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5-03 22:57 (일)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기고

[기고] 수성(守成)이 더 중요하다, 이것이 세상의 이치다

조현건 (전 전북지방병무청장)

창업(創業)은 사업을 시작하는 것, 즉 사업을 일으키는 기업(起業)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새로운 질서나 가치 제도 등 사업을 창조하고 개척하는 과정으로, 도전과 창의 결단과 추진의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성과물이다. 반면 수성(守成)은 글자 그대로 지킬 수(守) 이룰 성(成)으로, 이미 세워진 성과와 질서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며, 지혜와 인내 그리고 덕성으로 완성되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렇게 창업과 수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호관계로, 일직선상에 있다고 말할 수 있겠다,

통계에 따르면 2025년 현재 국내 중소기업 창업은 113만 여 개였으나, 페업은 100만개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수성의 성공률이 미미하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수성이 쉽지 않음을 방증한다. 

이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 많은 중소기업이 창업 후 수성에 실패하며 폐업하는 것이 냉혹한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각계의 찬사를 받으며 최근 공영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모범 사례로 재조명된 한 재일교포 중견기업인의 성공 사례가 눈길을 끌었다. 

그 주인공은 재일교포 2세로 1944년 히로시마에서 태어나 ‘히로시마 거인’이라 불리고 있는 하쿠와(白和)그룹의 권양백 회장이다,

권 회장이 겨우 두 살이었던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되며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다. 참혹한 폐허 속에서 가난과 차별을 견디며 성장한 그는,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분뇨 수거차 단 1대로 사업을 시작했다. 권 회장은 일본인보다 더 ‘철저한 의리와 정당당당함’을 경영 철칙으로 내세워 회사를 모범적으로 운영해 왔다. 그 결과 현재는 환경과 서비스업 등 6개 자회사에 15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중견기업의 수장으로서, 재일교포의 위상을 드높이며 안팎으로 추앙받는 경영자가 되었다. 

’정정당당’은 태도나 수단이 공정하고 떳떳하다는 의미이다. 필자는 기업경영에 있어 꼼수나 편법이 아닌 정도(正道)로 경영하는 것이 권 회장의 기업 수성의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권 회장이 창업 당시 재일교포가 종사할 수 있는 직종은 토목 노동이나 분뇨 수거, 쓰레기 소각과 같은 거칠고 고된 분야에 국한되어 있었다. 그는 이처럼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정정당당’이라는 경영 철학을 고수하며 기업을 일구었고, 그 결과 히로시마 내 고액 납세자 1위에 오르는 독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그는 재일교포 2세 520여 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며 후진 양성에 힘쓰는 한편,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는 데도 앞장섰다. 특히 1945년 8월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희생된 2만여 명의 동포들을 기리기 위해, 50여 년에 걸친 끈질긴 노력 끝에 마침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내에 ‘한국인 원폭 희생자 위령비’를 건립하는 특별한 공적을 남겼다.

결론적으로 재일교포 권양백 회장이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고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정정당당’이라는 경영 철칙에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는 편법이나 요행에 기대지 않고 오직 정도만을 걷는 정직한 경영을 통해 기업의 수성에 성공했으며, 오늘날까지 모범적인 기업으로서 유지·발전시켜 왔다. 권 회장의 숭고한 기업가 정신을 본받고 계승해야 한다. 우리 사회 전반에 제2, 제3의 성공적인 기업가들이 끊임없이 배출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