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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지방선거의 진정성, 그들은 무엇을 위해 싸웠는가

원도연 (원광대 게임콘텐츠학과 교수)

지방선거가 끝났다. 길고 어려운 선거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은 대구의 김부겸 후보였다. 내가 보기에 그는 이번 선거에서 가장 진정성있게 싸웠다. 그가 이야기한 것은 ‘정치’가 아니었다. 그는 ‘오로지 대구경제’ 그 한 가지만 놓고 싸웠고 진정으로 대구를 살리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정치는 그 다음이었다. ‘보수의 심장 지키려다 대구의 심장이 다 꺼져버렸다. 국민의 힘을 버려야 대구가 산다’ 그는 이렇게 외쳤다. 정치인으로서 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할 수 있으나 그가 마지막까지 지역주의 맞서 싸웠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또 한 사람 영남에서 끝끝내 버티며 살아남아 부산시장의 자리에 오른 전재수 후보 역시 민주당이 아니라 부산과 부산경제를 위해 싸웠다. 그는 ‘부산을 다시 뛰게 만들겠다’고 했다. 그도 김부겸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아니라 지역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었다. 

 대구와 전북은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진 지역주의 정치의 가장 큰 희생자들이다. 대구는 대통령을 배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발전의 계기를 만들지 못했다. 전북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많은 전북의 정치인들이 당과 정부의 요직에 중용되었지만 그것은 전북인재의 건강한 생태계 속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었으므로 늘 위태로웠고 실질적인 권한과는 거리가 있었다. 

 그 사이에 전북의 경제는 무너졌고 인구는 줄었으며 청년들은 지역을 떠나갔다. 대부분의 경제지표에서 전북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단순하게 외형적으로 보이는 경제지표의 문제만이 아니라 전북이 국가적으로 전북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을 잃어버렸다는 점이 뼈아프다. 근대화 시기까지 전북은 농업생산지이자 경공업의 중심지로 최소한의 역할을 수행했으나 지금의 전북은 그 최소한의 기능마저도 상실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방선거는 ‘지역’을 위한 선거다. 지역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깊이있게 드러내고 과거의 잘못된 발전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하며 전북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적합한 발전방향에 대해 토론하고 합의해 가는 과정이 지방선거의 본질이다. 국회의원 선거와 같이 정치쟁점만으로 지방정치의 지도자들을 뽑을 수는 없다. 이 점이 총선과 지방선거의 명확한 차이다. 대구의 김부겸과 전재수는 적어도 그 차이를 유권자들에게 인식시키는데 성공한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북의 후보들에게 느꼈던 가장 큰 의문은 이들은 무엇을 위해 싸웠는가 하는 점이었다. 진정성있게 전북을 위해 싸운 이들이 있었던가. 김관영 지사는 과연 전북을 위해 싸웠는가, 아니면 자신의 명예와 권력을 위해 싸웠는가. 김관영 지사의 억울함에 대해서는 많은 도민들이 공감하는 바 있었다. 그러나 선거기간 내내 그는 늘 화가 나 있었다. 그에게서 우리는 비전과 대안이 아니라 분노를 느꼈다. 분노는 공감을 불러올 수는 있지만 희망과 기대를 가져오지는 못한다. 

 과거 여러번 죽음의 문턱에 섰던 DJ조차 선거에 임할 때는 분노가 아니라 대안과 실력으로 국민들을 설득했었다. 김관영 지사 역시 분노가 아니라 전북을 살려보겠다는 간절함으로 다가섰어야 했다. 그 점에서 성공했더라면 그는 ‘졌지만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았을 것이고, 그 패배조차 그의 정치자산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에 결국 승리를 거머쥔 이원택 후보는 과연 무엇을 위해 싸웠을까. 그는 진정으로 전북을 위해 싸웠는가, 혹시 그는 민주당과 당대표를 위해 싸운 것은 아닐까. 이원택 후보는 이제 앞으로 4년 동안 본인이 과연 무엇을 위해 싸웠는가에 대해 답해야 한다. 전라북도 386정치의 정점을 찍은 그는 이제 민주당이 아니라 전북을 위해 그만큼의 실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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