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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환자 학대하는 요양원, 감독 강화해야

군산의 한 요양원에서 치매환자를 학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산시와 전북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이 요양원의 요양보호사들이 57세의 남성 치매환자의 성기 부분에 비닐봉지를 씌운채 관리해 왔다는 것이다. 이 환자는 4년 전 전두측두엽 치매를 앓기 시작해 최근 상태가 나빠져 지난 2월 이 요양원에 입소했다. 이 사실을 제보한 남성의 부인은 면회갈 때마다 남편이 울어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더구나 남편이 지내는 4인 생활실에서 옆에 여자 노인 입소자가 보고 있는데 가림막도 없이 기저귀를 가는 모습을 보고 놀라 퇴소시켰다. 더 놀라운 것은 퇴소 후 남편이 착용한 기저귀를 풀었더니 그의 성기가 기저귀 뭉텅이와 함께 비닐봉지에 묶여 있었다는 것이다. 조사 결과 사실로 드러나 군산시는 요양보호사 4명에 대한 업무 배제 행정지도를 내리는 한편 경찰이 조사에 들어갔다.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집에서 치매환자를 돌볼 수 없어 요양원에 환자를 맡겼는데 이 지경이라니 보호자 입장에선 억장이 무너질 것이다. 노인학대는 노인에 대해 신체적ㆍ정신적ㆍ정서적ㆍ성적 폭력 및 경제적 착취 또는 가혹행위를 하거나 유기 또는 방임을 하는 것(노인복지법 제1조의2 제4호)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의하면 이러한 노인학대 피해자 4명 중 1명이 치매노인이다. 가해자는 대개 아들 등 친족이 많으나 시설도 그 다음을 잇는다. 군산 요양원의 경우 시설에서 일어난 학대에 해당한다. 늙은 것도 서럽고 여기에 자신을 잃어버리는 치매 증상까지 있는데 믿고 맡긴 시설에서 학대를 당한다면 보호자의 심정은 어쩔 것인가. 이같은 사례 말고도 장시간 동안 침대에 팔을 묶거나 휠체어에 상채를 고정한채 지내도록 하는 경우 등이 최근 보도되었다. 또 요양보호사가 파티션 등으로 가리고 치매 환자를 폭행한 경우도 있었다. 치매 환자를 돌보다 보면 갑자기 대드는 등 난폭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 그렇다고 환자를 폭행한다면 복지시설이 아니다. 요양보호사 역시 자격이 없다. 노인복지를 위해 설립된 시설이 인권 사각지대로 전락해선 안된다. 다행히 요양시설에 CCTV 설치가 의무화될 예정이다. 요양시설의 설립 요건을 강화하고 상시 감시활동을 통해 인권유린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했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5.30 18:37

작은 도시 기쿠치의 선택

미국의 이름난 잡지 <INTERIOR DESIGN>에 ‘잠시 머물고 싶은 세계 12개의 도서관’으로 선정된 아주 작은 도서관이 있다. 일본 규슈의 작은 도시 기쿠치시(菊池市)의 시립중앙도서관이다. 기쿠치시는 구마모토현의 북부를 흐르는 기쿠치 강 상류에 있는 인구 5만 명도 안 되는 작은 도시다. 예부터 규슈지방의 정치, 교육, 문화 중심지로 번성했던 까닭에 지금도 적지 않은 유적이 남아 있다. 곡창지대로 농업이 발달하고 지리적 여건으로 쌀 집산지가 되어 상업도시로도 발전했다. 그러나 일본의 오래된 지방 도시들이 그렇듯이 기쿠치시도 쇠퇴의 대열에 들어섰다. 원인은 역시 청년층의 이탈이었다. 대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도시는 활력을 잃고 성장은 멈추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이주(?) 행렬이 도시의 존립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자 시가 나섰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청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던 시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의 선택은 도서관. 프로젝트 목표는 지역 주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시의 의뢰를 받은 건축가 나카무라 가즈노부 씨는 기쿠치 시의 자연환경을 주목했다. 기쿠치강의 흐름처럼 곡선을 그리는 거대한 책장.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름다운 도서관 기쿠치시립중앙도서관 ‘BOOK RIVER’는 그렇게 탄생 됐다. 기쿠치도서관은 거대한 규모나 화려한 외형을 가진 이름난 건축물과는 다르다. 소박한 건물의 외관만 보자면 특별하지 않으니 디자인 명성을 듣고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이 실망하거나 당황스러워할 수도 있다. 그러나 1층에 있는 도서관에 들어서면 강처럼 곡선으로 흐르는 책장이 가로질러 놓인 공간의 아름다움에 금세 압도당한다. 크지 않지만, 100m가 넘는 책장이 강물처럼 휘감기며 공간을 나누거나 통하게 하며 다양한 기능의 공간을 만들어낸 도서관 내부의 아름다운 풍경 덕분이다. 이 작은 도시의 선택은 옳았을까. 2017년 개관한 이후 두 달 만에 지역 주민의 80%가 도서관을 찾았고 타지에서 도서관을 찾는 방문객들도 큰 폭으로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도시는 활력을 찾고 시민들은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는 기쿠치 도서관의 슬로건은 ‘사람과 정보, 문화가 만나 어울리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교류의 공간’이다. 쇠락한 도시를 살려내는(?) 도서관이 늘고 있다. 새로 짓거나 오래된 건물을 활용하거나, 지역의 가치를 살려낸 도서관들은 주민을 모으고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 관광객을 부른다. 인구 감소로 쇠락의 위기에 놓인 도시라면 주목할만한 좋은 선례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05.30 18:37

지역이민비자

한국의 내국인 총인구는 2019년 11월 정점에 달한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인구감소 원인은 여러 가지지만 그 핵심은 저출산에 있다. 저출산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합계출산율, 즉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살펴보면, 1983년에는 2.06으로 당시 인구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으나, 1984년에 대체출산율 이하인 1.74로 떨어졌고, 그 후 꾸준히 감소하여 2021년에는 0.81로 격감하였다. 저출산은 오래된 일이지만, 인구감소는 비교적 최근에 시작되었다. 그것은 평균수명의 증가, 즉 사망력 저하 때문이다. 또한, 다행히 인구감소 개시 이후에도 노동력 부족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지 않고 있다. 이는 고령자·여성 등 비경제활동인구의 취업 증가, 기술 혁신에 의한 생산성 향상, 적정 외국 인력 도입 등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것은 불과 앞으로 5∼10년이라고 말한다. 요컨대, 한국은 생산연령인구를 대량 보유하여 ‘인구 보너스’를 바탕으로 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이제는 인구가 줄 뿐 아니라 노인부양인구가 늘어나는 ‘인구 부담’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는 인구압력이 생산성 향상과 투자에 부담을 주고 재정 문제를 초래하여, 경제성장 엔진을 꺼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한국경제가 인구감소의 충격이 크게 확산하기 직전 ‘골든타임’을 누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관점을 달리하여 국내 부문간·지역간·취업유형간 노동시장 상황을 살펴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업종별·지역별 노동력 수급 불균형이 존재하여, 수도권과 지방의 노동시장 상황이 판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인구감소의 충격은 이미 심각하다. 몇몇 지역에서 경제는 황폐해질 위기에 처해 있고, 지역 인구 소멸로 치닫는 곳도 한둘이 아니다. 전라북도는 전국에서 인구감소 충격이 심한 곳 중 하나다. 행정안전부는, 전라북도 14개 시군 가운데 전주시·익산시·군산시·완주군을 제외한 10개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했다. 전라북도는 법무부·행정안전부와 함께 ‘지역특화형 비자 제도’ 시범 사업 등을 시행하며, 인구감소 충격 완화 방안을 찾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라북도는 지역 발전을 지속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올해 1월 국회에서 통과되어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담아야 할 구체적 사항을 정비하여,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 시도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지역이민비자’ 제도다. 그것은 ‘전라북도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정착할 외국인에게 대한민국 정부가 발급하는 사증’으로 이해할 수 있다. 캐나다·호주 등 해외사례에서 시도한 사례가 있긴 하나, 예상되는 문제를 차단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여 최선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역이민비자’ 발급 건수와 활동 범위 등을 엄격하게 규정하고, 그 근거가 되는 노동시장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당연히, 현재 전라북도의 ‘빈 일자리’ 수와 분포를 분석하고, 그것을 어떻게 채울 수 있을 것인지부터 출발해야 한다. 전라북도 주민, 국내 다른 지역 주민, 외국인 주민의 구성 비율도 고려 대상이다. 바늘귀에 실을 꿰기 어렵다고 해서, 바늘허리에 실을 묶어 쓸 수는 없다. 정책을 섣불리 수립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 전라북도의 체계적이면서 면밀한 ‘지역이민정책’ 수립을 기대한다. /설동훈 전북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오피니언
  • 기고
  • 2023.05.30 18:36

무능한 국회의원을 갈아 치우자

전북이 낙후된 것은 총선때 무능한 정치인을 갈아치우지 못한 탓이 제일 컸다. 다음으로 도민들의 의식이 깨어 있지 못해 항상 자발적이지 못하고 권리위에서 낮잠이나 자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발전을 위해 일 못하면 과감하게 낙선시켜야 하지만 인정에 사로잡혀 온정주의로 흘러간게 패착이었다. 전북은 30년간 민주당 일당독주구조가 판쳐온 무풍지대였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는 단선구조라서 중앙정치무대에서부터 존재감이 미미해 전북몫 찾는데 실패했다. 전북은 윤석열정권이 들어서면서 반감이 생겼지만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 등 연이어 악재가 터져 당 지지율이 떨어진다. 이 대표가 대선 때 0.73%라는 간발의 표차로 낙선한 이후 검찰의 전방위적 대장동 관련 의혹 수사가 계속 이어지면서 정치검찰에 대한 반발심리가 형성, 동정여론이 생겨났지만 미동이다. 하지만 송영길 전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려고 윤관석 이성만의원이 중심이 돼서 돈 봉투를 전방위로 살포,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접수됐고 이 대표 측근인 김남국의원의 60억대 코인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당지지율이 빠졌다. 이 대표는 가지 많은 나무 바람잘날 없듯이 비명계가 강하게 사퇴를 요구해와 리더십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사사건건 친명 비명간에 주도권을 놓고 다툼이 벌어져 총선공천이 다가 갈수록 내홍이 더 깊어질 것 같다. 이 대표는 총선을 앞두고 전열을 정비해서 정국주도권을 잡고 가야 하지만 본인부터 사법리스크에 휩싸인데다 대선 때 그를 도와준 측근들이 연거푸 검찰 수사를 받아 영이 서질 않고 있다. 이런 당내 사정으로 전북정치권도 개혁공천을 명분으로 한 공천 보다는 현행처럼 당원들에 의해 공천 후보가 결정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현역들은 유급당원 늘리는 게 최상이라고 여기고 당원모집에 혈안이 돼 있다. 심지어 지방의원들을 총동원해서 할당제로 당원확보에 나선다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결국 이런식으로 전북정치가 흘러가면 무능한 현역들을 교체할 수가 없다. 그래서 민주당은 신인들을 못들오게 하려고 진입장벽을 높게 치지 말고 역량있는 인물이 수혈되도록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 당이 현역위주로 가려고 하기 때문에 도민들이 판을 갈아 엎어 경쟁구도를 만들어 줘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전북발전은 백년하청이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지역정서에 기대어 그간 손쉽게 재선한 의원들은 지역구를 경쟁이 심한 수도권으로 옮겨 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지금 전북은 국힘 한테는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이 14.4% 밖에 표가 안 나왔다고해서 지원 못 받고 민주당에서도 당 지도부에 끼지 못해 전북현안 해결에 큰 도움을 못 받고 있다. 여야로부터 모두가 전북이 관심권 밖이어서 자력갱생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인데 이마저도 동력을 삼을 게 없어 팍팍하다. 전북의 현실이 이토록 꽉 막혀 있어 각계 전문가들이 내년 총선에 나서서 속시원하게 뚫어줘야 할 형편이다. 아무튼 도민들이 역량있는 인물이 전북발전을 짊어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 나물에 그 밥처럼 이미 능력 없다고 검증된 사람을 또 국회로 보냈다가는 희망이 절벽 된다. 인구소멸지역으로 치닫는 전북이 그나마 희망을 갖고 살려면 전북정치권에 영양제를 투입해서라도 소생시켜야 한다. 중앙정치무대에서 호남권으로 묶여 광주 전남 한테 빼앗긴 전북몫을 되찾아올 용기있는 인물이 필요하다. 내년 1월 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전북도가 특별자치도법을 대폭 보완해서 국회를 통과시키는 일도 중요하다. 강원도민 천명이 여의도에 모여 여야로부터 특별자치도법 보완 통과를 확약 받은 사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도민들도 이차전지 새만금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똘똘뭉쳐 전북의 목소리를 모처럼만에 중앙에 울려 퍼지도록 해야 한다. 내년 총선결과에 따라 전북이 발전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답보상태에 머무를 수 있다. 도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기대된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5.30 18:36

학교의 자율성, 더 확대되어야 한다

코로나의 끝이 보이면서 학교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막혔던 혈이 뚫리는 것처럼, 학교에서는 각종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다. 체육행사, 체험학습, 진로캠프 등 활기찬 학교의 모습을 되찾으면서 마스크를 벗은 학생들의 얼굴도 밝아졌다. 얼마 전 학교 재량휴업일을 맞아 산을 좋아하는 학생들과 함께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다. 학업과 안전의 그물에 갇혀 학교를 빠져나오지 못했던 날들에 분풀이 하듯, 학생들은 땀을 쏟아가며 정상으로 향했다. 걱정과는 달리 학생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도 서로를 격려해가며 정상에 올랐다. 참으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희열감이었다. 그러나 다시 학교로 돌아오면 여전히 답답한 상황이다. 내신과 입시 제도 속에서 학생들은 소몰이 당하듯 학교와 학원으로 내몰리고 있다. 입시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학생들의 모습이 안쓰럽다. 더 이상 학교가 경쟁의 터전이 되어서는 안 된다. 학교야말로 학생들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특기와 적성을 개발할 수 있는 미래 교육의 플랫폼으로 거듭나야만 한다. 지금 전북 교육은 학생 중심의 미래 교육을 말하고 있다. 수업혁신, 기초학력 등 10대 핵심 과제를 내걸고 새로운 교육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일선 학교 역시 마찬가지다. 코로나 이후 급격하게 달라진 교육환경과 문화 속에서 교사들은 교육의 중심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학생 인권과 수업권의 사이에서, 학부모 소통과 교권의 사이에서 여전히 흔들리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또한 상대적으로 후순위로 밀렸던 학력 신장에 관심을 두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실제로 단위 학교에는 기초학력 관련 교부금이 많이 내려오고 있다. 국·영·수 기초수업을 무료로 진행하고, 기초수급자 및 차상위, 다문화, 다자녀 학생들에게는 방과후 수강권을 지원하고 있다. 경제적 여건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에서 적극 지지하는 정책이다. 그러나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교부된 기초학력, 방과후 예산을 사용하는데 현실적인 고충이 있다. 학습지원대상 학생으로 선정되면 먼저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만 보충학습을 진행할 수 있다. 그렇지만 기초학력 미달 학생으로 분류되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기도 하고, 애초부터 학습 의욕이 없어서 국·영·수 기초 수업을 참여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도 상당수다. 교사가 보충학습을 받아달라고 설득해야만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자유수강권 즉, 방과후학습비 지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애초에 목적사업비로 교부된 예산이다 보니, 학습지원 대상학생들이 학습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연말에는 예산을 반납해야만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예산 활용의 적정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학력 신장은 기초 학력 향상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기초 학력이 기본 학력으로, 다시 심화 학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예산 활용에 학교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기초 학력에 예산이 집중 투입되다 보니, 학습지원 대상이 아닌 경우 혜택을 받기가 어렵다. 또한 대상 학생 선정 역시 소득분위를 기준으로 정해져 있어서, 다른 학생들에게는 혜택이 돌아갈 수 없게 되어 있다. 지원 예산 범위 내에서는 복지위원회 또는 교사 추천의 방식으로 대상 학생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다양한 조건의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며 낙인효과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다양한 소질과 재능을 가진 학생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단위 학교에 자율성을 적극적으로 부여해야 한다. 미래 교육의 거점은 여전히 학교라는 것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장경호 남원고 교감

  • 오피니언
  • 기고
  • 2023.05.30 18:35

새만금 트라이포트 완공 시점 앞당겨라

새만금 국가산단이 1년만에 4조원 넘는 돈을 끌어들이며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성과를 달성했다. 지난 1년간 새만금 국가산단에 28개 기업, 약 4조1,760억원의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이는 새만금청 개청 이후 9년간 실적(33건, 1조4,740억원)의 약 3배에 달하는 성과다. LG화학, 절강화유코발트, SK온,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이엠(GEM) 등 유력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최근들어 2차전지 산업 중심지로 급부상 하고 있는 것은 가히 상전벽해라고 할만하다. 핵심은 인프라 확충이 가시권에 들어온 때문이다. 새만금의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는 십자형 간선도로가 오는 7월 완공된다. 지난 2020년 가로축인 동서도로 개통에 이어 세로축인 남북도로가 7월 개통되면 물류, 교통의 핵심 인프라가 완성된다. 오늘날 대한민국이 단기간에 선진국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것은 경부선, 호남선으로 대표되는 고속도로 건설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독일 아우토반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데 어쨋든 산업화에 결정적 계기가 됐다. 오늘날엔 도로 하나만으론 부족하다. 소위 트라이포트(항만·공항·철도)의 구축 여부가 핵심이다. 신항만은 5만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2선석을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건설 중이며 공항과 철도는 각각 2029년 개항과 2030년 개통이 목표다. 공항이나 항만 등은 전세계적인 추세에 비추어 규모가 너무 적어 아쉽기 그지없으나 그것이나마 빨리 조성돼야 한다. 신항은 일부 완공된 방파제와 호안이 형태를 갖춰 가고 있고, 진입도로와 5만 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2개 선석(접안시설) 공사가 한창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새만금 국제공항이다. 당초 계획보다 점차 늦어지더니 국교통부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올해 3월 활주로 등 건설공사를 일괄도입(턴키) 방식으로 입찰에 나섰다. 새만금항 인입철도는 2021년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기본계획을 수립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 인수위와 함께 전북을 찾아 “새만금과 전북을 기업들이 바글바글거리는 누구나 와서 마음껏 돈을 벌 수 있는 지역으로 만들어보자”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새만금을 단지 전북에 국한된 사업이 아니고 국운을 가를 중차대한 사업으로 보고 대통령이 새만금 트라이포트 진행상황을 직접 챙겨서 하루빨리 국제적인 경제 중심지로 만들어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5.30 11:45

전주시 쓰레기 불법투기 암행순찰 계속하라

전주시가 생활쓰레기 불법투기가 심해 단속에 나섰다. 전주시내 원룸촌과 재래시장, 공원 주변 등 상습 투기지역이 대상이다. 이들은 2명씩 4개조의 단속반을 편성해 오후부터 밤까지 상습 불법투기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러한 단속에 대해 일부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과태료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강압적이고 불친절한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불법투기에 대해서는 강력 단속하는 게 맞다. 특히 야간에 상습적으로 자행하는 불법투기는 암행순찰을 통해 발본색원하는 수밖에 없다. 이들 때문에 쾌적해야 할 도시의 미관을 해치고 악취가 풍겨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줘야 되겠는가. 다만 단속과정에서 쓰레기 봉투를 바닥에 쏟아 붓고 인격적인 모독을 하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 전주시 뿐만 아니라 도내 전지역은 쓰레기 불법투기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종량제 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대형 폐기물에 스티커를 부착하지 않고 버리는 행위, 종량제 봉투 안에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품을 혼합 배출하는 행위 등이 그것이다. 원룸촌이나 주택가 골목길, 이면도로, 한적한 변두리 길, 재개발 또는 택지개발지구 등이 특히 심하다. CCTV 등 감시의 눈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는 불법투기가 더 기승을 부린다. 양심 불량의 시민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러한 곳의 쓰레기는 가능한 빠르게 수거하는 게 필요하다. 오래 방치된채 길고양이나 개, 새들이 음식물 봉투를 찢어 내용물을 먹는 모습도 목격된다. 미관상은 물론 위생상 심각한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여름철 무더위가 시작되면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빠른 수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불법 투기를 근절해 다시는 버리지 않게 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쓰레기 투기금지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청결한 환경 유지를 위해 지속적인 감시와 점검을 해야 한다. 이같은 불법투기는 양심적인 시민의식을 통해 스스로 해결하는 게 최선이다. 그러나 시민의식을 기대하기에는 도를 넘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경범죄처벌법이나 폐기물관리법, 도로교통법을 엄격히 적용해 과태료는 물론 벌금 등 형사처벌도 서슴치 않아야 한다. 그에 앞서 깨끗한 공동체를 위해 시민 모두가 힘을 합쳤으면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05.29 17:34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택아닌 필수다

전북도는 물론, 각 시도의 최대 현안문제로 부각된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오는 7월 발표 예정인 가운데 새만금을 세계적인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기지로 조성하겠다는 비전 실현 여부가 관심사다. 이차전지 산업은 지난해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과 함께 3대 국가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돼 특화단지 공모를 추진 중이다. 오는 2030년을 기준으로 할때 이차전지 산업 규모는 최소 5배, 많으면 10배까지 팽창할 수 있기에 각 시도에서는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지정받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상태다, LH 본사 유치의 뼈아픈 경험을 가지고 있는 전북으로서는 천재일우의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만 할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해있으나 한편에선 우려가 없지 않다. 중앙정치무대에서 변방으로 전락한 전북이 또다시 희생양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각 지역간 각축전이 심화하다 보니 주무부처인 산업부에서는 실무적으로 면밀한 검토를 해야 하기에 6월이내 발표 일정을 늦춰 7월로 넘길 것이 확실시된다. 최종 발표를 6월에 하든, 7월에 하든 그것은 본질이 아니다. 과연 공정하면서도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지정하는가 여부가 핵심이다. 구태여 일부 지역을 지목할 필요는 없지만 심사도 하기전에 벌써부터 평가 점수가 높다며 지정된 듯한 뉘앙스를 풍기고 있다. 정부여당의 실력자가 그 지역 출신이라는 점이 감안됐음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 과정에서는 딱 2가지 원칙만 지키면 된다. 하나는 국가 균형발전을 감안하라는 것이다.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원래 하나만 검토했으나 향후 수요를 감안하면 단지를 최소 2개는 지정할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때 소부장 특화단지는 당초 1개를 예정했으나 결론은 5개로 늘어난 바 있다. 이번에도 동부권 한곳, 서부권 한곳 등 2개 정도를 지정하는게 국가 균형발전 차원에서 합리적이다. 또 하나는 관련 기업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곳을 지정해야 한다. 이차전지 관련 기업은 한번 투자가 이뤄지면 조 단위의 거액이 동원되고, 부지 면적은 10만평을 넘어서는데 이러한 요건을 충족시키는 곳은 새만금 이외에 대안을 찾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정부여당의 핵심 인사가 포진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지역이 지정되고, 없다는 이유로 특정 지역이 배제되는 일 없이 기업 수요에 맞는 곳으로 지정하기를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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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5.29 17:33

전주시 청소행정 권역화에 앞서 개선이 필요하다

그간 많은 논란이 있었던 전주시의 청소행정 권역화가 7월 1일 전면 시행까지 이제 한 달여의 시간만을 남겨놓고 있다. 디데이는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 해소되지 못한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사실 청소행정의 권역화는 시의회에서도 2015년부터 폐기물처리시설 등에 관한 행정사무조사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지적하는 등 오래전부터 지속해서 권고해왔던 사항이다. 이는 현행 전주시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수행인 성상별 수거가 잔재 쓰레기 발생 등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분과 수십 년간의 수의계약으로 굳어진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이를 위해, 전주시는 수차례 용역을 시행하며 개선 방안을 강구해왔다. 지난 4일에는 현재 진행 중인 ‘전주시 안정적 청소행정 수행방식을 위한 연구용역’의 최종 보고회가 있었다. 원활한 권역화가 이루어져 청소행정이 개선된다면 좋았겠지만, 보고회에서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권역화 시행에 앞서 청소행정의 수행방식을 보완·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최종 보고회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시행될 수거 체계 권역화의 문제점은 3가지로 확인된다. 현행 직영 구역의 생활폐기물은 제외된 권역화로 직영 수거권역의 배출 생활폐기물 분류작업에 따른 책임소재 문제가 지속해서 발생할 수 있다는 점, 권역이 총 12개로 지나치게 세분되어 일부 권역의 경우 권역 내 성상별 차량 배정이나 운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짧은 기간 내 신규 장비가 다수 필요하여 업체 간 인력·장비 이동이 어렵거나 차량 미확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음식물 쓰레기 대란 등 다양한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주시는 그동안 의회에서 여러 차례 권고한 것처럼 전면 권역화 이전에 다음과 같은 개선 사항을 이행해야 할 것이다. 먼저, 중소 권역 일부를 통합하여 권역 내 원활한 수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규모를 확보해야 하며, 이에 더해 직영권역을 포함한 전주시 전체를 권역 체계로 전환하여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소규모 수거에 어려움이 있는 생활폐기물 및 음식물 쓰레기에 대한 성상별 수거 체계 병행을 검토해 실시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권역화의 개선 시행에서 한발 더 나아가 전주시 폐기물 정책 전반적인 문제점으로 항상 대두되고 있는 시설관리, 반입거부, 청소행정노동자의 고용안정과 처우개선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 수립이 절실하다. 타 지자체의 최근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수행방식 전환 현황을 살펴보더라도 대다수가 공단으로 전환하는 추세로 이는 다른 방식에 비해 경영 효율성과 실효성을 거두고 있다. 공단 전환 시 새로운 임금 기준 마련과 고용 승계, 청소행정서비스 유지관리 방안 등 초기 비용이 상당하다는 점, 그리고 대행업체의 반발과 노동자들의 처우에 대한 우려 또한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현행 체계의 문제점과 권역화 전면 전환 시 예견되는 문제점 모두를 극복하고 앞으로 안정적으로 전주시의 청소행정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전주시의 철저한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청소행정은 시민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필수적인 도시 기능이다. 전주시의 적극적이고 현명한 대처를 기대해 본다. /최주만 전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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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9 17:33

지역의 문제, 공동의 힘으로 풀자

최근에 고향기부제를 시행하면서 고향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완주만 하더라도 고향기부제가 시행되기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하였고, 이 기부금의 사용처에 대한 논의도 몇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그동안 행정으로만 접근하기 어려운 노약자들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청소년들의 급식문제를 최우선으로 결정을 했다. 또한 당장 지역에 내려와 부모님을 모시지 못할 형편이지만 이를 통해 어르신들의 안녕을 걱정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해결하게 되었다. 귀농이나 귀촌을 고려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이 자녀들의 교육문제와 자신을 포함한 가족들의 의료에 대한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만족스러운 교육과정을 하는 학교가 주변에 있는지와 나와 가족들이 아팠을 때 신속하게 진료를 받고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의원이 가까운 곳에 있는지를 따져 본다. 이 두 가지 문제는 행정기관에서 재정을 크게 들여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지방재정으로는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영역이다. 교육 문제는 혁신 교육감의 진보적인 정책으로 전라북도 어느 곳에서든 만족스러운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어 큰 걱정 없이 지역을 정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어 있다. 그런 성과로 이제는 도시의 아이들이 일정 기간 이러한 교육과정을 밟기 위해 유학을 올 정도로 신뢰를 받고 있다. 1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좋은 학교를 찾아 학부모들이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자녀 교육을 했지만, 그 과정에 지역은 늘 어수선하게 되자 지역과 학교와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학교 교육과정을 논의하였고, 이를 통해 상급학교까지 변화되는 경험이 있다. 이런 모습이 모델이 되어 교육문제가 단순히 교사들에게만 맡겨지는 것이 아니라 지역이 함께 머리를 맞대면서 조금씩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과정에 교육청도 한 몫 거들게 되면서 지역의 커다란 변화를 꾀하게 되었다. 이는 재정으로 접근할 수 없는 문제이지만 지역의 문제를 지역의 힘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좋은 사례가 되었다. 다음은 의료문제이다. 도시에서는 병·의원이 가까운 곳에 있어 쉽게 이동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농촌은 읍내에 병원이 있어도 –이마저도 없는 곳이 많지만– 이동할 수 있는 교통편이 제대로 없어 이용이 쉽지 않은 일이다. 거기에 몸이라도 불편하면 그냥 집에서 끙끙 앓을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이웃집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다른 문제이다. 그렇게 어렵게 병원에 왔어도 진료시간은 채 5분도 되지 않는 과정을 밟고 약국에서 서너 달 치 약을 받아 기약 없이 집으로 가야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을버스를 운영하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순환하게 만들거나 아니면 의료복지사회적협동을 만들어 거동이 불편하거나 교통이 안 좋은 곳에 사시는 분들을 위해 집으로 의료진이 방문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곳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물론 행정이 나서서 할 수도 있겠지만 재정이 만만치 않아 엄두를 내지 못하는 형편이다. 행정의 힘만 바라보고 기다릴 수 없는 노릇이다. 집에서 편하게 돌봄을 받고, 치료를 받고 여생을 마감할 수 있는 경제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성을 가지고 접근할 수 없는 영역에 뜻을 모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촌의 공동체는 살아 있다. 지역의 문제를 이제 그 힘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근석 사회적경제네트워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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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9 15:34

지역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 인재를 모시자!

전북일보에 여섯 번 글을 쓸 수 있어 행복했다. 전주에서 나고 자라 초중고를 마치고 20대에 고향을 떠나 40여년을 서울과 수도권에서 살았다. 대학에서 도시를 공부하면서 또 박사학위 뒤 서울연구원에서 13년 도시정책을 연구하면서 늘 전주와 전북을 마음에 담고 살았다. 수도권 대학으로 직장을 옮긴 뒤에는 이곳 대학으로 오는 꿈을 꾸고 도전했지만 이루진 못했다. 4년 뒤 정년을 맞으면 남은 삶은 고향에서 더 행복하고 더 보람 있게 살고 싶다. 마지막 글은 <사람> 이야기로 마무리 하려 한다. 지역 발전의 요체는 무엇보다 사람이다. 인구가 아니라 인재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지역을 지켜온 인재들을 귀하게 모시고, 더 많은 인재들을 지역으로 초대해야 한다. 지난해 일본 도쿠시마현 가미야마정에 출장을 다녀왔다. 인구 6천명 남짓의 작은 산골마을에 오래전부터 인재들이 몰려왔고 올해 4월에는 고교 3년, 전문대 2년의 5년제 고등전문학교가 문을 열었는데 200명 정원에 교육비는 무료다. 가미야마 사람들은 <창조적 과소>를 지향한다.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시대에 인구수를 유지하거나 늘리려는 노력은 허망한 일이니, 인구가 아닌 인재 초대에 목표를 두었다는 뜻이다. 이런 비전으로 1990년대부터 국내외 예술가들을 초대했고, 대도시에 본사를 둔 IT기업의 위성사무소를 유치했으며, 창업과 취업을 꿈꾸는 청년과 중장년을 꾸준히 영입했고, 마침내 똑똑한 청소년들을 초대하기 위해 정규 학교까지 세웠으니 소멸 위기의 작은 지역이 할 수 있는 <인재 초대>의 모든 노력을 다 해낸 쾌거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는 정현종 시인의 절창처럼 사람의 초대와 인재의 방문은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 개발 프로젝트보다, 기업의 유치나 프랜차이즈 입점보다 훨씬 더 강력한 지역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인재들이 우리 전북으로 올까? 먼저 할 일이 있다. 바깥 인재의 초대에 앞서 지역 내 인재들부터 보살피고 섬겨야 한다. 여기서 창업하거나 취업해 열심히 일하는 청년들이 행복한지 묻고 미흡한 게 있다면 무엇이든 해결해주자. 아이 낳아 키우는 30~40대 젊은 부모들이 겪는 불편과 불안도 알아내어 행복하게 아이 낳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자. 고향을 지켜온 중장년들이 은퇴 뒤 자존감 있게 여생을 보내도록 세심하게 지원하자. 지금 여기 사는 사람들이 행복해야 초대의 말에 힘이 실리고 진정성 또한 커질 것이다. 인재 초대의 또 하나 선결조건은 <집>이다. 빈집 등 유휴공간들을 활용해 인재들이 와서 머물고 살 양질의 집을 많이많이 마련해야 한다. 전남 화순군이 신혼부부들에게 월 1만원 임대료의 아파트를 제공하듯 전북을 삶터로 꿈꾸는 청년과 중장년,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집을 제공하면서 초대한다면 아주 효과적일 것이다. 전북에 오면 한 지역에 고립되지 않고 전북 어디든 편히 오갈 수 있도록 대중교통 연결을 혁신해주는 것도 인재 초대의 선결과제다. 지역의 경쟁력을 재는 지표는 과연 무엇일까? 인구수일까? 소득이나 고용과 관련된 경제적 지표들일까? 아니다. 진정한 경쟁력 지표는 그곳에 사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의 수일 것이다. 전북에 사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전북에 살고 싶은 사람들의 수도 늘 것이다. 여기 사는 게 행복한 사람들, 그들이 전라북도 경쟁력의 요체다. 인재를 모시자. 무엇보다 사람으로 전북을 키우자! /정석 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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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9 15:33

근저당권 설정된 아파트, 반전세로 들어가도 될까요?

의뢰인은 요즘 아파트 높아진 금리와 전세 사기 등 집값과 별 차이가 나지 않는 전세금을 내는 것은 위험하다며 반전세를 알아보고 있고, 알아보는 아파트 단지 시세는 매매 2억, 전세 1억 5천만원이다. 그런데 근저당권 채권최고액이 1억원이 설정된, 보증금 5천만원에 월세 50만원 매물에 대해 중개인은 집주인이 돈이 많은 사람이며, 설령 문제가 생겨도 보증금과 대출금을 합쳐도 시가보다 낮아 문제없다고 했다. 의뢰인은 근저당권이 설정된 아파트에 들어가도 괜찮은지 물어왔다. 집값에 비견하는 보증금을 집주인에게 예치하는 전세 제도 아래 우리나라의 임대차보호법은 완전하다고 할 수 없지만, 견고한 안전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임대차보호법은 복잡하진 않지만, 우리 법 체계에서 동떨어진 것으로 이해가 쉽지 않다. 반복해서 설명하면 대항력, 우선변제권, 최우선 변제권만 기억하자. 대항력은 집주인이 바뀌어도 계약기간을 지킬 수 있는 권리이고, 우선변제권은 근저당권과 같이 전입신고일 기준으로 배당에 우선권이 있고, 최우선변제권은 소액 임차인은 전입신고일과 관계없이 가장 먼저 배당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건 대항력이다. 경매에서 대항력이 있다고 한다면 굳이 배당에 참가할 필요 없이 그대로 살다가 변경된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하면 된다. 대항력이 있다면 임대인 개인의 재무적 리스크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하지만 임대차 이전에 저당권이나 가압류가 있다면 대항력이 없다. 대항력이 없다는 말은 집주인의 재무 리스크에 따라 계약기간 이전에 집을 급하게 옮겨야 하고, 복잡한 경매와 배당절차에 참가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약 필자라면 시세 수준으로 저당권이 있는 집은 반드시 들어가지 말라고 할 것이다. 집주인이 부자라거나, 저당 채무액과 보증금을 합해도 시세보다 낮아 보증금 회수에 문제가 없다는 말에는 대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혹, 저렴하더라도 굳이 대항력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임대인 개인의 재무 리스크를 임차인이 떠안아 복잡한 일을 만들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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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9 15:33

다시 사라지는 학교 담장

‘없앨 것인가, 존치할 것인가.’ 학교 담장을 둘러싼 논란은 오랫동안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학교 담장이 주변 미관을 훼손하고, 폐쇄적인 교육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지자체 지원으로 학교 담장 없애기 사업이 속속 추진됐다. 콘크리트 담장이 녹지공간‧주민 소통공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학습권 보호와 학생 안전을 위해 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당국의 정책은 오락가락했다. 애써 허물어 낸 학교 담장을 다시 쌓는 일도 생겼다. 학교 운동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일관성을 잃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와 각 지자체가 학교 담장 없애기 사업을 역점 추진했다. 마침 그린캠퍼스 조성사업에 나섰던 대학도 참여했다. 전북에서는 전주교대를 시작으로 군산대와 전북대가 속속 담장을 없애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초‧중‧고교에서는 우려했던 문제가 생겼다.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는 담장이 없는 전국 초‧중‧고교에 대해 최고 1.8m 높이의 투명펜스를 설치하도록 했다. 대낮에 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아동 납치 성범죄 사건(2010년)이 일으킨 파장이다. 이후에도 어느 한쪽의 가치를 앞세울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학교 울타리를 넘어 온마을이 배움터가 되는 시대, 마을과 학교가 하나 되는 새로운 교육생태계에 관심이 쏠렸지만 학교 담장 허물기를 선뜻 의제로 올리지는 못했다. 학생 안전 문제가 부담이었다. 그런데 최근 지역사회와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 낸 새로운 형태의 학교가 속속 등장해 오랜 담장 논란을 무의미하게 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활SOC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을 통해서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학교 유휴공간에 수영장과 주차장‧도서관 등 교육·돌봄, 문화, 체육‧복지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학생과 주민이 공동 활용하자는 것이다. 공간혁신을 통해 주민복지 시설이 학교 안에 들어서면서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제한하는 담장은 의미가 없어졌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전국 각 지자체와 교육청이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복합시설 조성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신설 학교를 중심으로 학교복합시설을 잇따라 조성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시대, 학교를 신설할 때 유·초·중학교와 주민시설이 복합화된 미래형 통합학교로 설계해 학교 신설을 억제하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북교육청도 최근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설명회를 열고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미 구축해 놓은 지자체와의 교육협력 체계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안전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최우선으로 지켜내야 할 가치다. 그렇다고 울타리로 방어막을 치고 배움터를 지역사회와 철저하게 단절시켜 놓을 수만은 없는 게 시대의 흐름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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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05.29 08:15

[금요수필]용돈의 먹이사슬

막내딸에게서 걸려온 전화벨이다. 웬 돈을 놓고 갔느냐는 것이다. 딸집에서 나올 때, 손자 성현이가 깊은 잠에 빠져 있는 모습을 건드리지 못하고, 지갑에서 배춧잎 두 장을 옆에 놓고 온 걸 뒤늦게 발견한 모양이다. 네 자식을 키우면서 용돈을 줄 때가 흔치 않았다. 어쩔 때 자식들에게 용돈을 주면, 손을 내밀던 어머니 손이 떠오른다. 필요한 것은 사드리면 되는데 굳이 용돈이 필요할까 생각하며 외면했다. 어머니의 마음도 읽지 못한 우매하고 불효한 자식이었다는 때늦은 후회는 내 손자에게 용돈을 주면서부터 알게 되었으니 IQ는 70도 못되지 싶다. 자식의 학비와 용돈을 마련하기 위해 이순이 가까워지는 나이에도 40여리 길을 마다 않고 쌀 서 말을 머리에 이고 솜리까지 걸어와 지금의 인화동에 위치한 구시장 부근의 주택을 전전 했던 어머니. 동네 쌀가게에 내면 편하련만, 기어이 자식이 중학교에 다니는 솜리까지 이고 와서 먹을 집에 낸 어머니다. 친척집에 주는 넉넉하지 못한 하숙비가 맘에 걸렸을까? 통 크게 멸치 한 포와 오징어 한 축을 들여 놓고, 내 주머니에는 슬쩍 지폐 한 장을 우겨넣어 주셨다. 어린 마음에도 먼 길을 걸어 오셨음을 알기에 가실 때는 버스를 타고 가시라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당할 수가 없었다. 꺾을 수 없던 고집은, 어머니의 진국이 묻어나는 사랑이었다. 불혹의 중반에 늦게 얻은 자식 하나가 바람 앞에 등불이었을 어머니. 가난한 살림살이가, 늙어가는 나이가 걸림돌이었을 게다. 그런 환경에서도 하숙에 수학여행까지 보내주셨던 과분한 사랑. 지천명이 넘은 당신들의 몸은 돌보지 않고 이웃집 일을 거들어주고 받은 품삯을 궤짝 농 깊숙이 차곡차곡 숨을 죽였다. 애지중지 숨죽였던 천만금은 자식에게만은 머뭇거리지 않고 선뜻 내주셨던, 손끝이 쩍쩍 갈라진 손이 흐릿해지는 눈에서 또 아른거린다. 간혹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더라면…’하고, 엉뚱한 생각을 해보지만 부질없는 생각이라는 걸 알며 오늘도 죄스럽다. 농사일이 많은 여름이면 구멍이 숭숭 뚫린 삼베 적삼이 땀에 흠뻑 젖어 허기진 얼굴로 집에 들어오시는 어머니. 새까만 꽁보리밥 속에 숨겨진 하얀 쌀밥의 주인은 따로 있었다. 물에 만 꽁보리밥을 숟가락으로 뜨시면서 고개를 들어 보이며 재촉하시는 어머니에겐 아버지도 보이지 않으셨다. 끼니마다 께지럭거리기 일쑤였던 철부지 아들. 애타던 어머니는 쌀 몇 됫박 싸들고 동산촌 친척집으로 데리고 가셨다. 그 집 밥상에만 앉으면 밥 한 그릇이 뚝딱이다. 맛있는 반찬도 아니었고, 하얀 쌀밥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그 때의 추억을 더듬으려 가끔 큰형 집에 들려 놀다온다. 아직도 형들의 사랑은 내 차지니까. 다행히도 네 자식을 두었고, 박봉이지만 공무원 신분이었기에 꽁보리밥은 아니었다. 다만 자식교육만은 소홀하지 않으려고 짠돌이 별명을 들으면서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오로지 내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지천명이 넘을 때까지 캠퍼스 생활을 견뎌냈다. 부모님에게서 받은 사랑을 간직하고 지켜가기 위해 자신을 다그쳐야 했다. 지난 두 주말에 걸쳐 자식들이 다녀갔다. 고희를 넘긴 제 어미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며 말이다. 지들이 준비해온 음식과 식당에서 끼니를 때우고 봉투까지. 날마다 이런 날이었으면 하며 속없는 욕심을 부려보며, 손자들 하나하나에게 용돈을 챙긴다. 용돈을 넣다보니 내 지갑이 훌쭉해진다. 어머니께서 원하셨던 용돈은 그런 깊은 뜻이었던 것을…. 이종희 수필가는 김제 난산초등학교장으로 퇴임했다. 전북문협 기획정책위원장과 영호남수필전북지회, 전주문협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하얀 90분'외 3권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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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5 16:56

외국인 노동자의 존재감

외국인 노동자의 산재(産災) 관련 뉴스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들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으며 우리 이웃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안타까운 점은 산업 현장 안전사고 중 이들 희생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 한국의 산재 사고 사망률은 OECD국가 평균의 2~3배 수준으로 세계 1위다. 불법 체류로 인해 막다른 상황에 내몰린 외국인 노동자는 정상적 경제활동은커녕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며 버티고 있다. 반면 고령화 농촌에선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치단체들은 동남아 등지에서 단기간 계절노동자를 데려와 겨우 농번기 일손 부족을 메우는 실정이다. 농촌과 도시의 노동 현장은 이들의 손길 없이는 정상 가동이 불가능할 만큼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오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3D 업종과 저임금 단순 노무직에서 차지하는 이들 비중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지역 상황은 훨씬 더한다. 올해 1분기 농업 부문 외국인 근로자만 8천666명이 입국했다. 문제는 악덕 기업 현장에서 이들의 체불 임금액이 작년 2만9376건, 1천183억원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힘들고 위험하다며 꺼리고 외면한 곳에서 열심히 일한 댓가치곤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인력 수급 상황에 비추어 이들 노무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혀 왔다. 역설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위상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취학 아동인구 절대 부족으로 올해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받지 못한 초등교가 전국 145곳이다. 그중 신입생이 10명 미만에 그친 학교도 전국 6천163개 중 1천587개로 25%가량 차지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올해 초등교 입학생들이 2016년생인데 그해 출생아가 40만6천여 명이다. 그 후 6년이 지난 2022년 출생아가 24만9천여 명인데 이들이 입학하는 2029년에는 전국 초등교 절반이 신입생 10명 미만이라는 사실이다. 대학교까지 연쇄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지방 소멸의 끔찍한 현실은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최첨단 자동화 추세라 할지라도 경제활동 인구가 뒷걸음질 치는 건 우리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3D 업종과 농촌의 인력난 속에서 그 공백을 메워주는 외국인 노동자야말로 반가운 이웃이다. 고통 분담을 함께 나누는 이들에 대한 사회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짓밟힌 인권과 노동력 착취, 임금 체불 등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도 아울러 병행돼야 한다. 언어와 환경이 다르고 피부 색깔과 생김새가 같지 않아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는 못할 망정 차별과 냉대를 받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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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5.25 16:55

위선과 무능 vs. 쇄신과 미래의 유능

최근 대통령과 정당 지지율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난다. 작년 5월 10일 대통령 취임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여론조사는 모두 455개로 이 중 면접조사 139개 ARS 조사 316개다.주간 단위로 적게는 2개 많게는 19개의 여론조사가 실시되었다. 평균적으로 한 주에 8개 내외의 여론조사가 있었다. 가장 많은 여론조사는 대통령 취임 1주년 때였다. 대통령 지지율은 4월 중순부터 상승추세를 보인다. 지난 5주 동안 실시된 여론조사는 모두 54개였는데,이 기간 동안 대통령 지지율은 평균 32.1% 34.2% 34.7% 37.4% 37.9%를 기록한다. 반면 대통령 부정평가는 63.7% 62.8% 61.2% 59.1% 59%로 변화한다. 주별 평균으로 본 대통령 긍정평가가 한 달 이상 계속해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윤석열 정부출범 후 처음이다. 다른 조사도 비슷한 양상인데 갤럽조사는 3주,리얼미터 조사로는 4주 연속 상승을 기록한다. 이제 40%를 목전에 둔 대통령 지지율의 다음 목표는 40% 중반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선승리의 중도보수연합 재건이 중요하다. 대통령의 행보가 출발점인데 윤석열 대통령의 선택이 주목된다. 정당 지지율은 같은 기간 동안 민주당 하락세의 약보합, 국민의힘 상승세의 약보합 양상이다. 주별 평균으로 보면 지난 한 달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계속 앞섰지만 그 격차는 점점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지난 한 달 동안 가장 크게는 양당 지지율이 10% 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양당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로 좁아진다. 양당 지지율의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은 양당의 지지율의 흐름이 다르다는 말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최고 지지율은 한 달 전이고 국민의힘 최고 지지율은 가장 최근이다. 민주당 주별 평균 지지율은 이 때 최저 37.7% 최고 42.7%를 기록한다. 국민의힘 주별 평균 지지율은 최저 33.7% 최고 36%를 기록한다. 5.18에서 5.23까지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시간이다. ‘광주에서 봉하마을로’ 이어지며 지지율 상승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당이 최소한 여론과 관심의 초점이 되는 기간이다. 그럼에도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 한 달 동안 하락세였고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윤 정부출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지지율이 하락한다. 추락하는 민주당 지지율은 연속된 구조적 위기의 당연한 결과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의 리더십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데 여기에 ‘송영길의 전통과 구태의 관행’ 돈 봉투 파문에 이어 ‘김남국의 신기술 코인’파동이 이어진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여당에 비해 잘하는 것은 고사하고 잘못하지만 않아도 지지를 잃지는 않는데 스스로 자초한 위기다. 특히 김남국 파문은 ‘윤미향-양정숙-김홍걸-오거돈-박원순-노영민-김상조’로 이어진 위선 시리즈의 끝판왕일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모습이다. 김남국 사태는 지금 시작으로 그 끝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당 위선 시리즈’의 가장 앞에는 조국이 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상승세의 약보합인 것은 그들이 무엇을 잘한 결과는 아니다. 굳이 해석한다면 최근 대통령의 외교성과에 기댄 부산물의 지지율 상승세다. ‘김재원과 태영호 징계’이후 국민의힘은 여론의 관심에서 사라졌다. 야당은 실수하지 않으면 되지만 여당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잘해야 한다. 그래야 골든 크로스가 가능하다. 지금 여당은 무능의 다른 말이다. 국민의힘은 지금 내년 총선을 향한 조용한 준비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다. 벌써부터 영남 일부지역에서는 몇몇 다선의 물갈이와 이들을 대체하게 될 “검사출신 공천”설이 횡행 한단다. 어느 정도의 과장과 오해도 있겠지만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이름으로 윤석열의 중간심판 선거’를 지향한다. 지금부터 내년 총선까지 양당은 ‘새로움의 도전 앞’에 선다. 누가 먼저‘New 민주당’ 또는 ‘새로운 국민의힘’으로 국민에게 다가가느냐의 시험대다. 양당 모두 누가 더 과거로 되돌아가느냐의 경쟁에서 벗어나야 할 시기다. 이제 더 이상 서로가 서로의 등불과 희망이 되는 ‘반사이익의 정치’는 국민들이 용남하지 않는다. 누가 위선과 무능의 정치에서 벗어나 쇄신과 미래의 유능한 정치를 보여주느냐가 문제다! 국민의 힘? 민주당? 아니면 제3당? /박명호(동국대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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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5 16:55

도시농업으로 일궈가는 마을 공동체

다양한 가치 창출과 발전·성장을 위해 6차 산업이 강조되고 있는 현재, 농업은 농촌지역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곳곳의 공간을 활용하여 농사를 지으며 건강과 더욱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토대로 변화하고 있다. 6차 산업의 일환인 도시농업은 도시와 농업의 합성어이다. 도시에서 1차 산업인 농산물 재배를 시작으로 가공과 유통 그리고 서비스, 체험 등을 개발하며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다. 도시에서 능동적으로 기존 휴식 공간을 공동 텃밭 등으로 만들어 공동의 작물을 재배하고, 아파트·사무실 자투리 공간을 가꾸며 과거 대부분 농촌에서만 이뤄졌던 농업이 이제는 도심 속에서 다채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신복마을도 주민들과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매입한 마을의 공간을 활용하여 도시농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민들과 서로 소통함을 기반으로 공동의 공간을 디자인하고 텃밭을 조성하였다. 궁극적으로는 정서적 안정과 공동체 문화 형성을 통해 마을경쟁력 재생을 하고자 한다. 2021년, 농업에서 가장 기본적인 작물 심기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작물 외에 미래먹거리로 부상한 곤충 사육을 경험해 보았다. 주민들이 직접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 전문가와 함께 마을에서 직접 기르고 가공하는 과정을 진행하였다. 올해는 농업에 필요한 물품들을 직접 제작하고, 그 물품들을 활용하여 조별로 텃밭을 개간·재배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마을잔치를 통해 재배되는 작물을 음식으로 만들어 주민들과 나누려고 한다. 이러한 시간을 통해 현재 도시농업을 함께하고 있는 주민을 시작으로 더 많은 마을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하고 소통의 장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그 전에 주민들간의 함께 할 수 있는 게 없었는데, 옆 집에 누가 사는지 몰랐었는데 이런 활동을 통해 친밀감도 생기고 함께 가꾸는 즐거움이 있어”, “마을에서 모르는 사람과 새롭게 대화도 해 볼 수 있고, 당번이 있어서 일거리도 생기고, 책임감도 생기는 것 같아” 평소 집 앞마당에 하나씩 작은 텃밭을 가꾸어 농업이라는 콘텐츠가 일상 중 하나로 어색함이 없는 주민들은 마을 공동의 공간에서 함께 키우는 작물들 덕분에 책임감과 일궈내는 재미가 생겨 공간을 더욱 자주 방문하게 된다고 했다. 물론 진행하는 과정에는 이상과 현실 사이, 어려움도 있지만 연차별 과정이 마을에 테스트 베드가 되어 우리 마을만의 도시농업 콘텐츠를 만드는데 자양분이 될 것이다. “이 많은 걸 어떻게 혼자 먹어, 동네 사람들이랑 같이 나눠먹어야지” 키우는 수고로움에도 자연스레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이 움트는 걸 보며, 이런 따뜻한 마음이 신복마을 도시농업이 주는 긍정적인 영향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우리는 앞으로 마을에 지어질 도시농업 발전소을 염두하고 마을에서 주민들이 향후 자생할 수 있는 콘텐츠를 찾기 위해 준비하고 실행하고 있다. 마을을 가꾸어 나가는 과정의 아름다움과 나누는 정을 시작으로 서로가 서로를 이끌어주며 시작은 미미할 수 있으나 조화로운 마을 공동체로 성장 되기를 바란다. /박주연 팔복도시재생지원센터 선임코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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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5 16:52

전북정치권 금융중심지 대응 너무 약하다

제3금융중심지의 전주 지정이 무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도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한편에선 현 정부의 정책 의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어나고 있고 또 다른 한편에선 민주당 중심의 지역 정치권이 그동안 너무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뼈아픈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윤준병 국회의원(정읍·고창)은 25일 민주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대통령의 공약은 "국민에 대한 약속의 공약이 아니라 빌 공(空)자 공약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전북을 방문해 전주를 서울 다음 가는 제2의 국제 금융도시로 만들어 새만금과 전북 산업을 확실하게 지원해주겠다고 했으나 실행계획도 없고 국정과제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전북 제3금융중심지가 대통령 공약은 맞지만,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같은 우선적인 국정과제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면서 사실상 거부의사를 밝힌데 대해 더 이상 희망고문을 이어가지 말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병)과 박용진 의원(서울 강북을), 진보당 강성희 의원(전주을)도 이날 전북금융중심지 추진 관련 기자회견에서 강한 톤으로 올해 수립되는 ‘제6차 금융중심지 조성 및 발전에 관한 기본계획’에 전북 제3금융중심지를 꼭 포함시켜야 한다"며 대선 공약 불이행에 대해 비판했다. 만시지탄의 감이 있지만 이들 의원들이 대선공약 이행을 거듭 주문한 것은 사실상 전주금융중심지가 무산될 개연성이 커진 때문이다. 하지만 도민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집권기에 국회 절대다수를 가진 상태에서 확실한 갈무리를 하지 못한 것이 결국 오늘에 이르러 이런 상황을 불러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물론, 정부여당이 선거를 앞두고 금융중심지 문제를 ‘토사구팽’식 정치 아이템으로 전락시킨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전북정치권 스스로 반성이 앞서야 한다는 거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선거 과정 등에서 금방 다 될것처럼 호언장잠 해놓고도 흐지부지 되는 상황에서도 별다른 행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들어 금융중심지 현안 문제가 다시 불거진 것은 전북 국회의원이 아닌 서울을 지역구로 둔 민주당 박용진 의원으로 부터 비롯됐다는 점은 도내 의원들이 뼈아프게 새겨야할 지점이다. 전북은 민주당이 집권하던 좋은 시절에도 누구하나 당차게 지적하지 못하고 정부 눈치만 살폈던게 사실이기에 이젠 말 보다는 보다 확실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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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5.25 15:23

남원 춘향제, ‘세계적인 지역축제’ 로 거듭나야

1931년 시작된 남원 춘향제는 우리나라 지역 축제의 효시로 꼽힌다. 일제 강점기에도 명맥을 유지했고, 문화관광부의 한국 상징 문화관광축제로 7년 연속 선정될 만큼 뿌리가 깊다. 또 신의를 저버리지 않는 춘향의 정신을 되새기고 전통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해왔다.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굳건히 전통을 계승하면서 축제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지역축제 춘향제가 올해로 제93회를 맞았다. 올해는 ‘춘향, 빛을 그리다’를 주제로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 광한루원 및 요천 일원에서 열린다. 물론 그동안에도 전국적인 명성 속에 역사와 권위를 인정받아온 게 사실이지만 여기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춘향제 100주년을 앞두고 국내 명성을 넘어 ‘세계적인 지역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춘향제와 비슷한 시기에 단오제를 여는 강릉시는 일찌감치 강릉 단오제의 세계화를 선언했다. 우선 시대변화에 맞춰 축제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폭넓은 의견수렴을 통해 축제의 방향성을 재검토해야 한다. 춘향제의 새로운 100년을 모색하는 자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해마다 대동소이한 모습으로 반복되고 있는 프로그램부터 새로운 시각에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특히 대표 프로그램인 ‘춘향 선발대회’와 관련, 당초 취지를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냉철하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여성의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지적과 함께 미인대회가 속속 폐지되고 있는 상황에서 ‘춘향 선발대회’를 여전히 대표 프로그램으로 내세워 홍보해야 하는지 숙고할 일이다.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눈요기식 프로그램은 과감히 폐지하고, 전통도시 대한민국 남원에서만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 삿포로 눈축제와 영국 에든버러축제, 스페인 부뇰 토마토축제처럼 세계화에 성공한 지방도시의 축제들이 지역의 특색을 살린 독특한 아이디어와 방문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지역의 가치가 강조되는 글로컬(Glocal) 시대, 대한민국 대표 축제 춘향제가 세계인이 몰려드는 지구촌 축제로 거듭나 전통문화도시 남원의 관광 활성화를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해내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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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3.05.25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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