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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왜 가야해?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코로나19는 이제 우리 일상의 풍경을 대부분 바꾸어 놓았다. 교육현장에서도 온라인 개학, 비대면 수업 등 낯선 풍경을 경험하였다. 스타강사들을 온라인에서 접촉하게 되면서 ‘학교는 왜 가야해?’ ‘원격수업이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교육의 본질이 무엇인가’ ‘학교와 학원의 차이는?’ 등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학교가 문을 닫고 열기를 반복하면서 학교가 더 크게 보인다. 코로나로 인한 급격한 사회변동과 불확실성에 적응하고 살아가는 힘을 길러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우리 사회의 존속에 꼭 필요한 정체성과 연대감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이 학교가 아닌 다른 곳이 있을까?

학교는 교과지식의 습득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사회규칙의 준수와 대인관계능력의 형성 등 다양한 성장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그동안 학교에서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들이 지금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학교에 꼭 가야하는 이유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학교가 필요한 이유는 첫째 ‘모방학습’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학습방식은 ‘모방’이다. 아이들은 또래집단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때문에 모방학습의 동기는 매우 강력하다. 친구들의 모습과 행동을 닮고자 따라하면서 기본적 사회화 학습이 학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둘째, 학교에서 ‘동료학습’이 이루어진다. 교과내용에 대해서 학생 간 그들의 언어로 가르침이 일어나며 매우 효율적인 학습이 이루어진다. 동료에게 쉬운 언어로 설명하는 과정에서 본인의 이해도 깊어지고 기억도 오래간다. 소위 ‘배워서 남 주는 교육’이 나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실과나 체육 등 체험과정을 거치는 교과의 경우 이 효과는 더 크다.

셋째, 학교에서 ‘관계학습’이 일어난다. 학교에서 놀이, 스포츠, 체험학습, 봉사활동 등을 통해 학생 간 관계가 형성되고 효과적인 협력방식을 터득하게 된다. 상대방의 필요와 감정을 세심하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대응하는 감성능력이 발달하게 된다. 미래학자, 유명 CEO, 국제기구 등이 공통적으로 예측하는 미래사회의 가장 중요한 역량은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 관계적 능력이다.

이와 같이 학교가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기능들이 그동안 지식의 전달과 습득이라는 외형적 역할에 가려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다. 온라인 수업은 상당한 효용성에도 불구하고 자칫 동료학습 등이 없는 ‘자기고립 학습’으로 학습효과가 떨어지고, 특히 모방학습과 관계학습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온라인 교육은 이미 활용되어 왔으며 다가오는 미래이기도 했지만 코로나19가 단숨에 앞당겨 주었다. 인공지능(AI) 등 기술적 진보와 함께 온라인교육을 통해 다양한 교육선택권을 보장하고, 여기에 토론학습과 프로젝트 학습을 접목하는 등 온라인교육과 오프라인 교육이 상호 보완하는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

교육은 본질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바탕으로 한다. 우리 교육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에서 파생된 학습격차를 해소하고, 감성지능과 협업능력 등을 키워내야 한다. 학교에서의 배움과 성장, 봉사와 나눔 등 중심 기능도 결국 학생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팬데믹의 위기상황에서도 학교는 지속되어야 한다. 학교교육의 정상화는 모든 학생의 정상적인 등교를 전제로 해야 한다. 등교를 못할 경우 발생하는 우리 아이들의 학습결손 누적과 사회성 결여는 팬데믹과 비교할 수 없이 더 큰 재앙이 될 것이다. 학급당 학생수 등 여건이 비교적 양호한 전북의 경우 ‘전 학생 등교’의 원칙은 계속 지켜져야 한다. /전)전라북도 부교육감 황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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