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대전서 온 임신 30주차 초응급 고위험 산모 즉각 수용해 성공적으로 분만 태반조기박리 90%, 태아가사, 자궁 내 대량 출혈 등 위급 상황 대응 역량 빛 발해 촌각 다투는 상황 신속·정확 대응…응급의료 시스템·역량 우수성 다시 한 번 입증
촌각을 다투는 태아가사 상황에 직면한 원광대학교병원(병원장 서일영)이 신속하고 정확한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지켜냈다.
지역 간 의료 격차와 응급실 뺑뺑이가 사회적 문제로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분만실을 찾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던 대전지역의 초응급 고위험 산모를 즉각 수용해 성공적인 분만을 이끌어 낸 것.
무엇보다 태아와 산모를 살려야 한다는 의료진들의 일념과 투철한 사명감, 평소 꾸준히 쌓아온 응급 대응 역량이 빛을 발했다.
여기에 응급의료 시스템 구축·유지를 위한 병원 차원의 노력도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데 커다란 힘이 되면서, 권역응급의료센터 및 산부인과 인프라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4일 밤 12시께 대전지역의 한 병원에서 온 다급한 요청.
임신 30주 6일차의 A씨가 태반조기박리 진단을 받고 응급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 대전·충청권에서는 분만실을 찾을 수 없다는 것.
상황이 긴박했다.
자궁 속의 태반이 정상보다 일찍 자궁에서 떨어지는 태반조기박리가 90% 가까이 진행된 상태로, 그대로 두면 태아와 산모 모두 위험해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청주 태아 비극 사태가 김병륜 산부인과 교수의 머리를 스쳤다.
대전에서 익산보다 더 멀리 가다가는 정말 큰 일이 날 수 있겠다 싶었다.
이것저것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어떻게든 살려야 한다는 일념 이었다.
새벽 1시 27분께 A씨가 응급실에 도착했다. 제왕절개 수술이 시급했다.
수술에 필요한 검사를 초고속으로 진행하고 수술방 마취과 어레인지를 하는 과정에서 태아 심장박동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상태가 지속될 경우 자칫 죽거나 뇌손상이 올 수도 있었다.
산모도 마찬가지였다. 자궁이 시퍼렇게 멍들어 있었고 자궁 내 대량 출혈도 있었다. 이렇게 심한 경우를 본 적이 없을 정도였다. 범발성 혈액응고장애도 우려됐다.
정말 1분 1초를 다투는 화급한 상황이었다.
1~2분만 더 지체됐으면 어떻게 됐을지 모를 정도였다는 게 당시 의료진의 설명이다.
먼저 수술방에 대기하던 흉부외과 응급 환자를 뒤로하고 그렇게 내원 후 1시간여 만인 새벽 2시 36분께 수술이 시작됐다.
수술 중에도 1200㎖의 다량 출혈이 발생할 정도로 위급한 상황이 계속됐다.
하지만 신속·정확한 대처로 다행히 1.31㎏ 남아가 무사히 태어났다.
현재 순조롭게 회복 중인 A씨는 “아무런 이유 없이 갑자기 태반조기박리 증상이 있었고 새벽에 여기저기 병원을 찾던 중이었는데, 다행히 원광대병원에서 받아주셔서 정말 위급했던 상황에서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긴박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수술해 주신 교수님과 분만실 의료진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김병륜 교수는 “내원 1시간 만의 응급수술은 산부인과는 물론이고 응급의학과와 마취과, 신생아 중환자실 등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정말 초응급 상황이었는데 산모와 아기 모두 건강하게 회복 중이어서 다행이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산모가 자기 지역을 떠나서 분만실을 찾아 헤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관련 제도를 보완하고 정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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