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2-28 15:58 (토)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영화·연극

[2007 전주국제영화제] 영화평론가 신귀백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지아장커의 <스틸 라이프>에는 샨사댐 주변 시골 청년들이 주윤발처럼 담배 꼬나물고 오토바이 타면서 영웅본색 흉내를 낸다. 스쳐 지나갔지만 각인된 풍경. 그 주윤발과 오우삼이 할리우드로 진출한 지 오래인 홍콩. 내수시장은 적고 중국의 검열은 감독에게 용기를 주지 않는 상황이지만 아직 홍콩 영화 죽지 않았다고 외치는 감독, 두기봉. 홍콩 영화의 전성기 90년대 초, <지존무상2>와 <천장지구>를 제작한 감독인 그는 이제 누구도 이런 갱들을 영웅시하지 않는데 아직도 그는 추방되지 않고 돈과 의리에 관한 영화를 찍는다. <익사일>, 번역하면 추방. 1999년 마카오 반환의 격동기, 조직을 배신했던 아화가 마카오로 돌아오자 선글라스에 롱코트를 걸친 그의 오랜 친구들이 그를 만나러 온다. 스타일리시한 느와르답게 좁은 골목길을 부감숏으로 잡은 오프닝의 긴장감이라니. 여기 열혈남아들의 폼생폼사를 이층에서 불안스레 내어다보는 여인. 바람도 없는데 흔들리는 커튼. 밤거리는 적당히 푸르게, 실내는 주황색 조명의 과장된 이미지는 일류를 고집하지 않는 감독의 뻔뻔함. 중년을 넘긴 나이가 된 그들 중 일부는 아화를 죽이기 위해, 또 다른 일부는 이 철없는 남자를 지키기 위해 그를 방문했다. 그러나 힘을 합한 이 올드보이들은 금괴를 차지하는 미션을 완성하여 다시 영웅이 되려한다. 마카오 콜로니 스타일의 상류 가옥 전투는 <킬빌> 혹은 <신용문객잔>의 무대가 생각날 것이다. 비장한 음악이 깔리는 가운데 제한된 플로어에서 벌어지는 총싸움은 마치 나이트 클럽에서 춤을 추는 듯하다. 객잔의 칼싸움을 연상시키는 근접거리 사격은 7080이 그리운 아저씨들에게 편안함을 선사할 것. 캐릭터들의 선악이 너무 분명해 시장의 영역에 맡겨진 영화. 돈이라는 현실적 가치 때문에 살려고 하는 캐릭터들은 결국은 의리라는 낭만적 가치에 쉽게 죽는다. 갱스터들의 의리가 이리도 낭만적이라니, 절제란 없다. 조금 압축했다면 좋았을 영화. 내러티브는 편의주의적 전개니만큼 숨겨놓은 장치 이런 것 없으니 긴장 팍 풀고 보시라. 영화평론가 신귀백은배영중학교 교사. 전북작가회의 회원. '문화저널'에 영화평을 연재하고 있다.

  • 영화·연극
  • 미디어팀
  • 2007.05.04 23:02

[2007 전주국제영화제] "세계적 보편성과 지역성 결합"

1회부터 빠짐없이 전주를 찾고있는 영화평론가 곽영진씨. 그의 눈을 통해 8회를 맞은 전주국제영화제를 들여다 봤다. "개막작은 영화제에 대한 첫 인상을 넘어 정체성에 관한 것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영화지만 영화제 조직위원인 한승룡 감독의 작품을 개막작으로 내세운 것에 대해 논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작품의 질과 영화제의 정체성과는 부합했다고 봅니다.”그는 <오프로드>가 신개념의 혁신적 스타일의 영화는 아니었지만, 탄탄한 각본과 구성, 촬영, 캐스팅, 편집 등으로 적은 예산으로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고 평했다. 흥미성과 소통성도 갖추고 있어 개막작으로서 더욱 의미있었다는 평가다. 곽씨는 "이번 개막작 선정은 지역성 보다는 세계적인 보편성을 추구해 온 전주영화제의 원칙을 준수하면서도 지역성이 조화롭게 결합된 결과”라고 말했다."디지털 제작이 일반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디비전'과 '디지털 스펙트럼'을 통합하고, 그동안 다소 어수선했던 한국영화의 몇 가지 섹션들을 하나로 정리한 것도 잘한 것 같습니다. 거장들이 포진된 '터키영화 특별전'은 영화를 통해 지역문화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였고, '숏! 숏!숏!'의 신설은 작품들도 좋아 성공적인 기획인 것 같습니다.”프로그램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그는 그러나 영화제 조직과 운영 등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지적을 남겼다. 곽씨는 '바다이야기'로 물의를 일으키고도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는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장이 영화제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안일하고 무례한 태도, 책임감 부족 등을 사례를 들며 주어진 틀 안에서 창의성 없이 일처리를 해나가고 있는 일부 스탭들에 대해 "영화제가 커갈수록 초심을 잃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스타들의 참석 또는 동원은 곧 영화제의 파워를 드러내 보이는 것과 같습니다. 스타들이 부산에 몰리는 것은 언론이 크게 주목하고 마켓과 스타 쇼케이스가 있어 상업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죠. 전년에 비해 스타의 방문이 줄어든 것 같은데, 전주는 방문 중인 스타마저 홍보에 적극 활용하지 않고 그냥 떠나보내는 것 같습니다.”곽씨는 10회 영화제를 바라보며 집행위 차원을 넘어 지자체에서도 전체적인 구도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물질적 준비와 인프라 정비를 기본으로, 숙박시설의 노후와 부족, 서비스 부족 등도 손을 봐야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7.05.04 23:02

[2007 전주국제영화제] 전주국제영화제 상 향배촉각

궁금하다. '2007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을 앞두고 수상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상의 숫자가 늘어난 올해, JIFF의 영광은 누구에게로 돌아갈까. '우석상'과 미화 1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하는 '인디비전'은 전주영화제에서 유일한 국제경쟁섹션. 영화제 안팎의 관심이 '우석상'에 쏠리고 있다. 전주영화제 측은 "영화제 측에서도 심사위원들의 의견을 묻기란 쉽지 않다”며 "해마다 심사위원의 성향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감독이 자신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크리구>와 '2006 로마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나의 아버지>, 자본주의와 가부장제에 대한 통찰을 담은 <사유재산>, 2004년 전주영화제 상영작 <슐츠, 블루스를 만나다>를 연출한 미카엘 쇼르 감독의 <슈뢰더의 멋진 세계>가 수상작으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우에오카 요시하루 감독의 <사랑의 시선>은 특히 관객과의 대화에서 호응이 높았던 작품이다.올해 '인디비전' 심사는 다양한 작품에서 연출, 배우,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체코 출신 이리 멘젤과 영화 <여자, 정혜>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윤기 감독, 시네마닐라·싱가포르·우디네극동영화제 등에서 자문위원 및 프로그래머로 활동 중인 노엘 베라가 맡는다. '한국영화의 흐름'은 기존 '관객평론가상'에 올해 'JJ-St★r상'까지 추가됐다.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는 "한 작품이 2관왕을 하게될 지 아니면 전문 심사위원들과 관객평론가들의 평가가 다르게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섹션에서는 <저수지에서 건진 치타>와 <태양의 이면> <파산의 기술> <허스>의 수상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경쟁섹션에 포함돼 논란이 됐던 개막작 <오프로드>는 '관객평론가상' 후보는 되지만 'JJ-St★r상' 대상에서는 제외하기로 했다. 심사위원은 배우 정찬과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 인도 출신 아루나 바수데프.'한국단편의 선택-비평가 주간'에는 'KT&G 상상마당상'이 신설됐다. 영화제 측은 예년보다 수준이 높아졌다고 평했다. '시네마 스케이프'와 '영화궁전' 상영작 중 관객들 투표로 선정되는 'JIFF 최고인기상'은 올해 투표용지 수거율이 꽤 높으며, 아시아영화진흥기구에서 시상하는 '넷팩상'은 부산에 이어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전주에 만들어진 명예상이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7.05.04 23:02

[2007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오프로드' 기자회견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오프로드>는 전주가 한국영화사에서 지닌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이를 부활시킬수 있는 단초가 되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26일 <오프로드> 기자회견에서 정수완 수석프로그래머는 "전주국제영화제는 그동안 묻혀진 독립영화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둬왔다”며 "<오프로드>도 그동안의 흐름과 함께하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영화가 일찌기 한국영화 생산지로 주목받았던 전주를 다시한번 영화생산 지역으로 활성화시키는데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한승룡감독은 "상업영화 제작비의 10분의1에도 못미치는 제작비로 만든 영화가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영광”이라며 "영화제작환경도 '오프로드'와 다를바가 없었지만 뜻이 맞는 스탭들과 오늘까지 여정을 함께해 매우 행복하다”고 말했다.한 감독은 "촬영일정때문에 전북의 풍광을 마음껏 담아내지 못했지만 진안·부안·김제지역을 통해 산·평야·바다를 모두 영화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다”며 "편집 마무리를 하며 한국사회의 약자들이 희망을 갖고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영화제목을 '피크닉'으로 정할까도 생각했었다”고 덧붙였다. <오프로드>에 철구역으로 출연한 백수장은 "영화에는 자신들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사회 약자들의 모습이 담겨있다”고 소개했으며, 지수를 연기한 선우선은 "보다 많은 독립영화들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기자회견에는 민병록집행위원장과 임안자부집행위원장이 함께 했다.

  • 영화·연극
  • 은수정
  • 2007.04.27 23:02

[2007 전주국제영화제] JIFF 리뷰 - 개막작 '오프로드'를 보고

2007년을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에게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과연 우리가 상식으로 아는 그런 평범함일까. 더 잘나가기위해서가 아니라, 뒤떨어지지 않기 위해서 아둥바둥거리는 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일상이기 때문이다. 한승룡 감독이 자신의 장편 데뷔작이자 제8회 전주국제영화제의 개막작인 <오프로드>에서 던지는 화두는 바로 우리 시대의 이러한 '평범함'에 대해서다. 대표적인 장르영화인 로드무비의 형식으로 감독은 우리 사회의 '평범한 삶'에 대해 문제를 던진다. 과연 신자유주의 시대에 '돈'으로 생겨난 절망적 현실을 그 '돈'으로 벗어나 남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을까. 전직 은행원 대리로 평범했던 상훈(조한철 분)은 여관에서 장기 투숙하며 택시운전사로 일하며 병원에 들어누운 아버지의 병원비에 헉헉댄다. 직장상사의 잘못으로 불법대출 사건에 말려 투옥까지 당했던 순진한 상훈은 은행돈을 빼돌리자는 여자친구 주희의 마지막 제안에 얼떨결에 이끌려 은행 앞에서 대기한다. 카센터에서 쫓겨난 철구(백수장 분)는 우연히 얻은 권총으로 은행 강도를 결심한다. 경찰에 총을 맞고 쫓기던 철구는 상훈을 인질로 삼아, 경찰을 피해 목포로 잡은 여정을 시작한다. 철구의 상처 치료를 위해 상훈은 자신이 아는 전주근교의 한 모텔에 잠시 쉬기로 하는데, 이들은 여기에서 삶에 지친 콜걸인 지수(선우선 분)를 만난다.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세 사람을 한승룡 감독은 '평범한 삶'을 꿈꾼다는 사실을 통해 하나로 묶어주고, 또 서로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들이 느끼는 절망과 또 그 속에서 꿈꾸는 삶에 대한 간절함을 한승룡감독은 때로는 차분한 영상 속에서, 때로는 핸드헬드 카메라에서 나오는 급박함으로 묘사한다.이 영화가 주는 아픔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욕지거리 하나 할 수 없어 보이는 '평범한' 상훈 같은 인물이 고액보험가입 후 죽음을 생각해야만 하고, 도망가고 싶으면 그래도 좋다는 제안에 "어디로?”라고 반문하는 지수에게도 평범한 삶은 어디에서도 보장되지 않는 것이다. 평범할 수 없는 이들의 절망적 현실은 지수에게 위협당하는 상훈과 철구가 서로 죽겠다고 나서는 장면에서 잘 보여지며, "이 총주인도 자살한 것 같던데… 왜 죽었나”라고 말하는 철구의 대사는 바로 이런 맥락에서 그 울림을 더 해준다. 저물녘 길 위에서 가방을 들고 가는 지친 지수의 모습에서 우리네의 일상에 지친 모습을 보았다면, 잘못 본 것일까.몇 몇 영상들이 상투성에 기대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감독이 던지는 화두는 잔잔하게, 하지만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온다. 전주시민에게는 영화가 '전주지역 영화'로, 전북로케이션을 했다는 사실에서 그 울림이 더 클 것이다. 깜짝 출연하는 김완주 도지사의 모습은 전북도민에게 또 하나의 눈요기 감이기도 하다.이주봉 한국외대 독일어과 문학사·석사, 독일 오스나브뤽대 방송영화과 석사·영화학 박사. 독일 오스나브뤽 국제독립영화제와 오스나브뤽 아트 영화관 라거할레 프로그래머 역임. 현 전북 비평 포럼 회원, 백제예술대학 출강.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7.04.27 23:02

[2007 전주국제영화제] '스타' 반가운 얼굴 정찬·김민선

붉은 카페트가 깔렸다. 스타들이 떴다.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개막식에서의 스타들과의 만남. 관객들이 열광한 스타들은 누구일까?'2007 전주국제영화제' 최고의 스타는 개막식 사회를 맡은 김명민. 드라마 '하얀거탑'으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배우'로 떠오른 그가 전주영화제 문을 열었다. 영화 <리턴> 개봉과 <파트너> 촬영을 앞둔 바쁜 시점에서도 기꺼이 전주를 찾은 '장준혁'에게 관객들도 가장 뜨거운 애정을 보냈다. 한국영화 흥행을 주도하고 있는 <극락도 살인사건>의 주인공 박솔미 역시 개막식 사회자로서 덕을 톡톡히 봤다. 2004년 개막작 주연, 2006년 폐막식 사회자 등 전주영화제와 인연이 깊은 정찬은 올해 '한국영화의 흐름' 심사위원 자격으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2004년 홍보대사였던 김민선도 반가운 얼굴.올해 홍보대사인 이태성과 이영아, 개막작 <오프로드> 주인공인 백수장과 선우선에게도 관객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만든 임권택 감독은 주연배우 오정해 오승은과 나란히 레드 카페트를 밟았다. 전주영화제가 시네마 클래스('임권택, 한국과 세계의 의미')를 마련하기도 한 임감독은 관객들은 물론, 영화인들로부터도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관객들 눈에 띄기 위해(?) 전주로 발길을 재촉한 스타들도 있다. 최근 개봉한 <동갑내기 과외하기2>의 이영하는 탤런트로 활동하고 있는 아들 이상원과 함께 개막식에 참석했다. 이은지 장예원 전예서 조재완 차서원 등 아직은 풋풋한 신인들도 전주의 관객들과 만났다. 영화 <이대근, 이 댁은>의 이대근, <아이스케키>의 신애라, 남궁원, 장미희 등 연륜있는 배우들도 개막식을 찾아 전주영화제에 무게를 실어줬다. 피렌체한국영화제 집행위원장 리카르도 젤리와 유바리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로그래머 시오타 토키토키를 비롯해 미카엘 쇼르, 이리 멘젤, 안드레아 토나치, 미카엘라 베할 감독 등 전주를 찾은 세계 영화 관계자들은 곧 높아진 전주영화제의 위상이었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7.04.27 23:02

[2007 전주국제영화제] '자봉' 톡톡튀는 개성으로 뚫었죠

매년 물가만 오르는 것이 아니다. '2007 전주국제영화제'의 지프지기(자원봉사자) 경쟁률은 5.2:1. 역대 최고였다.230명 모집(최종 합격자수 293명)에 총 1196명의 지원자가 몰린 올해도 역시 '요조숙녀'보다는 '오버걸'이, '꽃미남'보다는 '머슴형'이 더 인기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지프지기는 외국인들. "JIFF를 통해 한국의 문화와 영화에 대해 더 많은 경험을 쌓고싶다”는 이들은 이시가미 유우타(21·기념품 파트)와 엘레나 코크로바(22·행사지원 파트), 그레고리 림펜스(32·초청 파트)다.지난해 8월 교환학생 자격으로 일본 도호쿠대학에서 전북대 교육학과로 유학온 이시가미 유우타는 6회때 지프지기로 활동했던 시지무 소이치의 권유로 도전했다. 한국말이 익숙치 않아 면접 당시 경쟁자들이 통역해주는 '화기애애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영어와 한글을 적어가면서 어렵게 면접을 통과한 그는 "한국에 있는 동안 잊지못할 경험이 될 것”이라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러시아 극동대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엘레나 코크로바 역시 교환학생으로 전북대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 "한국에서 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치고 싶다”는 그는 모국어인 러시아어 뿐만 아니라 한국어, 영어 실력이 뛰어나다. 벨기에 출신인 그레고리 림펜스는 서울의 한 법률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회사원이다. 그가 구사할 수 있는 외국어는 프랑스어, 독일어, 영어, 한국어. 영화제 기간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았지만, 전주를 찾는 해외 게스트들을 위해 지프지기로 뛰어들었다. 중국 출신으로 한국인과 결혼해 전주에서 살고있는 손월화씨(31)도 지프지기다. 3살짜리 아이를 둔 가정주부. 중국의 한국기업에서 근무하다 남편을 만나 전주로 오게된 손씨는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외로울 때가 있다”며 "지프지기로 활동하면서 활기찬 한국생활을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노란 점퍼의 신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영화제 안팎에서 그 활약을 인정받고 있는 지프지기. 노란 점퍼의 신화가 다시 시작된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7.04.27 23:02

[2007 전주국제영화제] '스텝' 내 생에 특별한 9일

"신이시여, 왜 영화제는 10일이 될 수 없나요?”'2007 전주국제영화제' 그 뜨거운 현장에는 스탭들이 있다. 단기스탭들을 포함, 기술자막팀(팀장 김지연) 홍보팀(팀장 이정진) 기획운영팀(팀장 김나나) 초청팀(팀장 이지우) 회계팀(팀장 최숙희) 프로그램팀(팀장 배주연)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탭들은 90여명. '내 생애 가장 특별한 9일'을 보내는 이들이다.스스로를 '어둠의 자식들'이라고 부르는 기술자막팀. 이들은 영화 상영에 관한 전반적인 업무를 담당한다. 필름을 수급하면 상태를 확인하고 화면의 비율과 사운드를 파악한다. 필름 상태에 따라 보수과정을 거쳐 스틴백이라는 기계를 통해 스크리닝을 하게 된다. 밤새도록 컴퓨터 모니터나 필름만 뚫어지게 바라다 보면 다크써클은 어느새 광대뼈까지 내려와 있다. 영화제 기간 좁은 영사실에 박혀있어야만 하는 것도 이들의 운명. 밥만 먹으러 가면 사고가 터지는 '머피의 법칙'때문에 몇 년 전부터는 아예 끼니도 거른다."우리 팀장님은 복이 없어요.”아직 미혼인 이정진 홍보팀장. 복있게 생긴 그녀가 복이 없다는 건 팀원들이 모두 여자기 때문이다. 홍보팀은 올해 비로소 '여인천하'를 이뤄냈다. 영화제가 성장하면서 매년 늘어나는 프레스들. 수많은 매체 속에서 기자 이름과 얼굴, 소속사까지 기억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긴장하면서 만나다 보니 이름과 얼굴 외우는 건 쉬운 일”이라는 이들. '역시' 홍보팀이다. 기획운영팀 가는 길에 불가능은 없다. 영화제 행사 전반을 담당하는 기존의 사업팀이 기획운영팀으로 확대됐다. 하는 일도 많고 관련된 사람도 많아 당연히 팀회의도 가장 많다. 티켓예매와 사랑방 예약 덕분에 전화 통화량도 엄청나다. 옥외홍보, 차량관리, 지원담당 등 실외에서 몸으로 움직이는 일은 대부분 기획운영팀 몫. 영화제가 열리는 '영화의 거리'를 환상적인 축제의 거리로 만드는 것도 이들의 역할이다. 어떤 일이든 마찬가지지만, 초청팀은 특히 경험이 중요하다.안면이 있는 경우, 아무래도 스타들을 영화제로 모셔오기에 유리하기 때문. 올해도 청룡영화제 등을 진행했던 단기 스탭들을 전주영화제로 스카우트했다. 스타들을 개별적으로 초대하기란 솔직히 쉽지 않다.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몇 십명 단위로 확보한다. 프로그램팀은 전주영화제에서 가장 부지런하다. 매년 10월이면 다음해 영화제 준비를 위한 업무가 시작되며, 팀도 가장 먼저 꾸려진다. 가장 힘든 일은 티켓 카탈로그나 메인 카탈로그에 들어갈 영화 리뷰를 작성하는 일. 영화를 보는 일이 마냥 즐거울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보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하는 섹션 담당자들은 머리가 아프다. 똑같은 작품을 기본은 서너번, 많게는 대여섯번씩 봐야하는 일도 생각보단 힘들단다. 배급사가 상영을 주저하거나 까다로울 경우, 특히 프로그램팀은 애가 탄다고. "저희는 영화제 끝나고 나면서 부터가 전쟁이에요.”"정작 영화제 때는 사무실에서 전화받는다”며 쑥스럽게 웃는 사람들. 영화제 후가 더 바쁜 그들은 바로 회계팀이다. 소수정예로 운영되는 회계팀 스탭은 최숙희 팀장과 김지숙씨 단 두 명. 회계팀의 말을 빌리자면 '묻혀지내는 팀'이다. 영화제 규모가 커질수록 이들의 머리도 복잡해 지지만, 영화제 성장을 지켜보는 일은 기쁘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7.04.27 23:02

[문화광장][영화세상]영화를 통한 한여름의 일상탈출..

'내가 버린 인형들이 나를 찾아왔다!' '2035년, 미래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상 최대의 여름 사냥이 시작된다!' '이 남자... 아찔하게 빠져든다!'태그라인부터 끌린다. 일상에서 일탈하고 싶은 날, 영화 한 편이면 다른 세상으로 빠져들 수 있다. 인형, 로봇, 괴물, 그리고 한 남자. 어느 것을 골라도 후회는 없다. 먼저 놀래키고, 곧 밝은 분위기로 전환해 관객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공포영화의 공식. 그러나 '인형사(감독 정용기)'는 다르다. 공포영화의 전통방식에서 벗어나, 자신을 창조한 주인을 사랑한 인형의 슬픈 사랑이야기로 영화는 시작된다. 스크린에서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는 매력. 바로 '공포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슬픔이다.외딴 숲 속 인형미술관에 초대된 다섯명의 사람들이 차례로 죽음을 당하며 미술관의 인형들은 공포의 존재가 된다. 자신을 버린 주인을 용서할 수 밖에 없는 인형의 회한에 찬 눈물과 인형보다 더 인형같은 임은경의 연기가 영화의 감상 포인트. 서기 2035년, 로봇은 인간만큼의 지성과 이성을 갖게된다. 독창적인 비주얼 감각이 살아있는 '아이, 로봇(감독 알렉스 프로야스)'. 특유의 빈정대는 스타일의 연기가 유쾌한 윌 스미스가 미래의 경찰 델 스프너 역을 맡아 확실한 주인공으로 스크린을 주도해 나간다. 로봇 NS-5의 출시를 하루 앞둔 어느 날, NS-5의 창시자 래닝 박사가 미스테리한 죽음을 맞게 된다. 로봇에 대한 적대감을 가지고 있던 시카고 경찰 스프너는 박사의 죽음이 로봇과 관련이 있다고 믿고 사건 조사에 착수한다. 시각적 묘사 뒤에 아이디어와 휴머니티가 숨어있는 영화. 그러나 네러티브 전개가 비교적 단순하다는 지적도 있다. 스펙터클한 영상에 상상 이상의 판타지가 더해진 스티븐 소머즈 감독의 '반헬싱'. 늘 살인자라 비난 받으며 숨어 지내야 하는 반헬싱은 악을 처단하는 신의 사제다. 드라큐라의 음모를 파헤치던 반헬싱은 드라큐라가 전설적인 괴물 늑대인간과 프랑켄슈타인의 막강한 힘을 이용해 부활을 꿈꾼다는 것을 알게된다. 거대한 스케일과 특수효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 이 영화의 궁금증은 CG와 실사의 결합. 늑대인간은 인간이 살점을 뜯어내며 흉폭한 늑대인간으로 변하는 과정까지가 실제 배우의 연기이며, 프랑켄슈타인은 실제 배우가 연기한 완전 실사다. 매력적인 남자 수현(이병헌)과 유부녀 첫째 진영(추상미), 학구파 둘째 선영(최지우), 자유분방한 셋째 미영(김효진). 4인 4색. 쉿! '누구나 비밀은 있다(감독 장현수)'.재즈바 보컬리스트 미영은 재즈바 손님 수현에게 반한다. 사랑까지도 궁금한 건 뭐든지 책에서 배우는 학구파 대학원생 선영은 집으로 인사 온 동생 애인 수현을 보고 반하고, '가족하고는 동침하는 게 아니'라는 무심한 남편을 둔 진영은 수현의 귀여움에 끌리게 된다. 세 자매가 동시에 사랑하게 된 수현. 한 남자와 세 자매의 은밀한 비밀이 아찔하다. 영국 워킹타이틀사의 로맨틱 코미디 '어바웃 아담' 리메이크 작품.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4.07.30 23:02

[영화]극장가 개봉영화

△ 전주 프리머스 1관 화씨 911(231-5533)프리머스 2관 그놈은 멋있었다프리머스 3관 늑대의 유혹프리머스 4관 킹 아더프리머스 5관 내 남자의 로맨스프리머스 6관 돌려차기프리머스 7관 달마야 서울가자/스파이더맨 2프리머스 8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아카데미아트홀 1관 늑대의 유혹/착신아리(271-1235)아카데미아트홀 2관 그놈은 멋있었다아카데미아트홀 3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전주씨네마 1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283-7722)전주씨네마 2관 슈렉 2/투 가이즈전주씨네마 3관 그놈은 멋있었다전주씨네마 5관 킹 아더전주씨네마 6관 돌려차기전주씨네마 7관 아는 여자/달마야 서울가자전주씨네마 8관 스파이더맨 2CGV 전주 1관 돌려차기/킹 아더(276-5601)CGV 전주 2관 늑대의 유혹/슈렉 2CGV 전주 3관 그놈은 멋있었다CGV 전주 5관 내 남자의 로맨스CGV 전주 6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롯데시네마 1관 킹 아더(289-2945)롯데시네마 2관 그놈은 멋있었다롯데시네마 3관 내 남자의 로맨스롯데시네마 4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롯데시네마 5관 화씨 911/늑대의 유혹롯데시네마 6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롯데시네마 7관 돌려차기△ 군산국도극장 1관 스파이더맨 2(445-2460)국도극장 2관 착신아리/늑대의 유혹국도극장 3관 내 남자의 로맨스시네마우일 1관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445-3613)시네마우일 2관 그놈은 멋있었다시네마우일 3관 킹 아더시네마우일 4관 달마야 서울가자금강하구둑자동차극장 달마야 서울가자(041-956-5564)△ 익산아카데미극장 1관 달마야 서울가자(841-5404)아카데미극장 2관 늑대의 유혹아카데미극장 3관 스파이더맨 2씨네마극장 1관 킹 아더(841-5226)씨네마극장 2관 그놈은 멋있었다씨네마극장 3관 착신아리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7.23 23:02

[문화광장][영화세상]화씨 911 vs 그놈은 멋있었다

"뜨거운 날씨 때문에 주말 나들이는 틀렸고……. 오랜만에 영화나 한 편 볼까? 그런데 어떤 영화를 고르지?”이번 주말, 영화 한 편 고르기가 꽤 어렵다. 개봉 전부터 화제가 됐던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되기 때문. 여럿이서 몰려갔다가는 선뜻 영화를 선택하지 못하고 한참을 고민해야 할 지도 모른다. 이번 주 개봉 영화를 선택하는 가장 쉬운 방법, 기분 따라 골라보자.'화씨 911(감독 마이클 무어)'과 '그놈은 멋있었다(감독 이환경)', 두 편 중 어느 것을 골라도 요즘 세상 돌아가는 흐름을 읽을 수 있다.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로 떠오른 이라크 파병 문제. 마이클 무어 감독은 특유의 유머와 독특한 고집으로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에 회의적인 렌즈를 들이댄다.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반드시 봐야하는 영화 '화씨 911'. 이미 시사회를 통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부시가 나를 웃겼다' '21세기 가장 쇼킹한 폭로' '대통령과 함께 보고 싶은 영화'로 '화씨 911'을 극찬했다.전문가의 증언과 끈질긴 추적으로 민감한 사안들에 대한 답을 쫓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는 전쟁. 9·11테러와 이라크 침공 등 '명분 없는 전쟁'을 택한 부시 대통령에 대한 날카로운 고발에 비꼬기식 진행으로 재미까지 더했다. 네티즌을 사로잡은 소설이 이번에는 영화팬들을 공략하고 나섰다. 인터넷 스타작가 귀여니의 원작을 영화화한 '그놈은 멋있었다'. 송승헌과 정다빈의 상큼발랄한 연애담이 유쾌한 터치로 살아있는 이 코믹멜로물에서는 개성 강한 신세대들의 일상을 읽을 수 있다.다모임 게시판에서 여학생들의 외모를 평가한 지은성(송승헌)의 글에 리플을 단 한예원(정다빈). 불만 있으면 리플 달라고 해서 단 것 뿐인데……. 은성은 시도때도 없이 예원에게 전화를 해대고 괴롭힌다.은성을 피해다니는 예원, 예원은 담을 넘다 하필 은성의 입술 위로 떨어지게 된다. 그 때부터 '킹카' 은성과 '평범녀' 예원의 러브 스토리가 시작된다."영화가 끝나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평도 있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 송승헌의 터프함과 정다빈의 깜직함에 반하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밖에도 양아치 태권도부의 전국대회 도전기, 그룹 '신화' 멤버 김동완 주연의 '돌려차기(감독 남상국)'와 조한선·강동원 주연의 사랑과 출생의 비밀 '늑대의 유혹(감독 김태균)'이 개봉한다. 주말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유쾌함이 있는 영화. 부시를 제외하면 멋진 남자 주인공들이 있어 더욱 즐겁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4.07.23 23:02

[NGO소식]군산YMCA, 북한영화 상영

군산YWCA, 북한영화 상영군산YWCA가 23일과 24일 이틀간 오후 7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군산 은파유원지 수변무대에서 북한영화제를 개최한다. 북한 영화를 통해 낯선 북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나아가 국민통합과 민족문화화합을 일궈내기 위해 마련한 이번 북한영화제에서는 아동영화 '천년바위를 이긴 물방울'(제작 조선아동영화촬영소·상영시간 21분)과 예술영화 '멀리 있는 섬'(제작 조선예술영화촬영소·상영시간 88분) 등 모두 두편이 소개된다. 상영작들은 광주 통일관을 통해 대여됐다. 군산YWCA는 또 영화제 기간동안 '민족21'의 협조를 받아 지난 2003년부터 최근까지 북한의 주민 생활상을 담은 사진 전시전도 아울러 열기로 했다.엠파스 검색어광고 무료제공포털사이트 엠파스(empas.com)가 시민사회단체들을 돕기 위해 1천 여개의 검색어 광고를 무료로 제공키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엠파스는 비영리민간단체들에게 단체 활동과 관련된 검색어 광고를 제공하는 '아름다운 검색 만들기' 캠페인을 8월20일까지 전개한다. 입양, 청소년, 노인복지 문제 등을 다루는 단체는 '위탁모', '자원봉사' 등의 검색어를, 아동복지 전문기관은 '아동복지', '아동학대', '결손가정' 등의 검색어를 무료로 광고 등록할 수 있다.희망 단체는 행사기간 엠파스에서 '아름다운 검색 만들기'를 검색한 뒤 신청서를 다운받아 작성해 팩스로 제출하면 된다.가정폭력상담소 상담원 공채익산가정법률상담소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에서 상담원 1명을 공개 채용한다. 응시자격은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가정폭력전문상담원 자격을 수료한, 4년제 대학 졸업자여야 한다. 원서는 오는 26일까지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상담관련 자격증 사본, 최종학교 졸업증명서 등을 첨부해 제출해야하며, 우편이나 e메일, 방문접수 모두 가능하다. 채용은 1차 서류 전형과 2차 면접을 거쳐 최종 결정된다. 문의 063)851-5113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7.22 23:02

욕쟁이 깜짝변신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 최지우

멜로 배우로 첫 손가락에 꼽히는 최지우(29)의입에서 거침없는 욕설이 나온다면? 영화 '누구나 비밀은 있다'(감독 장현수, 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에서 '시기적절하게' 욕을 내뱉는 최지우를 만날 수 있다. 그가 욕설을 퍼붓는 장면을 접한 관객들은 놀라움의 탄성과 함께 웃음을 짓게 된다.'누구나 비밀은 있다'에서 그가 맡은 배역은 세 자매중 공부만 아는 둘째 한선영 . 남자라곤 단 한 번도 사귀어본 적이 없이 '벼락'처럼 사랑이 다가오길 기다리는 캐릭터. 숱한 남자들이 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했던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모습이다.부스스한 머리 모양에 학구파 분위기를 내는 안경, 사랑이라는 건 책에서나 접해봄직한 말투를 지닌 그가 세 자매를 차례로 유혹하는 이병헌을 만나 무너져내리며 육두문자를 입에 달고 산다.막내동생 김효진과의 결혼을 발표한 이병헌에게 '야, 이 XXX아'를 내뱉고, 'XX하네'는 자연스런 일상용어가 돼 있다. 때론 투정부리듯, 때론 앞뒤 안가리는 막무가내 분노의 표출로 욕설이 적절하게 그의 캐릭터를 설명해준다.또 섹스를 포르노 비디오와 잡지, 의학서를 통해 공부하듯 탐구하는 모습도 의외성이 유발하는 웃음을 안긴다.코미디 영화 '가문의 영광' '할렐루야' 등을 집필한 시나리오 작가 김영찬은 늘가슴아픈 사랑을 해왔던 최지우에게 이런 대사와 행동을 줘 관객들의 허를 찌른다.최지우는 20일 열린 시사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병헌씨에게 울면서 욕하는 장면을 보니 통쾌했다"고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최지우의 매니저 장진욱씨는 "지우씨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욕을 하기는 94년 데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다소곳해 보이는 지우씨 입에서 욕이 나오면 관객들이재미있어할 것"이라 말했다.제작사 정태원 대표는 "욕하는 장면을 촬영할 때 지우씨가 민망해하면서도 재미있어했다. 멜로의 여주인공이란 테두리에 갇혀 있던 최지우에게 색다른 면모를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고, 보는 이들도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최지우는 22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고이즈미 총리를 만난 후 23일 귀국, 영화홍보 활동에 전념한다.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을 통해 호흡을 맞췄던 이병헌과 공연한 영화 '누구나비밀은 있다'는 30일 개봉된다.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7.22 23:02

영화 '주홍글씨'로 스크린 컴백하는 한석규

영화배우 한석규. '요즘 애들은 ○○은행 CF에나오는 아저씨 정도로만 생각하더라'는 식의 빈정거림도 있다. 혹자는 '이중간첩'의흥행 실패와 이전 4년간의 공백, 지난해 촬영이 예정됐던 '소금인형'의 제작 무산등을 들어 '더이상 예전의 그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한다.하지만 그만큼 관객의 '복귀' 기대를 한몸에 받는 배우가 또 있을까? 90년대 한국 영화의 부흥기를 이끈 굵직굵직한 영화들은 대부분 그의 연기를 담고 있고 이 영화들은 팬들의 머리 속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뚜렷하게 박혀있다.한석규가 11월 개봉 예정인 '주홍글씨'(제작 LJ필름)로 스크린에 복귀한다. 지난해 봄에 개봉한 '이중간첩' 이후 1년반 만의 컴백. 단편 '호모 비디오쿠스'로 주목받은 후 '인터뷰'로 데뷔했던 변혁 감독의 작품이다.19일 오후 서울 서초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발표회에는 100명이훨씬 넘어보이는 취재진들이 몰려 영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이춘연 씨네2000 대표나 차승재 싸이더스 대표 등 영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제작자들이 참석한 것도 흔치는 않는 일이다.영화에서 그가 맡은 역은 아내(엄지원)와 정부(이은주), 사건과 관련된 미망인(성현아) 등 세 여자와 서로 다른 사랑을 나누는 강력계 형사 기훈. 이들의 어긋난사랑에는 그 대가가 기다리고 있다.'스릴러풍 멜로'라는 홍보 문구를 달고 있는 영화는 나다니엘 호손의 동명 소설(원제 Scarlet letter)에서 모티브를 따왔다.제작발표회장에 선 한석규는 "2003년은 내 인생에서 힘들었던 한 해"라며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평생을 연기에 건 배우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긴 시간은 아니다"는 게 그의 얘기다."뜻하지 않게 쉬게 됐어요. 우선 '이중간첩' 개봉 이후 허리 디스크가 재발해수술을 받았죠. 그리고 나서 제작에 들어갔던 '소금인형'이 불행한 결과가 됐고….많이 힘든 시간이었지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제 자신의 리듬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홍글씨'는 95년 '닥터봉'으로 데뷔한 그가 출연하는 열번째 영화. 스크린 데뷔 후 꼬박 10년 만이다. "배우 한석규로서 내가 얼마만큼 할 수 있는가를 가늠해보는 도전이라고 생각하고 작품에 임하고 있다"는 각오를 털어놓았다.기훈은 세 여자를 만나면서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편, 열정적인 연인, 공격적이고 치밀한 형사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0부터 100까지 다양한 감정 표현이 가능한 역"이라는 게 한석규가 스스로 설명하는 기훈이다.

  • 영화·연극
  • 전북일보
  • 2004.07.21 23:02

[이슈&포커스]영화의 거리 '榮華' NG로 머무나

누가 전주에서 고풍(古風)만을 느낀다고 했던가. 전주의 극장가는 짧은 기간 동안 수없이 잦은 생성과 소멸을 통해 놀랄 만한 변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최첨단 극장가로의 변신. 지난 2001년 말부터 '시설 투자에 둔감하고 노후한 극장'들이 급속하게 변하기 시작한 전주의 극장가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시작할 무렵 상영장으로 쓰였던 코리아극장·뉴코리아극장·명보극장·피카데리극장·씨네21·대한극장 등이 추억이 됐다. 프리머스·CGV·롯데 등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전국적인 영토확장에 나선 것이 한 원인이다. 그리고 지난 5월 서신동 롯데백화점 전주점에 8개 스크린을 보유한 롯데시네마 극장이 문을 연데 이어 전주시 고사동과 송천동·덕진동 등에도 올 하반기와 내년 개장을 목표로 대형 영화관이 잇따라 신축되고 있어 전주의 극장가는 더 큰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전주 극장가 관객유치 불꽃전쟁 예고관객들은 즐겁지만, 극장 경영자들은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또다른 서비스 경쟁을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크기'로 압도할 것인가, '입지'로 방어할 것인가, '마케팅'으로 승부할 것인가, 고민은 갈수록 커진다. 현재 전주는 프리머스, 시네마, CGV전주, 아카데미아트홀, 롯데시네마 등 6개 극장에 33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신규 영화관이 모두 개관하면 9개 극장 54개의 스크린으로 늘어난다. 올 9월 중순 개장할 예정인 송천동 메가월드에는 8개의 스크린을 보유한 CGV송천8이 들어선다. 전북대 신 정문 부근에 신축 중인 쇼핑몰 '코앞'에는 상영관 5개 규모의 영화관이 내년 3월 문을 열 예정이다. CGV송천8의 장철회 슈퍼바이저(극장관리자)는 "외곽이긴 하지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고, 인근에 처음 영화관이 생기는 것”이라며 "송천동 뿐 아니라 삼례와 익산에서도 관객이 올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단기직원만 80여명을 모집한다”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사동 옛 대한극장 자리에 복합영상관을 짓고 있는 서울 ㈜KTS e&c는 지난 달 29일 전주시에 교통영향평가 신청서를 냈다. 2006년 완공 예정인 이 건물은 지하 2층, 지상 9층, 건축연면적 8천1백45평으로 극장 건물 규모로 보면 도내에서 가장 크다. 지상 5~8층에 스크린 8개를 설치한다. 신규 영화관들이 개관하게 되면 관객을 유인하기 위한 극장들의 경쟁은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특히 현재 상권까지 가라앉고 있는 고사동 '영화의 거리'에 있는 기존 영화관들은 경영에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 개장 이후 주말에는 버틸만 하지만 비수기나 평일 관객동원은 심각할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다”는 한 극장관계자는 "인구수도 적은 곳에 스크린의 수가 너무 많다”며 또 다른 극장 탄생을 경계했다. 프리머스 전주극장 유명훈 팀장도 "현재 고사동 극장가는 매출이 40%까지 감소한 곳이 있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극장이 더 늘어나면 경쟁력이 없는 곳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고민도 있다. 스크린 수가 늘어났으면 배급사는 소규모 영화라도 걸 수 있고, 관객은 다양한 영화를 볼 수 있어야 상식. 그러나 멀티플렉스들의 경쟁이 가속화되면 오히려 대형영화사들이 제작한 영화나 메이저 배급사들의 영화만 중복해서 상영되고 있는 다른 도시들의 경우를 보면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전주독립영화협회 김정석 사무국장은 "멀티플렉스가 스크린 수를 대폭 불리고 있는 현실이 작은 영화들을 위한 보금자리로 확대되길 기대한다”며 "다종다기한 영화들을 볼 수 있다고 선전했던 멀티플렉스의 장밋빛 약속이 물거품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모든 산업이 그렇듯 선두업체가 역풍을 가장 먼저 느끼는 법. 하드웨어 산업의 특성상 고비용을 회수하기도, 지어놓은 극장을 타 용도로 변경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부담해야 할 리스크는 크다. 불과 2∼3년 전 멀티플렉스로 무장하고 제2의 전성기를 외치며 독점적 위상을 자랑했던 '영화의 거리' 극장들은 지금, 살아남아야 한다는 본능으로 꿈틀거리고 있다.● 전주 시네마를 가보니... 가격파괴 서비스 '풍성'18일 오후 전주시 고사동 '영화의 거리' 전주시네마. 팝콘냄새가 진동한다. 북적거리는 로비는 아이들 세상. 엄마는 아빠와 혹은 친구들과 어울려 영화를 보고, 등급 규정으로 상영장 내부의 문턱을 넘지 못한 아이들은 또래들끼리 모여 뜀박질이다. 극장 내부는 갖가지 편의·오락시설과 휴게공간으로 가득하다. 전자동 무인발권시스템이 곳곳에 있지만, 매표소 줄도 길다. 영화를 선택하지 못한 이들에게 기계는 적절한 영화를 권해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매표소 창구는 창구의 위쪽에서 모니터를 통해 영화를 소개한다. 1층 로비의 오른쪽 모퉁이. 다섯 대의 컴퓨터 앞에는 매표소와 다른 줄이 서 있다. 남녀노소가 없는 이 줄에 서면 무료로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다. 로비의 한 중앙에서 스티커 사진을 찍는 중학생들과 이런저런 액세서리들을 고르는 여고생들의 밝은 웃음소리도 들린다. 의자가 빼곡한 곳에는 연인들이 그들만의 언어로 소통을 하고 있다. 간혹 '18세 등급가'를 연출하기도 하는 연인들에 영화관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무료 메이크업'이란 푯말이 붙은 공간. 각종 화장품과 드라이기 등이 놓여 있다. 남자친구를 기다린다는 한 여학생은 고대기로 머리를 말기 시작한다. 물론 공짜다. 각각의 영화가 시작하는 시간과 끝나는 시간은 각기 다르다. 영화의 러닝타임에 맞춰 있기 때문. 불과 얼마 전 만해도 영화상영 시간이 정해져 있어, 러닝타임이 조금 긴 시간의 영화는 극장에서 '검열 후 삭제'하기도 했다는 것을 요즘 아이들은 믿을 수 있을까. 영화 한 편이 끝났다. 진동체감시스템을 경험한 연인은 놀란 눈이지만 즐겁다. 갖가지 할인으로 반액을 넘게 절약할 수 있었던 한 무리의 '아줌마들'의 표정은 더 즐겁다. 연이어 영화를 보는 이들은 굳이 1층까지 내려올 필요가 없다. 각 층마다 좁지만 휴게공간은 어김없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형식의 가격파괴와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는 곳은 이곳만이 아니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테라스를 갖추고 있는 프리머스와 자체 멤버쉽회원제를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는 아카데미아트홀, 순번발권기와 금요일 요금 패키지 등 이벤트가 잦은 CGV전주 등 전주의 극장들은 대부분 패스트푸드점 등 각 휴게시설은 기본이고 티켓 할인 폭도 크다. 프리머스 극장 매표소 부근 로비 한쪽에 안내된 할인안내판은 다양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전북비자 카드를 비롯해 BC·KTF·ting·UTO·CARA·TTL·리더스카드 등 대부분의 지갑에 있을 법한 카드들이 골고루 적혀있는 것. 할인폭은 1천5백원에서 2천원까지. VIP 카드 소지자는 1년에 6번 공짜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조금만 노력한다면 공짜영화는 물론이고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다. 지난 2001년 봄, 두 번째 전주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을 무렵만 해도 감히 상상도 못했던 전주시내 극장의 풍경이다. 영화관의 수가 더 늘어나는 2∼3년 뒤엔 얼마나 더 풍성한 서비스가 생겨날까, 기대된다.

  • 영화·연극
  • 최기우
  • 2004.07.2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