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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전북서 통하라 (상) 그게 뭐야] 디지털 세계서 존재하는 '하나뿐인 진짜'

2014년 발행된 '퀀텀'이 세계 최초
주로 예술작품 거래… 2021년 '열풍'
누구나 민팅 가능, 전북은 '미개척지'

NFT는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으로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가상자산'이다. NFT 시장은 2021년 '디지털 아트테크' 열풍을 주도했고, 봄날처럼 꽃을 피웠다. 그해 크리스티·소더비·필립스 등 콧대 높다던 세계 경매회사들도 '달리는 마차, NFT'에 올라탔다.

하지만 지난해 러·우전쟁과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촉발된 글로벌 경기침체 위기는 국경 없는 NFT 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바닥을 알 수 없는 공포와 끝없는 탐욕이 밀고 당기는 벼랑 끝 경제 상황 속, 전북에서 '건강한 NFT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이미 '오래된 이야기' NFT를 두 차례 들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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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세계 최초로 발행된 NFT '퀀텀' 이미지.

 

△디지털 콘텐츠 소유권 증명… 누구나 민팅 가능

대체할 수 없는 토큰인 NFT는 디지털 예술작품이나 게임 아이템, 영상·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증명한다.

기존 디지털 콘텐츠는 무한 복제·배포되거나 저작권자의 의도를 왜곡·변형한 '가짜'가 되기도 하며, 심지어 '가짜가 진짜를 압도'하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그러나 NFT는 블록체인에 소유권을 기록해 원본과 복제본을 명확하게 구분하게 하고,  '그 디지털 콘텐츠가 단 하나뿐인 진짜 내 것'이라는 유일성의 가치를 부여한다.

그렇다면 누가, 무엇을, 어떻게 NFT로 만들 수 있을까. 

가상자산을 보관·관리하는 전자지갑을 생성하는 등 진입장벽이 있지만 'NFT는 누구나 만들 수 있다'. 또한 사진·미술작품·영상·음악 등 디지털 콘텐츠라면 '무엇이든' 민팅(minting)을 거쳐 메타버스나 거래소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다.

민팅은 '화폐를 주조한다(mint)'는 뜻으로 디지털 콘텐츠를 블록체인에 업로드하는 과정, 일종의 '스마트 계약'이라 할 수 있다. 수량이 자유롭고, 지원하는 블록체인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누구나 무엇이든 만들 수 있지만 상품 가치는 다르다. '희소성'이 강한 미술작품이 NFT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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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윈켈만의 디지털 작품 이미지 ‘매일-첫 5000일’(왼쪽)과 김병종 화백의 '서설의 서울대 정문' .

 

 

△김병종 화백 첫 NFT 작품 1억 327만원에 낙찰

1억 327만원. 지난 2021년 9월 남원 출신 김병종 화백의 첫 NFT 작품인 '서설(瑞雪)의 서울대 정문' 최종 낙찰가다. 실물 작품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14년 방한했을 때 서울대 측이 전달한 기념선물로 유명세를 탔었다.

NFT 역대 최고 낙찰가는 같은 해 3월 미국 크리스티 경매에서 마이크 윈켈만의 ‘에브리데이즈- 첫 5000일(Everydays-The First 5000 Days)’이 세운 6930만 달러(약 853억 원)다. 낙찰자는 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메타코반'이었다.

코로나발 '유동성 잔치'에 NFT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으며 급등했던 것인데, 개념이 정립되고 실험단계를 거쳐 NFT가 처음으로 제작된 것은 이미 10년 전의 일이다.

세계 최초의 NFT는 지난 2014년 3월 발행된 '퀀텀'이다. 만든 사람은 미국 디지털 아티스트 케빈 맥코이로 알려져 있으며, 지난 2021년 6월 소더비 경매에서 140만 달러(약 17억 원)에 팔렸다.

이후 블록체인 '이더리움'의 등장으로 NFT는 대중화의 길에 들어서며, 2021년 호황기와 2022년 하락기를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토큰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NFT 판매액은 세계적으로 247억 달러(약 30조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251억 달러에 비해 소폭 줄어든 수준이다. 거래 건수는 지난해 약 1억 건으로 2021년 5800만 건에 비해 2배 가량 늘었다. 가격은 낮아졌지만 거래는 활발했던 셈이다.

 

△전북 NFT 시장은 '미개척지'... "갈 길 멀어"

언제 터질지 모르는 거대한 거품일까, 아니면 4차 산업혁명과 궤를 같이하는 지속가능한 가치 영역일까. 한때 NFT 시장은 작품 하나 853억 원에 팔릴 만큼 탐욕스러웠고, 메타버스 열풍과 맞물려 장밋빛 희망이 넘쳐났다. 국내·외 전문거래소가 우후죽순 문을 열었고 거래량도 늘었다. 

하지만 지난해 NFT를 포함한 블록체인 산업 전반에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1996년∼2000년 '닷컴 버블'의 악몽을 경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이처럼 NFT 시장은 흥망성쇄를 거듭하며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전북은 아직 개척되지 않은 '황무지'로 남아있다. 관련 기술력을 가진 ICT업체나 판로를 개척할 에이전시를 찾기 힘들고, 지역 미술계는 '아직은 먼 이야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영로 전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은 "향후 메타버스가 활성화되려면 NFT 솔루션 도입이 필요하다"며 "아직, 지역 NFT 관련사업은 초기단계"라고 밝혔다. 최용석 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장도 "NFT는 블록체인과 연결된 디지털저작권 분야로, 현재 전북은 황무지 상태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문리 연석산우송미술관장은 새로운 기술의 '불편하고 놀라운 낯섦'을 언급하며 "NFT는 작가들에게 희망고문 같은 느낌, 막연하고 공허한 담론에 그치는 실정이다. 가야 할 길이 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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