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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기고

윤석열 정부와, 계영배(戒盈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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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대 국회의원

“장관, 최인호 작가의 소설 ‘상도’를 읽어본 적 있습니까?” 

 

지난 5월 22일 필자가 2차 추경예산안 심의를 위해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물었다. 한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최근 많은 논란과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됐다. 

 

최인호의 소설 상도에는 ‘계영배(戒盈杯)’라는 술잔이 나온다.  ‘넘침을 경계하는 잔’의 뜻을 가진 계영배는 7할 이상 잔을 채우면 내용물이 모두 흘러내린다. 극 중 주인공인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은 계영배를 늘 옆에 두고 과유불급을 떠올리며 과욕을 다스려 큰 재산을 모았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을 경계하고 과욕을 자제하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했다. 국민과 국익을 위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정권은 성공해야 한다. 역시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기원한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최고 권력의 자리에서 내 사람만을 쓰고 싶다는 과욕을 버리고 비로소 국민통합을 이뤄내야만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는 성공한 정부가 될 것인가? 인사가 만사고, 더군다나 정치권에서의 인사는 국정방향에 대해 국민에게 전하는 메시지다. 그러나 윤 정부의 초대내각 인선에는 실패와 참사라는 표현이 뒤따른다. 관피아, 이해충돌, 각종 특혜와 비리 의혹으로 점철된 인사들이 차례로 임명됐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공직 경험을 발판으로 전관 특혜를 받아 로펌과 기업을 돌며 고액의 보수를 받은 뒤 다시 공직으로 돌아온 전형적 회전문 인사다. 제왕적 장관이 될 것이라는 큰 우려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최측근 한동훈 전 검사장을 결국 강행 임명했고, 충암고·서울대라인 이상민 행안부 장관을 전북 인사로 포장해 임명했다. 대구의 술친구 정호영 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아빠 찬스 등 각종 자격 논란에 휩싸여 45일을 버티다 결국 낙마했다. 윤 대통령의 표어인 ‘공정과 상식’은 취임 한달도 안 돼 뒤덮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국민이 우려했던 검찰공화국이 현실화 되고 있다.

 

성비위가 있는 윤재순 전 검찰 수사관이 총무비서관이 되어 대통령실의 살림을 맡았다. 대한민국 전 부처와 공기업 인사를 기획하는 인사기획비서관엔 복두규 전 대검찰청 사무국장이 자리하고, 그 산하의 인사비서관은 이원모 전 검사가 발탁됐다. 민정수석실이 폐지되며 한동훈의 법무부가 공직자 인사검증까지 영역을 넓혔고, 공무원의 공직기강을 맡는 공직기강비서관에는 공소권 남용으로 징계를 받은 이시원 전 검사가 임명됐다.

 

좌로 봐도 검찰, 우로 봐도 검찰, 모든게 검찰 시스템으로 돌아가고 있다.

 

최근 검찰인사는 윤석열 사단의 부활을 알렸다. 서울중앙지검장에 송경호 수원지검 검사, 검찰 인사와 예산을 담당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신자용 서울고검 송무부장, 공석인 검찰총장을 대리할 대검찰청 차장검사에는 이원석 제주지검장이 임명됐다.

 

더욱이 과거 수사정보 전산망에서 성추문 사건의 피해자의 사진을 무단으로 조회해 징계를 받는 등 성인지 감수성의 바닥을 드러낸 고형곤 검사는 중앙지검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4차장에 임명됐다.

 

“남의 눈에 티끌은 보면서 제 눈에 대들보는 못본다”는 옛말이 생각이 난다.

 

정권 출범 한 달도 안 돼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하는 현 정권을 보며 대한민국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느낀다. 지금부터라도 윤 정부가 넘치면 모든 걸 잃는 계영배를 떠올리며 정권의 폭주를 멈춰야 한다.

 

애주가로 잘 알려진 윤석열 대통령이 계영배 잔을 항상 옆에 두고 자기절제의 국정 운영을 하길 당부한다.

/신영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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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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