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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에 잠든 전주완판본체 깨어나다

조선후기 출판물 완판본 글씨 디지털화 / 한컴오피스 NEO 프로그램 기본서체 탑재

▲ 6일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열린 전주완판본체 선포식에서 김승수 전주시장과 이원필 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한글단체 대표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형민 기자

300년 넘게 목판에 잠들어 있던 전주의 글꼴이 새롭게 태어났다. 전주시는 지난 6일 국립무형유산원에서 국내 유일 ‘족보 있는 서체’인 ‘전주완판본체’의 탄생을 알리는 선포식을 가졌다.

 

전주완판본체는 조선후기 전주에서 간행된 출판물인 ‘완판본’에서 집자(集字)해 만든 것으로, 과거 목판 글꼴이 가진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각에 맞게 구현한 디지털 글씨체다.

 

현대한글 1만1172자, 영문 및 기본기호 94자, KS용 기본기호 1000여자로 구성됐으며, 전주완판본 고어체 5560자도 포함돼 있다. 전주완판본 고어체는 전주완판본체로 온전히 구현되는 최초의 글꼴로, 한글 고어체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는다.

 

특히 이 서체는 ‘전주완판본’이라는 뚜렷한 뿌리를 가진 서체여서 개발 단계에서부터 주목받았다.

 

전주 완판본체의 전신은 지난 2014년 1월 사회적기업 ‘마당’이 개발한 ‘완판본 마당체’이다. 완판본 마당체는 전통문화유산인 완판본에 대한 가치를 재정립하고 아름다운 목판 글꼴을 알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조선시대 완판본은 조형적 아름다움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글꼴로 평가받는다.

▲ 전주완판본체로 작성한 본 기사의 제목과 부제목.

전주시는 이를 다시 완판본의 원형을 살린 각체와 현대적으로 순화시킨 순체 등 6종의 서체로 확대·개발했다.

 

전주완판본체는 300여 년 전 목판 속에 잠들어 있던 완판본 글자에 생명을 불어넣고 디지털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목판에 한글을 새기고 이를 다시 종이에 찍어내 한글의 대중화와 문학의 보편화에 기여한 조선시대 장인들의 뜻을 후손들이 이어받아 컴퓨터 서체로 개발·보급해 새 숨결을 불어넣은 것이다.

 

특히 ‘아래아한글’을 개발한 ‘(주)한글과 컴퓨터(한컴)’는 ‘한컴오피스 NEO’ 프로그램 기본서체에 전주완판본체 탑재를 결정했고, 한글단체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하고 보급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한컴은 이날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전주완판본체’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선포식에는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명지 전주시의회 의장, 이원필 (주)한글과컴퓨터 대표이사, 권재일 한글학회 회장을 비롯한 한글단체 관계자,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전주의 무형문화재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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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종 bell103@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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