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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작가 - 목경희 '분홍옷 갈아입고 꽃길을 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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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옷 갈아 입고 꽃길을 가네> 표지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자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용서해라. 고마웠다. 사랑한다. 잘 가시라? 우리가 그 문턱을 넘어가는 자라면, 지나온 삶에 대한 반성과 용서, 사랑 고백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남아 있는 자들에게 행복을 기원해주고 동행했던 지난날들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떠난다는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을까?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분홍옷 갈아입고 꽃길을 가네〛이다.

이 책은 목경희(어머니)와 박혜신(딸)의 산문집이다. 목경희 작가는 전북춘추(전북일보) 필진으로 활동했고 전북문인협회 상임이사를 연임했으며 여권옹호협회 전북지부장을 하는 등 활동 영역이 넓었다. 박혜신은 국어교사로 활동하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불혹(不惑)을 겨우 지나 세상을 떠났다.

목경희 작가의 고난 극복은 탁월하다. 그녀가 35세 때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둘째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녀는 자신이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지 못하도록 수예를 배우며 지혜롭게 고통을 극복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회갑을 갓 넘은 나이에 의지하고 아끼던 딸을 또 먼저 보내게 된다. 젊은 딸을 보낸 후 기도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자리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죄임을 알았기에 몸부림을 치며 암울한 동굴에 불을 켰다. 4년만에 이 책을 출간한 것이다. 이것은 딸을 보내주는 의식의 일환이지 않았을까? 

박혜신은 위암 수술을 하고 항암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체력이 약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기도 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병마를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친지들에게 남긴 편지에서 “죽음 앞에서 가장 절실했던 건 ‘시간의 가치’였다는 것.”과 “사랑을 잃으면 삶 전체를 잃게 되는 것이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려 애를 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느꼈을 때 “어머니의 사랑의 목소리가 죽음 저편까지도 따라올 것 같아 외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죽음을 독대했을 때조차도 평안으로 삶을 정리하는 모습이 일기와 편지에 가득하다. 특히 그녀가 떠나기 3일 전까지 기원을 모아 쓴 딸을 향한 편지는 두 딸들이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지침서가 되었을 것이다.

목경희 수필가, 그리고 그녀의 고명딸 박혜신 선생님. 그녀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우리에게 사랑할 수 있는 날들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언젠가는 삶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그때 가까운 이들에게서 ‘잘 살았다’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죽음은 축복이지 않을까? 생의 끝자락이 아름다운 뒷모습이기를 원하는 그대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고교 국어교사로,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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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옷 갈아 입고 꽃길을 가네> 표지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자에게 우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까? 용서해라. 고마웠다. 사랑한다. 잘 가시라? 우리가 그 문턱을 넘어가는 자라면, 지나온 삶에 대한 반성과 용서, 사랑 고백이 필요할 것이다. 나아가 남아 있는 자들에게 행복을 기원해주고 동행했던 지난날들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떠난다는 마지막 인사를 할 수 있을까? 답을 찾을 수 있는 책을 만났다. 〚분홍옷 갈아입고 꽃길을 가네〛이다.

이 책은 목경희(어머니)와 박혜신(딸)의 산문집이다. 목경희 작가는 전북춘추(전북일보) 필진으로 활동했고 전북문인협회 상임이사를 연임했으며 여권옹호협회 전북지부장을 하는 등 활동 영역이 넓었다. 박혜신은 국어교사로 활동하다가 일본으로 유학을 다녀온 후 불혹(不惑)을 겨우 지나 세상을 떠났다.

목경희 작가의 고난 극복은 탁월하다. 그녀가 35세 때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둘째 아들을 교통사고로 잃었다. 그녀는 자신이 절망의 늪으로 빠져들지 못하도록 수예를 배우며 지혜롭게 고통을 극복하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회갑을 갓 넘은 나이에 의지하고 아끼던 딸을 또 먼저 보내게 된다. 젊은 딸을 보낸 후 기도조차 할 수 없었던 그 자리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 죄임을 알았기에 몸부림을 치며 암울한 동굴에 불을 켰다. 4년만에 이 책을 출간한 것이다. 이것은 딸을 보내주는 의식의 일환이지 않았을까? 

박혜신은 위암 수술을 하고 항암조차 할 수 없을 만큼 체력이 약했다. 너무나 고통스러워 삶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오기도 했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병마를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친지들에게 남긴 편지에서 “죽음 앞에서 가장 절실했던 건 ‘시간의 가치’였다는 것.”과 “사랑을 잃으면 삶 전체를 잃게 되는 것이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의 가치를 깨닫고 실천하려 애를 쓴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죽음이 가까이 왔음을 느꼈을 때 “어머니의 사랑의 목소리가 죽음 저편까지도 따라올 것 같아 외롭지도 않고 두렵지도 않다”고 고백한다. 이처럼 죽음을 독대했을 때조차도 평안으로 삶을 정리하는 모습이 일기와 편지에 가득하다. 특히 그녀가 떠나기 3일 전까지 기원을 모아 쓴 딸을 향한 편지는 두 딸들이 엄마의 사랑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는 지침서가 되었을 것이다.

목경희 수필가, 그리고 그녀의 고명딸 박혜신 선생님. 그녀들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우리에게 사랑할 수 있는 날들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언젠가는 삶에 마침표를 찍을 것이다. 그때 가까운 이들에게서 ‘잘 살았다’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면 그 죽음은 축복이지 않을까? 생의 끝자락이 아름다운 뒷모습이기를 원하는 그대에게 이 책을 권한다. 

이진숙 수필가는

전직 고교 국어교사로, 2019년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당선됐다. 2010년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혼불 완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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