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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분산

피서나 휴가를 의미하는 프랑스어인 바캉스(Vacance)는 비우다 무엇으로부터 자유로워 지다 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바카티(Vacatio)라는 말을 어원으로 한다. 프랑스인들은 1개월 바캉스를 즐기기 위해 나머지 11개월을 열심히 일 할 정도로 1년 동안의 생활리듬을 휴가에 맞춘다. 우리의 그동안의 휴가문화는 특정 시기와 특정 지역에 휴가객들이 몰린다는 점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한국경영자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근로자 71%가 7월말 8월초(7말8초)에 여름 휴가를 즐긴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의 1년중 가장 더운 때이니까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피서객이 일시에 특정지역으로 몰리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난다. 피서지로 가는 길은 막히고, 숙소 예약도 하늘의 별 따기다. 피서지에서의 바가지 상혼이 극성을 부린다. 힐링과 심신 재충전이 돼야 할 여름휴가가 교통체증과 북새통을 견뎌야 하는 고행의 연속이 된다. 여름휴가 후유증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여름휴가가 7말8초에 몰리는 이유는 무더위가 절정인 시즌인 요인 이외에 각급 학교 방학과 학원 휴원이 겹친 때문이다. 직장인들이 자녀와 함께 휴가를 보내기 위해 이 때에 맞춰 휴가를 잡는다. 또 대기업들은 이 기간에 일제히 공장 가동을 멈추고 근로자들이 휴가를 가기 때문이다. 자동차 생산 공장의 경우 가동을 안하면 부품 협력업체를 비롯 유관업체, 주변 상가들도 자동적으로 휴가 대열에 합류할 수 밖에 없다. 현대차가 자리한 울산시의 경우 공장이 여름휴가에 들어가면 도심 전체가 공동화 현상을 빚을 정도이다. 특정시기 휴가 쏠림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우리 정부도 지난 2000년부터 휴가 분산제를 도입, 기업등에 휴가 시기 분산 등을 권장해왔으나 강제력이 없다 보니 별 다른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와중에 본격 여름휴가 철이 닥쳤다. 유명 해수욕장도 대부분 지난 주말 개장해 피서객 맞기에 분주하다. 현재 세계 상당수 국가들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입국을 제한하고, 국내서도 입국자를 대상으로 2주간 자가격리 조치가 적용돼 올 휴가 행선지는 국내 말고는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그만큼 국내 여행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월초 황금연휴 기간 이동이 늘면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했다. 7말8초 시즌에 휴가객들이 집중될 경우 밀접 접촉에 따른 집단감염의 확산을 우려한 정부가 민간 사업장에 대해 9월까지로 휴가 분산을 요청하고 나섰다. 정부의 권고가 얼마나 시행될지는 미지수다. 아무튼 언제 어디로 떠나는 여름휴가 일지라도 국민 개개인이 방역 최일선 책임자라는 인식을 갖고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07.06 17:05

[최영호의 변호사처럼 생각하기] 연재를 시작하며

필자는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2년 제조업체에서 일했고, 일이 힘들어 대학원이라도 가야지 생각으로, 우연히 로스쿨에 갔다. 변호사 자격 취득 후 국회에서 비서관으로 2년 근무했고 2014년부터 지금까지 만 6년 정도 개업변호사 생활을 하고 있다. 어릴 적부터 법학을 공부하지 않았고, 변호사가 장래희망이 아니었으며, 학업 성적도 썩 좋지 않았다. 우연히 법학을 접했고, 의도치 않게 개업변호사의 길을 가고 있다. 동료만큼 직업적 자부심이 있지 않고, 나이 40에도 재능과 적성을 고민하고 이 길이 내 길인지 돌아보고 있다. 그럼에도 일종의 생활법률 칼럼을 쓴다. 그 이유는 나 같은 사람도 하는 일인데, 많은 사람이 법을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길 바라기 때문이다. 법은 사회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규율을 정해 따르는 것으로 법이 어렵고 힘들면 그건 법이 잘못된 건데, 딱히 법을 지적하진 않는다. 원래 그런 거라며 쉽게 체념하고, 포기한다. 법이 어려운 이유는 우리의 법이 다른 국가의 법을 계수했기 때문이다. 다른 국가는 오랜 시간 고민과 토론, 사회 합의를 거쳐 어렵게 법을 만들었다면, 우리는 번역해서 국회를 통과해 법이 됐다. 법을 만들기까지 과정이 생략된 만큼 개개 국민이 그 개념과 의미를 이해할 과정과 시간이 생략됐다. 그래서 법은 어려운 남의 일이다. 그런데 지금은 핸드폰만 들면 세상의 모든 정보를 볼 수 있는 시대이다. 딱히 법만을 탓할 수는 없다. 이제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핸드폰을 열고 찾고 싶은 정보를 검색하면 된다. 고백하건대 변호사도 다를 바 없다. 가급적 사실의 나열보다 사고 과정을 기재할 생각이다. 상담 사례를 두고, 변호사로서 답을 찾는 생각의 과정을 최대한 담을 계획인데, 실력과 사고의 과정을 고스란히 노출하게 돼 무척 부끄러운 일이다. 하지만 필자와 같은 둔재도 검색이란 과정을 거쳐 문제를 푸는 만큼, 많은 분이 쉽게 법을 접하길 바랄 따름이다. /최영호 법무법인 모악 변호사

  • 오피니언
  • 기고
  • 2020.07.06 16:14

학교 신설·재배치, 지역사회 혜안 모아야

김종표 편집국 부국장 전북교육청이 학교 신설 문제를 놓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전주 에코시티에 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는 전북교육청은 전제 조건으로 지역의 작은 학교 통폐합을 요구받고 있다. 학생 수 감소 추세가 계속되는 만큼 택지개발지구에 학교를 신설하려면 원도심이나 외곽의 작은 학교를 이전재배치 형식으로 사실상 통폐합하도록 해 학교 수 증가를 막겠다는 게 교육부의 방침이다. 원도심 공동화 현상은 중산층 이상이 더 나은 주거지를 찾아 앞다퉈 도시의 옛 중심지를 빠져나가면서 발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지 못한 주민들이 갈수록 쇠락하는 원도심에 남아 지역의 정체성을 붙잡고 있다. 그런데 이제 남은 원주민들이 품고 있던 학교마저 더 좋은 환경을 찾아 나간 사람들이 자리 잡은 새 아파트 단지로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아예 원도심을 떠나거나 재생이 아닌 재개발을 통해 낡은 주거지를 갈아엎고 번듯한 아파트를 세워 학교를 지켜내라는 거나 다름없지 않은가. 딜레마에 빠진 전북교육청은 정치적 카드를 꺼냈다. 지역 국회의원들을 통해 교육부를 설득하겠다는 의도다. 실제 전북교육청은 지난달 26일 지역 국회의원들과 간담회를 열고 학교 신설 현안에 대한 정치적 지원을 요청했다. 국가의 백년대계인 교육 현안을 비공식적인 정치적 로비로 풀어내겠다는 접근은 문제가 있어 보인다. 요청을 받은 정치인들도 시큰둥한 반응이다. 설령 지역 정치인들이 사활을 걸고 나선다고 해도 전국적으로 뜨거운 논란이 된 이 예민한 사안을 교육부가 갑자기 태도를 바꿔 들어줄 리 없다. 그렇다고 작은 학교 통폐합은 부당하다는 논리를 고수하면서 마냥 세월을 보낼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저출산 시대, 학교 재배치 필요성을 애써 외면하기 어렵고 하루빨리 학교를 세워달라는 신도시 주민들의 민원도 흘려버릴 수 없다. 교육부의 정책(학교 총량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고, 당장 해법을 찾아야 한다면 대안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일정 부분 학교 수를 줄일 수 있는 초중 통합학교나 도시형 분교 등이다. 실제 서울과 경기충북 등에서는 이런 형태의 학교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전북교육청도 이를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짚고 싶은 부분이 있다. 교육부의 정책은 저출산 시대, 학교 설립 기준을 강화해 학교 신설을 가능한 억제하자는 취지이지 도심 작은 학교를 없애는 데 우선적인 목적이 있는 건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전북교육청의 해법은 택지개발지구에 새 학교를, 그것도 기준에 맞춰 그 수를 꽉 채워서 세워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래서 대안도 원도심 작은 학교를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 같다. 여건이 변한 만큼 이제는 학교 설립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과 인식이 필요하다. 학교 신설을 위한 대안은 새로 학교가 필요한 택지개발지구에 우선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생각지도 못한 불편과 고통이 따를 수 있다. 그 불편은 새로 조성되는 택지로 이전하려는 주민들이 선택에 앞서 예상하고 각오해야 하는 기회비용이어야 한다. 쇠락하는 공동체를 힘겹게 붙들고 있는 원도심 주민들에게 느닷없이 날아드는 비수가 되어서는 안 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지게 생겼다. 지난 2017년의 경우처럼 원도심 작은 학교를 일방적으로 선정해 통폐합 대상으로 불쑥 올려놓고 찬반 여론조사 결과에 학교의 존폐를 맡기는 일이 다시 생길까 우려된다. 이제라도 지역사회와 소통하면서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0.07.06 16:14

튼튼한 보험 우산, 꼼꼼히 따지고 확인하여 마련하세요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미국의 소설가 마크트웨인은 은행을 두고 맑은 날에 우산을 빌려주고 비오는 날에는 우산을 뺏어가는 친구라는 말로 촌평했다고 한다. 이에 빗대어 보험을 표현한다면 맑은 날에 우산값을 조금씩 받다가 비오는 날에는 우산을 빌려주는 좋은 친구 정도가 아닐까? 예기치 못한 사고 및 질병 등 다양한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보험은 어려울 때 친구처럼 소중한 존재이다. 우리나라도 가구별 생명보험 가입률이 80.9%에 달할 정도로 보험활용도가 높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금융감독원에 접수되는 연간 8만건의 민원 중 무려 약 60%가 보험 관련 민원이라는 사실이다. 은행 관련 민원의 비중(12%)과도 큰 차이가 난다. 전라북도도 지난해 민원 1600여건 중 61%가 보험 관련 민원이다. 보험상품에 민원이 집중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정보비대칭성(Information Asymmetry)을 그 이유로 들 수 있다. 보험은 예적금 등 다른 금융상품에 비하여 구조가 복잡하고 세부사항도 많아 정보제공자(보험회사)와 정보수령자(소비자)간 정보격차가 크게 발생한다. 핵심 내용을 상품설명서로 설명하긴 하지만 이 간극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계약기간도 길게는 수십년이므로 세부사항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어렵고, 계약 유지 자체도 어려워 소비자와 보험회사간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보험 판매채널의 특성도 소비자의 만족도를 낮춘다. 우리나라에서 보험상품은 보험회사가 만들지만 실제 판매는 보험회사와 계약관계를 맺고 있는 보험대리점이 하는 경우가 많다. OECD 등은 금융상품의 제조와 판매가 분리될수록 판매자의 상품 이해도 하락, 제조사와 판매사간 책임 불분명 등으로 불완전판매가 증가한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실제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보험상품을 보험회사가 아닌 보험대리점이 판매한 경우 민원발생률이 크게는 2~3배까지 높게 나타난다. 여기에 모집인과의 개인적 친분에 기초하여 보험을 판매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연고(緣故)모집 문화가 민원발생률을 더욱 높이고 있다. 보험 계약으로 피해를 당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소비자가 깐깐해질 필요가 있다. 보험설계사가 보험상품을 팔기 위해 보험상품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강조하리라 예상하기는 어렵지 않은데, 지인인 경우도 다르지 않다. 이 때 소비자들은 설계사가 강조한 내용이 청약서 상에 정확히 기재되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저축성인지 보장성인지, 갱신형인지 비갱신형인지, 중도해지시 환급금은 어느 정도인지, 모집인이 보험회사 소속인지 대리점 소속인지 정도는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만약 청약 이후에 찜찜한 점이 생기면 완전판매모니터링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 보험회사는 청약 접수 후 통상 1주일 이내에 전화 등으로 계약사항을 다시 확인하므로 이때 의심스러운 부분이 완전히 이해되기 전까지 무심코 네라고 답하지 않아야 한다. 청약서류나 녹취가 추후 금융감독원 분쟁처리 또는 법원의 소송과정에서 객관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또 청약 후 15일 이내에는 아무런 불이익 없이 청약을 철회할 수도 있으며, 불완전판매 행위 발생건에 대해서는 청약 후 3개월까지 취소할 수 있다. 살다보면 여름날 소나기처럼 어려움은 예상치 못한 순간에 들이닥치기 마련이다. 소중한 재산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튼튼한 보험 우산, 꼼꼼히 따지고 확인하여 마련하시길 추천드린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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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6 16:14

명사십리, 그 모래밭을 걷자

소재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 명사십리란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밟을 때마다 사각사각 우는 소리를 내는 모래톱이 십리에 뻗쳐 있음을 이르는 말이다. 명사는 이미 그 스스로가 청정지역임을 전제한다. 맑고 깨끗한 것끼리 서로 부대껴 아름다운 소리가 유로(由路)됨을 이르는 어휘이다. 모래란 단결과 응집의 반대편 개념을 형상화하는 단어이다. 개별적, 독단적, 단일적, 단절적 개체개체가 불화의 이미지로, 뭍과 물의 경계지점에 모래톱으로 엎드린다. 작은 하나들이 모여 여럿이 함께 있다. 어느 민족이나 사회 단체의 단합되지 못하는 형국을 모래같다고 일러 왔다. 그런데 필자는 그 모래에 대한 역설을 쫒고자 한다. 정갈하고 깨끗하고 햇볕에 눈부시게 빛난 연후에라야만, 가만가만 걷는 연인끼리 서로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만 사각거리는 소리가 난다. 그러니까 모래가 우는 것이다. 그 소리가 음침한가? 그 소리가 불쾌한 탁음인가? 아니다. 수평선으로 달려나가는 파도 소리와 연인끼리 동반하여 걷는 소리가 함께 조화롭고 아름답다. 코로나19의 음험한 시대가 역설적으로 우리 문명한 인류를 원시의 모래밭으로 퇴화(?)시키고 있다는 묘한 아이러니를 느낀다. 폐칩과 폐쇠와 단절과 분산과 분쇄와 이룩된 것들의 와해를 코로나19는 획책한다. 일찌기 있었던 것, 거대하고 웅장했던 것, 본질이 존재에 선행하여 효용성의 부가가치를 최고로 누렸던 것, 이런 모든 것을 뒤로 돌린다. 모래란 애초에 거대한 바위산이 낱낱의 작은 알갱이로 쪼개져서 계곡물에 휩쓸려 나와 모래밭에 누운 게 아닌가? 모래는 존재에서 비존재로 나아가는 중간 매체의 잠시 존재의 형상이 아닌가? 코로나가, 모래를 할퀴던 저 풍상우로처럼, 시대의 모든 상황을 바꾸는 강력한 변인으로 등장하였으니 어찌할꼬? 지금껏 있어 왔던 인류 문명을 지난 적 원시로 회귀시키는 이 엄중한 명령(?)을 이찌할꼬?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운명을 우리의 신념대로, 우리의 의도대로 지켜나가고 새로운 모랄을 세울 때까지 개별자끼리 연대해야 한다. 신성하고 생동하는 생명끼리 연대해야 한다. 모래는 적당한 시기 연후에 모래성을 이룬다. 수십층의 고층 빌딩으로 선다. 그래서 우리는 명사의 모래 위로 우리의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칙칙하던 모래톱을 새로운 물결로 휘쓴 뒤 명사를 펼쳐야 한다. 전화(轉化)로 위복(爲福)을 삼아야 한다. 인습이니 관습이니 다 바꾸자. 제도는 민중의 것으로 채우자. 낡은 문명은 다 뜯어 다르게 고치자. 단체, 사회의 개념을 개인주의 총화로 대체시키자. 질서도 윤리 도덕도 생태학적 생명공학적 양태로 환귀시키자. 모든 가치관도 공리주의도 변모시키자. 인간 위에 군림하며 존재하는 모든 위력 말하자면 권력이나 무형의 힘도 분쇄시키자. 코로나가 지금 하고 있는 방식처럼. 모래는 모래끼리 연대하고 연쇄해야만 모래 울음을 낸다. 십리가 명사가 되는 것이다. 사각거리며 생명하는 소리를 연출하자. 원융하는 것이다. 돌고 돌아 융생하는 것이다. 곤충 한 마리와 풀 한 포기와 인간 한 마리가 똑같이 등가적으로 생명의 가치가 셈이 되어야 한다. 제5빙하기가 오기 전에 새로운 생명운동을 일으키자. 과학은 천천히 다음으로 뒤따르라 하자. 이러저러한 화두가 코로나19의 웅변이자 궤변이 아닌가? 인류여! 가만히 먼동이 트는 아침에 명사십리를 걸어라. △소재호 회장은 전주 완산고 교장,전북문협회장,석정문학관장, 표현문학회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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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6 16:12

가관의 정치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 요즘 더불어 민주당 전북도당은 위원장 자리를 놓고 가관이다. 전북의 각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은 똘똘 뭉쳐 국정은 말할 것도 없지만 우선 도민의 권익과 먹고사는 일에 전심전력을 다해줘야 할 때이다. 지금 국민은 코로나로 인해 과거 아이엠에프(IMF)때보다 몇 배 더 곤경에 빠져있다. 군소 상공인을 포함한 자영업자들은 문 닫은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과연 이러한 국민들의 처지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의문이다. 일반적으로 아는 것과 실제 그들이 처해있는 실정은 죽지 못해 사는 형편임을 알아야 한다. 그들은 오늘도 생명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성공한 대통령,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사람답게 살면서 올바른 민주주의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불사조 같은 심정으로 인생을 불사르고 있다. 예기치 않은 코로나방역으로 어려움이 많았지만 국민들의 협조와 애국하는 마음으로 세계적인 1등 국가로의 국격을 높혔다. 그러나 되살아나는 듯한 상황에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급격한 대북관계는 악화일로에 처해 있다. 위중한 상황이다. 이에 국민 모두는 나라걱정들이다. 이런 상황에 전북도당 위원장자리에 매달리는 국회의원들이 있다면 국회의원직 내 놓아야 한다. 정치는 시의를 생각해야한다. 그렇다고 도당운영을 방관하라는 말이 아니다. 지지부진 자기 앞에 큰 감 놓으려는 마음 다 버리고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정권의 재창출 이라는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정치인이래야 한다. 한자리에 모여 두 갈래 길의 경선이 아닌 추대하는 획기적인 모범을 보이는 모습은 도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것이다. 역시 더불어 민주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정치인탄생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이번 기회에 감히 도당위원장을 하라고 해도 사양한다면 그 사람이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정치인으로서의 추앙을 받게 된다. 따라서 차제에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하여 공명정대하고 객관적이고 합리성 있는 공천의 룰과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풀뿌리민주주의다. 이는 최소한 중앙당, 도당, 지역위원장의 입김이나 친소관계를 떠나 당사자가 정치인으로서의 인격과 도덕성, 역량 등 다양한 관점에서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공천이 이루어져야 한다. 작금의 도당위원장문제에 초. 재선이 많은 전북도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추대의 모습을 보여 내후년의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의 정권재창출을 이루어 내야 하는 사명이 주어져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정당설립의 목적은 정권창출로 국가와 민족을 위한데 목적이 있다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민주주의 과정을 통해 정치인으로서의 성장과 아울러 국가를 위한 올바른 소임을 다하리라고 본다. 과거 전북은 여야를 떠나 정읍의 나용균, 김제 윤제술, 조한백, 송방용, 익산 소선규, 김현기, 군산 김판술, 전주 이철승, 무주 김광수 국회의원 등이 있는가 하면 그 뒤를 이은 군산 고 건, 고창 진의종, 정읍 김원기 국회의장 등 정당사의 큰 획을 그은 인물들이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고 하지만 고도의 정치철학과 민주주의 이념, 사상, 지조 있는 정치인은 개울물이 바다를 이룬다는 사실을 마음에 담아야 한다.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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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5 19:49

[새 아침을 여는 시] 지천명 - 도혜숙

사방 개 짖는 소리 요란하다 사는 일이 쉬운 적 있었던가 한 고개를 넘어서면 다시 버티고 서있는 산, 수시로 바윗덩이 굴러 내려와 나를 주저앉혔네 늘상 기대하고 희망하는 것들은 등 뒤를 치거나 목에 박힌 가시처럼 따끔거렸네 삶이 주는 최고의 상은 가치 없는 일에 맹목이 되는 것 성성한 가시는 온몸에 꽃처럼 푸르게 돋아나고 빛은 내가 모르는 지름길로 빠르게 지나갔네 가장 두껍고 단단한 어둠이 깃발 들고 나를 점령하고서야 비로소 광막하고 경이로운 나를 알아차렸네 귓속에 별빛 터지는 소리, 오래 욱신거렸네 =================================== △ 광막하고 경이로운 나를 알아차렸네라고 귓속에 별빛 터지는 소리가 통증으로 들려올 때 시인은 하늘의 뜻을 안다. 화자의 온몸에 가시가 꽃처럼 돋아난다면 비로소 지천명의 주름살 계곡에서 어둠의 깃발이 보이는 슬픔에 젖는다. 가시와 산과 바윗덩이가 보일 나이는 생의 황금 시기가 아닐는지요. 미수나 백수의 내가 되면 별빛 터지는 소리, 등 뒤를 치고 달아나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화려한 나이, 지천명의 화자는 꽃처럼 피어나는 가시가 생의 이정표일지도 모른다. 시와 동행하는 시인이기를 바란다. /이소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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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5 16:25

사소했던 일상의 소중함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살았던 별에는 바오밥나무가 있다. 왕자는 매일 그 나무를 치워야 했다. 치우지 않으면 어느새 금방 커져서 그의 별을 망가뜨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부지런하게 움직여야만 했다. 그 별에는 바오밥나무 말고도 어린 왕자가 씨앗시절부터 소중히 길러냈던 장미꽃 한 송이도 있었다. 그런데 너무 애지중지 키운 탓인지 장미는 늘 투정이 많고 어린왕자에게 많은 것을 요구했다. 오냐오냐 하며 장미의 말을 들어주던 어린왕자는 결국 장미에게 화가 났고 장미의 오만함과 강한 자존심을 고치기 위해 자신의 별을 떠나,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까지 오게 된다. 어린왕자는 곧장 사하라 사막으로 간건 아니었다. 어린왕자가 지구에 이르기까지 여섯 개의 별을 거치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별에서의 생활에 만족하지 못한 어린왕자는 여섯 번째 별마저 포기하게 된다. 여섯 번째 별에서 우연히 만난 지리학자로부터 지구라는 별을 소개 받게 되고, 그렇게 하여 도착하게 된 지구에서 어린왕자는 뱀과 장미꽃도 만났다. 지구에서 이것저것 놀랄 일을 많이 겪으며 상심에 빠져버린 어린왕자는 이번에는 여우도 만나고. 또 비행사와 친구가 되기도 한다. 여행한지 1년째 되는 날 어린왕자는 지구에서 장미꽃을 본고난 후 별에 두고 온 장미꽃의 소중함을 깨닫고 비행사에게 돌아간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다. 어린왕자는 떠나오기 전에는 깨닫지 못했던 장미꽃의 소중함을 뒤늦게야 깨닫고 살았었던 별로 되돌아갔던 것처럼,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아무런 느낌 없이 지내던 사소한 일상들이 돌이켜 생각해 보면 매우 소중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가끔 만나 식사를 함께한 후 찻집에 죽치고 앉아 여자들에게 뒤질세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주변의 따가운 시선마저 무시한 채 수다를 떨었던 시간들도 지금 생각해보면 참 소중한 순간들이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너무 반가워 얼굴가득 함박웃음 머금고 덥석 맞잡은 손으로부터 전해오는 따뜻한 온기도 그립다. 늦은 휴일 아침 아내 손잡고 어슬렁거리며 걷다가 사먹던 재래시장 가판대 음식도 생각난다. 마트 시식코너에서 집어 먹던 맛 배기 공짜 음식의 짜릿함도 잊을 수 없다. 학교도서관 서가들 사이를 오가며 이 책 저 책 뒤적거리던 마음의 여유. 스치기만 해도 튕겨져 오를듯한 싱싱한 젊은이들의 어깨를 부딪치며 걷던 캠퍼스의 시끌벅적한 소란함. 오랜 망설임 끝에 큰 맘 먹고 구입한 뮤지컬 티켓을 손에 쥐고, 옷장 깊숙이 넣어둔 정장을 꺼내 먼지를 털던 때 손가락으로 전달되어 오던 가벼운 전율. 최근 크게 흥행하고 있는 영화 티켓을 구입하려고 늘어선 긴 대기 줄에서 먹던 심심풀이 팝콘의 유혹. 종일 대문 밖을 서성이며 온몸을 다해 기다리다 지칠 무렵, 밭일 끝내고 돌아오는 어머니를 보고 느꼈던 안도감처럼, 모처럼 적금만기일 맞춰 떠난 해외 단체여행의 무리에서 떨어져 해매다 가이드의 깃발을 본 순간 느꼈던 안도감. 아침 한바탕 혼이 빠지도록 시끌벅적 떠들어대던 말괄량이 손녀들을 노란색 버스에 가까스로 태워 준 후 아내와 마주 앉아 달콤한 양촌리 커피를 마시면서 느낀 평온함. 물론 귀하게 생각되어지는 사소한 일상들이 각자 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었던 이런저런 평범했던 일상들이 매우 소중했음을 깨달았다.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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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5 16:25

저출산이 사회악인가

박지원 변호사 첫 아이가 태어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다. 50대 공무원 지인으로부터 나중에 연금 떨어지지 않게 아이 좀 많이 낳아줘라는 말을 들었다. 농담 반, 덕담 반 섞어 웃음을 건네는 그였기에 차마 개그를 다큐로 받지 못하고 나 역시 웃음으로 답했을 뿐 아쉽게도 대화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몇 해가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한 마디는 여러 생각을 들게 한다. 당시 미처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몇 회에 걸쳐 지면으로 전하고자 한다.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는 모습을 보면 심사가 뒤틀리는 성격이다보니 후배의 출산을 축하하는 자리에 연금 걱정 운운하게 만든 사회 분위기에 아니꼬운 의문이 들었다. 왜 저출산을 근절 대상인 사회악으로만 보는가? 정부와 언론 영향이 컸으리라 짐작한다. 저출산으로 잠재성장률이 저하되고 나라가 통째로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소식이었을 터. 인터뷰가 첨부된다면 단칸방에서 시작하던 옛 시절을 전하며 철부지들의 근성을 아쉬워하는 기성세대와, 사람을 귀히 여기지 않는 시대에 희망 없는 삶을 물려주기 싫다며 욜로를 외치는 청년세대의 모습이 함께 그려졌으리라. 100년 전으로 돌아가보자. 소위 호환, 마마, 전쟁이 가장 무서운 재앙이었던 시대다. 물리적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 농경사회에서 자녀는 유일한 노동력의 원천이자 노후대비 수단이었다. 사람들은 시키지 않아도 생존을 위해 다산했으며, 피임기술이 보급되지 않아 흥부는 뺨을 맞으면서도 굽신거리며 살았다. 시곗바늘을 50년만 뒤로 돌린다. 우리는 맹수, 질병, 전쟁, 기아 등 수 천년간 인류를 괴롭힌 문명사의 파고를 정복해나갔다. 산업화로 자본이 축적되면서 연금 등 복지제도가 싹을 틔우고, 도시화로 대가족의 효용은 줄어든다. 50년이 더 흐른 현재. 개인의 인권과 행복은 최우선 가치이고, 여성도 경제활동에 참여하여 독립할 수 있다. 사회와 복지시스템이 일정 수준의 안전과 부양을 보장한다.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이론 운운하지 않더라도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면서 자아실현 욕구에 집중하게 되고, 가족 제도나 자녀의 효용이 감소하면서 출산율은 자연스레 낮아진다. 이처럼 돌이켜보면 저출산은 공포와 척결 대상이기 전에 인류 번영, 발전의 징표이자 자랑이다. 정히 저출산이 싫고 고출산을 원한다면 아프리카와 중동 국가를 본받아 과거로 돌아가면 된다. 가부장제를 강화하여 여성의 인권을 억압하고 피임을 금지하며, 사회보장을 없애고 부정부패를 만연케 하며, 군사력과 경찰력을 무력화시켜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다. 여성은 전쟁, 강도, 겁탈을 피해 혼인제도에 의탁하고, 무능한 국가에 기댈 수 없는 사람들은 생존과 노후를 위해 아이를 낳으며, 유력한 가문과 권력자의 보호를 받고자 사돈의 팔촌까지 찾아다니면서 혈맥과 혼맥에 의지하려 애쓸테니 저출산은 그야말로 발본색원이다. 그런 사회로 회귀를 원하는가? 아니라면 개인이 스스로 행복을 위해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결정할 수 있는 데까지 온 우리 문명 발전사의 도도한 흐름을 자축하며, 그 노정에 작금의 저출산 현상이 있다는 전제에서 논의를 시작해야 하지 않나. 물론 저출산 우려 담론이 의미를 가질 수는 있는 지점은 분명히 있다. 그것이 본론이었는데 하도 연금 걱정으로 불안해하는 통에 등 한번 토닥이고 시작한다는 것이 서론이 길어졌다. 다음 글에서 뵙겠다. △ 박지원 변호사는 김제시 고문변호사, 서해대학교 이사, 전주MBC 시사프로그램 이슈옥타곤 진행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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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5 16:18

집단감염 고위험시설 QR코드 철저히 시행을

최근들어 소강상태를 보이던 코로나 확진자가 다시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지역사회 감염확산에 따른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1일부터 도입한 노래방유흥주점 등 집단감염 고위험시설에 대한 전자출입명부(QR코드) 시행이 말뿐이어서 강력한 단속이 절실히 요구된다. 20일간의 계도기간을 거쳤지만 일선 업소들은 제도시행 자체에 시큰둥한 반응이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매출하락이 심각한데다 고객의 부정적 인식까지 겹쳐 죽을 맛이라며 불만을 털어놓기 일쑤다. 이들 업소에 대한 QR코드 도입이 의무화된 만큼 설치율은 높으나 막상 시행할려면 업소 주인도 고객도 꺼리는 형편이다. 이러다 보니 업소에는 안내문이 제대로 붙어있지 않고 홍보 자체도 시늉만 내고 있어 여전히 코로나 발생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다. 지난 4일 전북에 29번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27번28번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광주 지역과 연관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은 광주 지역은 초비상이다. 지난 3월31일 발생한 24번 확진자 이후 88일 동안 지역전파에 따른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는데 지난달 27일 이후 8일간 6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걷잡을 수 없는 확산추세에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된 상태다. 전북의 확진자 2명이 광주지역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다는 점에서 감염경로 추적에 긴장을 늦춰서는 안될 것이다. 교회오피스텔제주여행 등 감염경로가 다양해 추적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세균 총리도 3일 광주를 방문해 코로나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차단 의지를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긴급 주재한 중앙방역대책회의에서 광주 확진사례를 보면 방문판매종교시설 등 밀접접촉이 잦은 취약시설에서 발생해 다양한 경로로 확산 중이며 대부분 개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코로나 확산차단을 위한 방역대책을 지키지 않으면 처벌이 불가피하다. 그러기에 앞서 코로나의 기세를 꺾기 위해서는 시민들 협조가 절대적이다. 무엇보다 방역 취약시설 방문을 최대한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만이 최선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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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7.05 16:18

가성비 낮은 지방의회

도민들은 지방자치가 부활되면 살기가 나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게 아니올씨다로 간다. 전문성이 없고 확실한 신념부족으로 30년이 되어가도 기대했던만큼 제역할을 못한다. 정작 본인들은 주민대표로 막강한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주민들은 그 반대로 여긴다. 의원과 주민들간의 생각의 괴리가 커 심지어 밥값도 못한다는 비난도 나온다. 유급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이권개입에 눈먼 의원들 때문에 무용론이 제기된다. 한마디로 제도운영에 따른 가성비가 낮다는 말이다. 후반기 원구성을 놓고 김제시의회와 정읍시의회가 보인 일련의 행태는 역겨움이 절로 날 정도다. 명예욕으로만 가득 차 있지 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덕목이 너무 미흡해 부끄러울 지경이다. 지방자치는 생활자치라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게 중요하다. 그 걸 충족 못하면 지방자치를 실시해야 할 이유가 없다. 주민들은 거창한 것을 바라지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상식선에서 의회를 이끌어 가길 바랄 뿐이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같이 면책특권이나 불체포특권이 주어진 것도 아니다. 오직 주민을 위해 봉사를 명예로 여기는 자리이다. 하지만 일부의원들의 일탈행위가 도를 넘어 비난의 화살이 쏟아진다. 전북은 초록은 동색처럼 민주당 일색이다. 견제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누이좋고 매부 좋은 공생적 관계만 형성되다보니까 칭찬만 있지 비판이 사라진지 오래다. 의원 하는 게 먹고 사는 문제와 직결돼 있어 집행부 비위 상하는 일은 잘 안한다. 심지어 단체장이 인기영합주의로 흘러가 여론의 지탄을 받아도 그 누구 하나 질타를 안한다. 지역구 예산 확보 잘 하려고 단체장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는다. 전주시만해도 전주천의 수달 보호도 중요하지만 러시아워때 교통지체로 낭비하는 유류비를 생각하면 황방산 터널을 뚫어야 맞다. 혁신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이 문제가 핫이슈가 되었지만 아직도 깜깜무소식이다. 2천500명 직원과 연간 2조원 예산을 집행하는 전주시가 원전문제도 아닌 도청 옆 대한방직터 도시개발문제를 자체적으로 법으로 처리하지 못하고 시민의 혈세 1억8000만원을 들여 굳이 공론화위원회까지 만든 것은 전형적인 면피성 행정이어서 비판받아야 한다. 그 정도로 시의 자체역량이 떨어지다 보니까 도청소재지인 전주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되지 못하고 발전을 못하고 있다. 전주는 한옥마을 하나 갖고서 더 이상 관광객을 유치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익스트림 타워를 건설토록해서 랜드마크로 삼아야 한다. 일제 때 전주 유림들이 용머리고갯길로 호남선 철길이 나는 것을 반대해 오늘날 전주가 정체된 것을 잘 새겨야 한다. 지금 시의회가 할일은 법의 테두리내에서 빨리 개발되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매달 10억씩 3년 이상 이자부담을 해온 (주)자광이 투자의욕을 잃지 않도록 해줘야 한다. 좋은 전주발전기회를 먹튀라고 비아냥 거리는 것은 매향노나 할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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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0.07.05 16:18

새만금 세계잼버리대회 차질 없이 준비해야

지구촌 청소년들의 야영축제인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잼버리 대회준비가 본격화된다. 대회를 3년 앞두고 지난주 대회를 이끌 범정부 콘트롤타워인 조직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조직위는 행사계획과 운영, 재원조달및 집행 등 대회 준비를 총괄하게 되는데, 이날 창립 총회에서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윤덕 국회의원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선임됐고, 송하진지사는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정부 차원의 지원체계인 정부지원위원회도 정세균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관련부처 장관 등이 위원으로 구성돼 정책지원에 나선다. 2023 새만금잼버리에는 전 세계 171개국에서 5만여 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회의 직간접 경제적 효과만 해도 국가적으로 9조8018억원, 전북도에 5조5318억원이 예상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또 참가자들에게 우리 고유 문화 전통 등 한류 문화에 깊은 인상과 이해를 심어줌으로써 국가 브랜드 가치 상승을 통한 국격 제고 향상의 무형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북도로서도 대회 개최를 통해 새만금 개발을 앞당길 수 있고, 새만금을 세계속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대회를 이제 3년 앞두고 조직위와 전북도에는 차질없게 대회를 준비해야 할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우선 대회가 치러질 부지의 매립이 가장 급선무다. 잼버리는 새만금 관광레저용지 8.84㎦ 에서 치러질 에정인데 늦어도 대회 1년 전인 2022년 4월 까지는 매립이 마무리돼야 한다. 내년 프레잼버리가 열리는 1.7㎦ 부지 매립도 올해 안에 마쳐야 한다. 특히 대회 부지가 매립지인 만큼 진입도로, 상하수도, 주차장 등 기본 기반시설의 조기 구축은 필수적이다. 잼버리 부지 인근에 조성을 추진하는 VR (가상현실)테마파크와 고급형 리조트 건립도 대회 이전에 완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회 붐 조성을 위한 홍보활동도 중요하다. 새만금의 홍보와 함께 민관협력을 통해 국민적 관심을 높이고 참여와 협조 분위기 확산에 적극 나서야 한다. 3년은 결코 긴 시간이 아니다. 우리 고장 새만금에서 열리는 세계 잼버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조직위와 전북도의 차질 없는 대회준비를 거듭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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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7.05 16:18

삼성의 충견으로 전락한 언론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단돈 60억 원을 20년 만에 9조 원으로 불린 세계적 부호, 20년 누적 수익률이 자그마치 15만%에 이르는 환상적 재테크의 주인공 이재용. 하지만 그의 승승장구는 대부분 얌체 짓이었습니다. 에버랜드 전환사채,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등을 이용한 땅 짚고 헤엄치는 식의 유치한 술수에 대해서 재판부마다 대체로 편법이나 불법은 아니다. 하면서 눈 감고 아웅 해 주었지만, 이는 자본주의 경제 질서를 밑바탕부터 흔들어놓는 해악이었습니다. 이런 범죄야말로 반체제적, 반국가적 사범인 것을 모두가 알아야 합니다. 지난 달 26일 대검찰청 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를 결정하였다. 이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재용 씨는 욕심을 비우고 양심을 찾으시오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제단이 성명서를 발표했다는 사실과 그 내용을 소개한 언론은 한겨레를 비롯한 극소수에 불과했다.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 절대 다수의 언론이 이를 보도할 리 없다. 일이 터질 때마다 노골적으로 삼성의 홍위병 역할을 해대는 언론을 향해서도 사제단은 꾸짖었다. 수사심의위원회가 단 아홉 시간 동안의 심사 끝에 검찰의 수사 중단과 불기소를 권고했는데 이것이야 말로 요절복통할 일입니다.,,더 웃기는 일은 언론들의 부화뇌동입니다. 이로써 그간 삼성의 불법행위는 없었음이 밝혀졌고, 이제야 긴 터널을 빠져나가고 있다(동아일보)며 코로나 사태와 미중무역 갈등 등으로 그러잖아도 여러 가지로 위축된 삼성을 그만 놔주자고 합니다. 지난 달 8일 이재용부회장에 대한 구속적부심을 앞두고 우리나라 굴지의 신문과 통신사들이 일제히 아니 되옵니다라고 충성경쟁을 벌였다. <삼성 위기입니다... 사실상 사법부국민 향한 마지막 읍소> <절벽 끝에 선 삼성 경제 위기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 <국민 60% 이재용 부회장 선처 의견> <어느 한 기업에 대한 4년간의 수사와 재판> <삼성 검찰 역습에 참담...내부에서는 해도 너무 한다 반응도> <외신들 삼성 불확실성 커져>. 당시 언론에 실린 주요 제목들이다. 이쯤이면 언론 스스로가 삼성의 충견임을 스스로 드러낸 것이다. 정권에 대해선 파수견을 넘어 투견과 같은 공격견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 언론이 왜 이렇게 삼성에 대해서는 안내견 또는 애완견이 되어 맥을 못 추는 걸까. 한 마디로 돈 때문이다. 경제, 정치, 법조계를 장악한 삼성이 언론을 주무르는 것은 일도 아니다. 특히 신문은 삼성이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나라 종이 신문들의 수입구조를 보자. 대략 광고 60%, 협찬 20%, 구독료 10%, 기타 10%이다. 기업들에게 손을 벌릴 수밖에 없는 광고와 협찬 수입이 전체 수입의 80%를 차지한다. 기업 중에서도 삼성이 뿌리는 광고와 협찬은 절대적이다. 삼성이 신문, 특히 경제신문들의 숨통을 쥐고 있다. 그러니 신문들이 삼성의 애완견, 반려견을 자처하면서 스스로 꼬리를 쳐대는 것이다. 성명서에서 사제단은 주가조작에다 회계사기도 모자라서 오로지 일신의 탐욕을 위해 국가 권력자와 뇌물로 거래하고, 모두의 노후를 대비하는 국민연금에까지 손을 뻗치고, 그러면서도 코로나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운운하며 못 본 체 해달라는 저 파렴치한 행위는 반드시 응징되어야 합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사제단의 외침이 삼성의 충견으로 전락한 언론을 깨우칠 리 없다. 이런 언론에게 사회정의를 위한 목탁 역할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언론개혁이 필요한 것이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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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2 17:22

[금요수필] 내 손 안의 3종 세트

문경근 퇴직을 한 뒤 집안에서의 생활 비중이 크다보니 매일 나와의 거리가 가까워진 물건들이 있다. 요것들은 모양이나 크기, 색깔도 고만고만하여 지근거리에 두고 돌려가며 부리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멀리하기엔 너무 가까운 존재가 되어 버렸다. 나와 같은 동병상련(同病相憐) 처지에 있는 사람들도 아마 수긍을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내 손 안의 3종 세트라 부르는 휴대전화, 컴퓨터 마우스, TV 리모컨이다. 특히 요즈음 같이 코로나 19의 포로가 되어 방안에 갇혀있다 보니 손 안의 3종 세트는 사회적 거리두기의 틈새를 노려 나 사이와 거리가 더욱 가까워져 한 몸이 된 듯하다. 이 들의 공통점은 일단 손아귀에 들어오면 그 기능을 손쉽게 발휘하여 내가 원하는 곳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그 간편함과 신속함에 깜짝깜짝 놀랄 뿐이다. 한낱 도구에 지나지 않은 이들은 내 손 안으로 들어오는 순간 생명체로 진화한 듯 나와 소통을 시작한다. 그러나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닌데도 습관적으로 그들에게 접근하는 경우가 잦아졌다는 것이 문제다. 그들과 거리가 가까울수록 짧아지는 나의 동선(動線)은 게으름으로 이어지며, 요즘은 오히려 주객이 전도되어 이들이 나를 부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다 보니 내가 말로만 듣던 3차원의 지배를 받고 있음을 실감한다. 공간을 수학적으로 나눈 것을 차원이다. 1차원은 선(線)으로 앞과 뒤의 방향뿐이고 2차원은 면(面)이라 하여 1차원에 좌우 양면이 더 추가 된 것이라 하다. 그런데 3차원은 공간(空間)으로 2차원에 위, 아래의 높이라는 방향까지 더 해 진 것이니 이들의 지배가 시작 된 것이다. 내 손 안의 리모컨은 TV 프로그램을 자유자재로 옮겨 다닌다. 손가락 끝의 미세한 자극만으로도 별의별 정보가 쏟아진다. 거리는 두되 마음은 가까이하라는 자막이 흐른다. 옆에 항상 대기하며 언제든 부르면 냉큼 다가올 수 있도록 충실한 비서 휴대전화에 문자 도착 신호가 뜬다. 대면은 어려워도 마음의 끈을 놓지 말자는 지인의 연락이다. 휴대전화는 옆에 없으면 불안하고, 외출할 때도 마지막에 반드시 챙기는 필수품이 된 지 오래다. 그러다 무료한 시간이 흐를 즈음, 쓰다만 수필을 다듬어볼까 하는 생각으로 컴퓨터를 켜고 마우스를 움켜쥔다. 이 물건 역시 손아귀에 쏙 들어와서 톡톡 건드려만 주면 세상을 향한 문이 스르르 열린다. 나는 원고를 불러오기 전에 몸을 풀듯 잠시 인터넷 항해를 하는 습성이 있다. 인터넷이야 휴대전화로도 접속할 수 있다지만, 탁 트인 화면의 유혹을 떨칠 수가 없다. 그래도 자판을 두드리며 글을 쓸 때만은 온전히 내 심중의 사유가 작동하는 시간이다. 내 손 안의 3종 세트와 한참을 놀다 보면 눈은 침침해지고 어깨도 뻐근해 심심함을 달랠 겸 이들을 탁자 위에 나란히 놓고 아내의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화면에 나타난 그들의 정지된 모습은 무심하고 냉정하다. 손만 내밀면 간편함을 즐기며 게으름에 빠지다 보니 이들 3종 세트가 애물(愛物)에서 애물(碍物)로 바뀌어 가고 있는 건 아닌지 가끔 걱정된다. 정보화 기기의 편의성이 타성이 되기 전에 3종 세트를 경계할 시점에 이른 건 아닐까. 하지만 이들과 애증(愛憎)이 깊어져 즉각 헤어지기는 어렵고 적당한 거리의 유지가 상책이 아닌가 싶다. 오늘도 그 적당함을 찾기 위해 밀고 당기는 밀당을 하며 내 의지를 시험 중이다. ◇ 문경근 수필가는 대한문학으로 등단했으며 공무원연금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정읍수필, 전북수필, 행촌수필, 전북문협 회원으로 있으며 수필집 학교 잘 다녀왔습니다외 1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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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2 17:22

유감 표현이 그렇게 어렵나

최정규 교육문화체육부 기자 3년 전 제자 성추행 의혹으로 전북도교육청 인권교육센터 조사를 받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안 상서중 고(故) 송경진 교사 사망사건이 다시 한 번 전북교육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최근 서울행정법원에서 고인의 공무상 사망을 인정하면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최근 고 송 교사의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순직 유족 급여를 지급하라고 낸 소송에서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망인의 자살은 인권센터 조사 결과 수업지도를 위해 한 행위들이 성희롱 등 인권침해 행위로 평가돼 30년 간 쌓아온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이 부정되고, 충분한 소명기회를 갖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상실감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런 법원의 판결에도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은 어떤 유감표명도, 사과도 없다. 오히려 2년 전 고인의 미망인이 당시 전북교육청 관계자를 상대로 고소한 사건에 대해 무혐의를 받았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인간적 아픔과 법적 책임은 별개 라며 3년 전의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전북교육의 수장이다. 김 교육감 밑의 교직원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단순한 유감표명이 그토록 어려운 일일까. 이유가 어찌됐건 송 교사는 교육청조사에 대한 억울함을 죽음으로 호소했다. 김 교육감이 말하는 인간적 아픔을 유족을 향해 단 한번이라도 진실되게 말 할 수는 없는 것인가. 이와는 대조적으로 지난해 전주지검은 완산학원 비리 사태를 수사하던 중 수사대상에 올랐던 법인 소속 교감이 극단적 선택을 하고 숨지자 당시 수사 총 책임자였던 김관정 차장검사가 숨진 교감에게 깊은 애도를 표했다. 수사기관도 그 사람이 범죄자건 참고인이건 숨진 이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춘 것이다. 물론 수사와 행정은 다르다. 하지만 지난 전북교육을 10년간 이끈 김 교육감이 전북교육가족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 오피니언
  • 최정규
  • 2020.07.02 17:22

홍콩보안법과 도시 풍경

오래전 홍콩을 다녀왔다. 도시의 건축물과 디자인을 주제로 한 답사였다. 뜻밖에도 홍콩의 거리와 뒷골목 풍경은 전혀 낯설지 않았다. 아마도 몇 편의 홍콩영화 덕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도시 곳곳에 들어서있는 건축물을 만나면서 도시에 대한 이미지가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건축 트렌드를 주도하는 도시이자 디자인의 미래를 보여주는 창의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도시. 19세기 빅토리아풍 건축물 옆에 치솟는 초현대식 빌딩이 이어지는가하면 그 아래로는 용마루를 치켜세운 중국 사원이 시간의 깊이를 자랑하고 있는 공간. 거장 건축가들의 이름을 내세운 수많은 건축물까지 서로 다른 매력으로 도시를 가득 채우고 있는 도시. 서로를 거스르거나 침범하지 않고 공존하면서도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어 극적 장면들을 곳곳에서 분출해내고 있는 도시의 이미지는 흥미로웠다. 그러나 홍콩의 진짜 매력은 따로 있었다. 홍콩다움을 발견하게 해준 공간, 어렵게 찾아내 답사했던 아시아 아트 아카이브다. 아시아 예술의 역사를 집적해놓은 이곳은 이미 아시아 각국의 온갖 예술 자료와 책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아시아 각국의 예술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학예연구사를 국가마다 상주시키며 연구 활동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치밀했다. 기록의 의미와 가치를 발견한 홍콩의 미래가 궁금했던 것은 이 때문이었다. 영국령이었던 홍콩은 1997년 중국에 반환됐다. 홍콩이 중국령이 되자 시민들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 이후 22년, 지난해 홍콩은 새로운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쌓았다.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확대된 2019년의 홍콩 민주화운동은 그 어느 때보다도 뜨거웠다. 점점 더 힘을 더해가는 홍콩 내 반정부 활동을 중국 정부가 그냥 둘리 없었다. 지난 6월 30일 중국 정부는 전국인민대표회의를 열고 홍콩국가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분리 독립 추진 △체제전복 시도 △테러 활동 △외부세력 결탁 등을 방지중단처벌하는 것을 뼈대로 삼은 보안법이다. 시행 첫날에만 300명이 체포되었다는 뉴스가 전해진다.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홍콩의 시민사회단체들도 줄이어 해체 선언을 하고 있다. 지난해 송환법 반대와 민주화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던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는 보안법의 위력 앞에 다시 보기 어려울 것 같다. 권리와 자유를 묶는 보안법의 강력한 힘이 몰아치고 있는 까닭이다. 역동적이고 창의적이었던 홍콩의 도시 풍경도 이제 더이상상상하기 어렵게 됐다.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0.07.02 17:17

볼턴 회고록, 문제 제기에 답하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볼튼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 발간 여파가 크다. 야당에서는 볼턴 회고록과 관련된 국정조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보분야의 미대통령 최측근 참모가 현존하는 가장 어려운 협상 중의 하나인 북핵협상과 관련된 숨은 얘기들을 공개했으니 후폭풍이 클 수밖에 없다. 다만 대부분의 언론에서 이미 많은 부분이 공개되었지만 회고록 자체에 대한 평가는 매우 인색하다. 우리측 카운터파트라 할 수 있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외교의 기본원칙을 훼손하고 상당부분의 내용이 왜곡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첫째 우리정부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과대평가하고 싱가포르 정상회담 등을 무리하게 성사시켰다는 지적이다. 볼턴 회고록에서는 모든 외교적 춤판은 한국이 만든 것이었고 북핵 폐기보다는 통일어젠다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종전선언도 문 대통령의 제안에서 나온 것이며 북미정상회담을 처음 제안한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니라 한국측이라는 주장이다. 필자는 왜 이것이 정치적인 쟁점이 되는지 사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누가 먼저 제안을 했던지 북미는 싱가포르 정상회담을 통해 비핵화와 북미관계 개선의 큰 원칙에서 합의할 수 있었다. 전쟁 위협 등 강 대 강으로 치닫던 북미관계가 우리측의 중재노력으로 싱가포르 합의를 이룬 것이다. 현재 비핵화 협상이 답보국면이기는 하지만 우리 정부가 판문점 선언부터 북한에 비핵화 결단을 요구하고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까지 연결시킨 것은 평가받아 마땅한 것이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정치에 이용했다는 의혹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본다. 둘째 6.30 남북미 정상 회동시 미국과 북한이 우리 대통령을 배제시키고 패싱을 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내용의 진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갑작스럽게 성사된 만남이라 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양자간 만남으로 제한하려는 북미간 입장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6.30 남북미 정상회동이 끝난 후 기자회견에서 오히려 우리 대통령의 많은 역할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우리측은 북미간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영토에 온 타국 정상들을 배웅하고 북미간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하였고 결과적으로 그렇게 하였다. 외교 현장 즉 정상회담 준비과정에서는 많은 중간 과정을 거친다. 어느 나라는 이렇게 하기를 원하고 다른 나라는 또 다르게 하기를 원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협의와 타협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우리는 패싱이라고 하진 않는다. 셋째, 볼턴 회고록에서는 6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이 북한에 비핵화에 동의할 것을 요청했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1년 내 비핵화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4.27 판문점 선언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할 수 있었다. 볼턴 보좌관 자신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고 북미정상회담을 뒤에서 조정한 것이지 북한의 비핵화 약속은 남북간, 북미간에 합의한 사항인 것이다. 오히려 회담의 훼방자는 볼턴 전 보좌관이다.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도 볼턴은 회담을 결렬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결렬과 관련된 여러 가지 옵션을 제안하였다고 자랑하듯 이야기한다. 한편 종전선언에 우리 정부가 공을 들인 것은 사실이다. 분단국인 우리는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병행 추구하는 전략을 오래전부터 추진해 왔다. 한반도의 분단이 정전협정 체제이기 때문이다.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종전선언을 비핵화의 마중물로서 충분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비확산에만 관심있는 미국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실시는 북한의 비핵화 위협 감소에 따라 한미간 협의에 의해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이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우리 정부가 만약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해도 되겠다고 결정을 내렸어도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여 결정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의 문제는 안보의 문제이지 정쟁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볼튼 회고록은 진위여부를 떠나 대체적으로 북미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창의적 전략이 담겨있다. 정치적 계산에 매몰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에 대한 편견으로 사로잡힌 참모 볼턴의 제안에 따라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비핵화 협상이 전개되었다는 점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다. 우리로서는 올해 비핵화 협상이 재개되는 분위기 마련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하반기로 갈수록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다. 외교안보진영의 개편을 계기로 우리의 중재노력이 다시 빛을 발하기를 기대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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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0.07.02 17:17

도내 농특산물, 지속적인 성장 대책 세워야

우수한 품질로 명성을 얻어 농가 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던 도내 농특산물의 성장이 둔화되면서 농가들이 수입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제 백구와 완주 삼례 딸기가 명성이 퇴색돼 가고 있는 도내 대표적 농특산물로 꼽을 수 있다. 맛과 신선함 등으로 5년여 전 까지만 해도 도민들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방문 구입및 전화 주문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백구 포도의 경우 기존에 많이 재배하던 캠벨 품종이 국내 남부지방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변하면서 잘 익지 않아 구매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거기에 경북 지역에서 샤인머스켓 같은 신품종 재배가 늘어나면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백구 포도 재배 농가들은 5년여 만에 수입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삼례 딸기의 경우도 축제나 수확철 체험 행사 때면 구매인파가 몰릴 정도였지만 그 열기가 식었다. 수익이 절반 정도로 줄면서 운영비와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명성을 날리던 백구 포도와 삼례 딸기가 퇴조 현상을 빚고 있는 것은 먼저 단일 작목 위주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는 데도 이에 슬기롭게 대처하지 못한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특히 근래들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기후변화에 따라 품종이나 유통에 능동적으로 발빠르게 변화해야 하는데도 대부분 고령층인 도내 재배농가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도내 농특산물의 명성 퇴조에 각 지자체별로 농가를 위한 각종 행사나 지원책들을 마련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이 되지 못하고 있다. 농협도 하나로마트나 직판장 등을 통해 유통과 판매를 돕고 있지만 재배농가들은 큰 도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도내 농특산물 재배 농가들은 대부분 고령인 탓에 정보력 부재를 겪고 있다. 소비자 트렌드 변화및 기후 변화 등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자체가 나서 성장 가능성 있는 작목과 품종 위주의 전문화되고 체계적인 교육과 지도를 지속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아울러 신품종 개발 등 새로운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 전북의 농특산물이 경쟁력을 잃는 것은 농도를 자처하는 전북으로서는 부끄러운 일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07.02 17:17

중국 바이튼 경영난, 군산형일자리 대책 절실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 바이튼이 경영 위기에 내몰리면서 내년 4월부터 바이튼의 전기차를 위탁 생산하는 군산형일자리사업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바이튼은 지난해부터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이 축소된 데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재무와 생산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여기에 중국 국영 자동차업체 차이나 FAW 그룹 등으로부터 받기로 한 5억 달러의 투자금 지급도 지연되면서 부도 위기에 내몰렸다. 바이튼은 이에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가 미국 사무소의 인력 대부분을 감축할 계획이고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사무소도 폐쇄했다. 중국 난징공장은 공과금 미납으로 전력과 용수 공급이 중단되면서 가동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미국 시장에서 철수하고 독일에 있는 연구개발센터와 디자인 사무소도 문을 닫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더욱이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투자자들도 지갑을 닫으면서 회생 자금 마련이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바이튼이 경영 위기에 처함에 따라 내년 4월부터 위탁 생산에 들어가는 명신컨소시엄의 군산공장 운영도 불투명한 상태다. 명신컨소시엄은 한국지엠으로부터 인수한 군산공장에서 바이튼의 전기차 엠-바이트를 위탁 생산하는 군산형일자리사업을 맡고 있다. 만약 바이튼이 엠바이트의 위탁 생산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취소할 경우 전북경제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 당초 군산형일자리사업의 중국 전기차 위탁 생산 계획은 많은 리스크를 안고 있었다. 전기차의 시장 진입 장벽이 낮아 스타트업체들이 대거 난립하면서 적자생존 경쟁이 치열한 데다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정책을 축소하면서 중국의 전기차 업체들이 추풍낙엽처럼 무너지는 실정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사태라는 암초를 만나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조차 대거 구조조정에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정부와 전북도는 전기차 생산을 주축으로 하는 군산형일자리사업에 문제가 없도록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명신컨소시엄의 군산공장은 완성차 생산 설비를 갖추고 있는 만큼 내년 전기차 생산 계획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또한 전기차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도록 독자 모델 개발과 자체 생산 등 대안 마련에도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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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07.02 17:17

남북문제에 필요한 건 진심이다

전수미 숭실대 교수변호사 군산에서만 나고 자란 지 10여년 만에 처음 서울에 올라왔던 건 모 대학의 논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서울역에서 내려 수많은 사람들을 보고 놀라고, 지하철에서 토큰을 어디에 넣어야 할지 몰라 계속 개찰구 앞에서 서성였던 기억이 난다. 얼마 후, 시골에서 올라온 학생이 불쌍했는지 누군가가 토큰을 넣는 법을 알려줘 어렵사리 승차에 성공했다. 처음 타본 지하철, 그 안에서 TV로만 보던 63빌딩의 황금색 자태는 절로 우와~라는 감탄사를 자아내게 했다. 공부를 위해 상경한 뒤에도,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누군가 서울 사람은 방심하면 코 베어간다고 해서 정말 코를 자르는 줄 알고 한동안 코를 가리고 다녔다. 어느 날은 집안에 우환이 있다며 제를 지내지 않으면 집안이 위험해진다는 협박을 당하여, 한복을 입고 억지로 절을 하고, 지갑에 있던 교과서를 사려던 돈 전부를 바친 기억도 난다. 알고 보니 사이비 종교단체였다. 시골에서 올라온 나는 참으로 많은 일을 겪었다. 대학 친구들에게 면전에서 전라도 출신은 뒤통수를 친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군산은 깡패도시 아니냐는 이야기도 들었다. 군산에서 태어난 게 한스러웠고, 고향을 물어보면 피했다. 어떤 불이익을 받을지, 어떤 선입견을 가지고 나를 판단할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최근 극도로 경색되어가는 남북관계 속에서, 우리 사회 속 탈북민들의 입장도 비슷하지 않을까.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탈북민은 3만 4천여 명인데, 그 중 우리가 언론에서 접하는 탈북민은 전체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사람들은 탈북민은 과격하고,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언론에 비친 모습이 그러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올라와 가장 아끼던 친구를 잃고 지원하게 된 탈북여성들에게서,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의 내 모습을 본다. 코 베어간다는 소리에 코를 가리고 고개를 숙이고 다녔던 나처럼, 그들은 밥 먹자는 인사에 밥 먹자는 연락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어디서 왔냐고 물어보면 동공이 흔들린다. 혹시나 북한에서 왔다고 말하면 이상하게 보고, 자기를 남한 사람과 차별할까봐 두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누구보다 솔직하고, 앞뒤가 같으며, 사람 내음 가득한 그들을 좋아한다. 이러한 점을 보면 남북문제의 해법도 간단하다. 북한 사람들은 드세기도 하지만, 약속을 지키려 하고, 앞뒤가 같다.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그 동안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남한이 국내정치 홍보용으로만 북한을 활용했다는 분노 때문이다. 우리는 이제라도 북한의 남북군사합의서 파기 전, 모든 문제점을 직시하고 움직여야 한다. 국내에서는 북한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는 국정원은 물론 통일부, 외교부, 법무부 등 관계부처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여 역할을 조율해야 한다. 각 공무원 개인의 적극행정에 대한 면책도 필요하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에게 북한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과라는 점, 남한은 미국 무기의 주요 고객이라는 점 등을 강조하여 미국을 적극 설득하고 북한과의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대내외적인 체질개선과 노력을 기울일 때, 북한 또한 남한의 진심을 알고 움직이게 될 것이다. 언제나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 /전수미 숭실대 교수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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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0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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