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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의회 김영자의장 지난 12월 14일 지방자치법 시행령 전부개정령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통과하였습니다. 32년만에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22년 1월 13일 시행을 앞두고, 필요한 후속 법령의 정비가 모두 이루어 진 것입니다. 지방자치법의 시행을 앞두고 「중앙지방협력회의법」, 「주민조례발안법」이 제정되었으며, 「지방공무원법」, 「지방공무원 교육훈련법」의 개정을 완료하는 등 하위법령들에 대한 후속 작업들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들 통해서 주민 중심의 지방자치 구현이라는 자치분권 2.0 추진의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 사무기구에 근무하는 공무원에 대한 인사권을 지방의회에 귀속시킴으로써 지방의회가 자율성과 책임성을 가지고 의정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김제시의회도 차질 없는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해서 착실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체계적인 제도 운영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 16건의 관련 조례와 규칙을 정비하였으며, 원활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을 위해서 김제시청과 인사운영 업무 협약식을 체결하였습니다. 주요 내용으로는 우수인재 균형배치를 위한 인사교류, 인사시스템 도입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 이관 등 관련된 다양한 업무에 대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러한 대대적인 준비와 변화에도 불구하고 소규모 지역의 지방의회 의장으로서 지방자치제도 변화와 관련하여 아쉬운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의 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하였다고 하지만, 지방의회는 독자적인 의회 조직구성권과 예산편성권을 갖지 못하고 있어 미완의 개혁에 그치고 있습니다. 국회는 「국회법」에 따라 입법 활동을 지원하고 국회를 운영하고 있으나 지방의회는 독립된 법률이 부재하여 의정활동을 수행함에 어려움이 있으므로, 지방의회가 집행기관과 상호 동등한 균형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방의회의 조직운영 등 전반을 아우르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따라서, 의회조직과 운영 전반을 규정하고, 독립성과 자주성을 보장하며 자치조직권과 예산편성권을 명문화한 「지방의회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에 최근 우리 김제시의회는 지방의회 위상 제고 및 독립성 강화를 위한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지방자치제도의 발전과 지방분권은 국가 대 지방의 관점에서만 바라보지만, 지방과 지방의 차이와 격차에 대해서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편적으로 전체 기초의회의 87%에 해당하는 198개 기초의회에서 근무하는 직원의 숫자는 30명 미만이며, 20명 미만의 직원이 근무하는 기초의회도 125개나 됩니다. 전라북도의 경우 14개의 시군 중에서 전주와 익산, 군산을 제외하면 대부분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의회 직원들 중에서 특수직들의 인력을 제외하면, 의장이 적극적으로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직원의 숫자가 적어서 사실상 기초의회 의장의 인사권이 명목상으로만 존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초의회에서 겪게 될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지방의회의 자치조직권과 예산편성권을 명문화한 지방의회법의 조속한 제정과 더불어 다양한 지방자치 제도와 관련된 논의에 대규모 광역의회의 입장뿐만 아니라 소규모 기초의회의 현실과 입장이 고려되고 반영되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서 지역의 크기와 관계없이 진정한 의미의 주민주권 구현과 풀뿌리 민주주의의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면서 또 하나의 새만금 숙제를 풀게 됐다. 새만금 철도 사업은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경제성을 인정받아 예타 통과에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새만금 내부개발을 촉진시킬 필수 기반시설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새만금항 인입철도 건설은 새만금 신항에서 새만금 국제공항과 대야를 잇는 총 연장 47.6㎞ 구간에 여객·화물 병용 단선전철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국비 1조 2953억원이 투입된다. 이 인입철도가 완공되면 내년 개통 예정인 군장산단 인입철도와 익산~대야 복선전철을 통해 새만금 신항~국제공항~장항선·호남선·전라선까지 연결이 가능해지게 된다. 인입철도가 새만금을 전국으로 연결하는 철도 교통물류 수송체계를 구축하는 셈이다. 새만금 물류수송을 위해 현재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새만금 내부도로 건설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도로 수송망 체계만으로는 새만금 물류수송에 한계가 있다. 수송시간 단축과 수송용량 확대를 위해 새만금 인입철도 건설이 필요한 이유다. 2년 전 국토부에서 시행한 사전타당성조사 결과에서도 경제성(B/C=1.11)이 입증됐으며 생산유발효과 3조3066억원, 고용유발효과 2만8000여명, 부가가치유발효과가 1조555억원으로 예측됐다. 새만금 철도 개설은 국제공항, 신항만과 함께 트라이포트 물류체계를 완성시켜 새만금 개발을 촉진시키는 데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새만금 국제공항은 예타 면제를 통해 2028년 완공 목표로 추진되고 있고, 새만금 신항만 사업(1단계)도 2030년 완공 목표로 건설 중이다. 여기에 새만금 철도 개설까지 가시화됨으로써 물류문제의 불확실성 때문에 새만금 입주를 망설이는 국내외 기업 유치에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새만금 철도 개설사업이 예타를 통과한 만큼 이제는 조속한 완공에 힘을 모아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 개통을 목표로 내년부터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할 계획이지만, 새만금 도시공간구조와 교통계획이 철도사업 시행을 전제로 수립된 만큼 새만금 개발의 적기 완성을 위해서는 빠를수록 좋다. 차후 실시설계 및 공사 단계에서 지연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햇병아리 기자 시절이 있었다. 지난 1994년 6월 도내 모 일간지 공채로 입사를 했다. 첫 출입처는 전라북도체육회와 전북 버팔로 프로축구단 그리고 쌍방울 레이더스 프로 야구단이었다. 그중 전북 버팔로 출입처에 개인적으로 애착이 갔다. 이들은 공포의 외인구단 수준이었다. 구단에 예산이 없어 모텔을 전전하며 숙소를 옮겨 다니며 기거했고 선수들의 임금도 체불되기 일쑤였다. 출입기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원정경기 경비를 보탤 정도였다. 성적은 거의 꼴찌 수준으로 영 신통치 않았으나 선두권 구단을 한번씩 잡아낼 정도로 도깨비팀으로 유명했다. 버팔로 프로팀은 94년 시즌을 끝으로 K리그 역사 속에 사라진다. 이어 2002년 월드컵 유치와 붐 조성을 목표로 현대가(家)에서 전북을 연고로 팀을 만든다. 94년 12월쯤으로 기억하는데 창단식 장소가 전주 코아호텔이었던 것 같다. 유명한 전국구 축구인과 연예인들이 북새통을 이룬 화려한 창단식에 참석했다. 올 시즌 우승까지 5연패 신기원 달성에 성공한 전북현대 프로축구단의 역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총 9시즌 우승 등 K리그 새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전북현대 모터스의 창단 첫 번째 이름은 전북현대 다이노스였다. 전북 버팔로 주축 멤버 대여섯명이 이 대열에 겨우 합류했다. 첫 사령탑에 오른 우리 고장 출신 차경복 감독의 혹독한 동계훈련을 받은 전북 현대는 이듬해인 95년 시즌에 데뷔를 하게 된다. 프로 첫 데뷔전 상대는 공교롭게도 같은 창단팀인 전남 드레곤즈였다. 그것도 힘든 원정경기로 치러졌다. 당시 함께 출입했던 도내 일간지 타사 선배들은 일제히 전남 광양까지는 죽어도 못가겠다는 반응이었다. 당시 도로 사정 때문에 왕복 거리가 8시간이 넘었던 시절이다. 의미 있는 경기라 도내 일간지에서는 혼자 원정 취재를 강행했고 사진기자 대표로는 성실하기로 유명한 당시 전북일보 허성철 선배가 동행했다. 그 역사적인 경기에서 전북현대는 전남을 상대로 3대0, 쾌승을 이끈다. 신인 대어 김도훈이 2골을 넣고 원맨쇼를 한다. 호남 남북 축구 전쟁에서 승리라는 내용의 기사를 작성한 기억이 또렷하다. 원정 현장에서 경기를 보고 혼자 특종한 것처럼 흥분된 기분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넉넉하지 못했던 지방지 기자 신분에 노트북이 귀했던 시절이라 경기장에서 A4 용지에 수기로 써서 회사에 팩스로 송고하고 정신없이 운전해 전주로 복귀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7년이 넘었다. 전북현대는 이후 창단 후 그리 호성적을 내지 못했다. 여러 사령탑이 바뀌고 팀 전술과 전략 등 큰 변화가 없었다. 한동안 중하위권을 달렸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영웅 수비수 최진철이 센터포드 포지션을 맡아 주득점원일 정도였다. 2002년 전북현대에 두 번째로 출입했을 때 브라질 용병 마그노, 에드밀손에 너무 의존하는 뻔한 공격 루트를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내서 당시 홍보팀장이던 현 백승권 단장과 잠시 어색했던 과거도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됐다. 지금은 백승권 단장께서 우리 전북체육회 이사를 맡아 주는 등 전북체육을 전폭 지지해 주고 있다. 현재는 전북현대 프로 축구단이 전무후무한 K리그 5연패를 달성하고 아시아 최고 명문 구단으로 우뚝 섰다. 아마와 프로를 통틀어 유일하게 전북도민과 도내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사랑받는 최고 구단이 됐다. 관중 동원 능력도 톱 수준이다. 전북현대가 유럽 최고의 팀 첼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프리미어리그 명문 구단을 뛰어 넘는 세계적인 프로 구단으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다. /정강선 전북도체육회장
안봉호 선임기자 군산항의 고질적인 현안은 준설이다. 토사매몰현상은 금강하구둑의 완공 이후 더욱 심해져 군산항의 발목을 단단히 잡고 있다. 최근 연평균 360여만㎥의 토사가 매몰되고 있다. 하지만 유지준설예산은 소요 예산의 1/3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준설의무가 제대로 지켜질 일이 없다. 토사는 쌓여 군산항의 숨통을 조인다. 특히 하역작업이 이뤄지는 선석의 수심은 형편없다. 14m의 수심을 확보해야 하는 5만톤급 부두는 12m를 밑돌고 있다. 11m로 계획된 2만톤급의 부두는 9.5m에 불과하다. 컨테이너부두도 계획수심 1213 m에 부족한 약 10m에 그치고 있다.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 선박이 뻘에 얹히는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화주는 물론 선사와 대리점들은 안전 때문에 불안불안하다. 대형 화물선들은 군산항에서 하역해야 할 모든 화물 중 일부를 다른 항만에서 하역한 후 군산항에서 나머지 화물을 하역하기도 한다. 2000TEU급의 컨테이너부두는 1000TEU급 조차 제대로 소화할 수 없어 도내 컨테이너화물의 90%이상이 다른 항만에서 취급되고 있다. 최고조때는 대형선의 입출항이 몰려 도선과 예선의 쏠림현상에 따른 긴박한 운영으로 안전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수십년간 지속됐다. '군산항은 으레 , 그러하다' 면서 이런 비정상적인 현상이 이제는 일반화되다시피했다. 도내 정치권은 물론 행정기관과 심지어 항만이용자들까지도 이런 사고에 젖어 있다. 문제는 해결방안을 찾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선석수심확보를 위해 매년 턱없이 부족한 정부의 유지준설예산에 더이상 매달릴 수 없다. 그런 만큼 부두운영회사들이 자신들이 운영하는 임차부두의 선석 준설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 CJ대한통운, 세방, 선광, 한솔로지스틱스, 군장신항만, 군산항 7부두운영, 군산컨테이너터미널 등 부두운영회사들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 민간자본을 투입, 준설공사를 비관리청항만공사로 추진할 수 있다. 또한 준설공사의 투자비는 부두임대료 등 항만시설사용료를 통해 보전받을 수 있다. 선석수심만 제대로 확보되면 선사, 화주, 하역회사 등 항만시설 실수요자에게 신속한 시설확보를 지원할 수 있다. 이럴 경우 군산항은 선박의 대형화에 적극 대처할 수 있으며 항만안전은 물론 물동량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 선사와 하역사및 선박대리점, 도선사들도 불안감을 떨쳐버리고 보다 안전하게 항만운영에 나설수 있다. 이런 점에서 토사매몰현상이 매우 심한 군산항만의 특수성을 감안, 선석수심확보를 부두운영회사들이 비관리청항만공사로 이행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어떨지 싶다. 또한 매년 확보되는 유지준설예산으로는 군산해수청이 주항로와 선석에 연결되는 접근항로의 수심을 확보하고 이 준설공사와 동시에 부두운영회사들도 선석 준설공사에 나설수 있도록 하면 준설효과도 높이고 예산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주)선광이 전면수역의 지속적인 퇴적으로 계획수심 12m가 확보되지 않자 선박 이접안의 안전성이 결여돼 부두운영에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면서 비관리청항만공사로 유지준설공사에 직접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더 이상 선석 준설해달라고 아우성치고 징징댈 일이 아니다!
일러스트=정윤성 김제시의회가 다시 발칵 뒤집혔다. 지난해 유례없는 의원간 성 추문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 제명 처리된 당사자들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다. 김제시의회를 두 번 죽이는 일이 실제 벌어졌다며 의회와 시민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언론에서 거의 중계하다시피한 이들의 부적절한 내용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다만 두 의원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위 못지않게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이들의 현실 인식이 더 안타깝다는 것이다. 스캔들이 터진 뒤 빗발치는 시민들 제명 요구에 의회는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지방의회 부활 이후 전북에서 제명된 의원은 이들이 처음이다. 그런데 이들은 제명 처리된 뒤 곧바로 이에 불복해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하면서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사건의 충격파를 감안할 때 당사자라면 스캔들이 빨리 가라앉길 간절히 원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더군다나 좁은 지역 사회에서 고개조차 들 수 없는 불륜에다 얼굴 이름까지 전부 공개돼 바깥 출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시점이라 의정활동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일까, 그들은 언론의 표적이 되는 소송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스캔들을 확대 재생산하는 패착을 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공적 지위에 있는 그들의 성 스캔들이 당사자인 유진우 의원의 회견으로 불거졌다는 점이다. 그 무렵 현충일 추념식장에서도 이들은 갈등을 연출했고, 심지어는 의회 본회의장에서도 거칠게 실랑이를 벌이며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당시엔 체면과 자존심 따윈 그들에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그들이 1년여 법정다툼 끝에 의회로 복귀하는 길이 열리면서 지역 사회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법원 판결에 따라 본인들 희망대로 다시 의정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는 됐다. 이미 의정 활동에 나선 고미정 의원과 조만간 복귀가 예상되는 유진우 의원에 대해 의회는 대법원의 최종심까지 받아보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지역 사회 여론은 다시 들끓고 있다. 수면 아래 악몽이 서서히 되살아난다며 민심이 점차 사나워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들은 다시 의회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비난 일색이다. 의회 체면은 그만두고라도 김제 시민의 명예가 사람들 입방아에 다시 오르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하다며 혀를 차고 있다. 설령 이들이 복귀하더라도 활발한 의정 활동을 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심상치 않은 시민들 반대 기류가 걸림돌로 작용할거라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그들의 안이함이 문제라는 것이다. 개인 명예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소송을 불사했다면 모를까. 어떤 이유로도 이들의 의회 복귀는 납득할 수 없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참고로 당시 이들 불륜을 둘러싼 제명을 늑장 처리했다며 그 책임을 물어 김제시의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추진되자 의장이 사퇴하고 말았다. 이것이 민심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전북지역의 의료인력 수급이 매우 심각하다. 전북대병원과 원광대병원 예수병원 등 도내 수련의병원들이 매년 수련의와 전공의 정원을 채우지 못해 지역 의료 공백 사태마저 우려된다. 예전엔 소위 비인기과에서 전공의 미달사태가 빚어졌지만 최근엔 내과 외과 등 인기과에서도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함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지역 의료인력 수급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2022년도 전북지역 수련의병원의 내외과 정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를 보면 전북대병원만 간신히 정원을 채웠을 뿐 원광대병원과 예수병원은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전북대병원은 9명을 선발하는 내과에 11명이 지원했고 2명을 뽑는 외과에는 2명이 지원해 정원을 채웠다. 하지만 원광대병원은 정원이 3명인 외과에 1명이 지원했다. 예수병원도 5명을 뽑는 내과에 1명이 지원했고 2명 정원인 외과도 1명만 지원했다. 이처럼 소위 인기과마저 전공의 미달사태가 나온 이유는 도내 수련의병원에 수련의가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올해 전북대병원만 수련의 정원을 채웠을 뿐 예수병원과 원광대병원은 모집 정원에 미달했다. 예수병원은 20명 모집에 11명만 지원했고 원광대병원도 인턴 정원 33명 중 28명만 채워졌다. 도내 병원의 수련의 부족 문제는 전공의 미달 사태로 이어져 앞으로 지역의료 체계 붕괴가 우려된다. 올해 의사 국가고시 응시인원이 지난해보다 400명 정도 줄어든 데다 지방은 갈수록 수련의 지원자가 급감하면서 의료인력 수급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전북지역 의학전문대학원에서 배출된 의료인력이 지역에서 수련의와 전공의 과정을 밟지 않고 대거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의료인력 부족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역의 의료인력 문제를 의료시장에만 맡겨놓지 말고 정부 차원에서 의료인력 수급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역에서 수련의와 전공의 부족 사태가 지속되면 지역 의료체계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의사나 병원이 없는 의료공백 사태가 계속되면 지역 소멸은 불 보듯 뻔하다. 따라서 공공의대와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등을 통해 지역에 의료인력을 수급하는 방안을 서둘러야 한다. 의료복지서비스는 국가가 책임져야 할 핵심 국정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방소멸에 대한 경고는 이제 놀랄 일도 아니다. 정부가 지난 10월 전국 89개 기초자치단체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하고 지방소멸을 막기위한 행정재정 지원에 나섰을 정도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부문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지역은 자생력을 갖추기 어려운 구조가 오랫동안 방치된 때문이다. 수도권 집중과 지방소멸 위기는 지방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전북일보를 비롯해 지역을 대표하는 전국 9개 언론사가 소속된 한국지방신문협회가 지난 2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한국지방자치대상 및 한국지역발전대상 시상식에서 대선후보들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에 공감을 표시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수도권 비대화와 지방소멸에 대한 우려를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수도권은 1년에 무려 18만 명씩 인구가 늘고 있어 폭발 위기에 처한 반면 지방은 소멸 위기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균형발전은 지방에 대한 배려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생존과 성장 발전의 핵심 전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도 이대로 가면 30년 이내에 지방의 40%가 소멸될 위기라며 지역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정책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가 차원에서 실현 및 지속 가능한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시상식에 이어 열린 지방분권개헌 대선공약 촉구 결의대회에서는 헌법 제1조 제3항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 국가임을 명시, 지방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개칭, 자치입법 관련 조항 헌법 명시, 재정 배분 원칙 신설과 재정조정제도 도입, 지역대표 상원과 국민대표 하원 등 양원제 도입 등이 담긴 지방분권 개헌 국민협약서가 발표됐다. 오는 2024년 4월 총선과 동시에 국민투표를 통한 지방분권개헌 추진도 촉구됐다.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은 수도권과 지방의 경쟁 대상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수도권 일극체제가 아닌 다양한 지역이 함께 잘 사는 나라, 다극 체제의 균형 전략으로 가야한다는 두 후보의 지적에 공감한다. 두 후보는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이같은 인식이 진정성을 갖도록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을 대선공약에 명시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내놔야 한다.
김종표 논설위원 겸 선임기자 대한민국은 지금 인구절벽에 몰려있다. 하지만 그 위태로운 절벽에서의 위기의식은 지역에 따라 온도 차가 크다.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때문이다. 수도권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는 심각한 불균형 속에서 지방의 몰락을 부추기는 수도권 신도시 정책은 흔들림이 없다. 올 봄 나라를 뜨겁게 했던 신도시 땅 투기 사건도 수도권 확장 정책을 바꾸지 못했다. 정부는 지방소멸의 위기 앞에서도 서울의 부족한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도권 신도시 주택공급 정책에 집중했다. 우리 사회 정의와 공정성이 무너진 데 대한 국민적 울분은 부동산 투기 적폐 문제로 한정해 무마했다. 역대 정부가 균형을 강조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불균형만 키웠다. 수도권 위주의 국가 운영 기조에서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그나마 현 정권에서는 균형발전이라는 말뿐인 구호조차 듣기 힘들었다. 수도권이 지방의 사람과 자본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홀이 돼 구멍을 넓히고 있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고, 그나마 수명이 늘어난 노인들로 간신히 공동체를 지켜온 농촌사회는 이제 생존의 한계점에 다가와 있다. 사람과 재화가 한곳으로 몰리는 수도권 공화국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지방 도시의 현실이 먹먹하게 다가온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더욱 강한 블랙홀이 되고 있는 수도권 집중현상과 지역 불균형은 풀지 못한 숙제라고 밝혔다. 이 같은 불균형은 사회 곳곳에서 풀어내야 할 숙제를 남긴다. 특히 교육 분야에서 두드러진다.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사라진다고 하는 일명 벚꽃엔딩은 농담이 아닌 지방대의 현실이 됐다. 농어촌지역 상당수 학교는 학생이 지나치게 적어 제대로 된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과소규모 학교는 인공지능(AI) 교실 등 교육부가 역점 추진하고 이는 미래교육기반 조성사업에서도 밀려날 수 있다. 또 지방 소도시의 고교에서는 심각한 학생 모집난이 되풀이된다. 이맘 때쯤이면 교사들까지 신입생 유치전에 내몰려야 하는 상황이다. 고교 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도농 교육격차가 더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교육여건 격차는 도농 간에만 있는 게 아니다. 같은 지방 도시 내에서도 원도심과 신도심의 사정이 크게 엇갈린다. 과거 거대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전락한 원도심 학교들은 농어촌학교처럼 통폐합을 걱정해야 할 신세가 됐다. 반면 신도시 지역은 과밀학급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학교 신설이 어렵게 되자 교육청은 원도심의 작은 학교를 신도시로 옮기는 신설 대체 이전 형식으로 급한 불을 끄고 있다. 근본 대책을 찾지 못한 교육청의 미봉책으로 인해 교육 인프라마저 빼앗기지 않으려는 원도심과 학급 과밀을 호소하는 신도시 주민들 간에 학교 배치를 놓고 갈등의 소지도 있다. 학교 소멸이 지역 붕괴를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이제는 급격한 인구감소로 지역이 붕괴하면서 학교의 자연 소멸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위기상황이 눈앞에 왔다. 그간의 다양한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농어촌과 원도심의 과소규모 학교는 늘어만 갔고, 신도시의 학교 신설 민원은 증폭됐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인구정책이 추진됐고, 지방자치단체까지 적극적으로 나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백약이 무효라면 이제 극약처방이 필요하다. 수도권 과밀을 수도권 확장으로, 그리고 교육여건의 불균형을 적자생존의 원리로 해결할 계획이 아니라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처방을 검토해야 한다. 많이 아프더라도 염증 부위를 도려내 그 원인을 좀 더 냉철하게 분석해서 처방을 내려야 할 때다. 수도권 중심의 국가 운영 기조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 수도권의 자기장을 줄여 지방의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 대선시국에서 다시 힘을 얻고 있는 지방분권형 개헌, 그리고 지역사회 공론화 과정을 통한 적정규모 학교 육성 제안에도 귀 기울여야 한다. 행여 기존의 원칙이나 이념의 틀에 갇혀 미래사회 공존의 길을 찾는 다양한 논의와 제안을 백안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종표 논설위원
지용승 우석대 교수 얼마 전, 충남 보령시 대천항과 오천면 원산도를 연결하는 국도 77호선 보령해저터널이 개통되었다. 90분 거리를 10분 만에 가는 국내 최장 터널이 개통된 것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 연결한 이 터널은 국내 기술과 많은 사업비를 투입하여 11년 만에 개통했다. 당초 이 구간은 해상교량을 설치할 예정이었지만, 수십 개의 교각이 필요해 천수만 생태계를 파괴할 우려가 제기되어 해상교량 대신 터널 건설로 사업이 변경되었다. 그동안 섬 주민들은 여객선이나 어선을 이용해 섬을 오가곤 했지만 이제 버스가 섬까지 들어오게 되면서 주민들의 정주 여건도 크게 개선되고 학생들도 통학이 가능해진 것이다. 민관이 힘을 합쳐 해양 생태계를 지켜내고 삶의 질을 개선시키면서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대폭적으로 줄 일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환경, 사회 및 거버넌스(ESG) 문제와 이와 관련한 사안들이 시민들의 인식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지방정부 사업에서도 주요 의제로 작동하고 있다. 노을은 영어로 a Glow in the Sky 또는 a Red Sky로 표현되고 있다. 고창의 서쪽 하늘에 저녁노을이 붉게 타오르고 있다를 The western skies of Gochang are lit up with the glow of the setting sun. 이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준비중인 노을대교는 10년 후 이런 모습으로 언론에 소개되며 우리에게 기억될 것이다. 노을대교(Sunset Bridge)는 곰소만에 위치한 사장교(斜張橋)이다. 2030년에 완공한 이 대교는 서해안과 남해안을 잇는 국도 77호선의 유일한 단절구간이자 마지막 연결구간이다. 서해안과 남해안의 상징인 이 대교는 2022년 사업 초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한 민관 사업단이 설립되어 설계, 공사, 재정, 완공 후 모습에 관한 업무를 시작하였다. 2030년 완공되어 대한민국 21대 대통령의 축사와 함께 보행자에게 개방하는 행사를 가졌고 그 다음날 차량 통행을 시작하였다. 미학적 가치와 서해안의 노을빛이 가장 잘 어울리는 노을대교는 자연 환경을 보완하고 안개 속에서 다리의 가시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을 빛 색깔로 선택되었다. 특히 이 대교는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지역사회를 활성화하여 공동체를 복원하는 순환경제로서의 사회적 가치 그리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참여와 연대를 통해 완성시킨 우리나라 최초의 ESG 다리로서 대표적인 상징물이 되었다. 서해 밀물이 들어오면 고립이 되는 섬, 작은 항구에 곰소 젓갈과 회집, 색동저고리처럼 계절마다 바뀌는 아름다운 선운산, 강과 바다가 만나는 풍천, 염전, 갯벌 이제 서해안 최고의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노을대교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위로는 새만금으로 연결되어 서해 해안선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되고, 아래 남쪽으로는 영광 백수해안 도로를 거쳐 천사도와 만나고 그 해안선은 동쪽으로 길게 뻗어 나가는 중심이 된다. 이렇게 노을대교에서 부는 바람은 지역간 교류를 만들어내고, 그 교류를 통해 지역간 차이를 좁히면서 지역공동체를 만들어낸다. 지역간 거리가 좁혀지고 이웃과 우리가 좁혀지고 생각이 좁혀지고 차이가 좁혀지면서 결국 남북으로 이어진다면, 노을대교 위에서 한반도 종전 선언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힘을 주어 상상해보면 노을대교는 남과 북을 잇는 통일의 가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를 달성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의 공유된 사명이며, 환경과 사회 그리고 연대를 통한 지역공동체 회복은 미래 세대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일 것이다. /지용승 우석대 교수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어느덧 2021년의 세밑이다. 돌이켜보면 올해는 시작부터 여느 해와는 달랐다. 보신각에서 울리는 제야의 종소리나 새해를 맞이하는 떠들썩한 인파 없이 가정에서 차분하게 맞이한 새해였다. 좀처럼 종식되지 않는 코로나19에 대한 걱정도 남아있었지만, 조만간 백신과 치료제가 보급되어 평범한 일상으로 복귀하리라는 믿음도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된 새로운 삶의 방식에 점차 적응해나갔다. 명절에 가족, 친지가 모이는 풍경이나 지역축제도 거의 자취를 감추었지만 온라인과 가상공간을 통해 사람들의 정은 오고갔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되는 결혼식을 시청하며 축하를 보내고, 유명 가수의 콘서트도 집에서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한국은행도 화상회의로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비대면으로 경제교육을 진행하는 일이 이제는 낯설지 않다. 제약된 환경 속에서도 학생들은 원격수업으로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로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올해에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부정적인 파급효과는 지속되었다.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손실보상도 진행되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적 피해를 줄이는 데는 턱없이 부족했다. 여러 어려움 속에 많은 이들이 전북을 떠나며 인구도 180만명 이하로 떨어졌다. 다만 위기 속에서 성과도 있었다. 코로나19 백신이 보급되었고 도민들의 높은 참여 속에 열에 여덟은 백신을 접종하였다. 전북경제도 지난해의 극심한 부진을 딛고 제조업과 수출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나타났다. 수출액은 올해 80억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100억달러 이상 수출하던 시절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쉽지 않은 경제여건 속에서 이루어낸 희망적인 성과라 할 수 있다. 군산형일자리와 이스타항공 인수 등 굵직한 이슈들도 차근차근 진행되었다. 한편 한국은행 전북본부도 3,900억원 규모의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자금을 운용하여 중소기업의 피해극복에 힘을 보탰다. 며칠 뒤면 맞이할 2022년 임인년(壬寅年)은 올해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해가 될 것 같다. 코로나19 변이 재확산으로 거리두기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3차접종 시행과 치료제 개발을 통해 코로나를 종식할 수 있다는 희망 역시 높아지고 있다. 내년에는 3월 대선과 6월 지방선거라는 중요한 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나라와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뽑는 데 큰 관심을 가지는 가운데 전북경제의 미래를 위한 공약 발굴과 비전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지역 경제의 성장엔진 역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7월부터 현대차 전주공장에서 연간 8천대의 스타리아 생산이 새롭게 이뤄질 예정이고, 2017년 가동중단된 이후 지지부진했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재가동 문제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 과거 전북경제의 큰 축인 자동차와 조선 산업이 살아난다면 일자리가 늘어나고 지역경제가 활력을 되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수소 및 탄소산업과 같은 신성장동력의 본격적인 도약 또한 기대되는 한 해이다. 새해에도 한국은행 전북본부는 지역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위한 주력산업의 발전방안과 경제적 과제를 점검하는 가운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도 착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내년 이맘때 회고하는 2022년은 도민들의 높은 시민의식과 열망 속에 일상회복과 경제회복을 모두 달성한 해로 평가되기를 기원한다. /한경수 한국은행 전북본부장
의뢰인은 최근 임대차 계약을 맺은 임차인이다. 이사하기 두 달 전에 임대차 계약을 맺었는데, 중개인은 계약을 맺은 지금 전월세 신고를 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임대인이 신고하니 임차인은 상관없다고 했는데, 확정일자를 따로 받아야 하는지 물어왔다. 2020년 7월 국회에서 임대차 3법을 개정했다. 임대차 3법의 내용은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월세 신고제이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임대차 계약을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하고, 그 신고로 인해 확정일자 부여와 같은 효력이 발생하니 불리할 것이 없는 제도이다. 다만 기존에는 임대차 계약 후, 동사무소에서 전입신고를 할 때, 확정일자를 함께 부여받았다면, 지금은 임대차 계약 시점과 전입일과 간격이 멀 경우 그 시점이 다르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전입신고할 때 임대차 계약서를 첨부하면 자동으로 임대차 신고도 되고 확정일자도 부여되지만, 임대차 신고 기한은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이다. 의뢰인의 경우 임대차 신고는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이기 때문에 먼저 임대차 신고를 하고, 두 달 뒤 이사할 때 전입신고를 하면 된다. 그리고 이미 임대차 신고가 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로 확정일자를 받을 필요는 없다. 전월세 신고제는 임대인, 임차인, 중개인 모두 다 할 수 있다. 임대차 계약 체결 시에 누가 신고할지 정해도 되고, 임차인 입장에서 불안하다면 직접 하면 된다. 그리고 신고 시에 신고인과 상대방에게 문자 등 연락이 오며, 온라인 부동산 거래 관리시스템에서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전월세 신고제 대상은 보증금이 6천만원을 초과하거나 월 차임이 30만원을 초과하는 임대차 계약이고, 대상 지역은 우리 지역의 경우 시 지역만 해당한다. 전월세 신고제는 임대차 시장의 동향 파악과 임차인 보호를 목적으로 도입되는 제도이다. 그 신고 방법도 어렵지 않으니, 임대인, 임차인 모두 놓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길 바란다. /최영호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임인년(任寅年)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편치 않다. 코로나가 몰고 온 암운 탓이리라. 해마다 이맘때면 설렘으로 가슴이 뛰었었다. 벽걸이 달력의 12월과 내년 1월을 한꺼번에 훑는 자신을 발견하고 흠칫 놀란다. 야누스를 생각한다. 영화 <파도가 지나간 자리>와 함께다. 영화는 간접화법으로 야누스에 대해 설명한다. 1월(January)이란 단어의 어원이 야누스야. 야누스 신의 이름에서 온 거지. 야누스는 앞뒤로 얼굴이 하나씩 있어. 늘 양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두 개의 시선 사이에서 괴로워하지. 1월은 새해를 바라보기도 하고, 지난해를 바라보기도 해. 영화의 배경은 야누스 섬이고, 섬 위에 우뚝 솟은 등대는 불빛으로 형상화된 앞뒤 얼굴로 양쪽 바다를 비춘다. 여전히 삶을 이어 가야 하기에 폭풍우 몰아치는 밤에도 항해하는 배가 있다. 1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전쟁영웅 톰(마이클 패스벤더 분)은 야누스라는 이름을 가진 외딴섬 등대지기를 자원한다. 보급선 기다리는 것이 유일한 낙이 되어버린 그에게 어느 날 이자벨(알리시아 비칸데르 분)이란 여인이 나타나 결혼에 골인한다. 꿈같이 행복한 시간도 잠시. 이자벨은 두 번의 임신에 두 번 다 유산하는 아픔을 겪는다. 어느 날 파도에 이끌려 한 척의 쪽배가 섬에 당도한다. 배에는 젊은 남자의 시신과 울고 있는 아이가 타고 있다. 상부에 보고하려는 톰에게 이자벨이 매달린다. 그냥 키우자는 것이다. 부부는 자기들이 출산한 것처럼 아이를 키운다. 몇 년 후 육지에 간 둘은 아이 친엄마인 한나의 존재를 알게 된다. 톰은 이자벨에게 말하지 않고 아이 딸랑이를 한나의 집에 슬그머니 놓고 나온다. 이게 증거가 되어 투옥된다. 무슨 짓을 한 거야. 날 사랑하지 않는 거지. 살아있는 한 절대 용서 못 해. 이자벨은 남편의 행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남자는 섬에 도착할 때 사체였어요. 이 한 마디면 톰은 풀려나겠지만 이자벨은 말하지 않는다. 부부의 고뇌가 깊어진다. January는 야뉴스에 관한 것이란 뜻의 라틴어 야뉴아리우스Januarius에서 왔다. 야뉴스는 문의 신이다. 안쪽과 바깥쪽을 동일시하는 신은 한 손에 열쇠를 들고 있다. 열쇠는 문을 열고 잠그는 기능이 있다. 예쁜 아이지만 우리 아이가 아니야. 보고하고 정당하게 입양 받아 기릅시다. 톰의 제안에 이자벨은 누가 무인도 등대에 아기를 보내?라며 고집을 피웠다. 이때부터 이들은 서로 다른 방향을 보게 된다. 한쪽은 미소를 띠고 있지만, 다른 한쪽은 일그러진 양쪽 얼굴. 언제부터인가 표리부동과 이중성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슬픈 야누스. 로마인이 가장 숭배했다는 야누스 신은 다른 문화와 다른 사람을 포용하고 융합하는 정신적 지주였다고 전해진다. 영화 <쿵푸팬더>에서 쿵푸 마스터인 국숫집 아들 팬더 포와 우그웨이 대 사부가 나누던 대화가 떠오른다. 시푸 사부에게 지친 포가 쿵푸 그만두고 국수나 팔러 갈까 봐요.라고 하자 대 사부가 말한다. 포기냐 전진이냐, 국수냐 쿵푸냐. 너는 과거와 미래에 너무 집착하고 있구나. 어제는 역사고, 내일은 아무도 몰라. 하지만 오늘은 선물이지. 선물을 소중하게 다루렴. 포는 쿵푸 최고수가 되어 악을 타도한다. 잔잔한 쪽빛 바다만 희구하는 나의 집착이 희망으로 부푼 마음에 몽니를 부리고 있다. /이승수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회장
어느 순간 전북을 대표하는 향토 중견기업을 내놓기 어렵게 됐다. IMF 외환위기를 전후해 지역의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면서 지역경제에 충격을 던졌고, 그 파장만 있을 뿐 비약적 성장을 이룬 중견기업은 찾아볼 수 없다. 실제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명문 장수기업에 전북 기업은 단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았다. 명문 장수기업은 해당 업종에서 45년 이상 사업을 유지한 기업으로 장기 고용 유지 등 경제적 기여도와 인권안전사회공헌 등 사회적 기여도 등을 평가해 선정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중견기업 성장의 바람직한 기업상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17년 명문 장수기업 확인제도를 도입한 이래 올해까지 총 30곳을 선정했다. 하지만 이들 30개 명문 장수기업 중 전북 기업은 한 곳도 없다. 특히 11곳을 선정한 올해의 경우 전북지역에서는 신청서를 낸 기업조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흔한 말로 명함도 내밀지 못한셈이다. 전북도를 비롯해 각 지자체가 막대한 지원금을 내걸고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수도권에 몰려 있는 중견기업을 유치해 새로운 산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치로 내 건 전국 각 지자체가 동시에 나서면서 기업유치 경쟁도 치열하다. 외지 기업을 유치하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전북에 뿌리를 두고 성장해온 유망 중소기업이 건실한 중견기업, 나아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집토끼가 산토끼를 데려온다는 말도 있다. 기술력 있는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지원해 강소기업으로, 나아가 지역산업을 이끌 수 있는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킨다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동안에도 전북도와 전주시 등 각 지자체가 유망 중소기업 육성 정책을 적극 추진해왔다. 전북도의 스타기업 해외마케팅 지원사업, 시장개척단 지원, BUY-전북 상품 인증사업을 비롯해 전주시의 성장사다리 강소기업 육성사업글로벌 스타기업 육성사업 등을 꼽을 수 있다. 각 지자체가 앞다퉈 추진해온 지역 중소기업 지원 사업을 이제는 냉철하게 평가하고 분석해서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을 찾아 정책을 재정비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북 관련 공약 중 한걸음도 진전이 없는 공약이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다. 금융위원회가 2년 전 금융중심지 추가지정 검토 용역에서 전북혁신도시의 금융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지정 보류시킨 후 추진 동력조차 상실했다.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내년 대선공약으로 다시 거론되는 상황에 대해 정부는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약속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내놓지 않은 마당에 차기 정부가 더 강력히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실제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이 전북 금융도시에 긍정적 신호를 보내고 있기는 하지만 그 의지는 약해 보인다. 이재명 후보는 2차 공공기관 이전 때 전주에 금융 관련 공공기관의 추가 이전으로 자산운용 중심의 금융특화도시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금융위 관계자들과 회의를 해서 제대로 추진이 안되는 이유를 파악해 전북의 산업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이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두 후보 모두 독립적인 공약이 아닌 인프라 확충 정도로 여기는 입장인 것 같다. 이런 정도의 약속으로는 차기 정부에서도 희망고문만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통령 공약도 상황이 크게 바뀌어 국가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 철회해야 한다. 그러나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 공약의 경우 이를 철회할 만한 상황 변화가 있었다고 보지 않는다. 정부 의지만 있으면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은 지금이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마침 금융위가 지역특화 금융산업 발전방안 연구 용역에 들어가 다음달 중 용역 결과를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 금융중심지 육성 정책 및 금융산업 발전 정책을 재점검하고 지역별 특화 금융산업 육성 및 발전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이다. 이번 기회 전북 제3금융중심지 지정이 관철되길 바란다. 객관적 조건을 따졌을 때 전북 금융중심지가 회의적일 수 밖에 없다. 1000조원을 운영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사실상 유일한 뒷배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인프라를 우선 구축해야 가능하다는 금융위 논리는 현실적이지 않다.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춰졌다면 굳이 금융중심지로 지정 받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새로운 금융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필요한 것이다.
일러스트=정윤성 광주 전남에 기반을 둔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의 성장 기세가 무섭다. 지역 건설업계의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 몸집을 불려온 두 기업은 경쟁 무대를 전국으로 넓혔다. S클래스란 아파트 브랜드의 중흥건설은 지난 9일 올해 시공능력 평가 5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시공능력 평가 17위인 중흥토건과 40위인 중흥건설의 시공능력을 합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건설업계 3위다. 2019년 국내 재계순위 37위에서 2020년 46위, 2021년 47위로 하락했던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로 재계순위도 21위로 수직 상승하게 된다. 중흥은 토건과 건설은 물론 골드스파&리조트,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 남도일보 등 언론사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베르디움이란 아파트 브랜드의 호반건설은 2019년2020년 재계순위 44위에서 2021년 37위로 7계단 올라서면서 중흥건설을 제쳤지만 내년에는 다시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반은 중흥보다 사업 다각화에 더욱 적극적이다. 리솜리조트와 덕평CC서서울CC, 삼성금거래소, 대아청과, 국내 케이블업계 2위인 대한전선, 그리고 전자신문과 EBN(산업경제신문), 서울신문 등 건설을 넘어 제조레저유통미디어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북에는 올해 재계순위 31위로 호반과 중흥을 제친 식품기업 하림이 있지만 주택건설을 기반으로 국내 50위 이내 대기업 집단에 올라선 광주 전남의 두 건설사를 보면 전북 건설업과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비사벌, 신일, 거성, 서호, 남양, 엘드, 성원 등 전북 건설업체들은 10여 년 전부터 호반과 중흥은 물론 부영, 우미, 영무 등 광주 전남 건설업체들과 수도권 업체들이 도내 주택시장을 잠식하면서 속속 무너졌다. 지금은 제일건설과 계성건설이 그나마 전북 주택건설업을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주에 기반을 둔 신성건설을 모태로 한국토지신탁에 이어 사실상의 전북 기업이 된 동부건설의 향후 성장세가 주목된다. 전주 출신인 차정훈 회장은 신성건설을 발판삼아 엠케이전자, 한국토지신탁, 동부건설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4월에는 한진중공업을 인수하며 건설 분야를 넘어 조선업과 해상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 분야까지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2021년 시공능력 평가 21위인 동부건설은 43위인 한진중공업 인수로 두 회사의 시공능력 평가액을 합하면 태영건설을 누르고 국내 14위에 오르게 된다. 업계는 두 회사의 내년 시공능력 평가 10위권 진입까지 예상하고 있다. 센트레빌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동부건설의 잠재력은 광주 전남의 중흥과 호반에 뒤지지 않는다. 수도권 대기업을 찾아 전북을 떠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고향의 대기업으로 동부와 하림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해 전북과 함께하길 기대해본다. /강인석 논설위원
김희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 한 해가 마무리되는 시간은 늘 분주하다. 거리 곳곳에 파헤쳐지는 공사현장들의 어수선함과 부스터샷을 맞으려는 사람들 발걸음의 분주함, 그리고 여기저기 언론에 오르내리는 불편한 이야기들까지. 대통령선거의 이슈들이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출마예정자들의 소식들이 언론에서 벗어나 핸드폰의 문자와 SNS의 한가운데를 차지한 채 한 해가 저물어간다. 보통은 한 해의 굵직한 사건들이 10대 뉴스란 이름으로 재조명되고, 추위를 잊게하는 따뜻한 소식들과 새해의 희망들로 자리 잡아야 할 뉴스들 안에 불편한 소식들이 버젓이 자리한다. 전라북도행정사무감사를 통해 밝혀진 전북교육청관련 사건들이 그것이다. 담당 주무관의 구속으로 이어진 완주교육지원청 공금횡령사건, 전북교육청의 감사관을 감사하기 위해 감사팀이 꾸려지는 초유의 상황, 파국을 맞이하는 사립예술학교 학생들의 딱한 소식들까지. 이러한 불편한 뉴스들의 고통스러움은 단지 개별 사건의 불편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게 더욱 견디기 힘들게 한다. 권력의 자리로 여겨진 지방권력의 자리에서 일어난 부침의 사건들은 허다하다. 그러나 30년을 넘어가는 지방자치의 역사에서 10년의 세월을 이끌어 온 김승환교육감의 청렴함은 전국적 모범이 되어왔고, 그렇게 자리를 잡아가리라 생각했던 교육현장에서의 정책적 안정감은 임기 말이 되면서 이렇게 씁쓸한 모습으로 흔들리는 것이다. 임기 말 권력의 누수는 잡을 수 없는 것일까? 동서와 고금의 차이 없이 위임받은 권한의 크기는 욕망의 크기와 비례해왔고, 그 권력 크기만큼의 부풀려진 욕망은 법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그 불편함으로 오롯하게 역사 안에 기록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권력 말기의 누수현상들에 대해 개인적 일탈로만 가름하는 것이 마땅한가 그리고 그 일탈을 막을 수 있는 시스템인 존재하는가? 시기를 한정해서 위임하는 권력에는 한계가 존재하게 마련이다. 30년이 넘는 지방자치의 역사를 훑어봐도, 강력한 힘을 가진 대통령의 권력사를 훑어봐도 권력이 저물어가는 시기에는 행정의 일탈을 강제하는 데 무리가 있어 보인다. 특히 행정감시 기능을 가진 기초의원부터 행정을 관리하는 단체장에 이르기까지 동시선거를 치러야 하는 거의 1년의 세월 동안에는 권력의 공백이 너무도 크다. 무엇으로 이 큰 권력의 공백기 속에서의 행정 일탈을 막을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다시, 시민의 권력>을 말한다. 우리 사회의 시민세력은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남의 힘으로 권력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어온 건 사실이다. 그러나 개별화된 시민사회조직들 또한 주어진 책임과 역할 속에서 흔들렸고, 지방자치 권력의 이중대라는 오명을 쓴 채 선거 조직화 된 모습을 보이는 등 그 순수성을 잃어 온 면이 적지 않았고, 이는 시민의 마음을 거두게 된 원인이 되었다. 그러나 제대로 자리 잡아 온 몇몇 단체들은 여전히 지방정부와 함께 거버넌스를 구성해서 지역의 미래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이다. 다시 시민사회가 일어나야 한다. 일상의 삶 안에서 비와 바람처럼 상존하는 지방의 권력을 시민의 권력으로 되돌릴 아파트자치위원회와 같은 시민사회가 다시 일어나야 한다. 민주와 진보를 얘기하는 것 말고, 특정한 정당을 지지하는 것 말고 생활의 불편을 찾아내고 생활 속에서 더 나은 것을 찾아내고 우리 세금의 쓰임을 확인하고 쓰임의 효율을 찾아가는, 시민공동체. 이런 시민공동체를 통해 다시 지역의 권력을 시민들에게 되돌리는 역사를 기대한다. /김희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 연일 터져 나오는 코로나19 확진자의 숫자가 심상치 않다. 모든 영업 제한은 대부분 소상공인에게 적용되다 보니 소상공인들의 한숨과 걱정은 멈출 줄 모르고 어려움 속에서도 새롭게 품은 희망마저도 지켜나가기 위태롭다. 익산에는 가족까지 포함하면 10만 소상공인이 함께 살고 있고 대부분 생계형 창업 소상공인이다. 우리 소상공인들이 이 어려운 터널을 지나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획기적인 지원시스템이 필요하다. 소상공인진흥공단미소금융소상공인연합회 등 유관기관을 한곳에 모아 종합적으로 One-Stop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 센터 마련이 필요하다. 매출이 거의 없이 매달 꼬박꼬박 들어가고 있는 고정비용을 빚으로 막아내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신용불량자가 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는 소상공인들에게 단순한 금융지원이 아닌 재정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재정지원도 정액 지원금으로 그칠 것이 아니라 대출금 이자를 일정부분 지원해주고 손실 부분을 실질적으로 보전해 줄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직원 급여나 임대료로 지출한 부분을 지원해주는 방안도 장기적으로는 필요한 부분이다. 소상공인의 어려움은 이들의 잘못이 아닌 코로나로 인한 경제전쟁 때문이다. 영업시간 제한, 인원수 제한 등 많은 희생을 감수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이 이 전쟁을 이겨낼 수 있도록 국가와 지자체가 모두 나서야 한다. 필자가 소상공인들을 만나면서 피부로 겪은 소상공인들의 애환 섞인 목소리, 우리는 귀담아들어야 한다. 첫째 지역 공동체 배달앱을 개발하여 수수료를 낮추고 쉬운 주문 시스템을 만들어 지역 소상공인들에게 무료로 공급해달라. 둘째 지역화폐를 이용한 소비 촉진과 더불어 소상공인에게 부과되는 부가세를 인하해 주었으면 한다. 셋째 상권의 특성을 살리고 브랜드화시켜 기존 상권의 체질 개선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넷째 문화도시 익산 이미지와 결부시켜 상권의 축제를 새롭게 브랜딩 할 필요가 있다 등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소상공인 선지원, 선 보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소상공인지원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일률적인 방역 패스, 영업시간 제한 문제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방역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규칙을 지켜도 손해 입는 일이 없도록,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을 드릴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조속한 입법과 속도감 있는 실행을 기대해 본다.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시민을 보호하는 일이 바로 국가와 지자체가 존재하는 이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익산은 교통인프라가 잘 구축된 도시이다. 서서보다 서익 서울에서 서울보다, 서울에서 익산이 더 가깝다는 표현을 필자가 지칭한 말이다. 전국 각지에서 익산의 문화와 먹거리, 즐길 거리와 볼거리를 찾아오도록 만들어야 한다.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가 있으면 유동 인구는 자연히 늘게 되어 있다. 익산은 교통인프라, 역사문화자원, 관광자원 등 보석이 많다. 이 많은 보석을 잘 꿰어 떠나는 도시 익산에서 찾아오는 도시 익산을 만들어야 한다. 호남의 3대 도시 익산을 회복하여 소상공인들과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익산을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멈춰 있어서는 안 되며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며 익산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전문적인 행정적 모습과 책임 있는 지자체의 움직임을 기대해 본다.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
김정환 원광대 문예창작학과 3학년 어느새 날이 많이 추워졌다. 그저께는 눈이 내렸다. 딱히 겨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눈 오는 풍경은 좋아한다. 주변이 차분히 가라앉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렇게 찾아온 고요함 속에서 어릴 적의 낭만이 떠오르기도 하고, 아스라한 기억이 스쳐지나가기도 해 가슴이 몽글몽글해진다. 겨울이 되면 추억에 젖을 때가 많다. 그래서 겨울은 그리움의 계절이다. 아무래도 눈 때문인 것 같다. 자신의 색으로 세상을 아름답게 물들이는, 그러나 곧 녹아 사라져버릴 눈을 바라보며 우리는 사랑이나 우정 따위의 유한한 것들을 떠올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2021년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그리워하고 있다. 당연히 각자 대상은 다르겠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그리운 것은 아무래도 추억이 되어버린 과거의 일상일 것이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친구를 만나고, 이따금씩 밤을 새워 놀기도 했던. 이제는 코로나19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하는 것도 지겨울 지경이다. 글쎄,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우리를 괴롭힐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작년부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안을 걷고 있는 기분이다. 함께 한 시간이 길었던 만큼 코로나19와 관련해 수많은 일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백신 패스가 논란이다. 코로나19의 기승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시점, 그 기세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필요불가결한 예방법이라는 의견도 있고,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시위도 벌어지면서 열심히 시시비비를 가리고 있지만, 확실한 건 우리 모두 지칠 대로 지쳤다는 것이다. 이 팬데믹의 끝이 있기는 한 걸까, 우리가 정말 이겨낼 수 있을까. 코로나 블루. 피할 수 없는 우울이 점차 우리를 잠식하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 다 같이 힘내서 이겨내보자는 말이 잘 안 나오게 되었다. 밤이 되면 거리는 온통 어두컴컴하고, 사람과의 만남도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우리는 이보다 더한 고개를 넘은 적도 많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형편이 괜찮다는 건 아니지만, 소설 『인간실격』에서도 이런 구절이 나오지 않는가. 그저, 모든 것은 지나간다고. 올 겨울이 지나고 언젠가 다시 찾아올 그리움의 계절에서 아, 그땐 마스크 쓰고 다니느라 참 힘들었지, 하고 웃어넘길 수 있는 때가 반드시 오리라 생각한다. 모든 것은 지나가기 마련이니까. 숨 가쁘게 달려왔던 올해도 이제 끝이다. 어느덧 새해가 바투 다가왔다. 전 세계가 병들어 가고 있는 와중에 마냥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할 수는 없겠지만, 2022년은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는 해이니 많은 것이 변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그리고 어쩌면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19도 가벼운 감기 취급받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 정부, 그리고 다음 정부까지 갖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K-방역이 조롱이 담긴 부정적인 의미에서 긍정적인 의미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과감하고 확실한 판단으로 더 이상 국민들을 불안에 떨지 않게 해야 한다.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던 올해였다. 부디 다가오는 새해에는 새로운 변화와 더불어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일상이 온전히 제자리를 찾았으면 한다. /김정환 원광대 문창과 3학년
인공구조물에 의해 야생생물들이 곳곳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 편익을 앞세운 인간의 이기심 앞에 야생동물들이 속절없이 죽음으로 내몰리면서다. 도로에서 발생하는 로드킬부터 도심의 건축 유리창과 투명 방음벽에 희생되는 야생조류, 농수로에 갇혀 폐사하는 야생동물 등 늘어나는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생물의 희생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실제 본보 취재 결과 김제시 백구면의 한 농수로는 높이 2m가 넘는 콘크리트로 만들어져 성인 남성도 빠져나오기 힘들 정도란다. 야생동물이 탈출 할 수 있는 장치가 전혀 없어 농수로에 빠진 고라니가 이리저리 뛰어다니다 폐사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주민들의 전언이다. 이곳뿐 아니라 도내 농수로에 설치된 야생동물 탈출로는 단 1곳도 없다. 전북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도내 콘크리트 농수로에 추락해 갇힌 야생동물을 구조한 것만 연 평균 100여건에 달한다. 야생동물이 농수로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계단이나 경사진 탈출로를 만들어 야생동물 폐사를 막아야 할 것이다. 야생 조류가 도심에서 건축물 유리창이나 투명방음벽을 보지 못해 충돌하면서 부상폐사하는 사례도 끊이지 않고 있다. 환경부가 근래 인공구조물에 의한 야생조류 피해를 조사한 결과, 국내에서 연간 800만 마리가 투명 방음벽 등에 부딪쳐 생명을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음벽 충돌저감 테이프만 부착하더라도 투명한 벽을 마주했을 때보다 장애물을 더욱 잘 인식하도록 야생조류를 도와 충돌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시민들이 조금만 관심을 가진다면 야생조류를 좀 더 보호할 수 있는 대목이다. 가장 흔히 목격할 수 있는 로드킬도 여전히 심각하다. 동물 찻길 사고 방지를 위해 야생동물의 진입을 막고 생태통로 유도 울타리를 설치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로드킬 사고를 막는데 역부족이다. 특히 국도변의 경우 야생동물 출현지역이라는 주의 표시가 고작인 채 최소한의 방어 장치가 없는 곳이 허다하다. 도로에서 야생동물 출현과 로드킬은 운전자들의 안전을 직접 위협하는 문제이기도 하다. 야생동물 보호가 헛구호가 되지 않도록 촘촘한 대책과 함께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전북지역 공공기관의 광주권 예속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이번엔 한국가스안전공사다. 공사는 조직개편을 통해 설립 이래 최초로 광역본부제를 도입해 기존 14개 지역본부를 7대 광역권으로 재편했다. 내년 1월부터 전북본부는 광주광역본부로 흡수 통합된다. 전북본부는 광주광역본부 단위에 묶여 그 역할과 위상이 축소될 수밖에 없다. 조직개편설이 나돌 때부터 다분히 예견됐던 일이지만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명제에 역행하는 결정에 또 다시 할말을 잃는다. 전북지역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지역본부 축소나 통폐합폐지 움직임은 2010년대 들어 노골화됐다. LH 전북본부, 한국은행 전북본부, 코레일 전북본부, LX 전북본부 등이 논란이 됐다. 도민의 강한 반발 속에 지역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조직 통폐합을 가까스로 막아낸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처가 아닌 당장 사안별로 급한 불을 끄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도 이같은 일은 얼마든지 다시 일어날 수 있다. 게다가 최근 국내 공공기관의 조직 통폐합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어 전북권 지역조직이 광주전남권에 흡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금처럼 각각의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허겁지겁 대처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 갈수록 인구가 줄어들고 광역시도 없는 전북이 공공기관 지역조직 개편 때 1순위 대상이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동안 이 같은 기준으로 추진된 공공기관 지역조직 구조조정으로 인해 지역간 불균형은 더욱 심화됐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 실현 의지가 의심되는 대목이다. 지방소멸 위기의 시대, 다시 부각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 기조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사업을 추진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에도 맞지 않는다. 이를 제도적으로 막을 수 있는 법률적 장치가 필요하다. 국민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렸다. 이제는 극약처방이 불가피하다. 먼저 지역균형발전을 이번 대선의 핵심의제로 부각시켜야 한다. 여야 후보들이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균형발전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부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공공기관 지역조직 통폐합 추진 때 지역균형발전의 대원칙을 가장 먼저 고려하도록 하는 내용의 법률 정비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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