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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공대법은 되는데 공공의대법은 왜 안되나

광주전남지역 숙원이었던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안(이하 한전공대법)이 지난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민주당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이 지난해 10월 15일 대표발의한 지 160일 만이다. 부영그룹이 한전공대 캠퍼스 부지로 제공하고 남은 나주혁신도시 내 부영골프장 잔여지를 대규모 아파트 신축이 가능하도록 용도 변경하는 것에 대한 야당의 특혜 주장에도 민주당은 일치단결해 법안을 통과시켰다. 서남대 폐교 3년이 넘도록 남원 공공의대법이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현실을 생각하면 분할 따름이다. 한전공대는 오는 5월 캠퍼스 착공과 모집요강 공고, 9월 원서접수 등의 일정을 거쳐 2022년 3월 개교 예정이다. 2022년 개교 목표의 한전공대 설립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민주당 송갑석 의원(광주서구갑)은 한전공대법 통과 직후 자신의 블로그에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으로 산업부와 교육부를 설득하고, 청와대를 동원했다. 계란으로 바위를 쳤는데 바위가 갈라졌다고 적었다. 전남지역 언론은 법안을 발의한 신정훈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당론 채택, 국회 산자위 이학영 위원장과 송갑석 간사, 법사위 윤호중 위원장과 백혜련 간사,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의 역량이 결집된 성과로 분석했다. 법안 심의과정 내내 국회에 상주하면서 법안 통과를 진두지휘한 재선 국회의원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출신 김영록 전남지사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지역 현안 해결에 대한 광주전남 정치권의 열정과 역량이 부럽다. 전북의 사정은 어떤가. 남원 공공의대법은 광주전남의 한전공대법과 똑같이 문재인 대통령 공약이다. 그러나 한전공대법은 통과됐고 남원 공공의대법은 여전히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정부 여당이 코로나19 상황속에서 의료계의 반발을 핑계대지만 남원 공공의대법은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하는 것이어서 상황이 다르다. 정부 여당은 이미 지난 2018년 8월 국립공공의과전문대학원 설립을 확정하고 2022년 3월 남원에 문을 열 계획이었다. 당초 계획이 2024년 3월 공공의대 개교로 미뤄졌지만 공공의대법 국회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도민들은 정부 여당의 전북 홀대와 전북 정치권의 무능을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고 있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30 18:29

지방의원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 나서야

국민적 분노가 일고 있는 부동산 투기와 관련, 선출직 공무원인 지방의원 모두에 대해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에 나서야 한다. 전수조사 주체도 지방의회의 감시를 받는 집행부 공무원이 아니라 제3의 독립된 기구에서 맡아야만 조사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다. 최근 공직자 재산등록 공개로 드러난 전북도의회 의원들 가운데 부동산 소유현황을 보면 투기적 거래로 의심을 살만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 김기영 도의원은 지분 투자 형태로 새만금 인근 섬 지역과 제주도 등지에 30여 건의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가 하면 박용근 도의원은 서울 강남과 전주장수지역 등에 9채에 달하는 주택과 아파트 등 건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승우 도의원은 배우자 명의로 개발 호재가 많은 평택과 당진에 여러 필지의 임야 등을 소유하고 있다. 부동산 임대업자나 전문 투기꾼 수법과 유사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지방의원의 직계존비속은 공개 대상이지만 의무사항은 아니기에 재산공개를 거부하는 사례도 많아 실제 지방의원 가족들의 부동산 소유현황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지방의원들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데도 전주시의회를 제외하곤 아직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에 나서겠다는 지방의회가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청와대에서 가진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공직자와 기획부동산 등의 투기 행태에 소속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투기 행위를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처해서 부동산 부패를 구조적이고 근본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정부에서도 9급 공직자까지 재산 공개를 법제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선출직 공무원인 도의회와 시군의회 의원들은 부동산 투기 전수조사에 대해 묵묵부답이다. 다만 전주시의회가 시의원 34명과 배우자 및 직계존비속 가족의 투기 전수조사를 하자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하지만 전주시의원의 투기 전수조사를 집행부 공무원이 맡는 것에 대해선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 만큼 제3의 독립적 기구를 통해 전수조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머지 전북도의회와 시군의회도 망국적인 부동산 투기행태를 뿌리 뽑도록 투기 전수조사에 자발적으로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30 18:29

지방대 육성 해법 시급하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 코로나 시국이 엄중한 가운데 새 학기가 시작된 지 한달이 지났다. 학교에는 모처럼 활기가 넘쳐나지만 깊은 시름에 잠긴 곳이 있다.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대학교다. 전북지역 주요 4년제 대학은 올해도 신입생 미달사태가 속출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현상, 여기에 코로나19 여파로 유학생 유치까지 어려워진 탓이다. 이제 지방대는 누구나 갈 수 있게 됐다. 장학금을 준다고 해도 정원을 채울 수 없는 씁쓸한 시대가 되었다. 지난해 고3 학생수는 44만5479명으로 전년에 비해 5만6137명 줄었으며, 실제 수능 응시인원은 42만1034명으로 50만명을 밑돌았다. 교육부는 2024년 대입가능자원이 37만3470명까지 줄어 정원의 25%를 채울 수 없게 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경제연구원도 2060년에는 621세 학령인구가 42.8%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지방대 정원미달 사태는 점점 심화될 것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지방대 정원미달은 지방대 경쟁력을 약화시켜 수도권 쏠림 현상을 가속화시키는 악순환이 될 것이다. 교육과 일자리를 찾아 고향을 떠나는 청년들이 많아지면 지방소멸 가능성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실제 익산 젊음의 거리는 40년 동안 인구가 25% 이상 감소했다. 지방소멸은 더 이상 농촌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방대학을 살리기 위해서는 인재 유출을 막기 위한 일자리가 있어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하고, 대학에서는 필요한 인력을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지역의 인재가 유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북은 미래먹거리로 수소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에 발맞춰 대학에서도 수소산업과 관련된 특성화된 교육과정을 개설해 우수한 인재가 지역에 남아 공부하고 일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방대 특성화 분야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맞춤형 진로 및 취업 컨설팅을 강화하거나 창업을 도와주는 것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다. 복지분야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노인 전용 복합주거단지 구축과 양육 공백이 발생한 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을 위한 돌봄서비스도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방안이다. 노인 전용 복합주거단지는 24시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요양보호사를 비롯해 일손이 많이 필요한 분야다. 또한 돌봄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면 양육환경이 나아져 출산율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방대가 노인복지나 돌봄분야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포스트코로나시대에는 재택근무가 일상화되고 안전한 환경에서의 삶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다면 굳이 수도권까지 가지 않을 것이다. 귀농귀촌을 지원하는 시스템도 지방대에서 갖출 필요가 있다. 지역의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찾고 정착과정을 돕는 인력양성과 교육프로그램 개발도 지방대가 할 수 있는 역할이다. 지방대학이 살아남아 지역에 훌륭한 인력을 공급하기 위한 방법을 서둘러 찾아야 한다. 도의회에서는 지방대가 자구책을 찾아 지역의 인재양성기관으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송지용 전북도의회 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1.03.30 18:29

역전의 명수

삽화=권휘원 화백 야구는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다. 객관적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관중수와 시청률 등을 감안한 국내 인기 스포츠 순위에서 야구는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팬 숫자를 고려한 세계 스포츠 인기 순위에서도 야구는 10위권 안에 드는 종목이다. 일본에서 야구는 스모와 함께 최고 인기 스포츠로 꼽힌다. 지난주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일본 고시엔대회(선발고교야구대회)에서 거둔 첫 승이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24일 열린 제93회 고시엔대회에서 교토국제고는 시바타고에 연장 승부 끝에 5-4로 역전승했다. 외국계 학교로는 사상 처음으로 고시엔대회에 출전해 첫 승의 기록까지 세웠다. 일본 고교야구의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고시엔대회는 전국 3940개 팀이 치열한 지역 예선을 거쳐 1%도 안되는 32개 학교만 본선 무대에 선다. 일본 언론들도 학생수 131명에 불과한 교토국제고의 고시엔대회 진출을 기적으로 표현했을 정도다. 1999년 창단한 교토국제고 야구부의 고시엔 출전과 첫 승은 일본 사회를 놀라게 했고 재일동포들에게 큰 감격을 안겨줬다. 일본 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고시엔구장은 물론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전국에 한국어 교가를 세 차례나 울려퍼지게 했다. 교토국제고는 지난 27일 열린 16강전에서는 5-4로 역전패해 8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고시엔대회 역사에 당당히 이름을 새겼다. 한국계 교토국제고의 기적에 앞서 이미 오래전에 일본 야구의 콧대를 꺾은 학교는 군산상고다. 군산상고는 49년 전인 1972년 7월 황금사자기 대회 결승전에서 부산고에 9회초까지 1대 4로 끌려가 패색이 짙던 경기를 9회말 2사 후 5대 4의 대역전극으로 뒤집었다. 역전의 명수란 애칭을 얻었고, 야구는 9회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역전의 명수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한국 고교 대표팀은 두 달 뒤인 9월 일본에서 열린 5차례 친선 경기에서 4승 1패의 성적을 거두며 한국 고교야구의 매운 맛을 보여주고 돌아왔다. 군산상고는 1980년대 초에는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며 팔색조 싸움닭으로 불린 조계현 투수(현 기아 타이거즈 단장)의 눈부신 활약으로 청룡기와 봉황대기에서 우승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당시 군산상고 경기가 열리는 날에는 군산시민은 물론 전북도민들이 TV와 라디오로 야구중계에 몰입할 정도였다. 1968년 창단한 군산상고 야구부는 국내 고교야구 3대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황금사자기, 청룡기, 봉황대기는 물론 대통령배, 전국체전 등 전국대회 16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그러나 2016년 제97회 전국체전 우승 이후 아직 우승 소식이 없다. 다음달 17일부터 올해 고교야구대회 일정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도민들에게 즐거운 소식을 들려줄 군산상고 야구부의 멋진 부활을 기대해 본다.

  • 오피니언
  • 강인석
  • 2021.03.29 17:55

[최영호의 변호사처럼 생각하기] 명예훼손, 사실의 적시

의뢰인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장이다. 한 아파트 입주민이 아파트 내 엘리베이터에 입주자대표회장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하였다. 의뢰인은 자신이 비리를 저질렀다는 글은 모두 허위이며, 이를 게시한 입주민에게 응분의 조치를 하고 싶다고 하였다. 명예훼손을 접할 때 법을 공부하지 않은 분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개념은 사실의 적시이다. 먼저 법문을 살펴보자. 명예훼손은 형법에 규정되어 있고, 이를 인터넷 게시판, SNS 등에 게시하였을 경우 정보통신망법에 의해 가중처벌을 받는다. 허위 사실을 적시했을 경우에 한정해서 살펴본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00만원 이하의 벌금,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규정하고 있다. 사실의 적시와 대립되는 의미는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의미하는 의견 표현이다. 위 사례에서 만약 입주민이 회장에게 회장은 전과가 있는 범죄자다.라고 했는데, 회장에게 전과가 없다면 이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범죄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입주민이 회장의 행위는 범죄(로 볼 수 있)다.고 했음에도, 회장의 행위가 범죄가 성립하지 않았더라도 이는 행위에 대한 평가로 의견표명에 불과해 사실의 적시라고 보지 않을 수도 있다. 상담을 하다보면 대개 입주자대표회장과 같이 공적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에 대한 비하적 표현과 함께 이를 평가하는 경우, 이에 대해 불만을 품고 명예훼손이 아니냐고 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사실의 적시와 의견 표현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고, 정답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명예훼손 요건으로 사실의 적시의 핵심 요소는 구체성으로 상대방이 구체적으로 특정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21.03.29 17:55

국민연금이 함께하는 ESG의 새로운 길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ESG, 이미 뉴 노멀, 선택이 아니라 필수 최근 흔히 눈에 띄는 기사다. ESG 열풍이라 할 만하다. 기업은 경영을 위해, 금융기관은 투자를 위해, 회계법무법인, 컨설팅회사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탐색차원에서 ESG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심지어 개인투자자도 국민연금의 ESG투자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언론이나 국회도 ESG 포럼을 발족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왜 이렇게 뜨거울까? ESG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은 2006년 UN 산하 책임투자원칙 기구(PRI)다. PRI는 책임투자를 환경(E), 사회(S) 및 지배구조(G) 요소를 투자결정에 통합하여 위험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장기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투자접근법이라고 정의한다. 이와 함께 UN PRI는 기관투자가의 투자분석 및 의사결정 절차에 ESG를 포함하고 적극적 주주활동을 촉구하는 등 6개의 책임투자 원칙을 공표한 바 있다. 사실 ESG는 갑자기 뚝 떨어진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ESG원칙은 인류가 당연히 해야 하고 또 추구해온 가치이다. 기후변화나 청정생산, 유해화학물질 관리 등을 다루는 환경문제(E), 인권이나 노동 및 산업안전, 공정거래 등 사회문제(S), 주주권익이나 공정한 이사회 운영, 내부 견제기구의 건강한 작동 등 지배구조문제(G)는 공동체의 존속과 성장을 위해 꼭 풀어야 할 숙제다. 또 이러한 과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 왔다. 그럼에도 ESG가 새삼 각광을 받게 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접근법이 달라졌다. 종래는 직접적 압박이나 규제를 통해 정치사회적인 문제해결을 시도해왔다면 이제는 자산운용경제 메커니즘을 통해 보다 실효성있는 이행을 추구한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또한 그동안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해당 사안에 대해 개별적으로 접근하였다면, 이제는 재무요소와 ESG를 통합하여 체계적으로 세계시장의 주요 주체들이 연대와 협력을 통해 공동전선을 펴고 있다. 무엇보다 ESG가 기업의 지속가능성과 가치를 높이고, 위험을 줄이는 등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실증적으로 입증되고 공감대를 얻고 있다. ESG는 국민연금에게 더욱 중요한 의미로 다가온다. 국민연금은 소위 유니버셜 투자자다. 우리나라와 글로벌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다양한 자산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장기투자자다. 안정적 투자수익을 위해서는 개별 기업을 넘어 전체 경제의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이 긴요하다. 국민연금은 필연적으로 국민경제와 함께 하는 운명공동체다. 기업의 ESG 관행이나 문화는 장기적으로 전체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의 수익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민연금이 ESG투자를 강화해나가는 이유다. ESG는 기업경영을 넘어 사회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ESG원칙은 투자와 사회공동체적 가치와 조화를 추구한다. 공동체에 대한 연대와 책임, 신뢰를 기초로 하는 새로운 관계와 질서, 사회적 자본을 형성하는 촉진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들의 ESG에 대한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 ESG는 비용이 아닌 기업의 가치 향상과 무형자본 강화를 위한 투자다. 회피하거나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행동과 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국민경제와 함께 하는 유니버셜 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이 우리 공동체의 사회적 자본을 강화하는 구심점의 역할을 다할 것을 기대해본다.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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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9 17:55

전주 남부시장을 스마트 문화관광형 '아고라'로 만들자

이기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 재래시장이라 함은 지역고유의 자원을 바탕으로 형성되는 상거래문화 중심이 되는 곳이다. 원도심지 과거의 융성했던 우리 남부시장만의 무늬와 형태가 있었을 것이다. 전국의 수많은 재래시장들이 시장부흥을 위해 혁신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미 주민과 지자체의 행정 그리고 민간협력단체들의 협업으로 성공적인 모범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다.지붕이 있고 칸막이로 구분된 평범한 상점형태로는 번영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역의 문화자원과 문화요소 특성을 활용한 내외적 하드웨어의 조형적 공간형성과 전통과 스마트한 컨텐츠의 융합으로 전주남부시장만의 특색 있는 상점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설계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남부시장,풍남문 주변의 상가들은 대표상품개발, 홍보를 통한 전통시장다운 상점가를 활성화 시키는 일에 여러 가지 사업계획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고 있지는 않다. 물론 C-19이전 주말에만 펼쳐지던 야시장 사업은 상당히 많은 방문객들이 몰려들어 발 디딜 틈이 없이 인기 있는 사업이었다.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아가는 것이다. 고대 그리스도시국가의 시장이나 지금 열거한 남부시장의 분위기나 변함이 없는 시장의 형태는 인류 역사상 실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지속하면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생활문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그리스 도시국가의 시장은 아고라(Agora)라 하였다 시장에 나오다 라는 뜻으로 폴리스에 형성된 광장이며 이곳이 시민들의 일상생활의 중심이 되면서 사람이 모여들어 사람들의 광장이 되었다. 아크로폴리스는 정치, 경제와 종교의 중심 이었으며 아고라는 시민들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일상적인 활동과 연극의무대 체육대회를 여는 운동장으로 쓰이는 등 예술 활동을 비롯 철학, 인문, 사상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던 곳 이었고 민회를 열어 국방과 정치문제에 대한 국가의 정책을 듣기위해 국가와 시민이 소통하였던 곳이다. 흐르는 세월 속에 이곳은 자연스럽게 상인과 시민이 만나 물건을 사고파는 우리 삶의 터전인 전통(재래)시장이 형성이 된 것이다. 지금 남부시장과 시장 인근에는 전형적인 아고라의 모습을 찾아가는 듯 그림이 그려진다. 시장주변에 형성되는 문화 인프라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전통시장만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매채들 이기 때문이다.1960~70년대 옛 도청 이었던 복원된 감영주변은 그야말로 호남문화예술과 경제의 중심이었다.50여개에 이르는 표구점,화랑,들이모여 있어 전주의 인사동이라 할만 하였고 전북의 모든 교통수단 의 중심 배차장이 있었으니 말이다. 근래에는 상인들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사고의 변화로 각 분야의 문화예술의 장인들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적은 힘이나마 지자체의 도움으로 터를 잡은 동아리도 있다. 무슨 일이든 독선은 없다. 모든 세대가 시간과 공간을 불문하고 같이 모여 토론하며 정도로 가기위해 노력하고 있듯 고대의 아고라에서 갖춰졌던 요소가 다 모여드는 곳이다. 선거철만 되면 후보들이 맨 먼저 찾아가서 평소 않 하던 상인들의 거친손을 덮석 덮석 잡고 한 표를 호소하는 모습은 우리사회의 구성시스템 으로서 아고라의 역할은 계속될 것이고 상업적인 삶의 터전으로서 아고라는 우리들의 생활에 반드시 있어야 하며 살려 가야할 곳이다. /이기전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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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9 17:55

쿠팡 완주 물류센터, 지역경제 활성화 계기로

국내 전자 상거래 1위 업체인 쿠팡(주)이 완주 테크노밸리 제2 일반산업단지에 대형 물류센터를 짓는다. 1300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2022년에 착공, 2024년에 완공 계획인 물류센터는 연면적 10만㎡로 건립된다. 지난 2010년에 설립된 쿠팡은 물류업의 비약적 성장에 따라 지난 해 기준 매출액이 약 13조원으로 1년전 대비 94% 증가하고, 이용자 수도 1480만명에 이르는 대형 유통기업이다. 이달 초에는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상장하면서 약 5조1400억원을 확보하는 상장대박을 거두었다. 쿠팡은 완주 물류센터를 전북 뿐 아니라 중남부권까지 물류를 수렴하고,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시 중요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IT 유통산업의 융복합에 따른 상품관리 배송 동선 최적화를 구현한 첨단 물류시스템 실현의 장으로 구축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국내 대표적 물류센터가 완주에 들어서면서 500명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관련 산업과의 연계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순기능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쿠팡의 전북 진출은 반갑고 고무적이다. 지역 관련기업들이 쿠팡과의 직접거래는 물론 물류 거점을 활용한 간접판매 활성화 등 상생을 통한 시너지 효과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도내서 재배한 농산물의 당일 또는 익일 배송으로 농가들의 판로 개척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쿠팡이 완주를 선택한 주요 배경은 중남부권 허브 역할과 고속도로 및 철도가 인접해 교통이 편리한 점을 꼽는다. 완주군의 입지적 우수성이 입증돼 다른 산업 유치의 원동력을 확보하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규모 투자 발표에 기대감은 높지만 과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인력이 많이 필요한 물류업체 특성상 근로자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 1년 사이 배송을 담당하는 택배 노동자 8명이 숨졌다.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에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필요한 대목이다. 대형 물류센터가 지닌 경제적 파급효과가 대규모 제조업 못지 않은 최근의 산업 트레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북도와 완주군 등은 이런 점을 감안해 물류업체에 대한 행정적 지원책 마련등 긴밀한 파트너 관계 구축에 역량을 모아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29 17:55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 특성화전략 세워야

새만금 신항만 조성사업이 정부의 재정 투자로 본격 추진되면서 군산항과의 역할 정립과 함께 양 항만의 특성화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 자칫 새만금 신항과 군산항이 항만 운영을 위한 물동량 확보를 놓고 경쟁관계로 치우친다면 항만경쟁력만 상실한 채 쇠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총사업비 2200억 원을 투입, 오는 2025년까지 새만금 신항에 5만t급 잡화와 크루즈겸용 2개 선석을 완공할 계획이다. 이어 오는 2040년까지 잡화부두 4개 선석과 컨테이너 4천TEU급 1개 선석, 자동차 5만t급 1개 선석, 크루즈 8만t급 1개 선석 등 7개 부두를 갖출 예정이다. 이처럼 새만금 신항에 모두 9개의 선석이 갖춰지면 새만금 배후 산단과 농식품관광 등 해상물류기반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특히 새만금 신항은 수심이 15m로 양호하고 토사매몰 현상이 심하지 않은 데다 5만t급 이상 선박의 대형화 추세에 대비할 수 있는 항만경쟁력을 갖춰 환황해권의 거점항만으로 발돋움하게 된다. 문제는 바로 인접한 군산항과의 관계 정립이 선결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항만경쟁력을 갖춘 새만금 신항이 본격 가동되면 군산항의 역할과 기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 자동차와 잡화, 수출입용 컨테이너 화물 등 물동량 확보를 놓고 서로 경쟁하게 되면 항만경쟁력에서 밀려나는 군산항은 새만금 신항으로 빨려 들어가는 블랙홀 현상을 초래하게 된다. 게다가 군산항은 수심이 낮은 데다 매년 준설사업비로 전국 항만 준설예산의 40% 이상이 들어가는 등 경제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크게 뒤처지는 게 현실이다. 이렇게 되면 자칫 군산항은 존폐 위기에 처할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새만금 신항과 군산항이 서로 경쟁관계가 아닌 상생과 시너지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사전에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전북권의 국가관리무역항으로서 서로 기능과 역할을 조정하고 지원할 수 있는 동반자적 관계 설정이 필요하다. 부산권 항만의 경우도 부산신항과 북항 남항 감천항 다대포항 등을 서로 아우르는 통합 운영관리시스템을 도입한 것도 좋은 사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배후 산단의 신속한 개발과 함께 기업 유치를 통해 물동량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급선무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29 17:55

한쪽 눈이 안 보이고, 팔다리 힘이 갑자기 빠진다면?

오선영 전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의 확산이 아직도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의 지속은 우리 일상에 여러 변화를 초래했지만, 그 중에서도 재택근무가 활성화되고 외부 활동이 대폭 줄어들어 장기간의 실내생활이 일반화됐다는 점도 변화의 한 양상일 것이다. 이처럼 실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나면 피부에 햇볕을 쬘 때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비타민D가 결핍될 수 있다. 이는 필자가 진료하는 다발성경화증이라는 질환과도 연관돼 있다. 최근 해외연구를 살펴보면 예전보다 전세계적으로 다발성경화증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그 이면에는 비타민D 결핍, 운동 부족, 비만, 과도한 패스트푸드 섭취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발성경화증은 환자 수가 적은 희귀질환으로 아직도 대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한 질환일 것이다. 우리 몸에서 중추신경계라고 하면 뇌, 척수, 시신경을 말하는데, 다발성경화증은 환자의 면역체계가 여러 원인으로 교란돼 이러한 중추신경계의 세포와 조직을 공격, 다양한 증상을 유발하는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초기에는 흔히 한쪽 시각에 신경염이 발생해 한쪽 또는 양쪽 눈이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척수 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팔다리의 감각 이상 및 운동 장애, 배뇨 및 배변 장애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이외에도 뇌 신경 이상의 의한 인지기능 장애, 어지럼증, 피로, 떨림 등이 모두 다발성경화증 발병 시 일어날 수 있는 증상들이다.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20~40대의 젊은 층에서 가장 흔하게 발병하고, 여자의 유병률이 남자보다 2~3배 정도 높다. 다발성경화증은 병변이 발생하는 부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이 발현되며, 초기에는 증상이 유사한 뇌졸중, 치매, 파킨슨병, 뇌종양 등으로 오인되는 경우도 많아 조기 진단이 어려운 질환 중에 하나다. 하지만 임상적으로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질환이고 재발이 반복되면 손상을 입은 신경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장애가 남을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경 손상이 덜한 시점에 조기 치료를 시행하면 진행을 억제해 장애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급성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약해 염증을 빠르게 억제하고, 이후 재발을 막기 위한 완화 치료를 시행한다. 기존에는 완화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가 매우 적었지만, 최근에는 월 1~2회 투약이 가능한 주사제, 주사제보다 환자의 편의성이 좀 더 높은 경구제 등이 다양하게 나오고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와 성향에 맞는 적절한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치료제들도 가능한 조기에 사용할수록 질환 조절 효과가 높다는 연구들이 다수 있는 만큼 조기 진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할 것이다. 다발성경화증은 완치는 어려워도 잘 관리하면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 수 있다. 생소한 질환이라고 해서 너무 좌절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를 따라줄 것과 함께, 의심 증상이 있을 경우 신경과를 찾아 빠르게 진단을 받아 보기를 권한다. /오선영 전북대병원 신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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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9 17:55

이달고 파리시장과 한 장의 사진

국주영은 전북도의원 프랑스 안 이달고 파리시장은 2014년에 당선되어 재선을 한 파리의 첫 여성시장으로 입지전적의 정치인이다. 그녀는 시장재직 시 고위직 공무원 인사에서 여성공무원의 비율을 60% 넘겨 프랑스정부로부터 벌금을 부과 받은 사실이 전 세계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이달고 시장은 여성이면서 스페인 안달루시아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프랑스로 이주한 이민자 출신으로 전형적인 사회적 소수자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이달고 시장은 학창 시절 수업 중에 선생님이 스페인 소녀는 일등이 될 수 없다고 말한 것에 충격을 받아 정치에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대학 졸업 후 노동감독관으로 일 했고, 프랑스에 주 35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마르틴 오브리 노동부 장관의 고문으로 일했다. 또한 여성의 권리를 위해 성 평등 및 직업 평등에 관한 법률 초안 작성에도 참여하였다. 이후 1994년부터 사회당 당원으로 활동하며 정치에 참여하였고, 2001년부터 13년 동안 파리부시장을 지내다가 2014년 남성들을 제치고 파리의 첫 여성 시장에 당선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그녀는 2018년 파리시의 고위직 인사에서 여성 11명과 남성 5명을 임명하여 고위직 69%가 여성으로 임명돼 성평등 국가규정을 위반한 사유로 9만유로(약 1억2000만원)의 벌금을 납부하였다. 당시 이달고 시장은 "고위직에 여성을 많이 뽑아서 내는 벌금, 기쁘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2013년 경영진에 임명된 직원 중 한 성별의 비중이 60%를 넘을 수 없도록 법을 제정하였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법규를 위반하여 벌금을 낸 것이다. 그러나 2019년 8월 관련법은 개정되었다.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불균형이 없다면, 경영 고위직 임명에서 이 규정을 어겼더라도 벌금을 물리지 않는 내용으로 개정되어 현재 시행되고 있다. 얼마 전 전북에서는 매우 뜻 깊은 행사가 개최되었다. 국기기관인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개관하여 국무총리를 비롯하여 전북의 유력 정치인들이 모여 축하식을 가졌다. 개관식에 참여한 23명의 기념사진이 전북의 언론에 대서특필 되었다. 행사를 보도한 사진을 보면 전북의 정치권과 관련 기관의 수장이 모두 남성이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의 직원 역시 모두다 남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전북정치계 인사와 산하기관의 주요수장들이 특정성별로만 이루어진 것은 실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 제21대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에 불과하다. 국회는 2005년 공직선거법을 개정하여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의회 선거에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는 규정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이는 의무가 아닌 권고선언적 규정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IPU(국제의원연맹) 여성 국회의원 순위를 살펴보면 2020년 1월 기준으로 17.3%, 대한민국은 124위 최 하위권이다. 스웨덴 47%, 노르웨이 41%, 독일 31%, 미국 23.4%에 비하면 한참 떨어진다. 양성 간 동등한 정치대표성의 확보는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전제조건이며 세계적인 흐름이다. 1991년 지방자치가 부활하여 30년이 흘렀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넓어져 여성의 정치대표성이 높아지고 있는 2021년, 전북의 정치권과 정부부처 산하기관, 전북도 산하기관의 수장들이 특정성별의 편중에서 벗어나는 날을 학수고대해 본다. /국주영은 전북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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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8 19:38

조선구마사가 폐지될 수 밖에 없던 이유

▲ 김세희 문화교육부 기자 역사는 사건들의 객관적인 나열이 아니라 기록자인 사관에 의해 해석되고 서술된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E.H.Carr)가 저서 역사란 무엇인가에 써놓은 구절이다. 결국 역사 서술은 사료를 해독하고 분석하는 역사가의 관점이 반영된다. 조금 더 범주를 확장하자면 팩션(faction) 사극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fact)과 허구(fiction)를 합성한 장르인 팩션은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적 상상력을 더해 재창조한다. 그러나 최근 SBS 팩션사극 <조선구마사>는 역사왜곡 논란 끝에 폐지됐다. 단순한 고증의 오류나 대중들의 예민함에서 비롯된 폐지가 아니다.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킹덤>의 흥행에서 볼 수 있듯이 대중들은 이미 팩션에 익숙하며, 적극적으로 즐긴다. 그렇다면 폐지된 이유는 무엇일까. 제작진이 팩션의 범주를 너무 관대하게 판단한 탓이다. <조선구마사>의 경우는 도를 지나쳤다. 이미 사료와 역사 연구로 검증된 인물의 명예를 훼손시켰다. 조선 태종은 환상을 보고 백성을 살육하는 학살자로, 훗날 세종이 되는 충녕대군은 6대조 할아버지를 욕하는 패륜아로 묘사됐다. 장소는 중국풍으로 꾸며진 조선의 기생집이 나오고, 상에는 월병, 피단, 중국식 만두 등장했다. 대중들은 이를 두고 납득하지 못했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엔 동북공정 논란이 다시 일었고, 조선왕조 가문인 전주 이씨 종친회는 반발했다 결국 <조선구마사>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으며 뼈 아픈 교훈만 남았다. 허구적인 상상력을 가미한다고 해도 이미 고증된 사실조차 외면하거나 마음대로 역사를 왜곡할 수 있는 면죄부는 없다는 교훈이다. 게다가 대중이 수용할 수 있는 역사적 상상력의 범주가 제한된다는 사실이다. 이동희 전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지난 28일 이번 사태와 관련해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기본적으로 역사는 사실을 생명으로 합니다. 이 말을 사극 제작진에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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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세희
  • 2021.03.28 18:17

LH 사태와 ‘보이지 않는 발’

박지원 변호사 경제학도가 아니라도 보이지 않는 손은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사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보이지 않는 손을 한 번밖에 언급하지 않았다. 그마저도 기득권의 정경유착을 정당화한 중상주의를 비판하면서, 자유경쟁의 효과를 소비자 대중에게 돌리자는 맥락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개념은 사익만 추구하더라도 사회 전체에 유익하므로 정부나 규제는 필요 없다는 희망 사항으로 오독되더니, 급기야는 경제학의 사상적 본령이라도 되는 것 마냥 수 세기를 유령처럼 공론장에 떠돌았다. 그러나 공익을 위한 어떠한 규제도 없는 상황에서 개인이 오직 사익만을 위해 움직인다면 무엇 때문에 힘들여 경쟁하겠는가. 공정한 시장의 규칙을 어기는 반칙에 의존하면서 자유경쟁을 회피하고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손쉬운 길을 놓아두고 말이다. 혹자는 이처럼 정치적 특권이나 특혜를 통해 인위적인 지대를 추구함으로써(rent-seeking) 사익을 극대화하려는 현상을 보이지 않는 손에 대비하여 보이지 않는 발이라고 부른다. 이는 곧 부패 문제기도 하다. 이번 LH 사태를 보며 보이지 않는 손에 비해 보이지 않는 발이 얼마나 더 영리하며 부지런한지 다시금 느낀다. 부패는 뇌물수수에 국한되지 않는다. 부패방지법은 공직자가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여 자기 또는 남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 공공기관의 경제활동에 있어 위법하게 재산상 손해를 입하는 행위 등을 부패행위로 정하고 있다. LH 직원이 업무상 알게 된 개발 관련 정보를 이용해 차명으로 토지를 사두고, 최대의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각종 탈법수단을 활용한 이번 일이 바로 법이 정한 부패행위다. 또, 이는 정보에서 열위에 있는 거래 상대방(원주민)에게 피해를 주며, 부동산 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고 예산이 낭비되게 함으로써 사회의 효율성과 공평성을 저해하는 부패의 부정적 양상을 그대로 담고 있다. 중앙집권적 관리경제 체제를 통해 발전해 온 우리 경제사에서 부동산, 건설 분야의 부패는 수십 년 묵은 고질병이다. 이를 새삼스레 현 정권 문제로 치환시키는 공세가 의아하기는 하나, 어쨌든 이번 LH 사태가 더 나은 부패방지 시스템을 만드는 데 기폭제로 쓰이기 바란다. 특히 자유경쟁 자체에 거부감을 지닌 과거 세대와 달리, 경쟁을 당연하고 필요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그 과정의 공정성만이라도 확립되기를 갈망하는 청년세대가 느낄 박탈감을 생각하면 그냥 흘려버리기에는 아까운 기회다. 다만, 최근 제시되는 해결책이 분노 여론에 편승하여 주로 처벌 강화에 집중되는 점은 못내 아쉽다. 처벌 강화가 부패방지에 효과적인지는 논란이 있기에, 예방적 접근에도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부패를 일종의 거래로 보는 제도주의 경제학은 거래비용을 증가시킴으로써 부패를 막을 것을 제안한다. 거래신고제나 정기조사 및 결과공개를 통한 투명성 확대, 내부 공익제보자나 감사부서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 공직자와 중개인공동투자자명의대여자 등 관련자 사이 비대칭적 처벌, 부패계약의 불이행을 법적으로 보호하는 방법 등 관계자 간에 배신을 부추기고 부패계약의 안정성을 허무는 방법도 고민할 만하다. 부패는 한자로 썩어(腐) 무너짐(敗)을, corruption은 함께(cor) 파멸함(rupt)을 뜻한다. 반칙에 끼지 못하면 뒤처지는 사회는 구성원들과 함께 무너질 수밖에 없다. /박지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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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1.03.28 16:52

새만금 RE100 사업, 기업유치 청신호 기대

새만금 권역에서 생산된 재생에너지가 새만금에서 자체 소비되는 산업 생태계가 국내 최초로 구축된다. 새만금개발청은 지난 25일부터 5월24일 까지 RE100사업을 실현할 첨단 제조기업 공모에 나섰다. 새만금내 기업 유치애 청신호가 기대된다. RE100은 기업이 쓰는 전력의 100%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는 국제 캠페인이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이 제안해 현재 구글 애플BMW 등 280여 세계적인 굴지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RE100은 기후변화 위기를 대비한 온실가스 감축이 본격화되면서 재생에너지를 사용한 제품의 구매 구입을 우선한다는 글로벌 기준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RE100에 참여해야 만 기업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될 소지도 있다. 글로벌 기준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할 대기업들의 참여가 불가피해진 셈이다. 이번 새만금개발청이 새만금 국가산단에 입주할 기업을 공모하면서 3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300명 이상을 상시 고용해야 하는 조건을 제시한 것도 이같은 추세를 반영한 나름대로의 자신감 표출로 보인다. 새만금 사업의 성패는 결국 기업유치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사용에서 앞서 가고 있는 서구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RE100이 새로운 무역장벽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만금의 RE100사업은 대규모 첨단 제조기업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국내에 최초로 RE100사업 참여를 선언한 SK그룹이 2조원을 투자해 새만금에 창업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새만금의 강점은 일찌감치 재생에너지 클러스터 조성에 집중, 세계 최대 규모를 갖춘 재생에너지 단지라는 사실이다. 태양광 사업등을 통해 2028년 까지 생산 예정인 전력량만 3GW 급이다. 원자력발전 3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기업들에게 그린에너지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닌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새만금 RE100사업은 기업들의 절박한 문제에 대한 해법이 될 수 있을것이며, 글로벌 기준에 맞추기 위한 기업들의 선제적 대응은 기업과 새만금 모두의 가치를 높이는 윈윈사업이 될 것이다. RE100 산단 최적의 조건을 갖춘 새만금이 이번 사업 추진을 기회로 더욱 속도감있는 개발에 주력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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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1.03.28 16:52

전북 아이조아카드 기능보강 필요하다

전북도가 출산장려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는전북 아이조아카드 사업이 유명무실해졌단다. 도는 지난 2008년 농협 BC 카드사와 제휴해 2자녀 이상 가정에서 전북 아이조아카드를 발급받을 경우 도내 의료기관, 교육시설, 문화시설 이용 때 할인 혜택을 누리도록 했다. 그러나 도입 10년이 지난 현재 해당 카드의 존재조차 가물거릴 만큼 이용도가 떨어졌다. 실제 관련 카드 누적 발급이 4805건에 그치고 있고, 가맹점은 260곳에 불과하다. 가맹점도 일반 음식점과 안경점이 절반을 넘으며, 정작 자녀를 키우는 데 필요한 학원어린이집 등 교육 관련 할인 가맹점은 극소수다. 지역별 가맹점 수를 보더라도 전주(41곳)와 완주(37곳), 익산(35곳), 김제(33곳) 등을 제외하고 나머지 지역의 경우 가맹점이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전북 아이조아카드가 이렇게 외면을 받게 된 것은 일반 금융기관의 다자녀 우대 카드와 차별성을 갖지 못하게 된 이유가 크게 작용했다. 할인 혜택 확대 등 별다른 기능 보강이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다. 카드 보유 시 전주동물원 무료입장 혜택마저 사라지는 등 오히려 혜택이 후퇴하기까지 했다. 저출산 문제는 국가 차원의 큰 과제로 여길 만큼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전북의 경우 더욱 심각하다. 도내 연간 출생아 수가 2018년 사상 처음 1만명 이하로 떨어졌고, 합계출산율은 0.91명으로 도 단위 광역자치단체 중 경기도 0.88명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4.9명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물론 전북 아이조아카드가 저출산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도내 지자체들이 출산장려금 지급, 입학축하금 지원, 다자녀 가정에 공공요금 감면 등 더 큰 혜택의 여러 시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별 실효를 거두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고 출산 장려의 일환인 도 특수시책이 용두사미로 끝나서야 되겠는가. 전북과 비슷한 형태의 대구 아이조아카드의 경우 대구시가 근래 기능보강을 통해 활로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사업인 만큼 전북 아이좋아카드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기능보강과 홍보 등 후속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28 16:52

홀로 웃지요(獨笑)

삽화=권휘원 화백 인간지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다. 달이 차면 기울고 꽃이 피면 지는 게 세상의 이치다. 요즘은 꽃 피는 순서가 없어졌다. 예전에는 봄의 전령사인 동백매화산수유목련진달래개나리벚꽃 순으로 꽃이 피었다. 지금은 이상기온 여파로 한꺼번에 꽃이 피고 진다. 전주 삼천의 가로수인 벚꽃이 만개했다. 마치 꽃 대궐을 이룬 느낌이다. 화사하기로는 벚꽃을 능가할만한 꽃이 없다. 일본 국화인 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울 도산공원에 왜 벚꽃나무를 심었냐고 야단치자 당시 서울시청 녹지과장이었던 윤태경 과장이 벚꽃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니라 제주도라고 답변해 위기를 슬기롭게 넘긴 일화가 있다. 그래서 각 시군마다 앞다퉈가며 벚꽃나무를 많이 심었다. 전북대 임학과 출신인 윤 과장은 그 이후 도 산림국장옥구군수남원시장강원도 동해 출장소장을 역임했다. 정약용이 유배생활 중 강경에서 쓴 나 홀로 웃는다(獨笑)는 시 구절이 떠오른다. 보름달 뜨면 구름 자주 끼고(月滿頻値雲) 꽃이 활짝 피면 바람이 불어대지(花開風誤之) 세상일이란 모두 이런거야(物物盡如此) 나홀로 웃는 까닭 아는 이 없을 걸(獨笑無人知). 가장 힘든 시기에 다산은 혼자 있으면서 인간사를 통찰했다. 다산이 강진 등 유배지에서 18년간이나 힘든 시기를 보내지 않았으면 목민심서 등 주옥같은 500권의 저작물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관직에 나가 출세하거나 사업으로 크게 성공하면 자신도 모르게 시기질투하는 사람들로 마(魔)가 낀다. 가까운 주변 사람들이 훼방꾼이 되는 것이다. 면전에서는 성공한 것을 칭찬하고 박수 치지만 뒤돌아서면 이기심 때문에 험담을 늘어놓는 등 깎아 내리기 일색이다. 그렇게 화사하게 핀 꽃도 비바람 때문에 10일을 못 넘긴다. 영원히 부귀와 권세를 누릴 것 같아도 그렇지 못한 게 세상의 이치요 인간사다. 잘 나갈 때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고 업신여기거나 깔아뭉개는 경우가 있다. 다산은 그래서 혼자 웃는다(獨笑)며 마침표를 찍었다. 코로나 19로 모두가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다.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가진 자나 없는 자 할 것 없이 제대로 소통을 못해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그 누구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상을 살고 있다. 백신 접종자가 늘면서 차츰 심리적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른감이 없지 않다. 아무튼 이 험난한 세파를 지혜롭게 살려면 겸손 밖에 없다. 주역 15번째 괘가 산지겸 겸손괘다. 누운 풀처럼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겸손한 사람 한테는 주위에 좋은 친구가 많다. 시기 질투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겸양지덕(謙讓之德)을 최고로 친다. 정치인 등 힘센 사람들이 한 번쯤 새겨들었으면 하는 맘이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1.03.28 16:52

신 해양르네상스시대를 여는 핵심 아이템, ‘등대’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등대지기는 초등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려 있어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그 노래를 배우고 따라 불렀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등대는 우리들 마음 속에 막연한 동경과 그리움의 대상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않았던 과거에는 선박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인도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바로 등대였다. 육지가 없는 망망대해에서는 나침반과 별자리를 보며 운항을 할 수 있었지만, 육지와 가까워지면 곳곳에 숨어있는 암초와 여러 지형지물들을 피해 안전하게 항으로 입항하기 위해서 눈으로 보고 직접 확인할 수 있는 등대가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길잡이 역할을 했다. GPS, 레이더, 바다 내비게이션 등 항행안전 장비가 발달한 현대에도 등대를 만들고 운영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등대는 1903년에 만들어진 팔미도등대이며, 전라북도 관내에는 그보다 9년 늦은 1912년에 어청도등대가 건축되었다. BC 250년경 만들어진 세계 최초의 등대인 파로스등대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등대 역사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이자 해양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는 전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세계 제7대 불가사의로 꼽히는 높이 100미터가 넘는 파로스등대를 만든 반면, 우리나라는 서양인들을 오랑캐라고 업신여기고 배척하면서 쇄국정책을 고집하였다. 팔미도등대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운요호 사건(1875년) 이후 일본과 강제로 체결한 강화도조약(1876년)에 따라 인천항 개항을 위해 타의로 만들어진 것이라는 어두운 역사를 지니고 있다. 비록 우리나라 등대 역사의 태동은 암울하지만 해양을 통해 부를 창출하고 국가발전을 도모하고자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이후 해양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등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언제나 따스했으며, 이를 반영하듯 최근 드라마나 영화, 광고,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등대를 배경으로 촬영한 장면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해양수산부에서는 일반 국민들이 해양문화를 더 쉽게 향유할 수 있도록 유인등대를 중심으로 등대 구내와 그 주변에 전시실, 전망대, 체험숙소 및 관광 편의시설 등을 설치하고 관리하는 등대해양문화공간 운영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다양한 해양문화시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국민들의 체감효과가 가장 큰 시설은 등대체험숙소이다. 산림청의 경우 전국 주요 산림에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를 만들어 국민들이 지친 심신을 쉬고 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휴가철마다 국립자연휴양림 이용권을 얻기 위한 일반 국민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해양수산부도 유인등대 중 4곳(가덕도, 속초, 거문도, 간절곶)을 일반 국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등대체험숙소로 운영하고 있으나 숙소수가 너무 적어 국민들의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보다 많은 국민들이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쾌적한 등대에서 휴식을 취하고 해양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시설과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등대체험숙소 확대를 통해 모든 국민들이 낭만이 가득한 등대에서 추억을 만들고 해양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신 해양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길 기대해 본다. /홍성준 군산지방해양수산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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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3.28 16:52

양희은의 '뜻밖의 만남'

삽화=권휘원 화백 양희은의 노래 <엄마가 딸에게>는 엄마와 딸이 차마 말하지 못하는 속마음을 서로에게 이야기하는 가사와 아름다운 멜로디로 사랑받는 곡이다. 이 곡은 더 깊어진 양희은의 목소리에 얹힌 시적 가사만으로도 울컥해지지만 또 다른 가수와 대화하듯이 주고받는 대목은 숙연해지면서도 마음 따뜻해지는 울림이 더 크게 온다. 양희은은 지난 2014년 새로운 작업을 시작했다. 후배 음악가들과 함께 작업해 새로운 곡을 내놓는 싱글 연작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이 그것이다. <엄마가 딸에게>도 이 프로젝트의 네 번째 결실이다. 지금까지 발표된 노래는 아홉 곡인데 그 면면이 모두 새롭고 뜨겁고 아름답고 에너지가 넘친다. 새 곡이 발표될 때마다 그의 프로젝트가 주목 받는 이유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음악가들 또한 눈길을 끈다. 윤종신, 이적, 이상순, 김창기, 아스트로비츠, 강승원, 김반장, 악동뮤지션, 성시경에 이르기 까지 작곡가, 싱어송라이터, 레게 가수, 프로듀서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실력을 인정받는 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모두가 양 희은의 프러포즈를 받았을 터인데, 장르의 영역도 세대차도 만만치 않다. 이를테면 다섯 번째 곡 <슬픔 이젠 안녕>은 프로듀서이자 일렉트로닉 음악가 아스트로비츠와의 작업 결실이고, 일곱 번째 곡 <요즘 어때? 위 러뷰 쏘>는 레게 가수 김반장과의 콜라보로 포크와 레게 소울이 만났다. 여덟 번째 콜라보 <나무>는 47년이나 나이차가 있는 악동뮤지션과의 작업이지만 세대차는 물론 시대의 간극 없이 전달되는 음악적 조화가 놀랍다. 프로젝트의 결실은 대부분 후배들이 곡을 만들고 양희은이 부르는 형식이지만 콜라보 작업은 듀엣이나 피처링 등 단순한 결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사와 작곡, 프로듀싱까지 이어내는 밀도 있는 작업으로 완성도를 높인다. 사실 예술의 영역에서 콜라보는 낯설지 않다. 한 장르 안에서 성격을 달리하는 영역의 작업이 조화를 이루거나 전혀 다른 장르와 장르가 만나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내는 예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양희은의 콜라보 프로젝트 <뜻밖의 만남>은 더 특별하다. 우리나라 대중음악사에서 그야말로 특별한 존재인 그가 같은 시대를 사는 후배들과 소통하면서 다양한 음악적 실험을 통해 세상과 새롭게 교류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가 갖는 무게 때문이다. 세대가 소통하고 교류하는 일이 예술의 영역에서만 의미 있는 일은 아닐 터. 양희은의 지치지 않는 음악적 도전이 더 빛나 보이는 이유도 거기 있겠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1.03.25 17:58

전북 산업단지 대개조 지역경제 도약 기회로

군산익산완주지역의 노후 산업단지에 내년부터 3년간 국비와 지방비, 민간자본 등 5000억원이 투자돼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된다. 정부가 노후 산단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진행하는 산업단지 대개조 공모사업에 선정돼 미래형 산업단지로 탈바꿈 할 수 있게 됐다. 산단 대개조 사업이 추진되는 군산 국가산단은 조성된 지 37년 됐고 익산 제2일반산단은 34년, 완주 과학산단은 24년이 지났다. 신규 기업들이 입주를 꺼리는 노후 산단으로 꼽히는 이들 산단의 대개조는 시의적절하다. 전북도는 이들 노후 산단의 대개조 사업을 통해 전북을 미래형 상용 모빌리티 산업의 글로벌 거점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내연기관 중심의 도내 자동차 산업을 미래형 상용 모빌리티 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군산 국가산단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상용 모빌리티 생산의 거점산단이 되고, 익산 제2일반산단은 뿌리부품 소재 공급기지, 완주 과학산단은 수소(전기) 동력 부품 공급기지, 새만금 국가산단은 미래 상용모빌리티 실증기지로 특화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군산익산완주지역의 노후 산단이 대개조 사업을 통해 리모델링되면 전북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혁신거점으로 재탄생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는 이들 노후 산단의 리모델링이 끝나면 1조 6000억원의 매출과 수출액 1000억원 증대, 일자리 1만명 창출 등의 경제적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갈수록 인구가 줄고 있고 특히 청년들이 떠나고 있는 전북의 현실에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노후 산단 대개조 사업이 확정된 만큼 이제 3년 뒤 나타날 경제적 효과가 장밋빛 청사진이 되지 않도록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노후 산단 대개조 사업을 통해 국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인 미래형 상용 모빌리티 산업을 전북이 선점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산단의 인프라 혁신과 기존 입주업체의 기술혁신은 물론 신규 투자기업 유치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과 관련 전문인력 양성 방안 등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전북도와 해당 자치단체는 이 사업이 지역산업 재편의 동력이 돼 전북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나가길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1.03.25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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