡사했다. 이들은 서동오페라단이 올린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Rigoletto)’를 함께 했다.

 

지난 4일 오후 7시30분 군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선보인 베르디 오페라 ‘리골레토’는 무대와 조명, 지휘, 합창, 의상 디자인까지 각 요소들의 화합이 두드러진 공연이었다. 서동오페라단 입장에서는 지난 2008년 제4회 정기 공연인 코믹 오페라‘비밀 결혼’이후 6년 만의 오페라 공연으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주·조연들 모두가 안정적인 가창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극의 수준을 높였다. 특히 만토바 공작 역의 테너 강훈, 리골레토 역의 테너 조상현, 질다 역의 소프라노 김경란의 유려한 연기가 돋보였다.

 

관객의 집중도가 가장 높았던 장면은 리골레토와 질다, 만토바 공작, 만달레나 등 각 등장인물들의 성격이 잘 묘사된 3막의 4중창이었다. 자칫 산만하게 느껴지기 쉬운 4중창과 합창 등은 오히려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경호 지휘자가 이끈 전북교향악단은 이날 연주의 강약 조절을 통해 극의 긴장감을 배가했다. 화려한 파티장의 모습뿐만 아니라 사랑의 이중창, 리골레토와 스파라푸칠레의 은밀한 만남 등 오케스트라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표현력은 극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스칼라오페라합창단의 가창과 연기도 극을 더욱 빛냈다.

 

그러나 질다가 납치된 이후 리골레토와 재회해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등장한 2막의 무용은 극 전개상 다소 이질적인 느낌을 줘 아쉬움이 남았다. 리골레토와 질다의 비극적인 운명을 예견하는 장치로 무용을 활용한 연출자의 의도와는 달리 대화 내용과의 연계성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관객의 이해를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서막에서 액자 뒤로 비치는 남녀의 관능적인 모습을 통해 현대의 퇴폐적인 사회 모습을 드러냈다는 연출은 첫 장면에 그치고 말았다. 이 때문에 원작의 재해석보다는 원작에 충실한 공연이라는 인상을 주면서 ‘도전’보다는 ‘안정’에 가까운 공연을 보여줬다.

 

‘리골레토’는 6일 오후 7시 30분 익산신광교회 그레이스홀에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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