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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노동자 현실, 죽음의 의미, 희망메시지 담은 판소리 창작극

월드뮤직 중심 시즌1과 달리 판소리 창작물 발굴에 집중
판소리 가진 다양한 요소들 각각 독창적인 방식으로 구현
전태일과 노동자 사연 엮어 다큐 판소리 형식인 ‘TALE’
평안한 마지막 순간 그린 ‘여기 잠시 머물다, 다시 돌아갑니다’
꿈 희망 잃은 N포세대 희망 메시지 전한 ‘풍각쟁이’

판소리를 중심으로 스토리텔링을 한 작품은 어떨까. 전주세계소리축제 2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소리프론티어 시즌2’는 이런 궁금증을 해소시켜준다. 올해 소리프론티어는 한국형 월드뮤직팀을 발굴해 온 기존 방식과 달리 판소리 중심의 창작 작품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무대에서는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 7개를 만날 수 있는데, 판소리가 가진 다양한 요소들이 각각의 독창적인 방식으로 변화하는 모습이 보인다. 개막일과 지난 30일 열렸던 공연을 소개한다.

 

노동자 현실 드러낸 ‘TALE’

“저기 청계천 아래 저기 구름다리 아래 무서운 깡패 하나, 불에 타 죽었다. 행여 구경 간다 나가지 말고 일만해라”

판소리공장 바닥소리가 개막식날인 지난 29일 명인홀에서 선보인 ‘TALE’. 전태일 열사 50주기 추모작이다. 무대에서 전태일은 등장하지 않지만, 50년 전 그가 느꼈던 암울한 노동현실이 그대로 드러난다. 소리꾼 배우들은 실제 노동자들의 사연을 엮어 다큐 판소리 형식의 공연을 선보인다. 극의 전환은 4개의 프레임과 신발로 이뤄지는데, 특히 상자 안에서 표현하는 소리꾼들의 몸짓은 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극 전반에 깔리는 아쟁과 피리소리, 타악은 관객에게 구슬픔을 더해준다.

 

삶의 편안한 마지막 전하는 ‘여기 잠시 머물다, 다시 돌아갑니다’

한사코는 같은 날 야외공연장에서 ‘여기 잠시 머물다, 다시 돌아갑니다’를 들려줬다. 전통악기 연주자들이 모여 결성한 이 팀은 무대에서 인생을 마치는 순간이 왜 슬픈 지를 놓고 의문을 던진다. 그러면서 이들은 즐겁고 평안한 마지막 안녕에 대한 한과 흥의 의미를 즐거운 넋풀이로 승화한다. 슬픔이 가득한 마지막 이별을 즐거움으로 전환하는 셈이다. 가야금 병창과 타악, 피리로 소리의 구조들을 바꿔, 생을 벗어나는 이를 기쁨과 함께 배웅한다.

 

N포 세대에게 외치는 희망 메시지 ‘풍각쟁이’

소리꾼으로 이뤄진 소리극단 도채비는 지난 30일 명인홀에서 ‘풍각쟁이’를 풀어냈다. 도채비는 꿈과 희망을 잃은 N포세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무대에서는 전통 소리와 피아노, 콘트라베이스, 드럼이 어우러지며, 흥부, 놀부, 춘향, 심청 등 고전문학에 나오는 인물이 구분없이 등장한다.

소리꾼들은 공연에서 고생 끝에 사업 아이템 개발에 성공한 청년사업가 흥부의 아이템을 권력자인 놀부가 송두리째 빼앗아가는 상황을 묘사한다. 벼랑 끝에 선 흥부는 어떻게 됐을까. 결국 고전처럼 권선징악으로 끝난다. 흥부전에 나온 것처럼 박에서 나온 도깨비가 놀부를 징벌하고, 흥부는 재산을 되찾는다. 어릴 때부터 들어온 흔한 스토리지만, 무대에서 넘치는 풍자와 해악은 관객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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