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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띠 이야기, 달력으로 보는 2011년]불노장생·번창·풍요 상징

십이지 띠동물 중 네번째

천진기(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 과장) (desk@jjan.kr)

새해만 되면 유독 '바쁜' 사람이 있다. 신년 운세를 점치는 역술가라고 생각하면 오산. 십이지 띠동물 이야기를 풀어내는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 민속연구과장이다. 전국에 있는 기자들이 해마다 이맘 때가 되면 그에게 전화를 건다.

 

"역사를 이해하는 방법은 인간이 만들어 놓은 문화재나 유적을 통해 살펴보는 방법, 자연과 동물의 세계를 살펴보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있죠. 인문학자들은 동물을 관찰하지 않고, 자연학자들은 인간을 살펴보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과 동물의 생태를 역사·문화와 함께 반추해 보면 좀 더 객관적인 역사 연구가 될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2011년 새해는 신묘년(辛卯年) '토끼의 해'. 십이지 띠동물 중 네 번째동물로 방향은 정동(正東)이고, 시간은 오전 5시에서 7시, 음력 2월을 지키는 방위신이자 시간신이다. 옛날 사람들은 토끼를 통해 지혜와 평화의 의미를 되새겼다. 예로부터 토끼는 몸집은 작지만 영특한 동물로 그려진다.

 

"토끼를 보면 착하고 순진해 보입니다. 생태계 먹이사슬에서도 가장 하위에 존재하죠. 살아 남기 위해 다양한 생존법을 씁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토끼를 '꾀보'라고 하는 것도 이런 연유입니다."

 

토끼와 달의 관계는 긴밀하고 유구하다. 달을 '토월(兎月)'이라고도 부르는데, 달 속에 토끼가 살고 있다는 민간의식에서 유래한다. 고구려 벽화에도 토끼와 두꺼비, 계수나무가 등장한다.

 

토끼는 불노장생·번창·풍요를 뜻한다. 그는 "달의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 찧는 토끼가 만드는 약 때문에 장수의 동물로 알려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구려 고분이 많은 중국 지린성의 장천 1호분 벽화에는 달에서 방아를 찧는 옥토끼와 두꺼비가 등장한다. 옥토끼는 500년이 지나면 흰색으로, 1000년이 지나면 붉은색으로 변하는 장수의 동물. 그는 "토끼가 만병통치약으로 쓸 수 있는 간을 가진 동물로 그려진 것은 토끼가 불로장생의 상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음기의 동물'인 토끼는 양기가 소생하는 오전 5시부터 7시를 뜻하기 때문에 음·양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동물이기도 하다.

 

토끼는 부부애와 가족의 화목도 의미한다. 토끼는 언제나 혼자 등장하기 보다 쌍토끼로 소개된다. 그는 "가문의 번창을 뜻하면서 부부가 서로 화목하게 살아가라는 뜻"이라고 했다. 토끼는 70km까지 순간 속도를 낼 수 있을 정도로 빠르다. 토끼가 '단거리 선수'라면, 거북이는 '장거리 선수'. 하지만 토끼는 기지로 위기를 모면한다.

 

"토끼가 거북이를 따라 용궁에 갔다가 위험에서 빠져나오는 '별주부전' 만 봐도 토끼가 얼마나 영민한 지 알 수 있습니다. 신라 태종 무열왕이 되는 김춘추가 외교사절로 활약할 때 고구려에 도움을 청하러 갔다가 정탐꾼으로 몰려 죽게 된 적이 있었어요. 김춘추는 보장왕의 총신 선도해에게 뇌물을 바치고 살려주길 부탁했는데, 선도해가 이때 말한 게 바로 '별주부전'입니다."

 

그는 "김춘추가 토끼한테 배워 위기를 극복했다"며 "이처럼 토끼는 지혜로움과 슬기의 상징으로 해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토끼띠와 궁합이 잘 맞는 띠도 각기 다르다. 토끼는 원숭이 엉덩이를 싫어한다. 토끼 눈 색깔과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끼띠와 원숭이띠는 어울리지 않는다. 반면 토끼는 돼지의 분비물 냄새와 힘을 부러워하고 양의 초연함을 동경한다. 토끼띠는 돼지띠, 양띠와 서로 잘 맞는다. 그는 "돼지코와 양의 코를 반씩 닮은 토끼 코 때문에 성격에서도 돼지의 우묵함과 양뿔의 센 자존심을 모두 갖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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