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당 운영이 대의원 중심에서 당원 중심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를 맡았던 지난 2023년 12월이었다. 대의원의 1표가 당원 60표의 가치를 가졌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대의원 표 가중치를 권리당원의 20배 이내로 제한하는 당헌 개정을 단행했다. 당사자인 대의원들과 지역위원장(국회의원)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정면돌파로 ‘대의원 1표 대 권리당원 20표’를 관철시켰다.
이재명 대표의 뒤를 이은 정청래 대표는 ‘완전한 표의 등가성’을 주창하고 나섰고, 지난 2월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가치를 1대 1로 맞추는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 당연직 대의원과 지역위원장 추천으로 선출된 대의원들 모두 일반 권리당원들과 똑같이 ‘1표를 가진 대의원’이 됐다. 모든 당원이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하는 ‘당원 주권’이 실현된 셈이다.
‘1인 1표제’ 도입이후 처음 치러지는 6.3 지방선거는 당원 주권 실현이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 평가받는 첫 시험대다. 1인 1표제 도입이 정당 민주주의를 강화시켜 더 좋은 일꾼을 뽑는 계기가 될 것인지, 과거처럼 지역위원장의 하향식 정치와 조직력에 의해 선거 결과가 좌우되는 하나나마한 당원 주권이 될 것인지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여러 논란이 ‘당원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 후보 검증 결과에 대한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고, 표를 가진 당원들을 혼란스럽게 만드는 경쟁 후보 흠집내기 등 네거티브 선거전이 활개치고 있다. 경쟁 상대가 ‘정밀심사 대상’이나 ‘하위 20%’에 포함된 부적격 후보라는 등의 네거티브가 설치고, 소문에 휩싸인 당사자들이 SNS를 통해 해명에 나서는 촌극까지 벌어지고 있다.
부적격 통보를 받은 후보는 서로 다른 기준 적용을 주장하며 반발하고, 경쟁 후보의 적격 통과를 문제 삼으며 컷오프를 요구하는 항의도 나온다. 전북도당 공관위의 검증 결과를 중앙당이 뒤집어 검증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민주당 ‘당원 주권’의 성패는 ‘후보 검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원들의 바른 선택을 돕는 기준이 될 수도, 혼란을 주는 요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천 심사 결과의 외부 유출을 통한 ‘여론 재판’과 경쟁 후보 솎아내기 등의 주장이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터져나오는 것은 문제다. 중앙 및 지역정치의 힘에 의해 후보 검증이 영향받는 것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후보 검증’과 ‘당원 주권’은 서로 정확하게 맞물려 돌아가야 하는 톱니바퀴다. 문턱은 높이되, 경쟁의 공정성도 보장돼야 한다. 공관위를 향한 외부의 지시나 압력, 기득권과 특혜 요구 등의 차단은 당원 주권 확립의 선행조건이다. 지방선거 공천이 지역위원장의 권력 강화는 물론 차기 당 대표 선거와 맞물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불식되지 않으면 정당 민주주의도, 당원 주권도 바로 설 수 없다.
강인석 디지털미디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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