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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 풍비박산과 풍지박산

요즘의 언어 사용을 좀더 유심히 살펴 보면 '여지없이 망가지다'를 뜻할 때에 '풍지박산'이라고 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이번 태풍으로 인해 온 마을이 풍지박산이 났다.' '그 흙더미에 우리 뒷집은 풍지박산이 나고 말았어요.'와 같이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풍지박산'은 물론, '여지없이 망가지다.' 또는 '여지없이 몰락하다.'를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 사전들에서는 풍지박산은 '풍비박산'을 잘못 쓴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

 

 

한자로는 風飛雹散으로 쓰는데, 본래의 뜻은 '어떤 대상이 큰 충격으로 산산이 부서져 사방으로 날아 흩어짐'이다.

 

 

각 글자의 뜻은 '바람(風), 날다(飛), 우박(雹), 흩어지다(散)'이기 때문에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바람에 날려 우박이 흩어지다.' 또는 '바람이 날고 우박이 흩어지다.'가 되겠다.

 

 

바람이 날듯이 몰아치는 속에 사방으로 흩어져 내리는 우박을 본 사람이라면 풍비박산의 비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뜻밖의 공격을 받은 적들은 풍비박산이 되어 달아납니다.' '그 전쟁으로 우리 가족은 풍비박산이 되고 말았다.'와 같이 쓸 수가 있겠다.

 

 

이와같이 본래의 뜻이 확대됨으로써 풍비박산은 '여지없이 망가지다' 또는 '여지없이 몰락하다'의 뜻을 획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도 '여지없이 망가지다'를 뜻할 때에 '풍지박산'을 쓰는 것은 아마도 '평지풍파(平地風波):조용한 상태에서 뜻밖에 일어나는 다툼이나 싸움'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이나 이는 잘못이다. '풍비박산'이 표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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